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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중동 수업

장지향 지음
시공사

2023년 11월 01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10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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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26.69MB)
ISBN 97911712523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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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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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중동 이슬람 세계는 전 세계 변화의 중심에 있다. 그동안 우리와의 교류가 있어 왔음에도 여전히 타 문화에 비해 중동 이슬람 문화를 상대적으로 어렵고 복잡하고 낯설게 바라본다. 무엇보다 이슬람 문화와 중동의 지정학적 특성 등에 대한 깊이 있는 배움의 기회가 적었던 탓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지향 박사의 《최소한의 중동 수업》은 중동 이슬람 세계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 사회가 계속 변하고 있듯, 중동 지역 국가들도 ‘격변’이라고 할 만큼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여전히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 계속되고 있으나 과거와는 다른 양상들이 엿보인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많은 중동 국가가 파격적인 개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아브라함 협정’에서 보듯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 간의 전략적 연대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요동치는 지정학적 변화 아래에서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맹으로 뭉치고 있다. 중동 이슬람 세계의 변화의 배후에는 중동 지역 MZ 세대의 꿈과 상식이 자리하고 있다. 서구 사회가 이뤄온 발전상에 비교할 때, 중동은 새로움이 꿈틀거리고 있는 ‘젊은 지역’이다. 앞으로 중동에서의 새로운 기회와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이해가 필요하다. 오랫동안 중동을 연구해온 저자의 이 책이 우리가 중동의 현실을 바로 보고 미래를 예견하는 데 크나큰 도움을 줄 것이다.
추천의 말
프롤로그: 우리가 ‘아는’ 중동은 없다

Part 1 한눈에 살펴보는 중동의 복잡한 현실
1장 민족과 종교, 종파가 서로 다른 중동
2장 우리는 중동을 어떻게 보고 있는가
3장 아직도 2% 부족한 중동 분석

Part 2 중동으로 쏠리는 전 세계의 시선
1장 파격적인 개혁 개방을 선포한 걸프 산유국
2장 ‘아브라함’의 이름으로, 아랍-이스라엘 데탕트
3장 지역 헤게몬 자리는 나의 것
4장 중동의 민주주의 퇴보와 미국의 개입

Part 3 예측이 불가능한 중동의 격변
1장 독재자의 착각, 엘리트의 변심, 시민의 계산
2장 아랍의 봄, 그 후 10년
3장 2021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재집권

Part 4 MZ 세대의 등장과 이슬람 테러 조직의 변화
1장 이슬람주의 운동의 특징적 변화
2장 비대칭 틈새 공격인 ‘테러’의 공포
3장 이슬람 테러 조직의 프랜차이즈화

에필로그: 중동 문제, 남의 일이 아니다

참고 문헌
도판 출처

중동 읽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우선 중동은 다양하고 복잡하다. 중동에는 20개국이 있고 이들 나라에 아랍, 튀르크, 페르시아, 유대, 쿠르드 민족이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를 믿으며 산다. 아랍 민족은 튀니지, 이집트,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Palestinian Authority), 이라크, 알제리, 레바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쿠웨이트, 요르단, 모로코, 시리아, 리비아, 예멘의 다수 민족이다. 튀르크 민족은 튀르키예, 페르시아 민족은 이란, 유대 민족은 이스라엘의 다수 민족이며 쿠르드 민족은 튀르키예, 이란, 이라크, 시리아 내에서 소수민족으로 분류된다.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모두 이슬람교를 믿는 무슬림이 다수인 국가지만 같은 무슬림이라도 시아파와 수니파로 나뉜다. 이스라엘은 국민 대다수가 유대교를 믿는 국가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 대표국이며 이란은 시아파 종주국이다. 레바논 인구의 40%는 기독교도이며 이집트 내 콥트교회 신도는 1억 명이 넘는 전체 인구 가운데 10~15%를 차지한다. 사막 한가운데서 스키를 타고 보는 것만으로도 어지러운 마천루가 즐비한 아랍에미리트를 포함해 8개국에서는 아직도 왕이 지배한다. 비非왕정 국가 가운데 튀니지와 이스라엘을 제외하고는 비민주주의 체제다. 이들 중동 국가 가운데 튀르키예와 사우디아라비아는 G20 회원국이다. (23~24쪽)

중동을 바라보는 시각은 크게 양분되는데, 끊이지 않는 폭력과 분쟁의 원인이 ‘이슬람 문화’ 자체라고 주장하는 쪽과 ‘식민 지배의 유산’이라고 주장하는 쪽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학계에서는 후자의 목소리가 꽤 크다. 많은 나라가 제국주의의 영향 아래서 근대국가의 기초를 다진 후 비대해진 국가와 위축된 시민사회라는 부작용을 겪었기에 공감이 가는 이야기다. 독립 이후 신생 엘리트가 발전을 핑계로 식민 지배 시기의 강권기구를 복원해 독재정치를 펼쳤더라도 원죄는 제국주의에 있다고 보기도 한다. 우리의 사정도 비슷하다. 평화의 종교인 이슬람을 오해한다는 호통과 중동의 혼란은 영불(英佛) 제국주의에 이은 미국 패권주의와 유대 자본의 음모라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이런 시각은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W. Said가 쓴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에 크게 의존한다. 컬럼비아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였던 사이드는 오리엔트, 즉 중동 이슬람 세계의 문제는 전적으로 제국주의 때문이라고 잘라 말한다. 나아가 서구는 제국주의의 파괴적 음모를 은폐하려고 오리엔트를 의도적으로 비하하며 오리엔탈리즘이란 학문을 체계화했다고 강조한다. 사이드는 헌팅턴과 정반대의 스펙트럼에 있다. (60쪽)

1985년생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살아 있는 ‘절대 권력’이 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중동에서 개혁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왕세자의 주도로 석유 의존 경제의 위기 도래와 청년 세대의 인식 변화에 맞춰 산업의 다각화와 개방 사회를 목표로 과감한 개혁이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왕세자는 시민의 이슬람법 준수를 단속한다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5천여 명에 달하는 종교 경찰을 거리에서 사라지게 했다. 여성의 운전과 축구장 입장, 남녀 혼석, 영화 상영과 콘서트 개최를 허용하고 태형을 금지했으며 사형제 폐지를 논의했다. 새로운 국영방송에서는 동성애 주제를 다루고 데이트 앱에 대한 금지도 풀었다. 건국 이래 처음으로 세금을 걷었고 보조금 제도를 없앴다. 왕세자가 야심차게 추진하는 네옴 프로젝트 발주에 전 세계가 앞다퉈 경쟁에 나섰다. (…중략…)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 실세의 개혁과 관련해 유독 국내 사회·경제 부문만 집중 조명을 받았다. 사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대외 정책의 획기적인 변화도 천명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아파 종주국인 이란의 팽창주의와 미국의 역내 역할 축소 선언으로 안보 위기를 맞았다. 러시아의 영향력 부상, 미중 경쟁의 심화도 지정학적 불안정을 선명하게 만들었다. 대외 정책 환경의 변화 속도가 저유가에 따른 재정 압박보다 훨씬 빨랐다. 왕세자는 투명하고 다양한 외교 안보 처방을 선언했다. 친미 밀실 외교를 고집해온 사우디아라비아로선 파격적 일탈이다. (76~78쪽)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무력 충돌은 맹렬한 기세로 거의 매년 익숙한 스토리를 따라 일어난다. 서안 지역과 가자 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 또는 이스라엘 내 아랍계 이스라엘 시민과 동예루살렘의 팔레스타인계 거주권자가 이스라엘 군경과 충돌한다. 이를 빌미로 가자 지구의 무장 정파인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로켓을 발사한다. 이스라엘은 로켓 대부분을 요격한 후 가자 지구를 향해 대대적인 공습을 벌인다. 결국 가자 지구 내 민간인 사상자가 다수 발생하고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을 비난한다. 그리고 여느 때처럼 미국과 유럽, 중동 국가가 중재에 나서 양측은 휴전에 합의하고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승리를 선언한다. 2019년 가자 지구 분리 장벽 근처에서 팔레스타인 청년 두 명이 폭발물 풍선을 날리다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숨졌다. 보복으로 하마스가 250발의 로켓을 쏴 이스라엘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민간인의 희생은 2014년 이후 처음이었다. 이스라엘 전투기가 곧바로 공습에 나섰고 팔레스타인 민간인과 무장 조직원 27명이 사망했다. 2018년에도 가자 지구 분리 장벽에서 이스라엘군이 폭발물을 던지는 팔레스타인 시위대에게 총격을 가했고 그중 60명이 사망했다. 2018년 가자 지구에서 쏜 로켓은 1천 발, 이스라엘이 벌인 공습은 300회가 넘었다. (110~111쪽)

2010년 12월 튀니지 중부의 작은 도시 시디부지드(Sidi Bouzid)에서 청과 노점상을 하던 청년 무함마드 부아지지(Mohamed Bouazizi)가 부패한 공무원의 단속 횡포에 항의해 분신했다. 부아지지는 압수된 노점상 물품을 되찾으러 시청에 들렀다가 심한 모욕을 당하고 이를 참지 못해 청사 앞에서 몸에 불을 당겼다. 사촌이 올린 SNS 동영상으로 분신 장면을 접한 시디부지드 시민들은 바로 항의 시위를 벌였다. 이후 전국으로 들불처럼 번진 반독재 시위가 주변 국가로까지 걷잡을 수 없이 퍼졌다. 아랍의 봄 혁명의 시작이었다. 튀니지, 이집트, 리비아, 예멘, 시리아의 독재 정권이 눈 깜짝할 사이 붕괴 직전에 몰렸고 시리아를 제외한 네 나라의 독재자가 연쇄적으로 물러났다. 장기 절대 권력이 평화 시위대 앞에서 허망하게 무너졌다. 1979년 이란혁명과 마찬가지로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전 이란혁명 글에서 살펴봤듯이 혁명은 원래 그렇다. 아랍의 독재는 프랑스 절대왕정, 제정 러시아, 이란 팔레비 왕정, 동유럽 공산주의 체제처럼 갑자기 몰락했다. (194쪽)

ISIS 지도부와 주력 조직의 근거지인 시리아 북동부와 이라크 북서부가 아닌 곳에서 일어난 테러는 ISIS 프랜차이즈 그룹의 소행이다. ISIS를 표방한다고 다 ISIS는 아니다. 이들 프랜차이즈 그룹은 먼저 공공시설 폭파, 총기 난사, ‘묻지 마 살인’ 등을 자행한 후 ISIS에 충성을 맹세한다고 선언했다. 조금 지나 ISIS 중앙 지도부도 이들의 충성 맹세를 확인한 후 배후를 인정했다. 중동 내에서 ISIS 지부를 새롭게 자처하는 조직은 ISIS보다 훨씬 앞서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나 그다지 주목받지 못하다가 ISIS의 유명세에 편승하고자 브랜드를 빌렸다. 중동 외 지역의 사례도 마찬가지다. 유럽과 북미, 아태 지역의 사회 주변부에 머물던 반사회적인 무정부주의자 개인이나 조직 폭력범이 ISIS 브랜드를 내세우며 범죄에 이용하는 현상에 가깝다. 이러한 프랜차이즈 현상은 ISIS 조직 자체의 역량과는 밀접한 관계가 없다. 사실 극단주의를 추종하는 군소 조직이 먼저 테러를 저지른 후 ISIS 배후를 주장한다고 해도 ISIS의 지도부도 잃을 게 전혀 없다. (262~263쪽)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만으로 담아낼 수 없는
21세기 중동의 모습을 상세히 조망한다!

이란혁명과 아랍의 봄 혁명,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 프로젝트, 아랍에미리트의 화성 탐사 계획
MZ 세대의 등장과 프랜차이즈화되는 테러 조직의 변화까지
우리나라 대표 중동 학자가 전하는 생생한 중동의 모습

요즘 ‘중동’이 전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물론 전쟁 국면으로 접어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 이란과 미국의 정치적·군사적 대립에 대한 우려, 이슬람 지하드를 표방한 IS의 폭탄 테러 등은 그리 새롭지는 않다. 하지만 막대한 자금력으로 유명 프로 축구 구단과 선수를 사들이는 스포츠워싱,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 프로젝트 선언, 아랍에미리트의 화성 탐사 계획을 비롯해 아브라함 협정을 통한 이스라엘-아랍 국가의 전략적 연대 등은 우리가 예측할 수 없었던 변화다. 이처럼 중동 이슬람 세계는 ‘석유’와 ‘낙타’, ‘사막’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전 세계의 정치·경제·문화적 흐름의 중심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이들은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한 첨단기술의 개발·육성과 사회 개혁을 무기로 이미 서구 중심의 세계관에 균열을 내기 시작했다. 변방으로 치부하던 중동 이슬람 문화가 세계 문화의 중심으로 들어오면서 중동의 지정학적 특수성과 문화에 대한 이해는 이제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아랍 국가에서도 민주화 혁명이 일어났다고?
이슬람 세계에 대한 우리의 오해와 그 진실

2011년에 일어난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을 알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 중동 내 들불처럼 번진 아랍의 봄 민주화 혁명은 튀니지, 리비아, 이집트, 예멘, 시리아 등 아랍 국가의 장기 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역할을 해냈다. 물론 아랍의 봄 혁명의 근원지인 튀니지만 민주화 정권 창출에 성공했으며 다른 아랍 국가의 경우 군부 독재 정권이 재등장하거나 심각한 내전을 겪었다. 결과적으로만 보면 아랍의 봄 혁명은 실패한 것처럼 보이지만 열린사회를 향한 시민의 기대가 혁명을 통해 분출했다는 점에서, 혁명을 억압했던 걸프 산유 왕정의 파격적인 대내외 개혁 개방 정책의 시행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최소한의 중동 수업》에서 저자가 밝히듯, 아랍의 봄 혁명은 아직 미완이지만 걸프 산유국의 변화를 이끌어내면서 중동의 대내외적인 오랜 관성을 깨뜨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혁명 이후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청년층은 개인주의와 민주주의를 점차 더 선호하는 추세를 보였고, 이에 발맞춰 이 두 나라는 최근 탈석유, 탈이슬람 개혁을 시행하면서 이스라엘과의 국교 정상화에 합의함으로써 새로운 실용주의 노선을 선언했다. 또 같은 민족이자 이스라엘에 비해 약자라는 감성적 이유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무능과 시민사회 억압, 원조금 횡령 및 비리를 묵인했던 과거와의 단절을 결단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동 관련 내용을 꼼꼼히 살펴본다면 중동 정세의 격변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인터넷으로 조직원을 모은다
MZ 세대의 등장과 이슬람 테러 조직의 프랜차이즈화

2014년 ISIS가 등장하면서 과거 세대를 뛰어넘은 극단주의 세력이 부상했다. ISIS가 일으키는 통제 불능의 테러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새로운 유형이자 가장 위험한 성격의 테러였다. 기업형 테러 조직의 모습으로 등장한 이들은 무고한 생명을 빼앗는 테러를 마치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둔 비즈니스로 활용하는 매우 잔인한 면모를 보였다. 심지어 자신들에게 동조하지 않으면 같은 수니파 무슬림에게도 무차별 폭력을 행사했다. ISIS는 초국제화 특징을 지닌 다국적, 다인종, 다언어 집단으로, 세계 각지에서 인터넷 극단주의 대화방으로 몰려든 ISIS 외국인 전투원 중 몇몇은 자체 트위터 앱을 개발하고 완성도 높은 선전물을 영어로 제작해 SNS에 마구잡이로 뿌렸다. 특히 ISIS 조직원은 인터넷에서 스스로 극단주의에 빠져 제 발로 가입했는데, 조직 수뇌부가 직접 나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조직원을 일일이 선별하고 모집하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슬람 급진주의 무장 조직인 하마스의 탄생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의 최대 정파인 파타흐와의 대립을 자세히 다루는 한편, 과거와 달리 프랜차이즈화되는 테러 조직의 특성 등을 함께 소개하면서 테러리즘의 본질과 변화 양상을 상세히 분석한다. 이러한 저자의 분석을 통해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갈수록 흉포해지는 예측 불가능한 테러의 발생과 원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이스라엘 대 아랍 국가’의 대립은 옛말?
시대적 요구에 발 빠르게 변화하는 중동의 모습을 담았다

최근 중동 이슬람 세계의 핵심 갈등은 이슬람 문명권 내의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이다. 같은 무슬림인 수니파와 시아파 간의 대립이 심화되면서 시아파가 다수인 이란의 팽창주의 행보에 맞서고자 2020년 수니파 아랍 국가와 유대 국가인 이스라엘이 아브라함 협정을 맺고 전략적 연대를 조직하기에 이르렀다. 아브라함 연대의 대표 주자인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유대교 커뮤니티가 활발히 활동 중이며 대규모의 힌두교 사원도 들어설 예정이다. 또한 2011년 리비아의 독재자 카다피가 민주화 시위를 유혈 진압하자 아랍에미리트는 카다피를 응징하려는 나토(NATO)의 ‘오디세이 새벽 작전’에 적극 참여해 미군과 나토 장성으로부터 ‘작은 스파르타’, ‘미국의 오른팔’이라는 별명을 얻기까지 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빠르게 변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광폭 변화는 2016년 당시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선포한 개혁 프로젝트 ‘비전 2030’과 함께 시작했다. 2017년 25년 만에 대중 콘서트가 열리고 2018년에는 35년 만에 영화 상영이 재개되어 남녀가 나란히 앉아 함께 즐기는 풍경을 연출했다. 그뿐 아니라 여성의 축구장 입장과 여성 운전도 허용됐으며, 일상 속에서 시민의 이슬람법 준수를 감독하는 종교 경찰도 거리에서 사라졌다. 2019년에는 수도 리야드에서 BTS 콘서트가 개최돼 주변국 젊은이들의 부러움을 샀다. 공립 초등학교에서 여자 선생님이 3학년 남학생을 가르치고 남자 코치가 10학년 여학생 농구팀을 지도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중동을 바라보던 기존의 시선으로는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이러한 변화를 이해할 수 없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다른 중동 이슬람 세계는 물과 기름 같은, 절대로 화합할 수 없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오늘날의 중동은 시대적 변화에 발맞춰 무조건적인 대립의 자세를 버리고 실리(實利)를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모하고 있다.

오랫동안 ‘중동’을 연구해온 장지향 박사는 《최소한의 중동 수업》을 통해 중동 이슬람 세계를 이해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지식을 제공한다. 중동의 역사와 기존의 평가뿐 아니라 현재 중동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개혁과 변화의 바람까지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중동 이슬람 세계에 대한 과학적이고 비교·분석적인 저자의 글을 통해 우리는 단편적인 이해에서 벗어나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앎’을 체득할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장지향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문학사와 정치학 석사 학위를, 미국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외교부 정책자문위원, 아산서원 교수를 지냈고 현재 아산정책연구원의 중동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중동 사회의 변화를 감지하고 우리나라와의 정치·경제·사회적 영향과 관계성을 살피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산업부, 법무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2018년부터 〈매일경제신문〉에 중동 관련 칼럼을 기고하면서 중동 이슈를 전하고 대중의 이해를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오랜 시간 중동을 연구하고 분석하고 있지만 빠르게 변하는 세계 속에서 늘 새롭고 들여다볼 주제가 넘쳐난다. 주요 연구 분야는 ‘중동 정치경제’, ‘정치 이슬람’, ‘비교 민주주의와 독재’, ‘극단주의 테러와 안보’, ‘국제개발협력’ 등이다. 대표 저서로 《중동 독재 정권의 말로와 북한의 미래》, 클레멘트 헨리(Clement Henry)와 공편한 《아랍의 봄: 민주화로 이어질 것인가?(The Arab Spring: Will It Lead to Democratic Transitions?)》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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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소한의 중동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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