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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정지돈 지음
스위밍꿀

2024년 01월 24일 출간

국내도서 : 2017년 07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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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23.69MB)
ISBN 9791196074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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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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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돈의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연약한 살갗과 투명한 마음을 가진 젊은이들에게 세계는 적대적이고 위협적이기만 하다. 그러므로 이들은 겁쟁이, 그것도 아주 작은 겁쟁일 수밖에 없다, 지금의 젊은이들이 그러한 것처럼. 그러나 이 ‘작은 겁쟁이’들이 우연한 계기로 모험에 뛰어들고 그 여정 속에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거치며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시도를 저지르게 되는 이야기는 그 자체로 신나는 파티다. 이제까지 겁쟁이들이 단 한 번도 경험해본 적 없었을, ‘새로운 파티’. 물론 이 파티가 정당, ‘같은 이념을 지닌 이들이 조직한 정치적인 결사체’를 의미하기도 한다는 점을 떠올려본다면, 그 의미는 훨씬 더 역동적으로 변모한다. 그런데 사실 이 제목은 한 보드카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소설 안에 잠깐 등장하는 독일의 보드카 브랜드 파이클링이 자사의 홈페이지에 띄워둔 홍보 문구를 작가는 번역기에 돌려 알 듯 말 듯한 느낌을 살린 제목으로 재탄생시켰다. 아마도 ‘새로운 파티에는 파이클링 보드카를!’과 같은 의미였을 이 문장은 소설 제목으로 들어오면서 우리를 이상하게 매료시킨다. 여러 번 부르면 마법 같은 순간이 펼쳐질 일종의 주문처럼, 우리는 작은 겁쟁이들과 문산, 개성, 평양, 함흥을 누비며 신나는 파티를 즐기게 되는 것이다.
1부 ---------- 7쪽
2부 ---------- 65쪽
3부 ---------- 121쪽

작가의 말 ---------- 160쪽

과거에 지은 건물이나 위락 시설, 산책로는 낡았지만 그대로였다. 짐은 텅 빈 놀이터, 유원지, 공원을 걸었다. 아무런 의미도 기능도 없는 글. 짐이 걷기 좋아하는 곳이 그런 걸지도 몰랐다.(23쪽)

그는 사랑을 생각할 때 진짜 사랑하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사랑은 그의 상상 속으로 들어왔고 그의 언어에 깃들었다. 안드레아는 그녀와 있을 때 수줍음을 탔고 그녀가 눈앞에 없을 때만, 그녀의 체취나 음성, 그녀의 몸이 곁에 없을 때만 진짜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었다.(56쪽)

보리는 우울증이 시작된 게 언제부터인지 알기 위해 일기를 뒤졌지만 알 수 없었다. 자신이 느꼈던 기쁨이나 슬픔, 걱정과 기대, 즐거움과 호기심 등 사소한 감정이 모두 나열되어 있었지만 지금의 상태가 언제 시작된 것인지 찾을 수 없었다.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시기에서 사소한 기쁨을 발견했고 좋았던 날에서 절망에 가득찬 목소리를 찾았다.(109쪽)

지금보다 나빠지진 않겠지, 라는 기대. 이게 엄청난 거라는 사실을 몰랐을 뿐이야. 나빠지지 않는 게 가장 힘든 일이야. 보리는 생각했다. 나빠지지 않으려면 미친듯이 좋아져야 해. 그러면 겨우 나빠지지 않을 수 있지. 무슨 말인지 알겠어?(110쪽)

2015년 젊은작가상 대상, 2016년 문지문학상 수상
정지돈 첫 장편소설 출간!

정지돈의 첫 장편소설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가 출간되었다. 「눈먼 부엉이」로 2013년 『문학과사회』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그는 「건축이냐 혁명이냐」로 2015년 젊은작가상 대상을, 「창백한 말」로 2016년 문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젊은작가상’과 ‘문지문학상’은 문학 전문 출판사인 ‘문학동네’와 ‘문학과지성사’가 각각 제정·운영하고 있는 문학상으로, 등단 10년 이내의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그 대상으로 한다. 대상은 같으나 수상작은 겹치지 않아 각 문학상이 지향하고 있는 방향과 목표는 자연스럽게 구별된다. 정지돈은 서로 다른 문학적 노선을 내세운 두 출판사의 문학상을 모두 수상함으로써 이후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독자의 주목과 함께 논쟁을 꾸준히 불러일으켜왔다. 지난해 펴낸 첫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에서 활달한 지성과 독특한 위트를 보여준 그는 첫 장편소설을 통해 근미래의 한반도를 그려 보인다.
2063년 총기소지 합법화로 총격전이 일상화된 한반도
버스 운전기사인 ‘짐’은 ‘안드레아’의 제안으로 위험한 운행에 나선다

총기소지 합법화로 총격전이 일상화된 2063년의 한반도.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여 미국과 일본 등이 가라앉자 각국의 난민들이 몰려오고, 중앙정부의 힘이 닿지 않는 지방은 무정부상태가 된다. 위험한 도시의 버스 운전기사인 ‘짐’은 ‘안드레아’로부터 사람을 한 명 태우고 옌지까지 가달라는 제안을 받는다. 그는 세계적인 석학이자 남파 간첩으로 네 개의 국적을 가지고 열한 개 국어를 사용하는 ‘무하마드 깐수’다. 돈이 필요한 짐은 129세의 거동이 불편한 무하마드를 차에 태우고 안드레아와 함께 북을 통해 국경을 넘고자 한다.
평양은 과거에 만들어진 미래의 도시처럼 음산하고 기묘한 분위기가 감돈다. 짐 일행은 검문소를 통과하려던 찰나 무장한 경찰들에게 체포되어 류경호텔에 갇힌다. 테러리스트의 배후로 지목되어 조사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류경호텔은 세계 최대 규모의 호텔을 목표로 착공됐지만 자금 부족으로 완성되지 못한 채 오랫동안 평양 시내를 지켜오다가 이제는 난민들의 수용소로 사용되고 있다. 짐은 무슨 일에 연루된 것인지 깨닫지 못한 채 곧 풀려나리라 기대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이주국 직원이자 ‘노 모어 건스’의 비밀 활동가인 ‘보리’는 지금 당장 탈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짐에게 난민층의 ‘세르게이’를 찾아 지하 주차장으로 오라고 한다.
짐의 눈에 난민층은 캠핑장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먼지에 투과된 어슴푸레한 평양의 햇빛을 받으며 책을 읽거나 배드민턴을 치거나 음악을 듣고 있다. 짐은 함흥에 사는 동생을 만나기 위해 베트남에서 건너온 ‘팜’의 도움으로 그로즈니 출신의 가장 오래된 난민 신청자이자 이곳의 지리에 밝은 세르게이를 찾아낸다. 세 사람은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무하마드와 안드레아를 구출해온 보리와 합류하고 무사히 류경호텔을 빠져나온다. 서울에서 문산, 개성과 평양을 거치며 여섯 명으로 늘어난 짐 일행, 그들은 이제 함흥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어떤 사건을 겪게 될지도 모른 채.

한 젊은 작가의 시야가 미친 곳, 개성-평양-함흥의 길과 건물

총기소지, 지구온난화, 불법체류, 난민…… 정지돈이 그려 보이는 근미래는 낯설지 않은 단어들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이 안의 거주자는 젊은이들, ‘작은 겁쟁이’들이다. 이들이 모험을 통해 이제까지 단 한 번도 시도해본 적 없었을 ‘새로운 파티’를 열게 되는 이야기. 물론 이 파티가 정당, ‘같은 이념을 지닌 이들이 조직한 정치적인 결사체’를 가리키기도 한다는 점을 떠올려본다면, 그 의미는 좀더 역동적으로 다가온다.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 여러 번 외면 마법 같은 순간이 펼쳐질 것 같은 일종의 주문처럼, 이야기는 한 번 단숨에 읽히고, 여러 번 헤매며 읽힐 것이다.
그럴 때 이 소설의 주인공은 길과 건물이기도 하다. 짐이 부러 버스를 타고 멀리 나가 걷는 골목길, 짐 일행이 탄 차가 달리는 도로들, 그리고 그 길에서 보이는 폐공장과 콤무날카 등의 다양한 건물들…… 겁쟁이들이 통과하고 체류하는 이 거대한 구조물들은 정지돈의 시야가 어디까지 미쳐 있는지 보여준다. 더욱이 이 구조물은 이데올로기의 경계를 뛰어넘어 있는 것이다. 지나간 냉전시대의 감각은 끈질겨서 북에 대한 상상은 곧잘 가로막힌다. 난폭한 빨갱이이거나 굶주린 인민, 혹은 끈 떨어진 간첩이거나 숙청당한 이인자, 우리의 상상은 그 언저리를 맴돌 뿐이다. 그러나 『작은 겁쟁이 겁쟁이 새로운 파티』에서 북한은 당연히도, 도로로 연결되어 차로 다닐 수 있는 지역이 된다. 그 시야 덕분에 우리는 비로소 개성의 시내를 거니는 사람들, 거짓말처럼 우뚝한 평양의 류경호텔, 실제로 서퍼들에게 사랑받는 함흥의 아름다운 해변을 볼 수 있게 된다. 원래 그러했던 것을 마치 이제야 겨우 아는 것처럼.

작가정보

저자(글) 정지돈

저자 정지돈은 1983년 대구에서 태어나 동국대에서 영화와 문예창작을 공부했다. 2013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젊은작가상 대상과 2016년 문지문학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내가 싸우듯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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