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들판(My Sorrow Field)
2023년 11월 14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10월 26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3.21MB)
- ISBN 9791192837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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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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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들판》 김단 작가의 첫 수필집이다. 48편의 글이 9장으로 나뉘어 실렸다. 글이 옹골차다. 온몸의 감각기관을 활짝 열어 놓고 사물을 깊고 섬세하게 바라보는 작가는 영락없이 또 한 작가를 떠올리게 한다. 철학적 에세이로 수필 문학에 큰 획을 그은 고 김병규 선생. 《어둠의 유혹》 저자인 현석 김병규 선생의 영향을 딸 김단 작가가 고스란히 이어받은 걸까. 김병규 선생의 딸 김단의 《우는 들판》을 읽다 보면 현석 김병규 선생이 저만치 오솔길에서 가만가만 걸어오시는 듯하다. 김병규 작가의 《목탄으로 그린 인생론》, 《어둠의 유혹》, 《바람이 부는 길목에서》, 《철학 에세이》 등은 지금도 수필 작가들이 그의 작품을 교본으로 삼고 있지 않은가. 아버지의 철학적 사유를 그대로 이어받은 게 틀림없는 김단의 작품 갈피갈피엔 깊은 사유, 감수성과 통찰력 그리고 심오한 고독이 녹아 있다. 산문이지만 은유가 깃든 글들은 글 읽는 담백함을 준다. 이성과 감성이 맞춤하게 어우러진 이 책에서 펄럭거리는 울음도 만나고 덩달아 우는 들판에서 함께 껴안고 아픈 마음도 달래보길 바란다.
1장
소리풍경·10 무심한 듯 유심한·13
우는 들판(My Sorrow Field)·17 얼굴·21 끄트머리 어디쯤·25
산에 서다·30 태그매치(Tag match)·34 오도카니 혼자·38
2장
난 삼천배를 하지 않았다·44 어디 있니?·50
혼자 놀다·55 혼자 눕다·58 보따리와 신발·60
안방군수·64 쓸쓸한, 너무나도 쓸쓸한·69 몽유운무(夢遊雲霧)·73
3장
서일(西日)·78 내가 사랑하는 지옥·83 길 위에서·88
염천(炎天)·92 이름의 힘·96 비정상·101 9·11 타령·105
작은 행복·109
4장
아픈 말·112 절대로 보여주면 안 되는 시·114 언어유희·116
바람의 마음·119 쓸쓸한 희망·120 눈을 감으면·125
그냥, 구름·130
5장
착각의 오류·136 더 큰 옳음·141 덧정과 만정·147
작은 발걸음·153 노인이 되지 않으려는 노인·158
나의 성(性)은 어디로 갔을까?·162 경고(warning)·166
원수를 사랑하십니까?·170
6장
청춘 일지·178
탈출 일지·187
7장
왜 앞으로만 가야 하나·210 그들은 떠나지 못했지만·215
우리는 알고 있다·220 순이야, 미안해·224
가난한 예술가의 초상·229
8장
쓸쓸한 당신·236 소환(召喚)·242 셀렘민트 한 통·250
9장
나이 많은 소년 -현석 김병규 선생의 수필세계·256
나에겐 광목만 있으면 된다. 수직적 구조물은 종교성 내지는 주술성을 띠게 마련이지만 광목은 고정된 구조물이 아니다. 광목은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흔들리는 갈대와 같다. 들판에서 부는 바람은 정신을 혼미하게 한다. 바람이 불면, 광목은 실성한 여자처럼 머리카락을 풀어헤치고 울 것이다. 펄럭거리는 울음이다. 덩달아 들판도 운다. 우는 들판(The sorrow field)이다. -p.20
한집에 살면서도 서로 말을 하지 않는 ‘무반향실 속의 부부’가 늘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보았다. 대화가 필요하면 말을 하지 않고 이메일로 한단다. 불가능한 일이라고 흘려버린 이야기가 내 일상이 되고 있다. 난 어쩜 내가 소리를 내지 않으니, 그도 소리를 내지 말라고 암묵적인 압박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소리를 죽이는 나를 위해 자신의 소리도 죽이려고 애를 쓰고 있다. 그러나 죽으러 가는 것은 내가 아니고 소리다. 난 나를 죽이려고 하지 않았다. 살아있다는 것은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살아야 하고 소리도 살려야 한다. ‘소리를 죽이러 가는 곳’은 ‘살기 위해 가는 곳’이다. 우린 아직 한편이다. -p.37
난 삼천배를 하지 않았다. 나 자신과 싸움을 한 것이다. 간절한 기원도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부처님과 맞장을 뜬 것이다. 거부할 수 없는 존재의 부조리와 자신에 대한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다.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보라고! 결과에는 승복하겠다고! 그만큼 절박했다. 누구의 힘인지는 모른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다시는 울지 않으리라. 어제의 내가 아니다. 세상은 참으로 아름답구나! -p.49
빗물인지 눈물인지 분간할 수가 없다. 핑계를 찾지 못해 전전긍긍했는데 절호의 찬스다. 줄줄 흐른다. 연신 훔쳐대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다. 친구의 얼굴도 보이지 않는다. 목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가 고함을 질러야 겨우 들린다. 세상의 소리를 다 삼켜버린다. 발바닥에 힘이 하나도 없다. 내가 걷고 있는지 아님 누가 나를 끌고 다니는지 가늠할 수가 없다.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p.75
사쿠라가 분분히 날리던 날, 아버지는 일본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사쿠라가 만개하는 날에 맞추려고 아버지는 일본 가기 전날까지 밤을 새우며 글을 썼다. 아버지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다른 나라에서 쓸쓸히 홀로 가셨다. 임종을 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 아버지의 글만이 살아서 말을 한다. 이것이 또 다른 한이 되어 난 아버지에 대한 글을 고집하는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글을 쓰는 분이 아니었다면 엄마에 대한 글을 더 많이 썼을 것이다. -p.254
[서문]
구름을 그립니다
날이 잔뜩 흐립니다. 비구름이 몰려옵니다. 폭풍전야처럼 조용합니다. 나무들도 숨을 죽이며 기다리고 있는 듯합니다. 때론 가만히 서 있는 나무가 무섭게 느껴집니다. 말없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 두렵습니다. 나무 아래에 서면 숙연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나 봅니다.
그네를 탑니다. 잔걸음으로 뒤로 물러났다 앞으로 힘껏 날아오릅니다. 가득 고여 있던 눈물이 후드득 떨어집니다. 구름에 올라탔습니다. 드높은 하늘로 올라갑니다.
글 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아버지가 사랑했던 길을 못난 딸이 좇아갑니다.
아버지의 책 《어둠의 유혹》과 딸의 책 《우는 들판》을 나란히 세상에 내놓습니다.
오늘도 하늘에 구름을 그립니다. 가을이 떠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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