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살구
2024년 02월 2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3.59MB)
- ISBN 979117212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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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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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현대문학을 보는 것은 마치 거울을 보는 것과 같다. 우리의 모습, 우리의 삶, 우리의 시대가 그 안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말처럼, 현대문학의 역사를 잊은 이에게는 문학적 통찰력은 없다.
이 책은 그런 이들에게 현대문학의 역사를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는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통찰력을 얻게 될 것이다.
서울집을 항용 살구나뭇집이라고 부르는 것은 바로 집 뒤를 아름드리 살구나무가 서 있는 까닭인데 오대조서부터 내려온다는 그 인연 있는 고목을 건사할 겸 집은 집이언만 결과로 보면 대대로 내려오는 무준한 그 살구나무가 도리어 그 아래의 집을 아늑하게 막아 주고 싸주는 셈이 되었다. 동리에서 제일 먼저 꽃피는 것도 그 살구나무여서 한참 제철이면 찬란한 꽃송이와 향기 속에 온통 집은 묻혀 무르녹은 꿈을 싸주는 듯도 하지만 잎이 피고 열매가 맺기 시작하면 집은 더한층 그 속에 묻혀 버려서 밖에서는 도저히 집안을 엿볼 수 없는 형세가 되었다.
살구나뭇집이라도 결국은 하늘 아래 집이니 그 속에 살림살이가 있을 것은 다 같은 이치나 그 살림살이가 어떠한 것이며 그 속에서는 허구한 날 무엇이 일어나는지 외따로 떨어진 그 집안의 소식을 호젓한 나무 아래 사정을 동리 사람들이 알아낼 수는 없었다. 모든 것이 나무 속에 감추어져서 하늘의 별조차도 나무 아래 지붕은 고사하고 나무를 뚫고 속사정을 엿볼 수는 없었다.
--- “개살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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