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쫓긴 자들 (Los desterrados)
2024년 02월 23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6.53MB)
- ISBN 9791197940224
- 지원기기 교보eBook App, PC e서재, 리더기, 웹뷰어
-
교보eBook App
듣기(TTS) 가능
TTS 란?텍스트를 음성으로 읽어주는 기술입니다.
- 전자책의 편집 상태에 따라 본문의 흐름과 다르게 텍스트를 읽을 수 있습니다.
- 이미지 형태로 제작된 전자책 (예 : ZIP 파일)은 TTS 기능을 지원하지 않습니다.

이 상품은 배송되지 않는 디지털 상품이며,
교보eBook앱이나 웹뷰어에서 바로 이용가능합니다.
작품소개
이 상품이 속한 분야
✥ 지은이 및 작품 소개
• 아나콘다의 죽음
• 내쫓긴 자들
• 판 호우텐
• 따꾸아라 저택
• 죽는 남자
• 유향수 지붕
• 암실
• 오렌지주 양조자들
...남자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이었다. 손끝 하나 위치가 변하거나 수축한 게 없고 입도 열린 그대로였다. 처음 발견했을 때와 다른 모습이 한 점도 없었지만 남자는 이제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아마 몇 시간 전에 마지막 숨을 내쉬었을지도...
당연한 결말이기에 애초부터 마음의 준비는 된 상황이었지만 아나콘다는 야릇한 느낌에 몸이 굳었다. 원수이지만, 가해자이지만, 종족의 비참한 삶의 원흉이지만, 그리고 무엇을 한들 돌이킬 수 없는 운명임에도 이 더럽고 칙칙한 멘수가 그를 위해 숨을 붙이고 살아 있을 의무라도 있는 듯...
그까짓 인간 따위가 왜 신경이 쓰였을까? 적대적이었던 삶의 남은 시간을 조용히 보낼 수 있게끔 독사 무리에게서 그리고 대홍수의 어둠 속에서 그 남자를 지켜준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왜 그랬을까? 왜 그랬는지 그다지 알고 싶지 않았다. 그냥 죽은 자(者)를 지붕 밑에 내버려 두고 더는 그 인간을 떠올릴 막연한 이유조차 없었다. 아나콘다가 신경을 써야 할 다른 일들이 쌓여 있었다.
그랬다. 이 대홍수의 결말에 관하여 아나콘다가 예상치 못한 위협이 드러나고 있었다. 며칠 동안 따뜻한 물에 떠내려오던 버드나무들이 썩기 시작하였다. 이런 나무들 사이로 큰 거품들이 올라오고 누글누글해진 씨앗들이 덕지덕지 달라붙었다. 한동안 상류에서 범람할 정도의 물이 내려오고 강 구석구석에는 꿈틀거리는 초록빛 융단이 그 물을 빈틈없이 뒤덮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초기의 탄력과 기세가 한풀 수그러지고 물의 속도가 급격히 떨어진 하류에는 아직 드문드문 침수되지 않은 지역으로 물이 힘겹게 빠져나가고 있었다.
좀 더 내려가면, 수심이 얕은 곳을 벗어날 힘을 잃은 거대한 둥둥섬들이 여기저기서 해체되고, 이들에게서 떨어져 나온 식물들은 번식의 꿈을 이루기 위하여 깊은 강어귀로 흘러가고 있었다. 흐늘거림과 온화한 조건에 까말로떼들은 강변에서 밀려오는 역류에 떠밀려 두 갈래의 큰 곡선 모양으로 빠라나강을 천천히 거슬러 올라가다 결국은 강기슭을 따라 멈추어서 다시 자라기 시작하였다.
이렇게 홍수를 잠식하며 사방으로 퍼져 나가는 나태한 현실 앞에서 아나콘다도 어쩔 수가 없었다. 그는 불안한 마음을 어떻게 가라앉힐지 몰라 둥둥섬 위에서 안절부절못하며 오갔다. 손 닿을 듯한 거리에 있는 남자의 시신은 부패하기 시작하였다. 틈나는 대로 다가가서 썩는 열을 들이쉬었고, 자신이 태어난 봄날처럼 따뜻한 몸통을 물에 담가 잠깐이라도 헤엄치려고도 하였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에는 물이 너무 차가웠다. 지붕 아래에는 멘수의 시신이 있었다. 그의 죽음은 아나콘다 자신이 그토록 지키려고 애쓴 존재의 허무한 결말에 불과한 것이었나? 그리고 그 존재가 남긴 것이래야 기껏해야 무상(無常)인가?...
이 책에 실린 꽁트들은 아마존 지역의 끝자락이고 아르헨티나, 브라질 그리고 파라과이가 맞닿으며, 지은이가 사랑하고 동시에 두려워한 미시오네스주(州)라는 공간에서 펼쳐진다. 아울러 시간적 위치가 비슷하다는 요소로도 엮이어 있다. 이러한 점은 특정한 시점에서 흘러가는 여러 이야기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축 역할을 하는 셈이다.
책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소외된 이들이다. 본문 중 〈내쫓긴 자들〉에 나오는 ‘평범하게 쿠션에 부딪히지만 예상치 못한 쪽으로 튕겨 나가는 회전 먹은 당구공처럼 기이한 운명을 타고난 사람들이다’라는 구절에서 그리는 삶에서 버려진 또는 낙오한 사람들이다. 지은이는 이들을 통하여 뜻대로 되지 않는 존재라는 비극과 무미를 짊어지고 가야 하는 인간을 그린다.
이 상품의 총서
Klover리뷰 (0)
-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 오디오북, 동영상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리뷰 작성 시 익일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상품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은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도서나 타인에 대해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리뷰
- 도서와 무관한 내용의 리뷰
- 인신공격이나 욕설, 비속어, 혐오 발언이 개재된 리뷰
- 의성어나 의태어 등 내용의 의미가 없는 리뷰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문장수집
- 구매 후 90일 이내에 문장 수집 등록 시 e교환권 100원을 적립해 드립니다.
- e교환권은 적립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 리워드는 1,000원 이상 eBook에 한해 다운로드 완료 후 문장수집 등록 시 제공됩니다. (5,000원 이상 eBook으로 변경 예정,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 sam 이용권 구매 상품 / 선물받은 eBook / 오디오북·동영상 상품/주문취소/환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구매 후 문장수집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
신규가입 혜택 지급이 완료 되었습니다.
바로 사용 가능한 교보e캐시 1,000원 (유효기간 7일)
지금 바로 교보eBook의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