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2024년 02월 1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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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72130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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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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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에 다시 내놓은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의 개정판.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가 이름 없는 망명객으로 살았던 홍세화라는 존재를 세상에 알린 계기가 되었다면, 이 책은 그가 이후 자신의 책무로 삼고 있는 한국 사회를 향한 대사회적 발언의 첫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새로 부제로 붙은 ‘프랑스라는 거울을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초상’이라는 문구에서 보듯이 이 책 전반에는 저자가 프랑스와 한국을 비교하면서 한국 사회가 일상과 정치, 경제적 영역에서 좀 더 진보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애정 어린 충고가 담겨 있다.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개개인의 창조적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 시스템과 사라져야 할 일상생활에서의 권위주의, 그리고 법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사회정의’의 문제이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저자가 본문 전체를 꼼꼼히 살펴보며 시의적으로 의미가 없거나, 불필요한 부분을 삭제했고, 2008년 현 시점에 기준을 두고서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무엇보다 지난 2006년에 있었던 프랑스의 최초고용계약법안 투쟁과 대부분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통과되었던 한국의 2007년 비정규직 법안 통과 건을 비교하는 내용을 새롭게 수록하였다. [개정판]
초판 서문
1부: 그도 프랑스야!
개성인가, 유행인가
권위주의는 가라
6천 만의 개성이 빚은 나라
나를 찾아서
2부: 프랑스 사람들 이야기
프랑스의 일반사람들
우리는 먹고 당신들은 집어넣는다
철학 카페에서 토론 한마당
삶의 다양한 풍경들
자동차와 지하철
프랑스 사회의 이면
3부: 한국 사회와 프랑스 사회의 만남
스승은 수치심부터
교육 현실의 두 모습
수학과 글쓰기
접촉과 거리
불쌍한 한국어
외규장각도서 반환문제를 보는 눈
서울 평화상
똘레랑스에 붙인 두 개의 사족
4부: 남북과 좌우
사회정의는 질서에 우선한다
사회주의에 대하여
쎄느강은 파리를 좌우로 나눈다
5부: 그대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안다
슬픈 대륙의 발라드
젊은 벗, 그대에게로 가는 길을 나는 안다
한국의 각급 학교의 교감으로 계신 분들께는 대단히 죄송스럽지만 교감제도를 당장 없애라는 긴급 제언이다. 내 눈에 한국의 교감제도가 권위주의 제도라는 게 뚜렷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랜된 일이다. 그것이 꼭 프랑스의 각급 학교에 교감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생긴 인식이 아니다. 내 판단으로 한국의 교감제도는 한국의 민주주의 발전에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거의 독소(毒素)와 같다고까지 말할 수 있다. 자라는 세대들에 대한 교육과 관련되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나는 강하게 주장하고자 한다. "교감제도를 당장 없애라!“고.
사르트르는 말과 글로 식민지의 반인간성, 반역사성을 강력하게 외쳤다. 뿐만 아니라, 스스로 알제리 독립자금 전달책으로까지 나섰다. 당시 프랑스의 대표적인 지성이 프랑스에 살고 있는 알제리인들이 각출한 독립지원금이 들어 있는 돈가방의 전달 책임자를 자원했던 것이다. 프랑스 경찰의 감시를 피해서 그의 책임 아래 국외로 빼돌린 자금은 알제리인들의 무기 구입에 필요한 돈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그의 행위는 문자 그대로 반역행위였다. 당연히 사르트르를 법적으로 제재해야 한다는 소리가 드골 측근들의 입에서도 나왔다. 이에 대해 드골은 이렇게 간단히 대꾸했다. "그냥 놔두게, 그도 프랑스야!"
"배고픈 사람은 돈이 있든지 없든지 우선 먹어야 한다” 주인은 말했다. 그는, “돈은 나중에 채울 수 있지만 고픈 배는 나중에 채울 수 없다”고 했다. 그의 말은 너무 옳았다. 북한 어린이들의 주린 배도 기다려주는 것이 아니어서 나중에 채워 넣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모든 것은 기다려줄 수 있다.
회색의 돈은 법의 제대를 피할 수 있는 대신, 받는 사람에게 수치심을 요구한다. 예컨대 대부분의 교사가 부임 초기에 ‘봉투’를 받을 때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게 바로 수치심이다. 그런데 이 수치심엔 면역성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수치심은 없어지고 회색의 돈은 점점 깨끗한 돈인 것처럼 인식된다. 나중에는 아예 회색의 돈을 요구하기까지 이른다.
내가 프랑스에서 벌어지는 수학과 글쓰기 사이의 관계에 대한 토론과 만나고 한 가지 생각해본 것이 있는데, 한국의 논평에서 흔히 보는 양비론이었다. 한국의 신문 칼럼니스트를 비롯한 논평자들은 양비론을 무척 애용한다. 그들을 ‘비판적 기회주의자’들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다”라는 주장을 분석하면, 결국 “이것이기도 하고 저것이기도 하다”에 ‘비판’을 더한 것이 된다. 산술적으로 표현하면, ‘양비론=양시론+비판’이 되는 것이다.
영어몰입교육은 성공할 수 없지만, 설령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을 미국인이나 미국 사회구성원으로 만드는 데 성공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영어몰입교육을 발상한 위정자들은 인문적 소양이 경제동물의 수준에 머문 사람이거나 이미 미국인이 돼버린 사람이거나 둘 중 하나이거나 둘 다이거나다. 그들이 광우병 위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미국 쇠고기 수입을 완전 개방한 것은 조금도 놀랄 일이 아니다.
똘레랑스에 붙이는 두 번째 사족은 과연 "우리는 한국의 극우세력에게 똘레랑스를 보일 수 있는가?"라는 질문과 관련된다. 미리 답하자면, 한마디로 "아니다!" 이다. 극우는 극단주의의 하나이기 때문에 항상 앵똘레랑스(intolerance, 똘레랑스의 반대말)를 불러온다. 똘레랑스가 앵똘레랑스에 똘레랑스를 보일 수 없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이 질문과 대답은 사족이 되는 것이다. …… 극우세력 자체가 갖고 있는 이념적 불투명성 때문에 혼돈을 일으키는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지금까지 한국의 극우세력은 스스로 극우라 칭하지 않았고 보수라 칭했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의 신봉자라고 자처했다. 내가 항상 강조하는 바이지만, 극우와 자유민주주의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흘러야 한다. 그런데 한국의 보수는 제멋대로여서 극우와 자유민주주의 사이를 마음대로 왔다갔다 한다. 그러므로 우리는 보수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을 극우와 자유민주주의자로 구분해야 할 뿐만 아니라, 보수 한 사람 한 사람의 행동에서도 극우와 자유민주주의를 구분해야 한다. 그래서 자유민주주의에 대해서는 기쁜 마음으로 똘레랑스를 보여주고 극우에 대해서는 강력히 반대해야 하는 것이다.
자본이 장악하고 있는 대중매체를 통하여 일관되게 행해지는 반노동자적 의식화로 한국사회구성원의 의식세계 안에는 ‘노동은 하지 않을수록 좋은 것’으로 자리 잡는다. 그리하여 노동자들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구호에 맞서 ‘일하기 좋은 나라’를 제기할 줄 모르는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은 완성되고 비정규직 법안에 무덤덤하게 된다.
알아야 한다. 지금 설령 정규직이라 할지라도 반동의 칼이 언제 나에게 다가올지 알 수 없다는 점을. 오늘의 굴종이 내일 나를 향한 칼날을 가는 행위가 된다는 점을. 지금 비정규직에 연대하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내 자식에게 피눈물 흘리게 하는 내일을 물려주게 된다는 점을. 우리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연대해야 하는 까닭은 자명하다. 노동자들에겐 돈도 없고 권력도 없다. 단결과 연대이외엔 무기가 없다. 단결과 연대는 나 자신을 위해, 내 자식을 위해, 우리 사회를 위해 노동자들이 가진 유일무이한 무기인 것이다.
9년 만에 다시 내놓은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의 개정판
1999년 5월 말, 초판이 출간된 이후 지금까지 43쇄를 거듭해 20여 만 독자들에게 읽힌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가 꼭 9년 만에 부분적으로 개정되어 세상에 선을 보인다. 이 책의 역사는 홍세화가 다시 한국 땅에 발을 딛게 된 역사와 일치한다. 망명자 신분으로 파리에서 머문 지 꼭 20년 만에 1999년 이 책의 출판기념회 참석을 목적으로 한국을 방문하게 되었고, 그 뒤 2002년 영구 귀국하였다. 그가 처음 펴낸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가 이름 없는 망명객으로 살았던 홍세화라는 존재를 세상에 알린 계기가 되었다면, 이 책은 홍세화가 이후 자신의 책무로 삼고 있는 한국 사회를 향한 대사회적 발언의 첫 목소리라고 할 수 있다.
사회 의식에 대한 문턱을 넘게 해주는 성찰적 사회비평 에세이
새로 부제로 붙은 ‘프랑스라는 거울을 통해 본 한국 사회의 초상’이라는 문구에서 보듯이 이 책 전반에는 저자가 프랑스와 한국을 비교하면서 한국 사회가 일상과 정치, 경제적 영역에서 좀 더 진보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애정 어린 충고가 담겨 있다. 저자가 특히 강조하는 것은 개개인의 창조적 개성이 존중되는 사회 시스템과 사라져야 할 일상생활에서의 권위주의, 그리고 법보다도 우선되어야 할 ‘사회정의’의 문제이다. 그러한 비판적 시선을 담은 사회비평 에세이가 20만 독자들에게 읽히고, 지금도 꾸준히 매년 4,000~5,000부가 판매되며 대학 세미나의 여전한 필독서로 자리 잡은 힘은 무엇일까?
이 책의 가장 큰 덕목은 홍세화 특유의 부드럽지만 성찰적 글쓰기를 통해 우리가 당연스레 받아들이고 있던 한국 사회에 내재한 불합리한 관행들과 일상 속 폭력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성찰할 계기를 마련해준다는 데 있다. 프랑스라는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순응하고 당연시하던 한국 사회의 문제에 대해 문제제기의 필요성을 깨닫게 하는 문턱 너머의 세상을 이 책이 보여준 것이다. 무엇보다 저자가 꼬집은 한국 사회의 문제들이 여전히 만연하고, 시대를 거슬러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아직도 이 책의 가치를 유효하게 한다.
여전히 우리에게 절실한 메시지, “사회정의가 질서에 우선한다”
초판이 출간된 1999년에 비해 정치권력의 권위주의는 비교적 많이 사라졌고, 개인의 창조적 개성을 중시하는 풍조가 자연스러워진 듯 보인다. 하지만 정치권력이 내리누르던 억압의 힘을 대신하여 승자독식체제를 근본으로 둔 자본권력의 힘이 엄청나게 커졌고, 개개인의 개성과 다양한 욕구의 발산이 강조되는 듯 보이나 그 속내는 ‘개성이라는 표피를 둘러 쓴 획일화’에 가까운 게 현실이다. “시민을 볼모로……”로 시작되는 틀에 박힌 어조로 정당한 파업을 폄하하거나 “청와대로 진격한 촛불집회참여자도 문제이며, 그들을 과잉진압한 경찰도 문제”라는 양비론을 사설(2008년 6월 2일자〈조선일보〉)로 내놓는 보수언론의 힘은 여전하다. 더구나 새 정부가 추진하는 미국산 쇠고기 개방, 의료·물·전기의 사기업화, 대운하 사업, 학교 자율화 등의 정책을 살펴보자면, 사회전반의 공공의 이익을 추구해야할 국가의 본분은 저버린 채 몇몇 기업과 집단의 사익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 권력이 집행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때 저자가 책에서 일관되게 주장한 “사회정의가 질서(법)에 우선한다”는 메시지는 여전히, 또한 절실히 유효하다.
개정판에서 바뀐 것들
이번 개정판에서는 저자가 본문 전체를 꼼꼼히 살펴보며 시의적으로 의미가 없거나, 불필요한 부분을 삭제했고, 2008년 현 시점에 기준을 두고서 ‘사실관계’를 바로잡았다. 무엇보다 지난 2006년에 있었던 프랑스의 최초고용계약법안 투쟁과 대부분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통과되었던 한국의 2007년 비정규직 법안 통과 건을 비교하는 내용(본문 pp.271~278)을 새롭게 담았다. 노동인구의 60%를 차지하는 비정규직의 합법적 양산의 길을 열어놓은 비정규직 법안 통과를 성토하는 이 글은 IMF 체제 이래 경제성장제일주의라는 집단 최면상태에 놓인 한국 사회구성원들의 노동유연화 정책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이 결과적으로 도끼로 제 발등을 찍은 상황으로 귀결된 지금의 현실을 열정적으로 통박한다.
국민이 제 목소리를 내는 사회, 무엇이 다른가
사용자와 자본의 논리가 반영된 노동유연화 법안에 대한 프랑스와 한국 사회구성원들의 대응 방식은 어떻게 달랐는가, 그 대응 방식에 따라 얼마나 엄청난 결과의 차이를 불러오는지 이 짧은 글은 보여준다.
“26세 미만의 노동자를 최초로 고용하는 경우 2년 이내에는 특별한 이유 없이도 해고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은 ‘최초고용계약법안’은 의회를 통과하고, 시라크 당시 대통령의 서명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다. 그런데 300만 명의 프랑스 시민이 거리로 나와 “법안의 완화나 수정”이 아닌 “완전 철회”를 외쳤고, 결국 그들은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켰다.
반면 한국의 비정규직법안의 내용은 더 열악했다. 제한 연령도 없고, 최초 고용이라는 단서 조항도 없다. 누구든지 아무 때나 2년 고용 계약을 할 수 있고, 2년 이내에 해고가 가능한 것이다. 이 악법이 국회를 통과하는데, 언론은 무관심했고, 노동자들의 연대는 턱없이 부족했으며, 이 법안에 의해 미래가 저당잡힐 대학생들은 문제의식조차 갖지 않았다.
결국 연대의 목소리를 목청껏 외쳤던 프랑스 젊은이들은 좀 더 나은 조건으로 일할 그들의 권리를 지켰고, 무지와 무관심으로 일관했던 우리는, 자신과 형제 자매들이 턱없이 낮은 임금을 받으면서도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는 노동시장의 조건을 맥없이 허락했다.
하지만 다행히 이번 미국산 쇠고기 파동 정국에서 우리의 젊은이들은 자발적으로 연대하여 국가가 포기한 건강주권을 스스로 지켜내고자 하고 있다. 국민이 제 목소리를 내는 사회의 폭발적인 힘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홍세
<한겨레> 기획위원,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어판 편집인. 두 가지 우연이 있었다. 하나는 프랑스 땅에 떨어진 것. 또 하나는 파리에서 빈대떡 장사를 할 자본이 없었다는 것. 아무 카페든지 한 귀퉁이를 빌려서라도 빈대떡 장사를 해보겠노라고 마누라와 꽤나 돌아다녔다. 그때 수중에 돈이 좀 있었다면 지금도 열심히 빈대떡을 부치고 있을지 모른다. 실제로 나는 빈대떡을 아주 잘 부친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 대신에 나는 빠리의 빈대떡 장사'? 글쎄, 그건 나도 알 수 없다. 아무튼 두 가지 우연과 몇 가지 필연, 그리고 서울대 출신이란 게 합쳐져서 지금의 내가 있게 되었다. 나는 나이를 꽤나 먹었지만 나이 먹기를 꽤나 거부하려고 한다. 『양철북』의 소년도 아니면서 말이다. 나이 먹기를 거부한다는 게 주책없는 일임을 안다. 그렇다고 하릴없는 수작이라고까지는 생각지 않는다. 장교는 나이를 먹으면서 진급한다. 사병은 나이를 먹어봤자 사병으로 남는다. 실제 전투는 주로 사병이 하는 것이다. 그런데 거의 모든 사람이 사병으로 남으려 하지 않는다. 그래, 그럼 나는 끝까지 사병으로 남겠어. 오래 전부터 가졌던 생각이다. 따라서 나에겐 나르시시즘이 있다. 내 딴에는 그것을 객관화함으로써 자율통제 하려고 애쓴다. 그러면 전투는 왜 하는가? 살아야 하므로. 척박하나 땅에서 사랑하고 참여하고 연대하고 싸워 작은 열매라도 맺게 하는 거름이고자 한다. 거름이고자 하는 데에는 자율 통제가 필요치 않다. 욕망이 춤춘다. 그렇다. 나는 살아서 즐거운 '아웃사이더'이고 싶다. 시어질 때까지 수염 풀풀 날리는 척탄병이고 싶다.
194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1966년 서울대 금속공학과에 입학했으나 이듬해 그만두고 1969년 서울대 외교학과에 재입학했다. 1972년 '민주수호선언문' 사건으로 제적되는 등 순탄치 않은 대학생활 끝에 1977년 졸업했으며 1977~1979년 '민주투위' '남민전' 조직에 가담해 활동했다. 1979년 3월 무역회사 해외지사 근무 차 유럽에 갔다가 남민전 사건으로 귀국하지 못하고 파리에 정착, 20여 년간 이방인 생활을 했다. 2002년 영구 귀국하여 영원한 사병으로서 발로 뛰는 실천적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빨간 신호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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