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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지배자 검독수리 보로

작은거인 58
홍종의 지음 | 최은영 그림
국민서관

2023년 11월 03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03월 3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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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17.24MB)
ISBN 9788911130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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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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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부터 몽골고원의 사람들은 검독수리를 길들여 사냥을 했다.
매서운 검독수리를 다루고 사냥을 하는 험한 일은
남자들, 어른들만이 하는 일이었다.
열한 살 소녀 마랄도 검독수리 사냥꾼을 꿈꾸지 않았었다.
그저 짠한 마음에 새끼 검독수리를 구한 거였다.
그런데 “끼옥, 끼아악!” 검독수리 보로가 부르는 소리에 열망이 피어났다.
“너라고 훌륭한 검독수리 사냥꾼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단다.”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바람이 되어 마랄을 흔들었다.
드디어 바람 사이에 마랄이 우뚝 섰다.
바람을 부리며 날아오는 검독수리 보로를 기다리며 우뚝 섰다.
등장인물
하늘에서 내린 똥 벼락
바람에 다 내어 줄 때까지
네 이름은 보로다
내가 아프면 안 돼
마랄, 별을 받아라
짐승의 마음 사람의 마음
야익, 야야익!
구름 맛 치즈
가짜 베르쿠치들
검독수리 사냥 대회
바람의 지배자 검독수리 보로
작가의 말

134쪽: 마랄은 마멋이 검독수리에게 사냥을 당해 죽고도 또 아저씨에게 아무렇게나 버려졌다는 것이 더 슬펐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이 땅에서 평화롭게 뛰어놀던 귀중한 생명이었다. 마멋에게도 오빠나 동생 또는 아빠나 엄마가 있을 것이었다. 지금은 겁에 질려 숨어 있겠지만 어디선가 마랄을 지켜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꿈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없다

몽골고원에 사는 마랄은 초원에서 가축을 돌보며 산다. 거친 땅에서 매서운 추위와 싸워야 하는 고된 삶이지만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기꺼이 친구가 되어 주는 말과 마멋, 솜꼬리토끼 들이 있기 때문이다. 마랄은 남동생이 자신보다 먼저 학교에 다니게 되었어도 잠시 얄미워할 뿐 이내 초원에서 사는 삶 속에서 행복을 찾아낸다. 새끼 검독수리를 발견한 것은 마랄에게 새로운 꿈의 시작이었다. 검독수리 사냥꾼이 되는 것 말이다. 매서운 검독수리를 길들이는 것은 남자들, 어른들이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마랄은 자신이 여자이고, 어리기 때문에 할 수 없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갖지 않았다. 하고 싶은지 아닌지, 자신의 마음이 가장 중요했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제약에 부딪힌다. 나이, 성별, 경제력, 신체적 조건 등 여러 제약은 꿈을 펼칠 기회를 앗아 가기도 하고, 꿈꾸는 것조차 포기하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주인공 마랄은 그러한 제약에 얽매이지 않는다. 불만을 토로하며 제자리에 주저앉는 대신 주어진 상황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낸다. 여자라는 이유로 교육받지 못하고 집안일을 해야 했지만 마랄은 자신의 삶을 즐긴다. 하고 싶은 것을 찾았을 때는 할 수 있을까 없을까를 고민하지 않고 당당히 도전한다. 항상 마음의 소리를 듣고 행한 마랄처럼 자신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다면 우리를 꺾을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꿈을 가진 사람은 빛이 난다

마랄의 엄마는 자신의 엄마와 그 엄마들이 그랬듯 집에서 염소와 양을 돌보며 살아왔다. 자신의 삶이 이리도 고달프고 팍팍한 것은 배우지 못해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딸 마랄만큼은 제대로 가르치고 싶었다. 엄마는 도시에 나가 공부를 하면, 행복하게 당당하게 살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도시에서 산다고 모두가 행복한 것도,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도시에 있는 아빠를 찾아갔다가 현실을 깨닫고 돌아온 엄마는 다시 염소젖 치즈를 만들며 자신의 삶에 안주한다.
잘하는 것이 없다며 쓴웃음만 짓던 엄마, 마랄은 자신처럼 살지 말라던 엄마, 그런 엄마가 자신의 날개를 찾았다. 우연히 마랄의 집에 방문한 아므라 할아버지는 엄마가 만든 치즈를 맛보곤 극찬을 했다. 어렸을 때 아므라 할아버지의 엄마가 만들어 준 구름 맛 치즈와 같다며 대량 주문까지 해 갔다. 치즈 만들기는 엄마가 잘하는 것이었다. 매일 하던 일이라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이다. 자신이 잘하는 일, 해야 할 일을 찾은 엄마의 얼굴에 생기가 돈다. 이제 엄마는 자신의 삶이 팍팍하지 않다. 잘하는 치즈를 만들고, 그 치즈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 매일이 활기차고 즐겁다.
마랄의 엄마처럼 우리는 이미 잘하는 것을 갖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 보자. 꼭 거창한 것이 아니어도 된다. 무엇이든 잘하는 것을 찾아낸다면 그것을 씨앗 삼아 꿈을 키워 보자. 지루하고 재미없던 일상이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잘하는 것이 있다는 자신감, 그리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노력은 분명 우리를 빛나게 만들 것이다.

◎검독수리 사냥꾼, 자연에 맞서는 대신 자연의 일부로 살아가다

몽골고원 서북부에 사는 카자흐 족에겐 검독수리 사냥이라는 전통 사냥법이 있다. 잘 길들인 검독수리로 추운 겨울에 식량을 마련하거나 양과 염소를 노리는 늑대를 물리치는 것으로, 유목 생활을 하는 이들이 척박한 땅에서 터득한 생존 방법이다.
어느 날 마랄은 태양언덕에서 새끼 검독수리 2마리를 발견한다. 그중 작은 새끼는 반드시 죽을 거라는 할아버지 말에 마랄은 작은 새끼가 눈에 밟혀 견딜 수가 없다. 할아버지가 집을 비운 사이 몰래 새끼를 데려오고, 그렇게 검독수리 보로는 마랄의 가족이 된다.
마랄이 처음부터 검독수리 사냥꾼이 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운명처럼 보로를 만나면서 검독수리 사냥꾼이라는 꿈이 싹트게 되었다. 엄마의 반대에 보로와 가까이하지 못했지만, 마음은 언제나 보로를 향해 있었다. 마랄은 보로에게 선택받았고, 이는 엄마도 어쩌지 못했다. 할아버지처럼 검독수리 사냥꾼의 길을 걷게 된 마랄. 이제 마랄과 검독수리 보로, 말 고야는 하나가 되어 초원을 달린다.
마랄에게 보로는 사냥을 하는 수단이 아닌 친구이자 가족이다. 검독수리뿐 아니라 자연의 모든 생명이 마랄에게는 친구다. 때문에 마랄은 보로를 길들여도 함부로 생명을 해치지 않는다. 나쁜 검독수리 사냥꾼들이 재미로 잡은 동물들의 죽음에 가슴 아파하고 작은 생명이라도 살리려고 애쓴다.
검독수리 사냥꾼들은 혹한의 땅에서 살아남기 위해 검독수리의 힘을 빌리지만 결코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 검독수리도 잠시 자연에서 빌렸다가, 몇 년 후에는 반드시 자연에 되돌려준다. 이 책에는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서로 어우러지고 존중해야 한다는 작가의 마음이 곳곳에 스며 있다. 자신의 삶을 개척해 나가는 주인공의 당찬 마음과 자연과 함께 살아가려는 고운 마음씨를 느껴 보길 바란다.

작가정보

저자(글) 홍종의

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작가가 꿈이었고, 1996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철조망 꽃〉이 당선되어 그 꿈을 펼칠 수 있었습니다. 계몽아동문학상, 대전일보문학상,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윤석중문학상, 방정환문학상, 한국아동문학상을 받았습니다. 지은 책으로 《똥바가지》, 《까만 콩에 염소 똥 섞기》, 《나는 누구지?》, 《물길을 만드는 아이》, 《흥원창 어린 배꾼》, 《영혼의 소리, 젬베》 외 100여 권이 있으며, 그림책으로는 《털실 한 뭉치》, 《하얀 도화지》, 《노래를 품은 섬 소안도》 등이 있습니다.

그림/만화 최은영

대학에서 시각정보디자인을 공부하고, 아이들을 위한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에 2006년부터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2016년에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되어 가치를 인정받았습니다. 그린 책으로 폴란드에서 출판한 《5złotych(500원)》, 프랑스에서 출판한 《La couleur du secret(색깔의 비밀)》를 비롯해 《달은 수다쟁이》, 《엉뚱한 수리점》, 《말랑말랑한 이야기》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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