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 시 바람이 분다
2024년 04월 11일 출간
국내도서 : 2024년 03월 21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4.13MB)
- ISBN 979113883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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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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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으로 묶기 위해 노트를 정리하고 메모를 옮기면서 알게 되었다. 내가 생각보다 오래전부터 숲으로 마음이 기울어 있었다는 걸. 숲이 먼저였는지 내가 먼저였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미 숲에 스며든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는 가만히 머물고 싶다. 숲이 좋다는 이야기가 이렇게 나 길어진 것 같다. 숲에서 찬찬히 응시하며 오래 머물고 싶다. 겨울 마당처럼 헐렁한 마음으로.
어쩌다 숲
연우의 봄
잡초의 힘
잡초
모기 없는 세상
당신의 밥이 되어 줄게요
달고 맛있는 똥
나도 이제 부자다
날파리에 기대다
그런 날이면
독 동냥
위험한 사랑
나비는 꿀만 먹고 살까?
육아 없는 세상에 사는 곤충
당신의 약점은
나비랑 겸상한다
흙에서 소리가 나요
고마로브 집게벌레 너는 좋겠다
박쥐는 억울해
친구에게
나만의 속도
식물의 몽고반점
나의 작은 사과나무 숲
기생에 기생하다
어쩌다 숲에서
옥수수의 비밀
가시고기 암컷아 니 맘 내가 안다
어떻게든 숲
그랬으면 좋겠네
마음조차 낮아지다
탄소중립이 뭔가요?
지금은 뿌리 내리는 중
미연이
그날 다람쥐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남 원망하다가
다람쥐가 그리는 꿈
아아 진딧물
새끼가 뭐라고
신의 독초가 인간에겐 약초가 되다
그래서 눈물
괜찮아 괜찮아
이기적인 사랑
나무도 익스큐즈 미
개미야, 내가 졌다
암컷의 취향
토끼풀꽃 이야기
내 이름 함부로 부르지 마세요
아버지의 새집
아버지의 꿈
말로 지은 수많은 죄
4억 년을 이어 사는 비밀
거미줄의 길이
동물들의 아주 은밀한 사생활
우리의 순교
우리에게도 잎이 있어요
컵라면 먹다가
숲에 이는 바람
남향으로 서서
부끄럽다, 무릎
나의 비막
쓴맛 깊은 곳에
너, 봄
잎사귀도 하는 배려
연가시의 한살이
나무처럼
백 년도 못 살면서 우리는,
3년
탈피
누구냐, 너는
10분
독에도 있는 유통기한
외롭고도 쓸쓸한
내가 버드나무가 될 필요는 없다
반딧불이
내가 품고 있는 희망
너무 쉬운 것 앞에서
이토록 소중한 평범함
욕망을 다스리는 방법
나만의 공간
벼꽃
밥벌이의 숭고
나의 나비넥타이
내 병이 나를 위로하다
내가 나에게 주는 이름
오후 세 시 바람이 분다
숲이 좋아 그저 아이들과 함께 지냈던 숲,
나 홀로 머물렀던 숲, 우리가 함께 지켜 나가고 싶은 숲에 대한 이야기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자연환경해설사로 활동한 이력이 있는 저자는 숲이 좋아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숲을 좋아하면서도 거머리, 뱀, 빈대, 모기, 습도 같은 것들은 힘들어한다. 가만히 살펴보면 생김이든 속성이든 저마다 이유가 있고 무엇보다 뜨겁게 제 생을 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마음을 돌려세운다. 이처럼 숲에는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다.
《오후 세 시 바람이 분다》는 숲의 이야기면서, 숲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식물, 동물, 곤충 그리고 인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식물을 전지할 때는 잔인할 정도로 가지를 많이 쳐야 한다. 그래야 가지로 갈 영양분이 뿌리로 가서 뿌리가 땅에 빨리 안착하기 때문이다. 아쉬운 마음에 마른 잎과 잔가지를 잘라 내지 않아 새순이 돋지 않은 나무를 보면서 아깝더라도 잘라 내야 할 때는 잘라야 한다는 말은 비단 식물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개구리의 짝짓기는 엄청 치열하다.
개구리는 체외 수정을 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수정을 해야 한다. 때문에 수컷은 암컷에게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너무 세게 안기도 하는데 이때 암컷이 질식사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도대체 새끼가 뭐라고 한 생을 새끼를 낳기 위해 살아 내는 것인지, 곤충도 동물도 사람도. 〈새끼가 뭐라고〉
은행잎은 짧은 가지에 세 개에서 다섯 개의 잎이 매달려 있다. 이 다섯 장의 잎은 그 크기가 제각각 다르다. 크기만 다른 게 아니고 모양도 다르다. 제일 위쪽의 잎이 제일 작으면서도 잎이 갈라져 있다. 아래쪽으로 갈수록 잎의 크기가 큰데 이 역시 햇빛 때문이라고 한다. 위쪽의 잎이 크면 아래쪽 잎에는 햇빛이 닿지 않기에 위쪽 잎은 스스로 잎의 크기를 작게 하고 갈라지게 하여 아래쪽으로 햇빛이 많이 들어가도록 한다는 것이다. 〈잎사귀도 하는 배려〉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존재하지 않는 숲을 보면 하나의 우주 같기도 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생물들은 마치 인간인 우리의 모습과 다른 듯 닮아 있다. 숲속에서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고 있는 이 책은 우리도 결국 자연에서 왔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그리고 우리를 풀내음 가득한 숲으로 안내한다. 지치고 힘들 때, 휴식이 필요한 순간, 《오후 세 시 바람이 분다》가 방 안에서 갈 수 있는 가장 작은 숲이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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