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카페
2023년 12월 26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2월 18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20.92MB)
- ISBN 9791192968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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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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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받은 청춘들의 자살 이야기
이 책은 자살을 단순히 한 개인의 극단적 선택으로 치부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해 고민해보게 한다. 에밀 뒤르켐이 “자살은 사회 현상이다”라고 한 바와 같이 취업, 학업, 왕따, 상실, 보이스피싱, 성소수자 등의 사회문제가 어떻게 보편적인 개인문제가 되어 20대 꽃청춘에게 영향을 미치는지 명수, 미진, 영욱, 현아, 슬기, 혜경, 주택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낸다. 그들이 사느니 차라리 죽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돌아보며 현시대의 사회문제를 다시 한번 상기하게 한다.
차라리
투 플러스 원
유실물
위클리 맨
직접 체험의 중요성
호랑이 소굴과 덫
2부
톡
그림자
웃픈 이야기
내일도 해가 뜰까?
화분과 강아지
사실은 살고 싶은데 ……
그림 속 강아지 발
D-4
그날의 의미
3부
청춘열차
왕따
몰래카메라
신발
헬조선의 책임자
트윈 플레임
온 동네가 펜션
데카메론
4부
유물 앞에 선 마네킹
가위바위보
한 방 블루스
어차피
작가의 말
거리는 변한 게 없었다. 아니, 변한 게 있었다. 가로수와 전봇대, 신호등의 그림자들이 직립으로 서 있다가 붉은 석양 아래 네 발로 걷는 듯 길게 뻗어 있었다. 명수는 고개를 돌려 자신의 그림자를 보았다. ‘오늘 하루 유실되지 않고 열심히 따라왔구나.’ _「유실물」에서
20대 자살률이 높은 이유를 준혁은 포털사이트에서 검색했다. 취업 스트레스, 경제적 빈곤으로 인한 압박감 등이 나왔다. 참조해서 함께하려는 이유로 보냈다. “극심한 우울증, 도저히 혼자선 용기가 나질 않네요. 외로운 저승길, 좋은 분들과 함께 떠나고 싶습니다.” _「직접 체험의 중요성」에서
“하지만 자살의 경우는 달라. 죽어볼 수 없잖아. 결국 간접 체험할 수밖에…… 자살에 관한 여러 자료를 들여다봐. 요즘 포털사이트에 들어가면 각종 블로그나 카페에 자살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심정, 시도한 경험, 자살자에 대한 뉴스 등 많이 뜨잖아. 그리고 자살하니까 떠오른 건데 요즘 동반자살이 핫하다고 하대. 하지만 뜨는 테마라고 무작정 덤벼들어선 안 돼. 세밀하게 구체적으로 파고들어야지.” _「호랑이 소굴과 덫」에서
혜경은 죽을 때도 야하게 죽고 싶었다. 터진 미니스커트에 핑크하트 컬칩 레이스가 드리워진 블라우스 첫 단추가 풀린 채…… 관 속으로 들어가기 전 면도도 해주었으면 했고, 하트 문신이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허벅지 털도 깎아주었음 했다. 처음 만난 그날처럼 바람 불고 비 내리고, 화장도 안 했는데 곱게 들어갔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 거울의 립스틱 자국은 점을 넘어 선이 되더니 알 수 없는 그림이 되어갔다. _「내일도 해가 뜰까?」에서
지하철은 각자 고독의 깊이만큼 달린다. 나에게는 팔을, 너에게는 다리만을 줄 것을 우리는 다 갖추었기에 혼자다. 종로 3가에 내릴 그는 종로 5가에 내릴 나와 무슨 상관이랴. 없어지면 없었다 생각하면 그만이다. 우린 칸칸으로 실려가다가 역 차이만큼 세상을 뜬다. _「그림 속 강아지 발」에서
구석은 더이상 나아갈 수 없는 곳이지만 더이상 나아갈 필요도 없는 곳이다. 세상은 구석을 향해 닫혀 있지만 구석은 세상을 향해 열려 있다. 세상 힘든 것들 구석으로 몰리건만 구석은 묵묵히 그 어깨들을 받쳐준다. _「청춘열차」에서
“보통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날한시에 태어나지 않았어도 우린 한날한시에 손잡고 갑니다. 저승길이 멀다 해도 함께한다면 결코 힘들거나 외롭지 않을 거예요.” _「신발」에서
죽음을 앞둔 이의 마지막 심경을 실시간 관찰하고 이승에서 남길 마지막 말을 들을 수 있음은, 그것도 임종을 앞둔 말기암 환자들이나 노인들의 이야기도 아니고 20대 청춘, 그것도 무려 여섯 명의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이야기를 한꺼번에 듣는다는 건 그 어떤 신세계를 탐험하는 일보다 더 짜릿한 경험일 것임에 틀림없었다. _「데카메론」에서
순식간이었다. 조폭이 경계를 풀고 있는 사이, 혜경은 그의 머리를 망치로 내리쳤다. 조폭은 쓰러졌고 깨진 머리에서 흘러내리는 피가 장판을 적셨다. 안절부절못하는 준혁은 몰래카메라 쪽으로 다가가 ‘교수님! 경찰! 경찰!’ 입 모양을 만들어 보였다. _「가위바위보」에서
허공에서 사선과 원을 그려내는 망치와 덜렁거리는 의수 앞에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주택은 현아를 시작으로 혜경, 영욱, 슬기를 차례대로 내려쳤다. 망치와 의수가 덜렁 쿵, 덜렁 쿵 할 때마다 퍽, 퍽 소리가 들렸다. 자욱한 연기 속에 주택과 쓰러진 회원들은 안개 속 흔들리는 버들가지처럼 보였다. _「한 방 블루스」에서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선택이 필요 없을 때는 차라리라는 낱말은 쓸 수가 없다. 차라리를 쓸 수 없을 때는 생의 천칭도 평형을 이루니 더이상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는 아니다. _「어차피」에서
“그래, 죽자고!
이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나아!”
작가는 선택의 여지가 없거나 선택이 필요 없을 때는 차라리라는 말을 쓸 수 없다고 말한다. 그래서였을까. 상처 입은 일곱 명, 명수·미진·영욱·현아·슬기·혜경·주택은 모든 것을 잃고 사느니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고 판단하고 동반자살을 기도한다.
그들이 선택한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
취준생 6년 차 명수는 계속되는 취업 실패로 더이상의 희망은 없다고 생각했다. 경제적으로도 힘든 시기를 보내면서 선택지 없는 죽음을 떠올렸다.
수능을 망친 미진이 생각하는 죽음은 도피였다. 부모의 기대는 그녀로 하여금 숨을 쉬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숨을 쉬기 위해 죽음을 선택했다.
영욱은 자신에게 징역형을 내리고 스스로를 가두었지만 우울과 공황장애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형선고를 내렸다.
현아는 희망이자 모든 것이었던 200만 원을 보이스피싱으로 날리고 더러운 세상과 작별하기로 했다.
사랑하는 연인을 잃은 슬기는 상실감에 한 차례 자살을 기도했지만 실패했다. 그녀에게 죽음은 먼저 간 그에게 이르는 만남의 다른 말이나 다름없었다.
자신의 정체성에 혼란스러움을 느낀 성소수자 혜경은 사회적 차별로부터 자유로워지기로 했다.
주택은 영농 지원 정책에 따라 열심히 교육받고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하고 빚밖에 남지 않은 신용불량자가 되어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다.
그리고 준혁은 그들을 죽음의 늪에서 구하고 시나리오의 디테일과 경험 확대를 위해 그들의 죽음에 동조하고 동반자살에 휩쓸린다.
작가정보

1986년 멕시코 문예지 〈마침표El Punto〉와 〈마른 잉크La Tinta Seca〉를 통해 등단했다. 멕시코국립대학 출판부에서 시집 『텅 빈 거울El espejo vacío』을 출판하고 중남미 작가가 되었다.
국내에서는 오월문학상 수상과 함께 〈현대문학〉에 시 「들꽃」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작품으로는 『꽃다지』 『각하, 죽은 듯이 살겠습니다』 『여자 목숨으로 사는 남자』 『뭄Sr. Mum』 『가위주먹』 등의 장편소설과 『슬프다 할 뻔했다』 『불맛』 『나 기꺼이 막차를 놓치리』 등의 국내시집이 있다. 『하늘보다 높은 땅La tierra más alta que el cielo』 『팽팽한 줄 위를 걷기Caminar sobre la cuerda tirante』 『텅 빈 거울El espejo vacío』 등의 스페인어 시집과 기타 『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 『체의 녹색 노트』 『바람의 아르테미시아』 등 문학 관련 저서 40여 권을 썻다.
UNAM동인상, 멕시코문협특별상, 브라질 ALPAS ⅩⅩⅠ 라틴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2008년과 2009년 연속으로 aBrace 중남미시인상 후보에 올랐다. 저서 『체 게바라의 홀쭉한 배낭』이 젊은 비평가들에 의해 ‘2009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11년 대산번역지원과 2012년 제1회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 창작지원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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