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서전과 반성적 회고
2024년 03월 29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1월 31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5.71MB)
- ISBN 9788957339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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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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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과거와 사상 』은 천재의 작품이다. 그것은 19세기 전체에 대한 가장 놀라운 회상록으로 구성되고, 분명 루소 이래 가장 뛰어난 회상록이며, 어떤 점에서는 루소보다 더 나은 것이다.” - 이사야 벌린
서문 - 놀라운 삶의 궤적
1. 기본 문제의식
2. 전체 구성
2.1. 1부의 내용
2.2. 2부의 내용 - 「자서전과 반성적 회고」의 보완
3. 이 글을 마치기까지
4. 감사의 말
1부 자서전과 반성적 회고 - 게르첸의 『나의 과거와 사상 』 읽기
1장 시작하면서
1. 자서전이라는 형식
1.1. 문학은 은폐된 자서전
1.2. 주체의 객관화 - 공감의 심화이자 확대
1.3. 글쓰기 - 진리의 윤리적 변형
2. 게르첸의 경우
2.1. 게르첸은 누구인가
2.2. 사회개혁과 개인의 자유 사이에서
보론 1: 진보 신화 비판 - 존 그레이
3. 『나의 과거와 사상 』
3.1. 혁명의 실패와 개인적 상실
3.2. 모든 시대는 그 자신의 문제를 지닌다
3.3. 차이 감각의 현실주의
3.4. ‘자기 삶을 산다’는 것의 예증
2장 가족관계
1. 아버지의 네 형제들
1.1. 적(敵)이자 형인 알렉산드르
1.2. 셋째 큰아버지 레프
1.3. 게르첸의 아버지
2. 집안에서의 ‘기이한’ 위치
3. 농부와 농노의 삶
3.1. 모든 압제에 대한 증오
3.2. 농민 공동체의 비전 - 빛과 그늘
4. 삶의 조건에 대한 성찰
4.1. 공감 = 아포리아의 직시
4.2. 탁월성과 깊이의 결합
5. 이 인간을 보라
5.1. 스테파노프 노인 - 미치광이인가 성자인가
5.2. 요리사 알렉세이 - 빛나는 몸에 사는 우중충한 영혼?
6. 책 읽기와 자연 체험
6.1. 읽고 생각하기
6.2. 시골집에서의 나날
6.3. 자연 - 쇄신의 원천
3장 대학 시절 - 20세 무렵
1. 참새 언덕에서의 맹세
2. 폴레자예프
3. 바딤
4. 육체의 구제 - 여성해방
4.1. 여성 - 육체 - 건강 - 도덕성
4.2. 여성해방에서 인간해방으로
4장 감옥과 추방, 귀환과 또 한 번의 추방(1834~1847)
1. 체포와 수감 그리고 유배의 나날
2. 관료 계급 비판
3. 비트베르크
4. 동시대의 거장들
4.1. 벨린스키 - 검투사의 정신
4.2. 차다예프의 우울
5장 혁명의 현장(1847~1852)
1. 혁명 성가 대원의 허풍스러운 쇼
2. 우쭐댐과 기고만장
3. 프티 부르주아 비판
3.1. 새로 태어난 아이의 멍청함
3.2. 부르주아 - 돈을 위한 항구적 투쟁
3.3. 사회적 의무의 외면
4. 자유에의 무능
4.1. 새로운 우상 - 거대 추상물의 위험
4.2. 균열 의식은 현실 감각
4.3. 진리의 자기희생적 수용
5. 프루동과의 만남
5.1. 대담한 개작(改作) 능력
5.2. 평등화와 군대적 대열에 대한 편애
5.3. 탁월성과 평등 - 그 모순
5.4. ‘정의’라는 차가운 신 - 프루동의 한계
6. 감정과 시와 색채와 음조 - 개인적인 것의 옹호
6장 영국에서의 언론 활동(1852~1862)
1. 과오 후의 ‘자기 혁명’
2. 상처 입은 자만심의 쩨쩨함
3. ‘범속성(凡俗性)’ 비판 - 밀
3.1. 당신의 영혼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3.2. 얄팍해진 도덕과 정신
4. ‘60년’의 헌신 - 오언
4.1. 단순한 태도와 강인함
4.2.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5. 젊은 망명객들과의 이질감
6. 바쿠닌
6.1. 집요한 사고의 재능
6.2. 사자가 걸음을 낭비하듯이
6.3. 바쿠닌과 게르첸의 공통점과 차이
6.4. 혁명가의 초연함과 천진함과 고독
보론 2: 게르첸과 마르크스의 관계
7. 인간과 역사와 자연에 대하여
7.1. 인간의 불합리성
7.2. 역사의 불합리성과 즉흥성
7.3. 자연의 무심함
7장 삶의 막바지(1860~1870)
1. 인간 품위의 감정 - 데카브리스트 운동의 유산
2. 모든 것의 통속화 - 근대 비판
2.1. 소유의 폭정
2.2. 덩어리진 범속성의 독재적 군중
8장 남은 것들 - 결론
1. ‘자유주의적 인문주의’ - 게르첸의 유산
1.1. 6가지 덕목
1.2. 자유에의 무능력과 몇몇 사람들
2. 자서전 쓰기 - ‘자기 자신의 친구 되기’
3. 고매한 정신은 어떻게 계승될 수 있는가
2부 시민적 자유를 위한 헌신 - 언론 활동
9장 1850년대의 현실
1. 개인적·실존적 위기
2. 사회정치적 상황
2.1. 구타와 매질
2.2. 울리지 못한 메아리
3.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차이
10장 혁명적 저널리즘(1857~1867)
1. 강압·편견·광기에 거슬러 - 기본원칙
1.1. 자유로운 의사 표현
1.2. 농노해방
2. 살아 있는 자를 소환한다(Vivos voco)
3. 인간 권리의 보편주의
3.1. 반(反)테러주의
3.2. 이견(異見)과 반발과 오해
3.3. 진실한 관점에 더 가까이
4. 방법 - 개인적인 것들의 역사성
4.1. 간결성과 정확성
4.2. 다채로운 서술방식
4.3. 웃음과 풍자
4.4. ‘공적 봉사’로서의 글쓰기
5. 젊은 재능이 침묵을 깨도록 - 마지막 호
11장 개혁적 자유주의자
1. 좌파적 열망을 지닌 모스크바 자유주의자
1.1. 애국주의와의 거리두기
1.2. 계몽된 자유주의적 인문주의
1.3. 볼콘스키 공작 - 개인적 자유와 정의
1.4. 이것과 저것, 그리고 그 너머 - 변증법
2. 미르 - 러시아 농민 공동체
2.1. 영국에서의 생활 체험
2.2. 코뮨적 자기 통치
3. 진실한 자아와 교양
3.1. ‘역사의 느린 잉태’
3.2. 황제·황후에게 보내는 편지
보론 3: 1800년대 러시아 차르의 통치 방식
3.3. 인간 행동의 학교 - 배우 솁킨
보론 4: 게르첸-벌린의 방법
12장 서글픈 유산 - 결론
1. ‘적’이 아니라 ‘우리’로부터
2. ‘정체성 망상’에 거슬러
3. 살아 있는 몇몇 영혼의 개입
참고문헌
찾아보기
이처럼 놀라운 사례를 보여주는 것은 지성사나 정신사에서 언제나 ‘몇몇 되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 예외적 인간들은 자유의 가치를 내세우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이 자유를 지키고 누리기 위해 인간에게는 얼마나 노력과 희생이 필요한지, 그 자유의 필수 항목 앞에서 스스로 얼마나 무기력한 존재인지 절실하게 느낀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이 무기력 앞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 아닌 그 자신의 자서전을 쓰는 가운데, 이 자서전적 글쓰기 속에서 이뤄지는 ‘자기와의 친구 되기’에서 그 같은 절망을 어떤 쓸모 있는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데로 나아간다.
- 「서문: 놀라운 삶의 궤적」
문학작품에는 글을 쓰는 주체 자신의 삶의 전체가 의식적이고도 무의식적으로 배어든다. 한 사람의 생애가 이런저런 느낌과 생각과 판단과 가치 기준으로 엮어진다면, 그렇게 그가 쓴 글이 그의 감성과 이성과 가치들로 침윤되는 것은 자명하다. 그리하여 그의 생애는, 마치 그의 행동이나 생활에서 읽어낼 수 있듯이, 그의 작품에서도 읽어낼 수 있다. 더욱이 글은 그 어떤 활동보다도 언어에 결부되어 있고, 이 언어는 고도의 추상화 작업이니만큼 관념의 여과과정을 거친다. 그러므로 글쓰기란 경험의 언어적 여과과정이다. 이런 여과과정 속에서 그것은 이런저런 의미를 빚어낸다. 그러니 글쓰기는 의미의 결정화(結晶化) 과정이다. 특히 자서전은, 그것이 자기 자신에 대한 반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자기의식의 가장 직접적인 반영이요, 산물이다.
- 「1.1.2. 모든 문학은 자서전적이다」
“술은 사람을 멍하게 만든다. 그것은 자신을 잊게 만들고, 그를 자극하며 꾸며낸 즐거움을 일으킨다. 이런 마비와 자극은, 그가 덜 계발되거나 좁고 공허한 삶에 더 묶여 있으면, 더 수긍할 만하다. (…) 영국 노동자의 야만적 만취 상태는 정확히 똑같은 방식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들은 배고픔이나 가난과의 무기력하고 불평등한 갈등 때문에 망가져 있다. 그러나 아무리 열심히 노력한다고 해도 그들은 곳곳에서 자신들을 일상의 어두운 심연으로 내동댕이치는, 그래서 마음과 육체를 똑같이 먹어치우는, 아무런 목적 없이 끝날 줄 모르고 이어지는 노역을 받도록 저주하는 무거운 법전과 가혹한 저항을 만날 뿐이다. 그러니 어떤 사람이 지렛대로, 톱니로, 용수철로, 나사로 일주일에 6일을 보내다가 토요일 오후에 공장 노동의 형벌 같은 노예 상태에서 사납게 풀려나서 반 시간도 안 되어 어리석게 술을 마시는, 그리고 더욱이 그의 피로가 아무것도 더 이상 참아낼 수 없어서 더욱 그렇게 한다면, 그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 「2.4. 삶의 조건에 대한 성찰」
이 언덕에서 시내를 바라보면, 모스크바시의 전체 정경이, 『나의 과거와 사상 』에 따르면, “시선이 가 닿는 곳 너머까지” 펼쳐진다. 싱그러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자, 그는 오가료프와 얼싸안으며 “우리가 선택한 싸움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노라”라고 맹세한다. 그 맹세는 인간 권리를 위한 싸움을 향한 것이었다. 게르첸과 그 친구들은, 마치 데카브리스트 당원들이 입헌군주정을 위해 싸우다가 죽은 것처럼, 자신들도 숭고한 대의(大義)를 위해 몸 바치겠다고 다짐했던 것이다.
- 「3.1. 참새 언덕에서의 맹세」
러시아 관료주의에 대해 게르첸은 적는다. “인위적이고 배고프고 교양 없는 이 계급은 ‘모시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줄 몰랐고, 공식적 형식 외에 아무것도 몰랐으므로, 그것은 일종의 민간 성직자를 이루었다. 그들은 법정이나 경찰서에서 신성한 봉사를 거행하였고, 수천 개의 더럽고 탐욕스러운 입으로 인민의 피를 빨았다. 고골은 커튼의 한구석을 들어 올려 러시아 관료 집단의 모든 더러움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하지만 고골은 우리를 웃음으로 달래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엄청난 희극적 재능은 그의 분노를 압도한다. 더욱이 러시아 검열의 족쇄 아래 그는 러시아 인민의 끔찍한 운명이 만들어지는 더러운 지하 세계의 음울한 측면을 건드릴 수 없었을 것이다.”
- 「4.1. 관료 계급 비판」
‘자유의 필요’나 ‘자유의 당위성’에 대한 사람들 사이의 강조는 수도 없이 많다. 그러나 ‘자유의 무능’에 대한 언급은 드물다. 인간의 실상은, 게르첸이 지적하고 있듯이, 자유에 유능하다기보다는 무능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사실 인간 본성의 진짜 모습 - 실상(實相)에 더 가깝지 않나 여겨진다. 그 점에서 흥미롭다. 인간이 자유에 무능하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인간이 언제나 “새로운 우상”을 갈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는 버릇처럼 거대한 추상물을 내세운다. 거대한 이념, 거대한 도덕 그리고 장기적 구상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 이전에 전제되어야 할 것은 현실 감각이다. 이념은 현실 감각 속에서 내실화되기 때문이다. 이 현실 감각은 ‘차이에 대한 감각’에서 생겨난다. 어떤 차이인가? 말하자면 사실과 진리, 언어와 실체, 이념과 실재, 그리고 나와 너 등등의 사이에서 자리하는 차이 말이다. 이 같은 차이는 곳곳에, 영역과 성질을 달리하면서 정도의 차이는 있는 채로 널려 있다.
-「5.4. 자유에의 무능」
이처럼 납득하기 힘든 불합리 상태에 대해서는 오언 같은 현자 같은 사회 운동가도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게르첸은 쓴다. “언제쯤 인간은 정신을 차릴 수 있는가?” 그러니 인간의 삶은, 그가 지적하듯이, “시각적 환상과 인위적 필요 그리고 상상적 만족의 시리즈로서 나아간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인간의 삶에서 항구적인 것은 이처럼 불합리한 것들일지도 모른다. 이 불합리한 것들 때문에 그의 고통은 끝없이 이어지고 전해지며 퍼져나간다.
- 「6.7.1. 인간의 불합리성」
이때 통속화(vulgarization)란 다른 말로 비속화(卑俗化)이고 천박화다. 통속화란 무엇보다 사람들이 ‘무리 지어’ 다니는 데서 나온다. 군중(crowd)은 이렇게 무리 지은 사람들을 지칭한다. 사람이 무리 짓는 것은 옛날에도 있었지만, 이렇게 무리 지은 채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게 되는 것은 근대에 들어와 생긴 새로운 현상이다. 이를테면 프랑스 혁명은 일반 군중이 지배계층을 전복시킨 하나의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 주도세력을 부르주아라고 한다면, 부르주아 역시 그처럼 무리 지어진 대중의 하나다. 그리하여 근대와 부르주아, 군중의 무리와 천박화 그리고 통속화는 넓게 보면 같은 틀 안에서 움직이는 의미론적으로 상통하는 친족 같은 단어들이다. 이런 점에서 삶의 통속화 비판은 곧 군중 비판이고 부르주아 비판이며, 나아가 대중 비판이기도 하다.
- 「7.2. 모든 것의 통속화: 근대 비판」
그러므로 좋은 사회란 개개인에게 표현과 사고와 선택의 자유뿐만 아니라, 이 선택의 실수 가능성까지도 허용하는 사회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비효용과 방심(放心), 일탈과 게으름도 너그럽게 받아들인다. 물론 이때의 ‘어느 정도’라는 말이 정말 어느 정도 되어야 하는지 우리는 더 자세히 물어보아야 한다. 확실한 것은 어떤 공동체가 인간적이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범이나 원칙만으로 안 된다는 것, 거기에는 느슨한(loose) 무엇이 일종의 통풍구로, 제도적으로나 관습적으로, 뿌리내리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 「8.1.1.4. 느슨함과 비효율의 허용」
이 생애적 비극 앞에서 게르첸은 아마도 ‘개인’ 혹은 ‘개인적인 것’이 무엇이고, ‘개인적 삶’의 행복과 절망이 무엇인가를 오랫동안 고민했을 것이다. 그때까지 그가 지녔던 혁명적 사회주의 이념에 거품처럼 끼어 있던 크고 작은 환상들이 조금씩 빠져나가면서 더 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더 체험적이고 내밀하며 실존적인 요소들이 들어서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을 유럽에서 죽어가던 부르주아 민주주의의 개혁 노선과 아직 만개하지 못한 프롤레타리아 혁명주의 사이에서 ‘어설프게’ 포박된 결과라고 평하는 논자들도 있다. 어떻든 그가 글쓰기 작업에 더 맹렬해진 것도 이 무렵이다.
- 「9.1. 개인적·실존적 위기」
그리하여 게르첸은 단순히 그들 러시아 귀족을 책망하거나, 이들에게 싸움을 호소하는 게 아니라 “형제애적 조언”으로 말한다. “노예라는 것은 슬프고 부끄러운 것이지만, 훨씬 더 슬프고 부끄러운 것은 우리의 농노제가 필요하고, 그것이 사물의 질서 속에 있으며, 그것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여기는 것이다. 우리의 영혼에는 거대한 죄악이 있다. 우리는 그것을 물려받았고, 그래서 죄가 없지만, 그러나 우리는 그 유산에 잘못 매달려 있고, 그것이 우리를 마치 무거운 돌처럼 밑바닥까지 끌어내리고 있다 … 우리가 농노인 것은 우리의 조상이 비인간적 인권을 위해 그들의 인간적 위엄을 팔았기 때문이고, 우리는 이 권리를 즐긴다.” 심각한 자기비판이고 자기 직시가 아닐 수 없다.
- 「10.1.2. 농노 해방」
위 인용문에서 핵심은 러시아 사상사에 자리하는 “자유롭게 사고하는 반권위주의적 경향”이다. 그것은 더 간단히 “자유를 사랑하는 유산”이다. 이것을 벌린은 18세기 이래 이어지는 ‘계몽주의의 휴머니즘’에서 찾았고, 이 이념을 구현한 이가 바로 게르첸이었다. 그는 러시아의 지적 유산 가운데 자유주의적 계몽주의 휴머니즘을 대표하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 「11.1. 좌파적 열망을 지닌 모스크바 자유주의자」
게르첸에 대한 나의 경외심은 결국 그 글의 유연성과 포괄성에서 온다. 깊이란 이 유연성과 포괄성의 결과다. 이 깊이란 어떤 깊이인가? 그것은 사유의 깊이다. 사유의 깊이는 곧 관념의 깊이다. 그러나 깊은 사유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유 자체가 아니라 정직성일 것이다. 이 정직성은 그 주체가 삶에 다가간 데서, 이렇게 다가가 자신의 개인적 삶과 동시대의 공동체적 현실에 충실한 데서 온다. 그러므로 삶의 정직성이 글의 정직성을 이루고, 이 정직한 글이 사유의 깊이를 이루며, 이 깊은 사유는 다시 돌아와 그의 삶을 충만하게 만든다. 아마 그 글에서 우리가 ‘스타일’을 느낄 수 있다면, 그 스타일이란 그의 삶의 정직성과 충실 그리고 양심에서 올 것이다. 양심의 목소리와 삶의 충실은 스타일 속에서 별개가 결코 아닌 것이다.
- 「12장 서글픈 유산: 결론」
이 책의 저자 문광훈 교수(충북대학교 독일언어문화학과)는 네이버 열린연단 강연에서 ‘자서전과 반성적 회고’를 주제로 강연을 하게 된 것을 계기로 이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 『나의 과거와 사상 』에는 게르첸의 어린 시절에서부터 말년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경험담이 시대순으로 서술되어 있다. 유명한 모스크바 참새 언덕에서의 어린 날의 맹서에서 시작하여 젊은 날의 체포, 투옥, 추방, 망명, 망명지에서의 정치적 활동과 언론 활동으로 이어지는 게르첸의 삶은 그대로 19세기 러시아의 사회사로 수렴된다. 저자는 개인적인 것과 역사적인 것이 독특한 조합을 이루고 있는 게르첸의 자서전을 자서전의 모범 사례로 꼽고, 개인의 자서전 쓰기까지 그 생각을 확대하고 있다. 한마디로 이 책은 다른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평전이면서 자서전 글쓰기라는 독특한 구성을 갖췄다.
“여러모로 19세기는 유럽에서 위대한 세기로 기억되고 있으나 러시아의 19세기는 이례적으로 위대한 세기였다. 의존할 만한 전통의 상대적 빈곤에도 불구하고 19세기 러시아 소설은 일거에 폭발적으로 분출하여 세계문학의 가장 높은 봉우리의 하나를 이루게 된다. 그러한 경이의 비밀이 암울한 사회사 속에 숨겨져 있다는 것이 게르첸의 개인사를 통해서도 묵시적으로 드러난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개인사와 사회사의 수렴과 교차를 통해 한 시대를 더욱 충실하게 이해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 유종호, 추천사 중에서
민중의 실상을 직시하면서 사회적 진보를 추구한
‘러시아 사회주의의 아버지’ 알렉산드르 게르첸
알렉산드르 게르첸은 1812년 부유한 러시아 지주의 사생아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이반 야코블레프는 게르첸에게 자신의 성을 물려주지 않고 아마도 게르첸이 ‘마음의 자녀’였기 때문에 ‘마음’이라는 뜻의 ‘게르첸’이라는 성을 붙였다.
게르첸은 대학 시절에 차르 정부를 비판하고 사회개혁을 도모했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두 번의 유형을 겪었다. 그리고 35세 무렵 러시아를 떠난다. 그 후 다시는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23년에 걸친 기나긴 망명 시절 동안 그가 골몰한 것은 언론 활동이었다. 그는 1853년 런던에서 ‘자유러시아통신(Free Russian Press)’을 설립하였고, 1856년에 정기간행물인 《종(鍾, Kolokol)》을 발행하였다. 1857년부터 11년 동안 나온 이 간행물을 통해 그는 러시아 차르 정부의 무능과 관료주의의 폐단, 농노제의 억압과 민중의 고통스러운 궁핍을 가감 없이 보도하였다. 이 간행물들은 러시아 사회로 몰래 반입되어 사회정치적·지적 분야에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고, 마침내 1861년 러시아의 농노해방을 실현시키는 데도 기여했다.
게르첸은 진보적 언론인으로서 무엇보다 농민 공동체를 건설하기 위해 매진했다. 그가 추구한 사회주의는 이른바 농민적 인민주의(agrarian populism)였는데, 이것은 사회구조가 농업에 기초한 집산주의적(collectivist) 모델을 따르는 것이었다. 러시아 사회주의 운동사와 관련하여 자주 거론되는 나로드니키(Narodniki) 운동은 바로 이 모델에 기반한 것이었다. 이 때문에 게르첸은 나로드니키 운동뿐만 아니라, 이 운동에서 퍼져나간 여러 형태의 비슷한 운동들, 이를테면 미국에서 일어난 농민 공동체 운동의 이념적 선구자로도 평가받는다.
러시아 지성사에서 흥미로운 사실 중 하나는, 그 지형도를 이루는 인물의 숫자요, 그 이념적 다양성이다. 지적으로 뛰어나고 열정적으로 강한 사람들이 참으로 많고, 이 많은 사람들은 제각각으로 다르다. 특히 19세기 러시아 지성사는 세계 최고의 지적 지형도를 보여주었다. 이 전체 지형도에서 게르첸은 흔히 ‘러시아 사회주의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그리고 사회주의 이념의 역사에서 그를 마르크스와 대등한 위치를 가진 인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그는 과격한 사회주의 이론가나 왕당파, 러시아 정교주의자나 슬라브 민족주의자 같은 인물이 결코 아니었다. 그는 사회의 진보를 염원하면서도 민중의 실상을 직시하고자 하였고, 자신의 계급적 입장으로부터도 거리를 유지하고자 애썼다.
“글은 곧 삶이 된다.”
‘반성적 거리’가 만들어낸 시대적 사건의 기록물
본격적으로 게르첸의 자서전을 분석하기 전에 저자는 자서전이란 무엇인가를 말한다. 오래전부터 자서전의 형식에 관심을 가져온 저자는 자기 인식, 자기 서술 개념, 자서전의 면모를 지닌 문학 작품, 자기 글쓰기 형식의 발전 과정, 자서전의 반성적 측면 등 자서전에 대해 꽤 심층적인 분석을 펼친다.
자서전이란 말 그대로 자기 스스로 쓴 글로 자기 서술의 형식을 띤다. 그래서 자서전에서는 작자와 화자, 주인공이 같다. 자서전은 내가 나 자신에 대해 쓰는 만큼 주관적이지만 자신을 돌아보고 살피며 검토하고 성찰하는 ‘반성적 거리’가 개입한다. 이 반성적 거리감 덕분에 주관성을 조금씩 덜어내고 더 높은 객관성으로 나아갈 수 있다.
잘된 자서전이라면 보도문 이상으로 객관적이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작자 개인의 내밀하고 실존적인 사연이 없는 게 아니다. 그러므로 자서전에서는 개인사와 시대사, 개별적 실존과 집단적 역사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이렇게 두 영역이 겹친 삶을 사는 것은 대개 정치가나 철학자 혹은 성인 같은 위대한 인간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서전의 저자가 위인(偉人)인 것은 자연스럽다. 그리하여 이들이 펼쳐 보이는 개인적 삶의 서술은 그 자체로 시대적 사건의 기록물이 된다.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알렉산드르 게르첸은 인물의 크기, 성명에 상징되어 있는 별난 출생과 성장 과정, 백만장자 혁명가라는 특이한 정체성, 파란만장한 정치적 이력과 망명 생활, 당대의 주도적 사상가요, 오피니언 리더라는 몇몇 국면만을 고려하더라도 평전 주제로서 막강한 매력과 견인력을 지닌 인물이다.” - 유종호, 추천사에서
소설가적 묘사력, 저널리스트의 현장성, 학문적 능력 …
균형 감각으로 버무려낸 한 권의 깊은 사상서
게르첸의 자서전에는 1800년대 삶이 보여주는 혁명과 좌절을 둘러싼 다양한 인간 군상이 전방위적이고 입체적으로 그려져 있다. 또한 시골에서 보낸 어린 시절에 대한 서정적 추억이 있는가 하면, 역사적 사건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객관적 진단이 있고, 가족구성원이나 가까운 사람들에 대한 소소하고 정감 넘치는 인상들도 들어 있다. 그래서 사회정치적이고 역사적인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개인적·실존적 차원에서도 검토해 볼 만한 대목이 많다.
어느 대목에나 등장인물과 관련되는 사건과 그때그때의 대화를 생생하게 그려내는 소설가적 묘사 능력과, 그 자리에서 사건을 보고하는 듯한 저널리스트적 현장성, 그리고 그 당시 나타난 느낌과 생각을 고전적 비유와 문학적 인용으로 연결 짓는 학문적 능력이 두루 배어 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글에서나 묘사되는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마음이고, 이 객관적 태도에 밴 균형 감각이 아닌가 여겨진다.
게르첸은 밀(J. S. Mill)이나 오언(R. Owen), 바쿠닌(M. A. Bakunin) 같은 당대 최고의 지식인이나 사상가와도 활발히 교류했다. 게르첸의 기억 속에 포착된 이 거장들의 생생한 초상화는 그 자체로 뛰어난 문학적 기록이면서 험난했던 시절에 대한 중대한 성찰적 자료가 아닐 수 없다.
“그의 자서전이 보여주고 있는 사고와 문체는 그 자체로서 벌써 경의와 숭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현실에의 반응이면서 시류를 거역하는 깊은 사고와 섬세한 문체는 자서전을 한 권의 의미 깊은 사상서로 올려놓고 있다.” - 유종호, 추천사 중에서
인간과 삶의 조건에 대한 내밀한 성찰을 실천
‘자서전 읽기’에서 ‘자서전 쓰기’로
저자가 게르첸의 글을 통해 결국 배우고자 하는 것은 삶의 미시적 변형 가능성이다. ‘우리의 삶과 현실이 어떠하고, 이 현실 앞에서 내가 어떻게 내 삶을 살 것인가’를 살펴보는 것이다. 말하자면 인간과 그 삶의 조건에 대한 내밀한 성찰이다. 누군가의 자서전을 읽으면서 그의 삶을 돌아보듯이 자기의 삶을 돌아보고, 이렇게 돌아보면서 자기를 넘어 세계의 친구가 되듯이, 그렇게 읽은 자서전을 생각하며 자기 자신의 자서전을 직접 쓸 수도 있다. 그러면서 스스로의 삶을 보다 넓고 깊게 변형해 갈 수도 있다. 이것은 좀 더 적극적인 실천의 방식일 것이다. 이 실천의 시작은 현실의 직시에 있다. 게르첸의 자서전은 인간의 이런 근원적 욕구를 확인시켜 주고, 본성의 한계만큼이나 본성적인 이 고귀한 의지를 돌아보게 한다. ‘자서전 쓰기’에서 나아가 자기 자신의 친구가 되어보는 ‘자서전 쓰기’는, 삶의 뜻과 보람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권해볼 만한 일이다.
이 책의 구성
저자는 ‘2022년의 게르첸’이라는 관점에서 『나의 과거와 사상 』을 해석하고 논평하면서 재구성해 보고자 시도하였다. 이러한 구성은 저자가 게르첸 자서전의 기존 목차를 따르면서도 어떤 점에서 재조정하면서 이루어졌다. 이 책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
1부 「자서전과 반성적 회고」는 이번 논저의 중심으로 게르첸의 자서전 『나의 과거와 사상 』을 분석한 것이다. 1장에서는 게르첸의 일생을 스케치하고 이 책을 조감하며 자서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알렉산드르 게르첸의 회상록인 『나의 과거와 사상 』을 분석함으로써 자서전의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2장 「가족관계」부터 저자는 『나의 과거와 사상 』을 꼼꼼하게 읽어내려 간다. 우선 게르첸 아버지의 네 형제를 살펴보고, 40대의 아버지가 독일 여행 중 만난 한 여성에게서 태어나게 된 게르첸의 기이한 가정사적 처지를 알아본다. 어린 시절의 생활과 독서 가운데 차츰 느끼게 되는 농노의 현실에 대한 자각과 그 후 갖게 된 농민 공동체의 비전 그리고 고통받는 이웃에 대한 공감과 자연 체험이 놀라운 관찰력과 기억 속에서 흥미진진하게 묘사된다.
3장 「대학 시절 - 20세 무렵」에서는 게르첸의 20대 대학 시절을 살펴본다. 사회변혁에의 의지가 타올랐던 대학생 시절 모스크바 대학 안에 자리 잡은 ‘참새 언덕’에서 친구들과 행한 맹세와 여성의 삶에 대한 성찰 등이 다루어진다. 4장 「감옥과 추방, 귀환과 또 추방(1834~1847)」에서는 감옥과 추방, 귀환과 다시 추방으로 이어지는 30대의 일상을 소개한다. 체포와 구금의 나날 속에서 게르첸이 관료 계급을 비판하는 가운데 당대 최고의 문학비평가였던 벨린스키(V. Belinsky)나 차다예프(P. J. Chaadayev) 등과 교류한 것은 이 무렵의 일이다.
5장 「혁명의 현장(1847~1852)」은 1847년 해외로 망명한 이후 게르첸이 이탈리아와 프랑스, 스위스와 영국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살펴본다. 그는 1850년대를 전후한 서구 사회의 여러 혁명에서 주역이었던 부르주아들이 어떻게 행동하였는지를 냉정한 시선으로 서술한다. 6장 「영국에서의 언론 활동」은 1852년에서 1862년 사이에 있었던 영국에서의 언론 활동을 조명한다. 이 언론 활동은 『나의 과거와 사상 』에서 서술된 내용을 중심으로 살펴본 것으로 저자는 2부 「시민적 자유를 위한 헌신 - 게르첸의 언론 활동」에서 좀 더 폭넓게 이에 대해 다룬다.
7장 「삶의 막바지(1860~1870)」는 게르첸의 말년에 관한 내용이다. 그는 혁명적 문필가로서의 자기 삶이 데카브리스트 운동에서 시작되었음을 밝히고, 이 운동에서 내건 ‘인간 품위의 감정’을 옹호하면서 “소유의 폭정” 속에서 상투적인 것들이 득세하는 ‘독재 대중’을 비판한다. 8장 「남은 것들 - 결론」에서는 자서전 쓰기를 ‘자기 자신의 친구 되기’로 규정하고 자서전을 읽고 쓰는 것의 의의를 생각해 본다.
2부 「시민적 자유를 위한 헌신」은 게르첸의 언론 활동을 살펴본 것으로 1부에 대한 보충적 논의로 캐슬린 파르테(Kathleen Parthe)가 2012년에 엮어낸 A Herzen Reader를 분석한 것이다. 이 책은 게르첸이 1850년에서 1867년 사이에 쓴 여러 편의 에세이와 논설 가운데 100편의 글들을 발췌하여 파르테가 영어로 번역한 후 묶은 것이다. 2부에서는 흔히 ‘혁명적 저널리즘’으로 알려진 1857년에서 10여 년 동안 이어진 그의 언론 활동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9장 「1850년대의 현실」에서는 게르첸의 언론 활동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 1850년대의 현실은 어떠하였는지 그가 살았던 당대 현실의 사회정치적 성격을 스케치한다. 10장 「혁명적 저널리즘(1857~1867)」에서는 그의 언론 활동에서의 기본원칙과 글의 특징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여기에서는 그의 정치적 목표나 인권에 대한 보편주의적 입장이 드러난다.
11장 「개혁적 자유주의자」에서는 이 같은 언론 활동에서 드러난 게르첸의 좌파적 열망을 지닌 혁명적·개혁적 자유주의자의 면모를 살펴본다. 12장 「서글픈 유산 - 결론」에서는 게르첸의 개혁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언론 활동이 오늘의 현실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묻는다. 그의 개혁적 자유주의가 지닌 에토스에 대한 조명은, 마치 강성 도덕(hard moral)에 대하여 연성 도덕(soft moral)이 있듯이, 사회주의 혁명 이념의 연성적 차원들, 다시 말해 인간과 그 현실의 가능성에 대한 더 깊고 넓은 시각에 대한 논의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작가정보
(文光勳)
1964년 부산 출생. 고려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를 거쳐 현재 충북대학교 독일언어문화학과에 재직 중이다. 지금까지 네다섯 방향에서 글을 써왔다. 독일문학 쪽으로 학위논문을 번역한 『페르세우스의 방패-바이스의 ‘저항의 미학’ 읽기 』(2012)와 발터 벤야민론 『가면들의 병기창 』(2014)이 있다. 한국문학 쪽으로 『시의 희생자 김수영 』(2002), 『정열의 수난-장정일론 』(2007), 『한국현대소설과 근대적 자아의식 』(2010)이 있고, 예술론으로 『숨은 조화 』(2006), 『교감 』(2008, 『미학수업 』으로 개정), 『렘브란트의 웃음 』(2010), 『심미주의 선언 』(2015), 『비극과 심미적 형성 』(2018), 『예술과 나날의 마음 』(2020)이 있다. 김우창 읽기로 『구체적 보편성의 모험 』(2001), 『김우창의 인문주의 』(2006), 『아도르노와 김우창의 예술문화론 』(2006), 『사무사(思無邪) 』(2012), 『한국인문학과 김우창 』(2017)이 있다. 그 밖에 김우창 선생과의 대담집 『세 개의 동그라미 』(2008)가 있다. 비교문화적, 비교사상적 논의로 『스스로 생각하기의 전통 』(2018)과 『괴테의 교양과 퇴계의 수신 』(2019)이 있고, 산문집 『가장의 근심 』(2016)과 『조용한 삶의 정물화 』(2018)가 있다. 그 밖에 『요제프 수덱 』, 쾨슬러의 『한낮의 어둠 』, 바이스의 『소송/새로운 소송 』, 포이흐트방거의 『고야, 혹은 인식의 혹독한 길 』을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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