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그렇게 왔다
2024년 04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4월 2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5.88MB)
- ISBN 9791185264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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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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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되물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어도, 조용히 쉬고 있어 편안한다는 느낌이 들어도, 낮에 혼자 외출을 할 수 있어도, 즐거워지는 그 어떤 행동에도 죄책감이 들었다. 사는 게 좋아도 되는지, 자신을 괴롭게 하지 않는 모든 감정이 다 죄스러웠다. 아이를 보내고 칼로 베인 듯한 고통이 지나간 후, 그녀가 느끼는 모든 감정에 예민해져 갔다.
아이를 떠나보내던 날, 모든 사람은 ‘끝났다’고 했지만, 그녀는 그때부터 ‘시작’임을 느꼈다. 시간이 멈춘 듯했던 날들, 서서히 흘러갔던 준영이와의 13년간을 이야기하면서 이 세상의 또 다른 준영이들과 그 부모들에게 희망과 위안을 건네고 싶다. 그들의 눈물을 멈추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 눈물을 조금이나 닦아줄 수 있는, 그녀의 눈물로 엮은 작은 손수건이 되길 바라며…
* 이 책의 출판 수익 및 저자 인세의 일부는 중증장애아동을 위해 쓰입니다.
01 그날은 그렇게 왔다
02 어느 날, 나의 아버지와 나의 아들 사이에서
03 두 번째 아픔
04 재활이라는 돌덩이
05 처음이자 마지막 치과치료
06 교통사고, 어느 해의 크리스마스
07 아이가 크면서 감당해야만 하는 것들, 장애인과 법
08 장애인 이동권, 장애인 콜택시와 사설 응급차
09 아이에게 뭐든 먹이고 싶은 부모의 마음이 욕심이 될 때
10 준영이와의 여행 1, 첫 여행
11 중증장애아 엄마가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
12 준영이와의 여행 2, 마지막 여행
13 무언가를 하나씩 잃어 가는 아이를 바라본다는 것
*** 그가 나를 본다
14 2021년…… 사랑하는 나의 아들
15 아이는 떠났지만 우리는 아직……, 3일간의 기록
16 아이를 보내고 얼마 후……
17 비 오는 날이면
18 고통이 오래되면 일상이 된다
19 생일(生日)
*** 네가 보고 싶은 날
20 아들과 숫자
21 아픈 아이의 엄마라는……
22 그리움을 온전히 나눌 수 있다는 것, 완화의료와 재택치료
23 나는 행복해도 되는가
24 10년이 넘는 간병과 받아들임에 대하여, 욕창 이야기
25 단출한 내 아이의 삶, 팬티와 운동화
26 상처가 아무는 시간
*** 그는 날, 난 그를……
에필로그 _ 혼자만의 여행
아이가 입원실로 오자마자 여러 개의 기계도 함께 병실로 들어왔다. 간호사가 나에게 ‘석션(Suction)’이라는 것을 가르쳐 주었다. 아이의 코와 입속에서 침과 가래를 뽑아 주는 것이었다. 간호사의 설명을 한참 듣다가 나는 물었다. “왜 저한테 이걸 가르쳐 주시는 거예요? 간호사는 아무 말이 없었다. 이때는 몰랐다. 이후로 13년간 내가 준영이에게 해주는 가장 많은 일이 이것이 되리란 걸……. -p17
나는 뭐라도 해야 했다. 나는 엄마니까. -p36
절대다수의 의견과 필요가 아니면 그 해결의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려난다. 장애인은 전체 인구 대비 5.1% 정도의 비율이기는 하나, 통칭해서 장애인이지, 장애의 종류나 경중, 연령별로까지 나눈다면 엄청나게 많은 경우의 수가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각자의 경우에 따라 필요한 것은 다 다르다. -p70
내가 장애아를 키우면서 가장 많이 듣던 말 중 하나가 이거였다. “국가 혜택 없어?” 통상 장애인 연금은 만 18세 이상의 등록된 중증장애인에게 지급된다. 장애아동은 그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아이가 장애를 가지고 있는 건 전적으로 부모의 책임이다. 자녀가 장애인이면 아직까지는 부모가 모든 것을 다 감당해야 한다. -p71
장애아가 있는 가족은 그 구성원 하나하나가 모두 어려운 짐을 하나씩 진다. 장애아 본인은 말할 것도 없고, 그 부모와 형제자매들의 문제도 다 녹록하지 않다. 이런 이야기가 언론을 통해서 나오면 많은 사람은 그저 불쌍하게만 본다. 그뿐이다. 막연히 불쌍하다는 연민보다는 뭐든 그들이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p71
장애인 이동권에 대한 이야기는 수시로 매스컴에 나온다. 허공에의 외침인지, 항상 그러다가 마는 느낌이다. 나 또한 아이가 아프기 전까지는 관심도 없고, 장애인 콜택시와 사설 응급차가 있는지조차 몰랐다. 매스컴에는 대개 장애인 단체에서 뛰어나와 일반인들의 자유로운 통행에 맞서 과격하게 집회를 하는 모습이 나온다. 하지만 대다수 장애인들은 어려우면 참고, 너무 힘들면 그냥 포기하면서 주어진 삶을 산다. 나에게는 존재조차 모르는 필요 없는 것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하나일 수 있다. 장애인 이동권은 부유한 나라의 복지제도 중 하나가 아니라, 누군가에게는 단 하나밖에 없는 기본적인 권리임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이제는 나에게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도 꼭 하고 싶은 말이다. -p78
하지만 한 해, 두 해, 여러 해가 지나고 1년의 1/3 정도는 입원하는 생활이 계속되자 나는 지쳐갔고, 세상과 점점 더 단절되어 갔다. 나만의 성이 쌓여져 갔다. 시간과 숫자로 둘러싸인 나의 성은 견고했다. 그 누구도 들어올 수 없고, 나갈 수도 없었다. 대통령이 바뀌어도, 올림픽이 열려도, 새로운 유행이 스쳐 지나가도 나와는 상관이 없었다. -p103
장례식장을 꾸리려면 영정사진을 마련해야 했다. 그런데, 사진이 없었다. 그제야 깨달았다. 내 핸드폰 속 모든 사진은 준영이의 얼굴이 아니라, 모두 욕창, 알레르기 상처, 각종 이상 반응에 대한 동영상만으로 가득 차 있었다. 준영이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서 찍은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의료진에게 준영이의 상태를 효율적으로 보여 줄까 싶어 찍은 사진이었다. 뭐 이런 엄마가 다 있나 싶었다. -p135
아이의 몸이 너무 구부러져 있어 관에 들어가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인위적으로 팔다리를 펴야 한다고 했다. 살아 있을 때도 근육 위축으로 항상 팔다리를 굽히고 있던 아이였다. 힘으로 억지로 그걸 펴면 살이 찢어지고 뼈가 부러지게 되는 건 아닐까? 그대로 넣어 달라고 했지만, 입관을 하려면 어쩔 수 없이 펴야 한다고 했다. 나는 참을 수 없이 가슴이 아팠다. “꼭 펴야 한다면 안 아프게 살살 천천히 해주세요. 우리 아이는 이미 너무 많이 아팠어요…….” 장례지도사에게 거의 빌면서 말했다. -p138
1월의 차디찬 바닷바람이 칼날처럼 휘몰아쳤다. 그곳에서 준영이는 꽃과 함께 우리를 떠나갔다. 바닷물에 섞여 들어가는 가루가 내 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p140
때로는 두렵기도 했고, 때로는 외로웠으며, 때로는 힘들어서 주저앉기도 했다. 터널에서 빠져나가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간절했으나, 터널의 끝에 무엇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 잘 알기에 터널이 끝나는 것도 두려웠다. -p150
아이의 물건을 정리하다 보니 우리 아이는 정말이지…… 세상에서 아무것도 해보지도, 가져 보지도 못했다는 사실을 또다시 깨달았다. 그 흔한 장난감도, 그림책도 한 권 없는 아이…… 아이가 남긴 것은 의료에 사용되는 물건이 전부였다. -p197
저는 이 글을 꼭 써야만 했습니다. 우리 준영이가 이 세상에 존재했었고,
세상 속에서 한 사람의 인간으로 13년간 있었다 갔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었습니다.
생후 6개월.
아이에게,
그날은 그렇게 갑작스레 찾아왔다.
아이가 태어나 느낀 세상이란, 어떤 것이었을까?
아이는 세상에 태어났던 것이기나 했을까?
이별로 향해가는 시간이 아니길 바라며,
혹시 있을지 모를 기적을 기대하며, 한 줌의 희망에 기대어 보낸 하루하루.
계절이 바뀌는지도 모르고 지낸 그 하루들이 모여 13년이란 세월.
평생을 병상에서 지낸 아이에게 단 한 번도 신발을 사줄 일이 없었던 엄마가
받아들이고 인정하기까지의 시간이 13년이기도 했다.
오랜 시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던 이별도,
막상 이별의 순간엔 갑작스럽다.
그날도 그렇게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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