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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의 역사

칼 에릭 피셔 지음 | 조행복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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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2월 02일 출간

종이책 : 2024년 01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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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3299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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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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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알코올, 약물 중독자였던 저자는 정신과 교수 겸 의사로서 힘겨운 회복의 과정을 몸소 겪었다. 생명 윤리학자이기도 한 그는 자신이 겪은 중독과 회복의 생생한 경험, 그리고 환자들의 사례를 들려주면서, 인류가 오랫동안 제대로 다루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중독〉이라는 현상의 역사를 다채롭게 추적한다. 의학, 과학, 문학, 예술, 종교, 철학, 사회학, 공공 정책을 아우르는 이 책은 우리가 중독의 역사를 파고들어 그 성공과 실패를 되짚어 보아야만, 중독으로 절망하는 사람들에게 현실적이고 희망적인 길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들어가기 전에
머리말

제1부. 이름을 찾는 과정
1. 토대: 〈중독〉 이전
2. 유행병
3. 의지의 질병

제2부. 무절제의 시대
4. 씌움
5. 미국의 첫 번째 아편 유행
6. 마약 상습자

제3부. 현대 중독의 뿌리
7. 현대 금주 운동
8. 좋은 약물과 나쁜 약물

제4부. 법정으로 간 중독
9. 재활
10. 무관용
11. 중독의 이해

맺음말: 회복


감사의 말
도판 출처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정신과 레지던트 과정을 밟는 신출내기 의사였던 내가 어떻게 이 도시의 악명 높은 공공 병원인 벨뷰 병원의 정신과 환자가 되었는지 이해하려는 중이다. 벨뷰 병원에 입원했다는 것은 곧 의사들이 다루기 가장 힘든 만성적인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뜻이다. _14면

나는 해답을 구하면서 이 분야에 몰두하여 중독 심리학과 중독 신경 과학을 연구했다. 올바른 정의를, 즉 중독을 설명해 줄 정확하고 정연한 의학 이론을 찾고 싶었다. 그렇지만 곧 힘에 부쳤다. 그 분야는 혼돈 속에 있는 것 같았다. (중략) 어떤 이들은 중독이 기본적으로 뇌 질환이라고 역설했다. 다른 이들은 그러한 두뇌 중심적 견해 때문에 트라우마와 억압적 제도를 포함하는 심리적, 문화적, 사회적 차원을 보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다른 의학 분야도 이처럼 문화적 편견과 이데올로기에 강력히 지배당하지는 않는다. _17면

오늘날의 중독을 이해하려면 과거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중독은 언제나 어디에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중략) 수백 년 동안 정책과 낙인찍기와 인종주의가, 작금에 우리가 중독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또는 치료에 실패하는 방식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을 알아냈다. 우리는 오랫동안 중독 개념을 일종의 무기로 휘둘렀다. 〈약물〉에 대한 전쟁뿐만 아니라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전쟁에도 쓴 것이다. (중략) 중독이 단지 의학의 문제만이 아니라, 애착을 비롯해 정체성과 권력, 상업, 공포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_19면

〈중독〉이라는 용어는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채택되었지만, 중독이라는 개념은 폭넓게 정의하면 일종의 질병이라는 관념부터 의지와 자제력의 포괄적인 철학적 표현까지 많은 것을 포함한다. 현대의 중독 개념이 구체화하기 훨씬 전에, 사상가들은 그러한 관념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골몰했다. 사실상 그들이 우리의 중독 관념의 토대를 형성했다. _32면

오늘날에는 모든 정신 질환은 하나의 스펙트럼 위에 존재하는 것 같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면, 물질 사용 문제는 선명하게 구분되는 스펙트럼 위에 있지만 경증과 중증 사이의 경계선을 어디에 그어야 할지 보여 주는 자료상의 명백한 변이 단계는 없다. _42면

회복은 개인적인 여정이 아니라 공동체의 경험이다. (중략) 역사가 내내 우리에게 알려 주려 한 것이 바로 이것이다. 중독은 몹시 평범하다. 삶의 즐거움과 고통을 느끼며 살아가는 방법이고, 고통을 짊어지고 살아야 하는 인간 운명의 한 가지 표현일 뿐이다. 중독이 인간의 속성이라면, 그것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중독을 끝내지 못할 것이다. 중독과 함께 지낼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때로는 부드럽고 때로는 격렬하게. 그러나 전쟁을 치르듯이 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본성에 맞서 싸우는 전쟁은 부질없는 짓이기 때문이다. _385면

중독과 회복의 스펙트럼 속,
인류 그리고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 정신 의학과 교수이자 중독 전문 의사, 칼 에릭 피셔. 겉으로 봐서는 전형적인 엘리트일 것 같지만, 그의 또 다른 정체성은 바로 〈회복 중인 중독자〉라는 점이다. 심각한 알코올 중독자이자 약물 중독자였던 그는 환자로서 그리고 의사로서 힘겨운 회복의 과정을 몸소 겪었다. 생명 윤리학자이기도 한 그는 이 책 『중독의 역사: 우리는 왜 빠져들고, 어떻게 회복해 왔을까』에서 자신이 겪은 중독과 회복의 생생한 경험을 들려주면서, 인류가 여러 세기 동안 제대로 다루지도 이해하지도 못한 〈중독〉이라는 현상의 역사를 다채롭게 추적한다. 의학, 과학, 문학, 예술, 종교, 철학, 사회학, 공공 정책까지 아우르는 이 책은, 우리가 중독의 역사를 파고들어 그 성공과 실패를 되짚어 보아야만, 중독의 위험성에 노출된 사람들에게 현실적이고 희망적인 길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중독과 씨름해 온 인류의 역사
술 담배 커피 같은 일상 기호품, 한번 시작하면 손 놓기 힘든 게임과 도박, 정신을 어지럽히는 각종 약물, 그리고 현대 생활의 필수품 SNS와 스마트폰까지……. 중독은 다양한 형태로 인류와 함께하며 쾌락 또는 고통을 안겨 왔다. 미국 사회는 50만 명을 죽음으로 이끈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문제에 이어, 최근엔 좀비 마약이라 불리는 〈펜타닐〉 문제로 혼란에 빠졌고, 한국도 청소년층을 비롯해 전 세대로 퍼지는 신종 약물 문제로 큰 위기를 맞았다. 그런 가운데, 중독의 본질은 대체 무엇인지, 그 적절한 대처법은 무엇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저자는 중독의 본질과 적절한 대처의 방향을 파악하기 위해, 중독과 씨름해 온 인류의 역사를 차근차근 짚어 간다. 고대 그리스와 중국, 인도, 그리고 유럽의 중세와 근대를 거치며 중독이라는 개념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 추적하고, 이후 물질 사용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그 개념이 어떻게 변했는지, 어떤 대응책이 나왔는지 알아본다. 특히 중독을 질병으로 보는 관념, 각종 중독에 대응하기 위한 운동 등이 주로 근대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기에, 근현대의 이야기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책은 역사의 과정을 거치며 중독에 대한 대응이 대략 네 가지 방향으로 이루어졌다고 정리한다. 처벌과 강제로써 억제해야 한다는 금지론적 접근법, 강박 충동에 의한 것이므로 의학적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치료적 접근법, 두뇌의 기능 이상에서 비롯하므로 생물학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환원론적 접근법, 그리고 치료보다는 연대를 통한 정신력의 고양으로써 극복해야 한다는 서로 돕기 접근법이 그것이다.

중독은 물리치기 힘든 인간의 본성……
전쟁 말고, 현명한 공존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접근법들에는 각기 문제와 한계가 있었다. 금지론적 접근법과 환원론적 접근법은 인종주의와 계급적 편견의 양상을 띠어 열등한 하층 계급, 부도덕한 자들이라는 낙인을 찍거나 특정 인종과 젠더에 대한 혐오를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다. 치료적 접근법은 약물 치료를 확산시켜 제약 회사만 배 불리는 결과를 낳고, 좋은 치료약과 중독을 일으키는 나쁜 약이라는 이분법이 생겨 오히려 중독 문제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런 혼란과 조정을 거쳐, 근래에는 중독을 확연한 질병이라기보다 인간 정신의 보편적인 특징으로 보기에 이르렀다. 모든 정신 질환은 일종의 스펙트럼 위에 있는 것으로 봐야 하고, 중독 역시 그렇다는 얘기다. 저자는 중독과 싸워 이겨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그것을 인간 삶의 한 부분으로 인정해야, 물질 사용 문제를 겪는 사람들을 실효적으로 도울 길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결국 중독과의 현명한 공존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물론 해로운 물질은 적절히 규제하고, 범죄로 이어지는 경우는 단속하고 처벌해야 하지만, 중독에 대한 정책이 금지 일변도라면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물리적, 개인적, 사회적 자원이 두루 어우러지는 회복의 길을 찾아야 한다고 이 책은 정리한다. 아울러 중독 문제를 둘러싼 여러 차별과 불평등의 요소를 줄여 나감으로써, 회복이 개인의 여정이 아니라 공동체의 경험으로 쌓여 가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편 정신과 의사이자 회복 중인 중독자인 저자는, 책 중간중간 자신이 겪은 심각한 중독의 증상과 회복을 향한 고투를 들려준다. 집안의 오랜 내력인 중독증을 피하지 못하고 대를 이어 알코올과 약물 중독의 늪에 빠져 허우적댔던 칼 에릭 피셔. 정신과 의사이면서 정신과 병동에 갇히는 아이러니한 좌충우돌의 시절을 견뎌 내고 이제 자신의 경험을 주변과 나누게 된 그의 인생 이야기는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묘미이다. 중독의 본질에 대한 깊고 넓은 인문적 탐구, 그리고 솔직하고 절절한 에세이가 함께하는 『중독의 역사』는, 새로운 장르의 탄생이라 할 만하다.

작가정보

(Carl Erik Fisher)

중독 전문 의사이자 생명 윤리학자.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의 임상 정신 의학과 조교수로, 의과 대학생과 법 정신 의학 펠로를 가르치고 있다. 또한 생명 윤리학 석사 프로그램에서 신경 과학과 윤리학에 관한 세미나를 지도한다.
미국 정신 의학 및 신경학 위원회, 미국 중독 의학 위원회의 인증을 받은 그는 뉴욕 맨해튼과 브루클린에서 개인 정신과 진료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보완적이고 통합적인 정신 건강 진료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의 논픽션 데뷔작인 『중독의 역사The Urge: Our History of Addiction』는 『뉴욕 타임스』, 『보스턴 글로브』 등에서 2022년 최고의 책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가디언』, 『노틸러스』, 『슬레이트』,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마인드』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한다.

1966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났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서양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토니 주트, 티머시 스나이더, 브루스 커밍스, 존 키건, 애덤 투즈 등 걸출한 역사가들의 현대사 저술을 우리말로 옮겼다. 옮긴 책으로 『문명의 운명』, 『백인의 역사』, 『대격변』, 『전후 유럽 1945~2005』, 『블랙 어스』, 『브루스 커밍스의 한국전쟁』, 『폭정』, 『20세기를 생각한다』, 『재평가』, 『세계 전쟁사 사전』, 『1차세계대전사』, 『독재자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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