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 낙타풀에 관한 이차방정식
2023년 08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8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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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PDF (1.56MB)
- ISBN 9791192079899
- 쪽수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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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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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에서 일관되게 보여지는 것은 스스로 감내 해야 하는 삶의 무게에 대한 위로이다. 그러나 단순한 위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고 낙타, 소금꽃, 가시 등의 시적 상관물을 화자로 등장시키고 시인 자신은 한발짝 물러서서 관망하고 있다. 이는 산다는 일이 누군가의 설득이나 권유로 견뎌낼 만큼 만만하지 않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시가 제3의 시선을 유지하는 것 또한 이런 까닭이다. 그의 시는 독자에게 공감을 요구하거나 시인의 정의를 내세우지 않는다. 다만 스스로 “그러했던” 기억을 불러내어 펼쳐 보이면서 독자의 생각을 넌지시 물어볼 뿐이다. 뜨겁고 어려운 목숨들을 향해 “눈물겨운 축복을 건넬 뿐”이라는 그는 ‘시’ 라는 면죄부를 세상 쪽으로 펼쳐두고 걸어가는 구도자이다.
- 박미라(시인)
시인의 말
1부
광야, 낙타풀에 관한 이차방정식
카이로스
부활의 아침
무화과
노아에게 바친다
카인의 딜레마
이시쿨 호수Lake Issyk-Ku
명상의 씨앗
사막등대
파수꾼의 아침
사마리아인
장자를 베끼다
빛이 기우는 곳
가시나무 십자가
사순절 단상
2부
별도 달도 따준다던 말
아버지의 등
우울이라는 강을 건넜다
어여 밥들 먹어라
어머니의 안경
가버린 그를 위해 쓰다
몸으로 쓰는 참회록
길을 묻다
소금꽃
예산 국수
무허가 건축
배꼽
물 먹었네
비겁한 풍경
이끼꽃
3부
수평기
별빛
조금 빗겨 그었으면
가로등을 부르는 방법
메타버스
지금도 학교는 안녕하실까?
날 선 도끼에 대하여
달빛 도둑 찾기
화점花點 읽기
밑그림 위로 걸어가려면
화로
모감주나무 아래를 지난다
하루살이
불새
달의 암시
4부
새가 된 섬
꽃비가 내린다
과꽃
겨울 폭포
흰뺨검둥오리
가로등을 위한 노제路祭
파장罷場
바람이
꿈꾸는 색깔
풀잎이 먼저 운다
추수 때가 되면
고백
강물이라는 시계
새벽 별
폭죽처럼 터지겠다고
해설
길에서 길을 여는 마음의 무늬 | 박미라(시인)
낙타풀에 관한 이차방정식
낙타풀의 꽃은 해학일 뿐이다
온몸에 가시를 두르고 이슬에 기대어
상인들이 지나가는 무디 옆을 지킨다
먹고 먹히는 관계가 바뀐다 해도
과연 바뀌는 것이 있을까
목숨이라는 공통분모는 신비일 뿐이고
피의 기억은 생존의 방식을 택한 것이다
헝클어진 낯선 문자를 바라보며
빨라지거나 잦아들기도 하는 거친 숨
끝나지 않는 사랑을 멀리 보내고
가시라도 씹지 않으면 건널 수 없는 먼 길
스스로 하늘을 닮으려고 선택한 순례의 길
모두에게 아픈 건
길을 잃을까 하는 두려움이다
시간은 천천히 식어가는 태양에 머물고
입안 가득 가시를 삼킨다
가시나무 십자가
새로운 세상이란
길 끝에서 다시 길을 여는 것이다
가시가 마음 구석구석에 바늘처럼 꽂힌다
당신에게만 고통이었을까
격랑의 바다는 누구도 쉽게 건널 수 없다
작은 것들은 눈을 감아버린 시간에 매몰되고
가시나무는 목숨을 얹어둔 한 줄기 빛과 같아서
소외는 저 혼자 멀어지는 먼 섬이다
단 한 번의 울음을 위해
길고 날카로운 가시 걸치고 먼 바다를 건넜나
세상은 고요한 천상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고통과 맞바꾼 노래를 부른다
아프다는 건
진실을 말해도 진실은 알 수 없다는 것
정신을 차려보면 꼭 두렵지도 않은 것은
뒤따라 걸어가야 할 길이 열려있고
햇빛 환한 길을 믿기 때문이다
소금꽃
뿌리에 묻어둔 봄을 꺼내 햇볕 아래 펼치는 푸른 것들
어느 계절에 피어도 꽃은 꽃이어서
눈 속에 피는 매화를 괴이거나 늦가을 국화를 흠모하거나
사랑의 눈길은 같을 테지만
당신에게서 핀 소금꽃만큼 눈부신 꽃이 다시 있으랴
바위틈에 뿌리내린
물망초 산송바리 노랑제비꽃 보다
더 오래 목마르고 더 오래 바람을 견딘
소금꽃 흐드러진
당신의 등보다 더 눈부신 꽃밭이 다시 있으랴
봄 들판에 엎드린 등짝에
땡볕 아래 망치를 치켜드는 공사판 팔뚝에
펄펄 끓는 용광로 앞에서 이글거리는 얼굴에도
온몸에 활짝 피는 소금꽃
세상 어디라도 꽃은 피겠지만
당신이 피워내는 소금꽃의 질량을
차마 가늠할 수 없으니, 다만
눈물겨운 축복을 건넬 뿐이다
아버지의 등
붉은 감나무 이파리 서넛
묵은 소식처럼 떨어지는 마당으로
아버지를 불러내어
다져둔 기록을 고쳐 쓰고 싶다
딱지치기 구슬치기 사방치기 소리는 말고
코피보다 웃음이 먼저 터지던 해거름도 말고
밟아도 흔들어도 제자리를 지키던 미련한 시간을
다시 쓰고 싶다
다져질수록 품이 넓어지던 마당은
산처럼 쌓이는 가을 곡식을 기꺼이 받아 안고
어린 신부가 눈물로 작별하던
햇살 좋은 아침도 그윽하게 바라보며
마당가에 쭈그리고 앉아 있던 아버지
빈 곰방대를 댓돌 위에 털어내던 헛기침을 듣는다
돌담 너머 먼 데를 바라보던 아버지의 등에는
지금도 검불 수북할런지
작가정보
작가의 말
다시, 시의 형식을 빌려
속내를 드러내는 말을 꺼낸다.
낙타와 가시풀은
자기희생을 통한, 절대 포기 할 수 없는,
목숨을 살리기 위한 구원의 서사와 같다.
끝도 없는 광야를 건너가는 낙타는
입안 가득 가시풀을 씹어가며
흥건한 피를 삼켜가며
멀고 먼 길을 걷는다. 살아 남는다.
언약을 따라가는 고통의 가시 위에 핀 한 송이 꽃처럼
하늘을 닮으려고 스스로 선택한 길이고 기도인 것이다.
광야에 떠 있는 달을 보고 ‘멋있다’ 할 것이 아니라
하늘의 달을 보고 경외심을 갖기로 했다.
두 번째 시집을 내보내며
지금까지 기대고 사는 모든 분들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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