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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34
휴머니스트

2024년 05월 03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4월 22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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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0.80MB)
ISBN 979117087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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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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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가 “드물게 완벽하고 개성이 있다”라고 극찬했던 줄리아 스트레이치의 대표작. 작가도 작품도 국내 첫 소개. 울프의 호가스 출판사에서 덩컨 그랜트의 표지 디자인으로 출간되었다. ‘돌리’의 결혼식을 앞두고 모여든 사람들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소설로, 결혼에 확신이 없는 신부와 불쑥 나타나 돌리를 뒤흔드는 전 애인 ‘조지프’, 잿빛 하늘에 거센 바람이 불어드는데 자꾸 날씨가 좋다는 말을 반복하는 신부의 엄마 ‘대첨 부인’까지. 저마다의 이유로 격앙되는 등장인물들은 그것이 자신의 마음 때문인지, 종잡을 수 없는 날씨 탓인지 점점 구별할 수 없게 된다. 상대를 속이는 것보다 자신을 속이는 것이 쉬운 사람들, 그렇게 모두가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있어서 어떻게든 굴러가는 삶을 기괴하고 ‘쾌적하게’ 보여준다. 2012년 영국에서 펄리시티 존스가 돌리 역을 맡은 동명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서문 _007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 _015

해설 | 종잡을 수 없는 날씨와 마음 _130

결혼식 날 아침은 온통 잿빛인 데다 쌀쌀하기까지 했다.(16쪽)

복도 문 아래에서 “깨애애애애애애액” 하는 길고 맹렬하며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모두 암울한 예감에 심장이 철렁했다.(31쪽)

“아, 돌리의 결혼식 날에 날씨가 참 아름답구나! 모든 게 쾌적하고 기분 좋고 정원도 화사해. 말턴 고원까지 훤히 내다보여!”(32~33쪽)

젊음도 사랑스러움도 행복을 보장해주지 않아. 행복해지려면 완전히 다른 게 필요해.(73쪽)

결혼을 막아! 결혼을 막아! 결혼을 막아! 결혼을 막아!(76쪽)

“죽는 날까지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너무 괴로워. 아무리 애써도 체념이 안 돼. 난 불, 활력, 아름다움, 온갖 움직임을 사랑하는 사람이야……. 안락의자에 가만히 앉아 살면서 온몸이 아프고 이도 하나씩 빠지는 그런 삶은 정말이지 혐오스러워……. 돌리, 제발 부탁인데 젊고 사랑스러울 때 최대한 즐기면서 살아…….”(72쪽~73쪽)

지금은! 오 분밖에 시간이 없다! 그 후에는 너무 늦고 만다!(77쪽)

“아가씨는 멋진 여자가 되었군요. 신랑도 잘생긴 남자겠죠. 신랑은 아가씨를 자랑스러워하고, 아가씨도 신랑을 자랑스러워하고, 둘이 서로 자랑스러워하면서 살면 돼요……. 아이고, 맙소사! 아가씨가 끔찍한 짓을 저질렀네요!”(81쪽)

대첨 부인이 정원 문을 열고 들어왔다. “바깥 공기가 신선하네요!”(99쪽)

“부인은 아실 리가 없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왜냐하면! 부인한테는 그저 아주 괴상한 일에 불과할 테니까요! 아주 희한한 일이겠죠! 돌리가 그런 짓을 한 것도 ‘정말 이상한 애’라서 그렇다고 여기실 겁니다! 그러니 돌리는 부인한테 그 일을 설명할 엄두조차 못 냈겠죠!”(121쪽)

아예 사랑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사랑한 후에 그 사랑을 잃는 게 나아.(127쪽)

종잡을 수 없는 마음을 붙들고
초점 나간 미래로 ‘행진’

영국 3월의 어느 날. “강한 바람이 우짖으며 휘몰아치고” 있었다. 돌리의 결혼식에 맞춰 대첨가의 시골 저택으로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대첨 부인은 그들을 맞이하느라 분주하지만 벌써 다섯 명에게 “라일락 방을 준비해뒀어요”라고 말했다. 어딘가 정신이 나간 것은 아닐까. 한편 결혼에 확신이 없는 돌리는 “침실에 앉아 럼주”를 마시고, 조지프는 연신 “결혼을 막아!”라고 중얼거리며 돌리를 찾아다닌다. 돌리는 아래층에서 자신을 부르는 조지프의 목소리를 듣고, 만약 지금이라도 조지프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고백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지만 이미 늦었다. 시간은 없고 결정도 내려졌다. 오후에는 남미로 향하는 배를 타야 한다. 길게 뻗어 있는 결혼식 베일을 보면서, 돌리는 어쩐지 한꺼번에 너무 많은 것이 변하고 있다고 느낀다. 종잡을 수 없는 오늘의 날씨처럼.

돌리는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란 면사포와 바쁘게 일하는 하녀들을 돌아보면서 놀랍고 혼란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60쪽)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은 대부분 격앙되어 있고 긴장 상태에 빠져 있다. 이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사람은 어디에도 없으며, 서로 얽히면서 과잉되기만 한다.
“유리 정원 문이 박박 갈리는 소리를 내며” 시끄럽게 요동치고 있는데 대첨 부인은 왜 자꾸 날씨가 좋다고 말하는 걸까. 톰은 로버트가 신은 양말을 가지고 왜 저렇게까지 난리를 피울까. “별안간 소리”를 지르는 키티는 왜 그런 것일까. 로브는 결혼식이 시작되기도 전에 취해서 이상한 소리를 지껄이고, 벨라 이모는 하인 자랑을 늘어놓기 바쁘다. 오언은 돌리의 거북이를 멋대로 풀어준다. 그렇게 돌리의 미래가 확정되었다고 생각하면, 대첨 부인이 “돌리의 결혼식 날에 날씨가 참 아름답구나!”라고 외운 주문은 통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언은 “돈이 넘쳐”나는 부자니까.
그런데 조지프…… 조지프가 대첨 부인에게 한 말은 대체 어떤 의미일까. 실언인가. 폭로인가. 아니면 그저 별나게 굴고 싶었던 것일까?

“흐으으으으으읍. 참 희한한 사람이야.”(95쪽)

눈부시고 씁쓰름한
위층과 아래층에서 벌어지는 코미디

모두가 자기 자신을 속이고 있어서 어떻게든 굴러가는 삶의 단면을 보여주는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는 유리 파편을 쥐고 흔들지만 아무도 베이지 않는 코미디다. 괴상하지만 또 유쾌하다. 하지만 누가 이런 ‘규칙’을 어긴다면, 그러니까 한 명이라도 제정신을 차린다면 어떻게 될까.
결혼식 직후 조지프와 돌리가 껴안고 있는 것을 목격한 오언이 소심하게 “문지방 뒤로” 물러서지 말고 둘의 관계를 추궁했다면. 돌리가 조지프가 서로에게 더 솔직하게, 그리고 빠르게 마음을 털어놓았다면. 지금껏 다른 사람의 실수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사실 자신의 잘못이었음을 대첨 부인이 깨닫게 된다면.
그러면 다른 결말을 맞았을까. 혹시 곧장 누군가가 이렇게 외치지는 않았을까?

“신경 쓰지 마세요, (……) 술에 취해서 한 소리예요! 헛소리라고요!”(122~123쪽)

어떤 원고든 출판할 테니
글을 보내주세요

《뉴요커》의 한 문학 편집자는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를 읽고 앞으로 어떤 글이든 출간할 테니 자신에게 원고를 보내달라고 줄리아에게 말했고, 한동안 이 책을 직원들의 필독서로 삼았다. 《뉴욕 타임스》는 “대단히 특이한 유머 감각과 관찰력, 통찰력을 보여준다”라고 평했다.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는 짧은 스케치 같지만 매력적인 색깔과 질감, 그리고 사악할 정도로 정확한 묘사들로 가득 차 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인지 울프는 줄리아가 언제든 원고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수도” 있을 것 같으며, 어딘가 “억눌려 있다”라고 말했다. 물론 “무척 잘 쓴 글”이라고 연신 칭찬을 한 후였다.
‘블룸즈버리그룹’의 일원이었던 줄리아는 그곳에서 만난 조각가 톰린과 결혼했지만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는 않았고 4년 만에 이혼했다. 결혼 기간 동안 단편소설을 쓰면서 전업 소설가로서 활동하며 생계를 유지했고, 이혼 후 발표한 작품이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다. 실제 톰린의 엄마는 대첨 부인의 모델이었다고 한다. 줄리아는 같은 내용을 조금씩 다르게 쓰면서 어떤 글이든 잘 쓰려고 애썼던 완벽주의자였다고 알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독자는 줄리아가 예리하고 유쾌하며 신랄하게 묘사해둔 인물들을 따라가다가 어느새 이 결혼식에 초대받은 사람이 되어 열렬한 박수를 보내거나 씁쓸한 미소를 짓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작가정보

Julia Strachey | 1901년 인도 알라하바드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동인도 철도 회사에서 일했고, 스위스계 독일인이었던 어머니는 줄리아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었다. 삼촌인 리턴 스트레이치는 유명한 전기 작가였고, 고모인 도러시 스트레이치 역시 소설가로 활동했다. 다섯 살 때까지 인도에서 살았으나 부모님이 이혼하자 영국으로 이주해 친척들과 함께 지냈다. 기숙학교를 다니며 버트런드 러셀의 아내인 앨리스 스미스와 우정을 쌓았고, 앨리스의 독특한 유머 감각이 줄리아의 소설에도 영향을 미쳤다. 1932년 버지니아 울프에게 “드물게 완벽하고 개성이 있다”라는 극찬을 받은 대표작 《결혼식을 위한 쾌적한 날씨》를 울프의 호가스 출판사에서 덩컨 그랜트의 표지 디자인으로 출간했다. 결혼식 날을 파노라마처럼 보여주는 이 작품은 종잡을 수 없는 그날의 날씨처럼 어지러운 주인공의 마음을 기괴하고 쾌적하게 그렸다. 이후 줄리아는 영국의 예술가 집단 ‘블룸즈버리그룹’의 일원으로 많은 사교 행사에 참여했다. 이곳에서 만난 조각가 스티븐 톰린과 결혼했지만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는 않았고 4년 만에 이혼했다. 이 기간에 단편소설을 발표해 생계를 이어나가면서 소설가로서의 경력을 쌓아갔다. 줄리아는 완벽하게 하지 못할 것 같으면 시작조차 하지 않았고, 같은 내용을 조금씩 다르게 쓰면서 어떤 글이든 잘 쓰려고 애썼다. 그 밖의 주요 작품으로는 《일기의 조각》(1940), 《부두의 남자》(1951) 등이 있다. 1979년 영국에서 사망했다.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로즈메리의 아기》, 《셜록 홈즈 이탈리아인 비서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페트록의 귀환》, 《커튼》, 《양들의 침묵》, 《완벽한 여자》, 《멕시칸 고딕》, 《노바》, 《제5도살장》, 《작은 아씨들》, 《해리 포터 마법 연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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