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닌 나 (장애인 접근성 강화 도서)

신상성 지음 | 윤금단 그림 | 권두경 사진

아시아예술출판사 2023년 11월 11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이국의 낯선 하늘 무딘 달밤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 허허롭게 은하수를 세어 볼라치면 “이 녀석아, 너는 무엇을 찾아 아직도 헤매느냐?”하고 누군가 뒤통수를 휘갈겼다. 뒤돌아보면 아무도 없고 밤바람이 뺨을 한방 갈기고 달아나기도 했다. “머리만 묶은들 무엇하리, 풀옷만 입은들 무엇하리” 그동안 가까이에서 같이 불면에 떨며 밤새 긁었던 젖은 낙서들을 모아 세상에 던져본다. 학자로서의 길, 작가로서의 영혼을 돌아보며 몸을 떤다.
특별히 표지 그림을 그려서 중국 천진에서 캔버스 자체를 공수해 보내준 윤금단尹金丹 선생님의 뜨거운 정성에 감사를 드린다. 또한 늘 희노애락을 함께 숨 쉬어온 아내 김귀순 시인에게도 새삼 머리를 깊이 숙여본다. 그리고 3자녀와 귀여운 8명의 손주들이 주변에 맴돌아 즐겁다. 가까이 톺아보이는 새털구름 따라 뜨거운 친지들과 함께 다시 한번 이 겨울을 가슴 속 깊이 합장해 본다.

목차

제1부
성기조 (시인. 한국문학재단이사장. / 12
고광득 (제5대 용인대 총장) / 16
이상찬 (제4대 용인대총장) / 19
신상성 대표작 <회귀선> / 24
(1979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홍문표 (시인. 전 오산대 총장) / 75
박진환 (시인. 조선문학 발행인) / 79
장석영(수필가. 대한언론인회 부회장) / 82
임수홍 (한국문학신문 발행인, 월간 국보문학 발행인) / 87
김성교 (시애틀 재미시인) / 91
남영전 (시인. 전 길림신문사, 장백산문학 사장) / 95
윤금단 (소설가. 중국작가협회회원. 천진금융작가협회 주석) / 98
김 번 (영등포 무역회사 사장) / 109
이현길 (영성인쇄소 대표) / 113
한일동 (용인대 명예교수) / 117
고광덕 (목사. 화천 예술인농장대표) / 121
고안나 (시인. 시낭송가) / 125

제2부
권태주 (시인, 한반도문인협회 회장) / 130
양재성 (시인. 청마기념사업회장) / 144
신상성 수상작 <목불> (2019 한국문학상) / 149
고승철 (소설가. 전 문학사상 사장) / 179
이근일 (용인대 부총장) / 184
최명환 (문학평론가. 공주교대 명예교수) / 189
김수언 (국선도 법사) / 198
이명세 (소설가. DALDAL Communication 고문) / 202
백재연 (한국간호조무사협회 이사) / 207
박성은 (교사) / 211
김정희 (전 거제문협회장) / 216
박서희 (수필가. 한반도문협 재정부장) / 220
김인희 (시인. 한반도문학 사무국장) / 223
류재순 (소설가. 전 재한동포문학회 회장) / 227
남태일 (소설가) / 230
주홍 (시인. 문학박사) / 233

책 속으로

오대산 단풍 멍 때리기
성 기 조 (시인. 한국문학재단이사장. 전 국제펜클럽한국이사장)
우리는 며칠 전 코로나 이후 오랜만에 오대산을 찾았다. 제140번째 ‘청하문학’ 세미나를 갖기 위해서 우선 평창을 찾았다. 나는 우선 신상성 교수에게 축사를 부탁했다. 방도 같이 썼다. 목욕을 하고 나온 그의 양어깨와 온몸 곳곳에 잔인한 흉터가 보였다. “성 교수님, 월남전 화상 흉터가 아직도 잘 지워지지 않고 있네유?” 그는 부끄러운 듯이 얼른 속옷을 입으며 웃었다.
눈 맑은 송아지가 웃는듯한 그의 특유한 미소이다. 그는 앞에 나서기보다 늘 한발 뒤로 물러나 있는 겸손한 인품이다. 그러나 어떤 악패나 불의를 보면 공수부대 요원 출신답게 황소같이 달려들어 머리로 받아쳐서 문단 내에서도 유명하다. 문인들 세미나 때에는 종종 한밤중 주당 패거리들의 행패가 있기 마련이다. 마지막에는 늘 그가 정리하곤 하던 모습이 인상적이다.
우리는 관광버스에 나란히 앉아 손짓하는 가을단풍을 같은 방향에서 같이 바라보았다. 오랜 시간을 공간을 그와 함께 참 따뜻하게 지내온 것 같다. “성 교수님, 지가 이번에 8순 기념문집을 내게 되었습니다. 축사를 하나 부탁해도 될까요?” “억? 자네가 벌써 8학년이야?” “교수님도 9학년이시잖아요? 그래도 여전히 화끈해서 좋아요!”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멍! 때리기에 들어갔다. 평창평야 넓은 들판으로 오트바이 털털거리며 타고 가는 가을 낙엽들이 차창을 때리기도 했다. 인생이란? 이렇게 한번 스쳐 날아가는 낙엽이 아닌가? 얼마 전, 김동길 교수도, 김지하 오적 시인도 낙엽처럼 오트바이 타고 하늘 끝으로 날아갔다. 잠깐 나의 문학적 인생을 빽 미러로 뒤돌아 돌려보았다.

출판사 서평

* 출판사 서평
8학년이 된 까닭일까. 최근 유난히 허무와 허명에 몸을 떤다. 마산고교 1학년 때는 ‘마산 3.15 의거’ 뛰어들었다가 얼굴에 화상을 당했다. 동국대 2학년 때는 6.3사태 운동권에 연루되어 전국수배를 당했다. 덕분에 제1공수특전단을 거쳐 월남 백마부대 선발대로 전쟁에 뛰어들었다. 유명한 구정공세 한미합동 작전 때 반닌.반쟈읍 시가전에서 양쪽 청신경이 나가는 상이군인이 되었다.
청년시절 지리산으로 백두대간으로 그리고 월남전 정글까지 미친 듯이 헤매었다. 초년 교수시
절에는 유학중인 아이들을 따라 유럽일대 폭풍에 잡혀 다니기도 했다. 장년시절에는 중국 낙양외대(사관학교) 등에 교환교수로 파견나가 타클라사막에서부터 동남아 실크로드 등도 쑤시고 다녔다.

작가정보

저자(글) 신상성

그림/만화 윤금단

사진 권두경

감수 김귀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