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 매화시
2024년 02월 0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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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1448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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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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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이황이 남긴 마지막 말입니다. 이 말 한마디만으로도 퇴계의 삶에서 매화가 가지는 의미를 짐작할 수 있을 것같습니다. 눈과 비와 바람과 추위를 견디고 한겨울에 홀로 송이송이 꽃을 피우는 향기로운 매화는 스스로의 자화상이었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가다듬는 거울이었으며, 자나 깨나 흠모하는 선현들의 정신과 접촉하는 접신(接神) 도구였으며, 동시대에 학문의 뜻과 미적 취향을 함께하는 동학들과 결속하는 매개체였습니다.
서예가 이장환은 일흔이 되면서 더욱 수행에 정진하는 마음으로 퇴계의 매화시를 찾아 읽고 다시 붓으로 펜으로 쓰되 해서체로 쓰면서 차곡차곡 공부를 했습니다.
"해서체로 쓴 것은 퇴계의 정신과 시의 내용에 단아한 해서체가 가장 잘 부합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정자체인 해서체는 과거 시험 답안지를 쓰는 서체로 지정되었을 만큼 글자 정보전달력이 명확하고 미적 안정성도 높아서 퇴계의 매화시를 또박또박 쓰기에 안성맞춤이다."
(저자 서문 중에서)
퇴계 매화시는 서예가 이장환의 해서 작품집인 동시에 공부의 과정을 고스란히 담은 책입니다. 글씨만 쓰는 것으로는 마음에 아쉬움이 남아, 기존의 번역서들에 많이 힘입으면서도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쪽으로 번역을 다듬고 주석을 더하여, 퇴계와 직접 소통하는 기쁨을 책으로 엮었습니다.
퇴계의 매화시 104수를 통해 퇴계의 철학적 정신과 문학적 감수성을, 그리고 이장환의 글씨를 통해 반듯반듯한 기운을 느낄 기회가 될 것입니다.
작가의 말 4
1 한 그루 정원 매화에 가지마다 눈이 가득한데 18
2 내 일찍이 남녘을 유람하며 매화촌을 찾았을 제 20
3 막고산 신선이 섣달 눈 내리는 마을에서 28
4 망호당 가운데 한 그루 매화나무 36
5 들어보니 호숫가에는 벌써 매화 피었다는데 38
6 시냇가에서 그대 만나 의심난 것 묻고 답할 제 40
7 누런 책 속에서 성현을 마주 대하고 42
8 고요히 지내며 큰 즐거움은 일없이 한가로운 것 44
9 고목 매화 향기 풍겨 옥빛 봉오리 가득하고 48
10 구슬 가지 성글고 수척해 눈 봉오리 차가운데 50
11 뜰 앞에 서 있는 두 그루 매화나무 52
12 서호에서 배 저을 제 학이 돌아온다 알려주고 58
13 시냇가에 아리땁게 서 있는 두 가지 매화 60
14 섣달 술에 감도는 봄빛 눈에 비춰 새롭고 62
15 솔과 국화 도연명 동산엔 대와 함께 셋인데 64
16 한 해가 저무는 산골에 눈 서리 깊으니 66
17 누가 빼어난 나무 가져다 하늘 황무지를 깨뜨렸나 68
18 성격이 편벽되어 고요함 사랑하고 72
19 비스듬히 누운 가지에 눈꽃이 동글동글 76
20 옥 같은 사람의 옥빛 뺨이여 타고난 자태 출중하니 78
21 푸른 봄이 저무는 영남 시골 마을에 80
22 하늘 위의 얼음 바퀴 떨어질 듯 둥글어 88
23 노 저어 돌아올 제 학이 사람을 따르고 90
24 험한 길 다 지나서 멀리 찾아왔는데 92
25 호수가 깨끗한 오두막에 세속 인연 끊겼는데 94
26 나와 같은 마음 지닌 그대 기약하고 오시지 않으니 96
27 동지 뒤라 매화 가지엔 이미 꽃망울 맺히고 100
28 아침나절 산북에서 봄빛 찾아 여기 왔더니 102
29 진달래꽃 바다같이 온 산에 만발했고 106
30 매화나무 한들한들 꽃이 조금 맺혔으나 108
31 빼어나게 아름다운 풍류는 옥빛 눈송이 참모습 110
32 나그네 병으로 오래 머무르니 저절로 쓸쓸해지는데 112
33 매화 송이가 봄을 맞아 찬 기운을 띠었으니 114
34 고을 관사 동편에 매화꽃이 처음 피었는데 116
35 풍류는 예로부터 고산을 말하는데 120
36 나는 관청 채마밭에서 고산 생각하고 122
37 산중에 두 그루 백옥 신선에게 묻노니 124
38 나는 임포 신선이 환골한 신선이요 126
39 도산에 오지 못했는데 벌써 해가 바뀌었고 128
40 구름과 경물 아름다워 고운 볕도 더디 지니 132
41 내 손수 심은 매화 이제 몇 해나 지났나 136
42 남쪽에서 옮긴 뿌리 오랜 벗의 힘을 입어 138
43 알알이 구슬같은 꽃 시들 때까지 어여쁘고 140
44 천년 전 고산에서 전생의 인연 있었던가 142
45 파리한 옥 찬 구슬 흰 눈의 운치와 자태라 144
46 해 저물녘 봄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146
47 소동파가 지은 열편 절구와 세 편 사는 148
48 한 송이만 등져 피어도 이상한데 150
49 병든 뒤로 술잔을 오래도록 멀리했는데 152
50 동자는 내가 오래 돌아오지 못할까 의심하지만 154
51 「주시」에 매화 읊은 것 참된 앎이 아니니 156
52 나의 벗은 절개로 이름난 다섯 군자 182
53 들으니 시냇가 집의 어린 매화 나무에 190
54 손수 매화를 심어 서재를 지키게 했으니 192
55 호수 위 도산서당에 몇 그루의 매화나무 194
56 병인년엔 마치 해상 신선 만난 듯했고 196
57 고맙게도 매화 신선이 쓸쓸한 나를 벗해주니 198
58 들으니 도산의 내 벗들도 쓸쓸하다는데 200
59 총애와 영광, 명성과 이익이 어찌 그대에게 적합하랴 202
60 음식에 간 맞추려 그대 찾는 것 아니요 204
61 일찍 핀 매화는 한창이요 늦은 것은 갓 피기 시작했고 206
62 그대를 모진 눈바람 속에 맡겨두고 208
63 홀로 산창에 기대어 있으니 밤기운 차갑고 210
64 산중의 밤은 적막하여 온 세상이 빈 듯하고 212
65 뜨락을 거니는데 달이 사람을 따라오네 214
66 늦게 핀 매화 형의 참뜻을 잘 알겠으니 216
67 몇 해 전에 돌아와 기쁘게 향기를 맡았고 218
68 늙은 간재가 돌아와 회옹을 감동시키니 220
69 산가에서 빚은 술 한 병을 불러 두고 222
70 막고야산 선녀의 탈속한 자태를 안다면 224
71 어여쁜 하늘 꽃이요 옥빛의 눈송이 같은 모습이니 226
72 은둔한 난형(김언우-후조당)은 매화를 몹시 사랑하고 228
73 운치와 격조가 맑고 여윔이 심한 매화 230
74 이별하고 떠날 때는 매화 막 질때였는데 234
75 화분에 심은 매화 섣달 못 되어 피고 238
76 몹시 생각나네 한양에서 이월달에 240
77 동지 뒤 미미한 양기 땅 속에서 생겨나니 242
78 창밖엔 눈보라 불어 대지를 흔드는데 244
79 눈에 비친 옥가지 추위를 두려워 하지 않고 246
80 한 치 땅에서 꽃을 피우네 동짓달 매화 248
81 분재 매화 맑고 아름답게 피어 250
82 후조당 아래 한 그루 매화나무 254
83 매화가 날 속인 것 아니고 내가 매화 저버렸으니 256
84 들으니 그대는 지난 봄부터 벼슬에서 물러나 258
85 시심이 얕지 않은 후조당의 봄 260
86 결사를 맺은 도산 매화 여덟 아홉 가지 262
87 눈 사납고 바람 매서워 몇몇 가지 꺾였건만 264
88 그대와 매화 구경 함께 하자고 일찍이 승락하고선 266
89 군옥산 꼭대기 제일의 신선 278
90 조물주는 온전히 홀로 빼어나니 280
91 붉은 먼지 일만 겹 완전히 벗어버리고 284
92 기수의 은자(武公: 竹)와 서호의 은자(林逋: 梅花)가 286
93 매화 읊은 여덟 절구로 평소의 회포 보여줬건만 288
94 몸을 이끌고 옛 산의 구름 속으로 돌아왔으니 290
95 큰 눈이 펑펑 내리고 북쪽에서 회오리바람 부는데 294
96 봄을 붙들어 놓고 기다리네 꽃 신선에게 감흥 받기를 296
97 광평의 철석간장 녹아내렸고 300
98 참된 순백 참된 향기 속세 밖의 자태니 302
99 옥같은 모습 붉은 단사로 간단히 꾸민 듯 304
100 매화의 고고한 절개 하늘이 안타까이 여겨 306
101 남쪽 북쪽으로 선후 구분하지 마오 308
102 손수 심은 뜰 앞의 어린 매화나무 310
103 얼음을 깎고 옥을 다듬은 듯한 세한의 자태 312
104 묘하게 천기를 발하여 대나무와 매화를 만들고 314
蟾宮要授玉杵藥 섬궁요수옥저약
織女前導姮娥言 직녀전도항아언
覺來異香滿懷袖 각래이향만회수
月下攀條傾一罇 월하반조경일준
달에 가서 옥절구로 찧은 약을 달라고 청하니
직녀가 앞서 인도하여 항아님께 말했네
꿈을 깨자 기이한 향기 나의 품과 소매에 가득하니
달 아래서 매화 가지 잡고 술 항아리 기울였네
蟾宮 섬궁: 달. 월궁 / 蟾 섬: 두꺼비
攀 반: 부여잡고 오르다
罇 준: 술동이
인간의 본성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를 규명함으로써, 성리학으로 16세기 조선 당시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던 사단칠정논쟁의 철학자, 퇴계 이황은 한편으로는 성실한 시인이기도 했습니다.
퇴계선생문집에 남아있는 수많은 시들을 통해, 퇴계가 운율의 법칙성과 사물의 질서 사이의 조화를 찾고, 문학적 감수성으로 세계를 대하는 태도를 느낄 수 있습니다.
퇴계는 말년에 자신의 시들 중에서 매화시들만을 모아서 정리하여 한 권의 책을 만들었습니다.
바로 퇴계의 매화시첩입니다.
퇴계의 글씨를 목판으로 만들어 인쇄한 책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매화시첩의 퇴계 친필 목판본을 직접 보신다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퇴계 매화시>는 매화시첩의 시들을 중심으로 퇴계의 매화시 104수를 엮은 책입니다.
<퇴계 매화시>는 현대인의 감수성으로 해석한 퇴계의 '반듯반듯 정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장환의 해서는 날이 선 것같기도 하고, 거친 것같으면서도, 삶의 의지와 기운이 느껴집니다.
서암 이장환에게 퇴계 이황은 언제나 닮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퇴계는 삶을 가다듬을 수 있는 기준이 되어주었습니다.
특히 건강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한편 한편 퇴계의 매화시를 읽고 쓰면서 느낀, 한계를 이겨내고 정진하는 기쁨이 표현된 것으로 보입니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장환
저자 이장환은 서예가입니다.
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어났고, 초등학교 시절부터 집안의 가르침에 따라 글씨를 배웠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안동문화회관에서 개인전을 열었습니다.
성균관대학교 교육대학원에서 한문교육을 전공하였고, 서예가의 길로 들어서서는 유천 이동익 선생께 사사받았습니다.
추사 휘호대회 1등(1990), KBS 전국 휘호대회 대상(1992), 대한민국 서예대전 대상(미술문화원 주최, 1992),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3회(한국미협주최, 1994, 1995, 1996), 동아미술제 대상(1997)을 받았습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서예지도법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등 서예를 가르쳐 오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이 서예를 통해 삶을 고양할 수 있도록 노력해왔습니다.
2017년에는 한길사에서 <퇴계의 시>를, 2018년에는 디자인더하트에서 <따라 쓰는 퇴계시 오언>, <따라 쓰는 퇴계시 칠언>을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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