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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스테이: 미등록 체류자

일본의 한국인 미등록노동자에 관한 보고서
이혜진 지음
북랩

2023년 10월 06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9월 0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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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330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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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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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연대하고 때론 각자도생하며 한국인 이주노동자들은 법적 진공상태에서도 강인하게 살아갔다!

한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삶에 대한 기록

1980년대 후반,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인들의 삶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 당시 반공정신, 소양교육 등으로 노동조합이라는 조직에 가입하는 것을 꺼렸을 것으로 여겨지는 한국인들이 본국도 아닌 일본이라는 타국에서 노동조합에 가입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필자는 1980년대 전반기 일본에 등장한 노동조합의 형태인 ‘커뮤니티 유니온’에 한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가입했고, 노동운동의 주체가 되었으며, 또다시 대부분이 떠나갔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당시 일본의 한국인 미등록노동자에 관한 연구를 시작했다. 일본 요코하마의 일용직노동자들의 숙박시설과 인력시장의 중심이었던 고토부키쵸의 한국인 이주노동자의 삶에 대해 37명의 한국인 노동자의 생애를 중심으로 고찰하였다. 특히 ‘불법체류’ 상태에서 생활과 노동을 영위하면서 노동조합운동까지 참여하게 된 한국인 이주노동자의 삶을 상세하게 기록했다. 1, 2부로 나누어 수록한 내용 속에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노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인 노동조합 활동가와 제주도 출신의 한국인이 합심하여 이주노동자들의 노동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 및 그 속에서 일본의 노동법이 이주노동자들에게도 적용되도록 투쟁해 온 과정이 담겼다. 우리는 이를 통해 가장 주변화되어 있는 삶들이 견고한 사회구조에 진취적인 균열을 일으키며, 다양한 의미를 생성해 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한국인 이주노동자들은 끝없는 이동이 체화되어 있다. 한국과 일본이라는 땅을 건너고, 파친코장을 사회적 교류의 장소로 삼고, 일용직과 보따리장수 등을 거치며 자신들만의 삶의 궤적을 체화시킨 멈춤 없는 삶이다. 일본의 한국인 이주노동자들의 생활세계를 분석한 이 책은 이주 노동자로서 한국인의 삶을 조명하는 실증적 자료가 되어줄 것이다.
머리말

서장 - 이동이란 무엇인가
제1절 ‘이동’이란 무엇인가: 한국인 이주노동자의 삶을 묻다
제2절 선행연구: 일본 사회의 외국인노동자
2-1. 일본의 외국인노동자 문제의 시작
2-2. 외국인노동자의 상황
2-3. 일본의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기능적 등가물’
2-4. 일본의 외국인노동자 문제의 전개
2-5. 구성된 외국인노동자 문제
제3절 분석시각
제4절 연구방법과 이 책의 구성

제1부

제1장 요세바 고토부키쵸
제1절 요세바 고토부키쵸의 형성과 변천 ‘대책 장소’의 발견과 재일코리언과의 관계
1-1. 요세바의 특징
1-2. 고토부키쵸의 생성
1-3. 고토부키쵸의 간이숙박소 거리 형성과 재일코리언과의 관계
1-3-1. ‘대책 장소’의 발견: 행정기록에서 보여지는 것
1-3-2. 간이숙박소의 형성과 재일코리언
1-4. 고토부키쵸의 변용과 현재
제2절 고토부키쵸의 외국인노동자 관련 선행연구 검토 및 분석틀
2-1. 선행연구 검토
2-1-1. 외국인노동자의 도시하층으로의 분리(segrigation) 과정
2-1-2. 에스닉 네트워크에 의한 커뮤니티의 형성: 에스닉 커뮤니티의 가능성
2-2. 분석틀

제2장 고토부키쵸로의 한국인 노동자의 유입과 생활세계
제1절 고토부키쵸로의 한국인 노동자의 유입과정
1-1. 제주도인의 도항에 관한 역사적 경위: 제주도의 주변성
1-2. 고토부키쵸로의 제주도인 이주과정
1-2-1. 고토부키쵸를 선택하는 이유
1-2-2. 고토부키쵸로의 이주과정
제2절 고토부키쵸의 한국인 노동자들의 생활세계
2-1. 고토부키쵸의 한국인 노동자들의 노동실태
2-1-1. 한국인 오야카타 중심의 취업구조
2-1-2. 이주와 생활의 사회적 네트워크
2-2. 주거에 대한 소묘
2-3. 낙찰계
2-4. 파친코
2-5. 한국인 노동자들의 ‘고토부키’
2-6. 소결

제3장 일본의 커뮤니티 유니온과 한국인 노동자: 1990년대 전반의 가나가와 시티유니온과 고토부키쵸의 한국인 노동자의 접속
제1절 노동조합 가나가와 시티유니온
1-1. 커뮤니티 유니온의 등장과 의의
1-2. 가나가와 시티유니온의 조직 개요
1-3. 가나가와 시티유니온의 변천: ‘북풍 유니온’(1991년∼1996년)에서 ‘남풍 유니온’(1997년∼현재)으로
1-3-1. ‘북풍 유니온’ : 구제해야 할 외국인노동자
1-3-2. ‘남풍 유니온’ : 노동조합의 주체로서 외국인노동자
1-4. 가나가와 시티유니온의 네트워크
제2절 가나가와 시티유니온과 한국인 노동자와의 접속
2-1. 사상적 규제의 내면화
2-2. 한국의 여권제도와 ‘소양교육’
2-3. 일본의 노동조합, 가나가와 시티유니온에 가입
2-4. 한국인 노동자가 일본 노동조합의 구성원이 된다는 것
2-4-1. 가나가와 시티유니온 리더들의 의미부여
2-4-2. 한국인 노동자가 본 가나가와 시티유니온
2-5. 가나가와 시티유니온의 평가

제2부

제4장 고토부키를 살아가는 한국인 노동자의 생활세계: LMH씨의 라이프 스토리
제1절 성장기와 일본 도항 전의 생활
제2절 일본 도항 후의 노동·생활
2-1. 일본 도항 직후의 노동
2-2. 일본에서의 본격적인 노동
2-3. 고토부키쵸에서의 노동·생활
제3절 달력을 통해 본 이주자의 삶
3-1. 달력(2007~2009년)과의 만남
3-2. “달력에 적는다”는 것의 의미
3-3. 달력을 읽다: 2007년 1월~2월의 경우
3-4. 전문적으로 파친코하기
3-5. 곰방대 승차법
3-6. 산재와 노동조합
3-7. 단속
3-8. 소결

제5장 ‘이동’실천과 친밀한 관계성: 이미지로서의 가족
제1절 JMC씨의 궤적: “일본 가서 한 3년 되니까 도저히 혼자서 밥 해먹고 살 수가 없어서, 아는 아줌마한테 좋은 여자 한 명을 소개해 달라고 그랬어”
1-1. 최초의 대면, 최초의 인터뷰(2008년 10월 25일)
1-2. 두 번째 방문, 두 번째 인터뷰(2009년 7월 2일)
1-3. 제주도 방문, 세 번째 인터뷰(2009년 12월 27일)
1-4. 제주도 방문, 네 번째 인터뷰(2009년 12월 28일)
제2절 LFB씨의 궤적: “나는 곰보고 째보고 일만 많이 하는 사람이면 오케인 거야”
2-1. 첫 결혼생활
2-2. 도항 동기와 일본에서의 생활
2-3. 새로운 만남
2-4. “큰아버지”와의 관계
제3절 소결

제6장 ‘이동’에 대한 투기/ ‘이동’의 정당화: ‘이동’을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
제1절 제주도 출신 남성노동자의 초상
1-1. 일본에서는 체면 그런 거 안 차려도 된다
1-2. 제주도 출신 남성노동경험자의 친밀권
1-3. 불륜의 일상화
제2절 육지 출신 남성노동자의 초상
2-1. ‘이동’의 역사적 흔적과 ‘이동’ 연쇄
2-2. 가족상황과 친밀권
2-3. ‘이동’의 동기와 정당화
제3절 제주도 출신 여성노동자의 초상
3-1. ‘이동’에 담겨진 의도들
3-2. ‘이동’에 의한 일시적 속박 해제
3-3. 도피로서 ‘이동’
3-4. 가족 전체의 ‘이동’
3-5. 다시 또, ‘이동’
제4절 육지 출신 여성노동자의 초상
4-1. 인가 없는 돌봄노동자
4-2. 육지 출신 ‘불법체류’ 여성노동자의 궤적
제5절 소결

종장 이 책의 결론과 과제
제1절 이 책의 지견과 결론
제2절 후속 과제

참고문헌

| 자료 | 한국인 이주노동자 인터뷰 요약 리스트

당시, ‘북풍노선’을 취한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첫째는 해당 기업들이 ‘유니온’을 상대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재는 전화 한 통으로 기업들을 단체교섭에 불러낼 수 있으나, 당시는 단체교섭을 요청해도 기업은 이를 무시하여 교섭에 임하지 않았다. 1990년대 전반에는 일반기업들이 ‘유니온’을 노동조합으로, 외국인노동자들을 한 사람의 노동자로 인식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외국인노동자를 일본인노동자와 동일한 노동자로 인식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했다. 따라서 해당기업들이 단체교섭에 응하지 않을 때에는 데모(일일행동84))와 재판을 통해 기업의 책임을 추궁할 경우가 많았다.

- 160쪽, 〈‘북풍 유니온’ : 구제해야할 외국인노동자〉 中


필자가 LFB씨(이하, B씨로 표기)를 처음 만난 것은 2007년 5월 12일이었다. 그녀는 남편인 LMF씨(이하, F씨로 표기)의 산재(해체작업 중 추락사고에 의해 대퇴부 손상)에 때문에 유니온에 상담하러 왔었다. 그녀는 화장을 곱게 하고 잘 차려입고 나와 남편과의 외출을 즐기는 듯 보였으나, 언뜻 보기에도 고생의 흔적을 숨길 수가 없었다. 그것이 F씨에 대한 첫인상으로, 그로부터 3년 정도 흐른 뒤에나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2010년 4월, B씨와 F씨는 경찰 단속을 피해 B씨의 딸네에서 잠시 신세지고 있었다. 필자는그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서 그곳을 방문했으나 마침 B씨의 딸은 출산 때문에 입원 중으로 그 집에는 B씨와 F씨 둘만이 있었다. 신축 맨션으로 깨끗하지만 좁은 집에는 독립된 방이 한 칸 밖에 없었기에, 두 사람은 거실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집에서 담배를 피우면 딸한테 혼난다”며, 부부는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기 위해 교대로 오고 갔다. 딸의 눈치를 보면서 얹혀사는 일은 꽤 괴로운 듯 보였으며, “빨리 귀국하고 싶다”고 말했다.

- 320쪽, 〈LFB씨의 궤적: “나는 곰보고 째보고 일만 많이 하는 사람이면 오케인 거야”〉 中


위의 구술에서는 LFC씨가 남편이 만든 빚에 대한 변제 때문에 일본으로의 이주노동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지만, 그녀에게 최우선 순위에 있던 아들에게 교육비와 생활비를 보낸 후에 남은 빚을 갚아갔기 때문에 그녀를 괴롭히는 빚의 변제는 대폭 늦어졌다. 성장한 아들이 이제 겨우 공무원으로 자리 잡고 결혼하여 손녀까지 태어났으니, 아들에 대한 책임은 이것으로 끝났다고 선언한다. 그리고 그녀는 앞으로 5년간 일본에서 일해서 빚을 갚을 생각이었다. 그러나 유방암이 발견되어 결국 귀국하게 된다.
LFE씨의 경우, 현재 서울 근교에서 살고 있다. 그녀는 고등학교 졸업 후, 대기업의 판촉업무를 담당하고 있었으나, 친구에게 자신의 신용카드를 빌려주고, 그 친구 때문에 빚더미에 오르게 된다.

- 408쪽, 〈육지 출신 ‘불법체류’ 여성노동자의 궤적〉 中

작가정보

저자(글) 이혜진

부산에서 태어나서 성장했다. 고고학과 사회학을 전공했고, 현재는 광역자치단체 출연 연구기관에서 여성, 가족, 이주민, 인권, 반려동물 등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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