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이야기와 산촌여정
2024년 02월 1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3.55MB)
- ISBN 979117212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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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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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이야기들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내게 되었다.
과거의 현대문학을 보는 것은 마치 거울을 보는 것과 같다. 우리의 모습, 우리의 삶, 우리의 시대가 그 안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현대문학은 우리의 삶을 세밀하게 반영하고,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이 책은 현대문학의 가치를 공유하고자 엮어졌으며 책에 담긴 다양한 작품들은 우리 삶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현대문학의 가치를 발견하고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기를 바랍니다.
권태
환시기
슬픈 이야기
산촌여정
통화(通化)는 시골이라고들 한다. 그리고 아직껏 위험하다고들 한다. 그는 진도(陣刀) 모양의 끈 달린 지팡이를 가지고 있었다. 나는 그것이 금세 칼집에서 불쑥 알맹이를 드러내는 것이나 아닌지 겁이 났다. 나는 또 그에게 아편을 본 적이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가 어떤 대꾸를 했는지, 그건 잊어버렸다.
그― 그는 작달막하고 이쁘장하게 생긴 사나이다. 안경 쓰는 걸 머리에 포마드 바르는 것처럼이나 하이칼라로 아는 그는 바로 요전까지 종로의 금융조합에 근무하고 있었단다. 그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를 아주 사람 좋고 순진하고 인정이 넘치는 사람인 줄 알고 있다. 그를 멸시할 생각도 자격도 나에겐 추호도 있을 수 없다.
--- “첫 번째 방랑” 중에서
거기는 참 오래간만에 가본 것입니다. 누가 거기를 가보라고 그랬나 모릅니다. 퍽 변했습디다. 그 전에 사생(寫生)하던 다리 아치가 모색(暮色) 속에 여전하고 시냇물도 그 밑을 조용히 흐르고 있습니다. 양 언덕은 잘 다듬어서 중간중간 연못처럼 물이 괴었고 자그마한 섬들이 아주 세간처럼 조촐하게 놓여 있습니다. 게서 시냇물을 따라 좀 올라가면 졸업기념으로 사진을 찍던 목교(木橋)가 있습니다.
그 시절 동무들은 다 뿔뿔이 헤어져서 지금은 안부조차 모릅니다. 나는 게까지는 가지 않고 걸상처럼 생긴 어느 나무토막에 가 앉아서 물속으로도 황혼이 오나 안 오나 들여다보고 앉았습니다. 잎새도 다 떨어진 나무들이 거꾸로 물속에 가 비쳤습니다. 또 전신주도 비쳤습니다. 물은 그런 틈바구니로 잘 빠져서 흐르나 봅니다. 그 내려놓은 풍경을 만져 보거나 하는 일이 없습니다. 바람 없는 저녁입니다.
--- “슬픈 이야기”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이상
시인이자 소설가. 본명은 김해경(金海卿)이다.
1910년에 태어나 1912년 아들이 없던 백부의 집에 장손으로 입양되었고, 백부의 교육열에 힘입어 신명학교, 보성고등보통학교, 경성고등공업학교 건축과를 마쳤다.
이상은 예술적인 재능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발휘한 ‘천재’다.
천재작가 이상은 그의 작품만큼이나 난해한 삶을 살았다.
그의 소설로는 「날개」, 「지주회시(蜘蛛會豕)」, 「동해(童骸)」, 「봉별기(逢別記)」, 「종생기(終生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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