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잔하게 (Jicaras tristes)

Alfredo Espino 지음 | Steven Serrano 그림 | 김성욱 옮김

별밭 출판사 2023년 11월 29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온정(溫情)이라는 프리즘을 통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젊은 시인의 감수성을 통하여 엘살바도르의 자연에서 만날 수 있는 새, 화산, 사탕수수밭, 계곡, 강, 소, 늦은 오후, 오두막집 같은 다양한 요소와 그런 환경에서 일상을 꾸려 나가는 서민들의 희로애락이 강렬함과 동시에 온유하게 그리고 소박하게 읽는 이에게 다가온다.
본 《애잔하게》에서 지은이는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싶은 마음 또는 그러지 못함으로 인한 그리움을 별 기교 없이 읽는 이에게 고스란히 내보이고 있다.

책 속으로

웃음
노래
떠들썩한 소리 범벅
피어오르는 변두리
거리에 떠도는 슬픔
물웅덩이에 담긴 달빛
하늘은 수정 백합 핀 정원...

부르는 곳 없는 하녀들의 변두리
홀리는 육체 영혼 순결한 여인들
삶의 비애 나의 괴로움과 엉긴다!
고난의 늪에서 피는 갈색 장미들...

욕정의 흥정꾼들 사랑의 장사치들
억눌린 고통 알 바 있나
자비마저 그들을 외면하는데...

박탈에 주름진 이마
삶이 언제
그들 거들떠보기나 하였나...
그들에게 쥐여 준 것이라곤
고작
병실의 침대
그리고
차디찬 흙 몇 줌...

본문 중 <소외>에서

출판사 서평

《애잔하게》에는 20세기 초반 중남아메리카 문학에 큰 영향을 끼친 전위주의, 원주민 문화 재평가, 지역주의, 근대주의 그리고 상징주의 요소들이 고스란히 배어난다. 이와 아울러 라틴아메리카는 물론이며 에스빠냐어 근대문학의 대표자로 손꼽히는 과테말라의 루벤 다리오 (Rubén Darío)의 숨결이 생생하다.
온정(溫情)이라는 프리즘을 통하여 세상을 바라보는 순수한 젊은 시인 알프레도 에스삐노의 감수성은 읽는 이에게 여러 폭의 그림을 정성스레 안긴다. 때로는 설익었지만 본질은 온전히 담아내는 표현력이 돋보이는 싱그러운 내음이 물씬 나는 그림부터 가슴 한구석이 너무나도 아리는 것까지. 그리고 이 그림들은 감상의 대상으로 끝나지 않고, 초대의 주체가 된다. 그림 안에서 지은이가 읽는 이에게 손을 내민다. 당신을 초대한다. 따뜻하게. 편하게. 수줍게. 엘살바도르의 자연과 그 환경에서 일상을 꾸려가는 서민들의 희로애락 그리고 지은이의 애틋한 마음, 인간과 삶에 대한 연민을 읽는 이와 나누고자 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Alfredo Espino

알프레도 에스삐노는 1900년 1월 8일 엘살바도르의 아우아차빤 (Ahuachapán)에서 태어나서 1927년 엘살바도르 대학 (Universidad de El Salvador) 법대를 졸업하고 1928년 5월 24일 산살바도르 (San Salvador)에서 세상을 떠난다.
《애잔하게》는 그의 유작이며 유일한 작품이다. 자국의 문단에 공식적으로 등단하지 않은 그의 시집이 엘살바도르 대학의 노력으로 1936년에 처음으로 세상에 알려진다.
엘살바도르의 문학을 논할 때 에스삐노에 대한 언급이 빠질 수 없고 그의 작품이 자국의 교재에 실려 있다는 사실은 단 한 권에 담긴 그의 문학세계가 얼마나 서민의 현실과 정서에 부합하고 대표하는지 가늠케 한다.

번역 김성욱

그림/만화 Steven Serra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