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2024년 02월 2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3.56MB)
- ISBN 979117212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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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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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현대문학을 보는 것은 마치 거울을 보는 것과 같다. 우리의 모습, 우리의 삶, 우리의 시대가 그 안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현대문학의 역사를 잊은 이에게는 문학적 통찰력은 없다.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현대문학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다.
흙빛에서 초록으로. 이 기막힌 신비에 다시 한번 놀라 볼 필요가 없을까. 땅은 어디서 어느 때 그렇게 많은 물감을 먹었기에 봄이 되면 한꺼번에 그것을 이렇게 지천으로 뱉어 놓을까. 바닷물을 고래같이 들이켰던가. 하늘의 푸른 정기를 모르는 결에 함빡 마셔 두었던가. 그것을 빗물에 풀어 시절이 되면 땅 위로 솟쳐 보내는 것일까. 그러나 한 포기의 풀을 뽑아 볼 때 잎새만이 푸를 뿐이지 뿌리와 흙에는 아무 물들인 자취도 없음은 웬일일까. 시험관 속 붉은 물에 약품을 넣으면 그것이 금시에 새파랗게 변하는 비밀. 그것과도 흡사하다. 이 우주의 비밀의 약품. 그것은 결국 알 바 없을까. 한 톨의 보리알이 열 낟으로 나는 이치는 가르치는 이 있어도 그 보리알에서 푸른 잎이 돋는 조화의 동기는 옳게 말하는 이 없는 듯하다. 사람의 지혜란 결국 신비의 테두리를 뱅뱅 돌 뿐이요, 조화의 속의 속은 언제까지나 열리지 않는 판도라의 상자일 듯싶다. 초록 풀에 덮인 땅 속의 뜻은 초록 옷을 입은 여자의 마음과도 같이 엿볼 수 없는 저 건너 세상이다.
--- “들”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효석
근대 한국 순수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 경성제일고보통학교와 경성제국대학 법문학부 영문과를 졸업했다. 1928년 《조선지광》에 <도시와 유령>을 발표하면서 등단하였다. 한국 단편문학의 전형적인 수작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꽃 필 무렵>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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