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일화

강대선 지음

상상인 2023년 10월 16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우주일화󰡕는 금속활자본을 연구하며 지키는 주인공의 험난한 여정으로 전개된다. 피 냄새를 풍기는 환이 흥국사를 찾아와 머리를 깎고 우번 스님은 글자를 새기는 각수(刻手)로 그를 인도한다. 훌륭한 각수가 되기 위해 전국을 떠돌던 환은 두 개의 금속활자본을 보게 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글자를 연구하다 글자에 혼에 깃들어 있다는 사실과 글자 속에 담긴 우주의 원리를 깨닫고 더 많은 글자를 찾아 나선다. 환은 연실을 향한 그리움으로 괴로워하다가 무사로서 살아온 과거를 떠올린다. 무영의 아버지 고덕 장군은 마지막까지 고려를 지키려고 하지만 왕은 고덕 장군을 이용해 권력을 쥐고 있는 이척을 제거하려고 한다. 권력을 놓지 않으려는 이척과 왕의 권력 다툼으로 많은 이들이 죽어간다. 환이 이척의 양녀인 묵연을 죽이려는 순간 연실이와 쌍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덕 장군과 연 장군의 복수를 위해 흥국사의 상암은 태황후전에 있는 치부책을 가져오도록 명한다. 치부책을 가져오는 과정에서 흑치가 죽고 이를 구하려던 무영이 죽는다. 이척을 죽이러 간 묵연도 죽고 혼자 살아남은 환은 무사로써 회의를 느낀다. 연구를 계속하던 환은 금속활자본에서 새로운 인쇄술을 접하게 되고 흥국사의 현장 스님이 되는 제자 겸에게 기록으로 남긴다. 그의 기록은 훈민정음을 창제한 세종대왕에게 이어진다.

책 속으로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누군가는 글자를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백 년이 지나 활자는 이만큼 발전했으니, 한 번의 발전을 위해 또 얼마의 시간이 지나야 하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느 시기가 되면 모든 것이 변할 것이고 그때가 곧 천지개벽의 순간이다. 내가 왜 너에게 글자를 다른 눈으로 보라고 하는지 알겠느냐. 옛글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에 머물지 말고 새로운 글자를 시도할 때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시도는 실패로 끝날 수도 있으나 옛것에만 사로잡히면 한 발도 나아갈 수가 없다.(p.65)

한번 칼을 빼면 다시 칼집에 넣을 수 없는 것이다. 역모逆謀. 왕을 친다는 것은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었다. 이척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섣불리 먼저 왕을 칠 수는 없을 것이고 군사를 일으킨다고 해도 만일 왕이 미리 준비하고 있다면 자신들은 역적을 자청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문제는 최영과 이성계였다. 그들은 명분이 없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기다리는 것은 명분이었다. 무엇이 그들이 움직일 명분이란 말인가.(p.148~149)

작가정보

저자(글) 강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