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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한국사

함규진 지음
다산초당

2023년 07월 28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7월 2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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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14.92MB)
ISBN 979113064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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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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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에 왕조가 바뀌어도, 무자비한 외세의 침략에도 도시만은 그 자리에 남아 고유한 역사를 축적해 왔다. 그렇기에 ‘도시’를 보면 수천 년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든 한반도 전체의 역사를 꿰뚫어 볼 수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지금의 한반도를 있게 한 30개 도시에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중대한 사건부터 그곳에서 삶을 이어온 민중들의 모습까지 곳곳에 녹아 있다. 하루 한 도시, 가볍게 여행을 떠나듯 책을 펼치면 우리가 미처 몰랐던 도시의 어제와 오늘을 섬세하게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30개 도시로 떠나는 한국사 여행 지도

01 서 울 대한민국의 모든 기억이 담긴 중심
02 수 원 정조의 꿈이 담긴 물의 도시
03 공 주 찬란한 백제 문화를 품다
04 천 안 어디로든 통하는 길
05 전 주 풍패지향의 문화관광 도시
06 광 주 끝나지 않은 그날
07 남 원 돌아올 봄날을 희망하는 예술의 고장
08 여 수 세 빛깔의 바다
09 제 주 잠들지 않는 섬
10 부 산 솥처럼 다시 끓을 날을 기다리며
11 대마도 천년의 경계
12 김 해 황금 바다의 전투사들
13 울 산 한국 최고의 산업 도시
14 경 주 황룡이 놀던 황금의 고장
15 대 구 분지에서 저항 운동을 외치다
16 안 동 두 가지 높은 뜻을 받들다
17 강 릉 신선들의 왕국
18 인 천 바닷길과 하늘길의 시작점
19 파 주 통일을 염원하는 평화 수도
20 연 천 가장 오래된 한국인의 흔적
21 개 성 고려의 문화를 꽃피운 상도
22 해 주 임금에게도 굴하지 않던 도시
23 평 양 붉은 워싱턴
24 원 산 폭격의 아픔에도 나아가는 도시
25 함 흥 조선왕조의 성지
26 신의주 중국과 한국을 잇는 관문
27 단 둥 압록강 저 너머, 각국 첩보원의 암약처
28 지 안 잊힌 왕도
29 룽 징 별을 헤아리는 도시
30 닝 안 발해의 꿈을 간직한 도시

도판 출처

1970년, 평화시장 봉제 노동자로 일하던 전태일이 이런 현실을 정면으로 거부하고 나섰다. 그는 처음에는 동대문구청에, 나중에는 노동청에 진정을 넣고 대통령에게까지 탄원서를 보냈으나 소용이 없자 결국 11월 13일, 근로기준법 책을 불사른 다음 스스로의 몸에 석유를 붓고 평화시장 앞길에서 분신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결코 과격하지도 급진적이지도 않은 이 요구가 무시되던 현실은 그의 젊은 생명을 태움으로써 비로소 조금씩 개선되기 시작했다. 오늘날 그가 분신했던 청계천로 274번지에 그의 동상이 서 있으며, 기념관도 세워져 있다. 그리고 동대문시장은 밀리오레, 두산타워 등등 패션·의류·주얼리에 중점을 둔 복합 쇼핑몰들이 들어서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도 생겨 패션 디자인의 메카로 거듭나 있다.
_서울, 동대문 권역, 66~67쪽

이 「대풍가」는 한고조 유방이 기원전 196년에 군벌들의 반란을 진압한 다음 고향인 풍패에 들러 잔치를 베풀고 불렀다는 노래다. 한마디로 천하를 평정한 제왕의 노래로, 이성계에게 이미 고려는 자신의 나라였다. 이 노래를 듣고 기가 막혔던 이성계의 친구이자 고려의 충신인 정몽주는 홀로 남고산성에 올라 통곡하며 우국시를 지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몽주의 애간장이 끊어지든 말든, 전주 사람들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그동안 당한 설움이 씻은 듯 가시는 기분이었을 것이다. 그 승리의 잔치가 벌어진 현장이 오늘날에도 남아 있는 오목대라고 한다. 대한제국 고종은 1900년 이곳을 방문해 조고황제주필유지비를 친필로 써서 세워 이날의 잔치를 기념했다.
_전주, 153쪽

1980년 5월, 대한민국은 거대한 골고다가 되었다. 광주는 그 위에서 십자가에 못 박혔다. 일부의 주장처럼 이 상황이 하나의 시나리오에 의해 착착 진행되었던 것 같지는 않다. 갈등 상황에서 종종 발생하는 무력 사용의 에스컬레이션이 있었다. 투입 초기에 계엄군은 최루탄과 진압봉만으로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했다. 그러나 시위대의 수와 기세가 예상을 뛰어넘었고, 최루탄이 다 떨어지는 상황도 발생했다. 할 수 없이 계엄군은 총검으로 달려드는 시위대를 막았다. 이로써 사상자가 나오자, 흥분한 시위대는 차량을 이용해 계엄군에게 덤볐다. 눈앞에서 차에 깔려 죽는 동료들을 본 계엄군 병사들은 공포와 분노에 사로잡혀 실탄을 쐈을 것이다. 진압된 시위대에 불필요한 가혹행위도 가했을 것이다. 하지만 피는 피를 부르는 법이다. ‘군인들이 언니 오빠 들을 죽이고 있다’는 소식에 교과서를 집어던지고 거리로 달려 나간 여학생들, 그 여학생들을 벌거벗겨 원산폭격을 시키는 군인들에게 눈이 뒤집혀 각목이나 식칼을 들고 뛰어든 딸 가진 아버지들, 그 아버지들의 시신을 트럭에 싣고 시내를 다니는 모습에 경찰서로 달려가 뒤집어엎고 무기를 탈취한 청년들이 있었다.
_광주, 180쪽

제주도 역사상 가장 처절했으며, 가장 참혹했던 봉기는 1948년 4월 3일부터 진행되었다. 제주도에서 1947년 초, 미군정 시절부터 빚어져 온 경찰과 시민의 갈등이 마침내 대규모 무력 충돌로 불거져 나왔다. 남쪽에는 우익계의 단독 정부가 수립될 전망에 참지 못한 좌익계가 관공서와 우익계를 먼저 습격했고, 계엄령이 내려진 상태에서 8월에 총선이 실시되고 정부가 수립되었다. 이승만 정부는 제주도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중시하고, ‘공산당과 그 동조자들을 남김없이 색출하고 처단하라. 필요하다면 제주도민 전부를 죽여도 좋다’는 지시를 내려보냈다. 북한에서 재산과 고향을 잃고 내려온, 그래서 빨갱이 하면 눈에 핏발이 서기 마련인 북한 출신들로 이루어진 서북청년단은 이승만의 지시에 따라 군경과 같은 권한을 얻었다. 그들과 군경은 ‘한라산 자락에 거주하는 자는 이유를
막론하고 공비로 간주해 사살한다’라고 선언했고, 그 선언이 충분히 알려지기도 전에 산골 마을을 습격하여 죽이고 또 죽였다. 마을이 통째로 불타고 시체더미가 쌓이는 일이 수도 없이 벌어졌다.
_제주, 259~260쪽

내륙 쪽에는 국제시장이 있고, 바닷가 쪽에는 자갈치시장이 있다. 영화로도 유명해진 국제시장은 일본인들이 남겨둔 물건과 미군이 버린 물건 등을 주워 모은 부산의 빈민과 피란민들이 바닥에 앉아 장사하면서 생겨났다. 여기저기서 보이는 대로 주워온 물건이다 보니 그야말로 각양각색의 도거리 상품들이었는데, 도떼기시장이라는 말도 여기서 생겼다고 한다. 자갈치시장은 해변에 자갈이 많은 탓에 자갈치라 불리게 되었다는데, 일제강점기에는 한때 해수욕장으로 쓰다가 수산시장이 들어섰다. 부산에 오는 사람마다 반드시 찾는 명소 중 하나가 된 지 오래며, 지금도 세계 최대 규모 수산시장이라 한다. 그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활력을 뿜어내고 있는 자갈치인 셈이다.
_부산, 285쪽

훈척정치가 한참 기승을 부리던 명종 때, 임꺽정은 황해도를 뒤흔들었다. 그는 비록 해주 출신은 아니나 해주와 그 주변을 무대로 활동했다. 임꺽정과 함께 조선 3대 도적으로 꼽히는 장길산은 숙종 때 사람으로 평안도와 황해도에서 활동했다. 확실치 않으나 그의 고향이 해주라는 소문이 있다. 이들은 단순한 범죄자가 아니라 부패한 관리와 잘못된 정치를 통렬히 비판하는 민중을 대변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일반 민중들도 저항정신이 강했다. 정묘호란 직후, 후금군에 혼쭐이 난 조정이 한껏 저자세를 취하자 해주 백성들이 후금 병사들을 사적으로 습격해 살해하는 사건이 있었다. 양국 간 긴장이 다시 고조된 뒤, 조정이 먼 산 보는 사이에 후금군이 그 앙갚음으로 해주와 황해도 일대를 처절히 유린해 버렸다. 1770년인 영조 때에는 해주 백성들이 왕의 행차를 가로막고 “목사가 영 틀려먹은 인간이니 교체해 주시옵소서!” 하고 점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조정에서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며 한탄했다. 어가가 지나는 길에 격쟁하는 것도 죽음을 각오할 일인데, 하물며 개인도 아닌 집단이 나랏님을 아예 사로잡듯이 시위를 벌이다니!
_해주, 531~532쪽

이성계는 의주를 무대로 이름을 떨친 적이 있다. 1370년, 그는 공민왕의 지시로 제1차 요동 정벌에 나섰다. 동녕부 주변은 고려에 반환되었지만 동녕부 자체는 요동에 옮겨졌다. 동녕부는 기황후를 배경으로 고려 조정을 흔들던 기씨 일족의 근거지이기도 해 정벌이 시도된 것이었다. 이성계는 1200명의 병력으로 12월에 의주에서 출발해 압록강을 건너 단둥으로 넘어갔다. 당시에는 다리가 없었고, 웬일인지 한겨울에 압록강도 얼지 않아서 부교를 만들어 건넜다고 한다. 동녕부 쪽에서는 이원경, 처명 등이 나와 맞섰다. 이성계는 먼저 이원경을 무찔러 항복을 받은 뒤 향도로 삼고 진군했다. 처명도 격파하고 항복을 받으려 했지만 그가 거부하자 이성계는 전설의 활솜씨를 발휘해 먼저 다리를 쏘아 맞히고는 “이래도 항복하지 않으면 네 머리를 쏘겠다”라고 하여 결국 처명의 항복을 받아냈다고 한다. 이후 처명은 이성계의 심복이 되어, 끝까지 그를 따르며 공을 세웠다.
_신의주, 601쪽

어찌 됐든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던가, 처음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서로 다른 도시에서 지내다 보니 자연히 아버지와 아들 사이에도 틈이 벌어지고 만다. 8년에 황룡국黃龍國의 왕이 강궁을 보내왔는데, 해명은 강궁을 두 손으로 꺾어 버렸다. 그런데 유리왕은 이를 못마땅히 여기고 해명에게 황룡국에 다녀오라 하고는 황룡국에는 은밀히 “해명이 내게 불효했으니 대신 죽여달라”라고 전했다. 무엇이 불효란 말인가? 굳이 생각하면 “이웃나라의 선물을 제가 뭔데 부수느냐”라고 하겠는데, 그렇다 해도 도무지 죽을 만큼 심각한 불효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황룡국에서도 그리 생각했는지 해명은 무사히 돌아왔다.
하지만 유리왕의 증오는 그칠 줄 몰랐고, 1년 뒤 “너는 다른 나라에 무례를 범해 내 얼굴에 먹칠을 했다. 네게 명령한다. 죽어라”라고 소름 돋는 지시를 내렸다. 해명은 “너희가 이런 강궁을 다룰 수 있겠느냐는 조롱을 섞어 보냈길래, 고구려를 무시하지 말라는 뜻에서 꺾어 버렸습니다”라고 답했으나, 결국 “아버지의 명령을 어길 수 없다”라며 창을 꽂아놓고 그곳으로 말을 몰아 창에 꿰뚫려 자결했다.
_지안, 642~643쪽

오늘날 발해 상경 유적지는 보하이진渤海鎭에 있다. 그곳에 가면 상경유지上京遺址박물관이 있어서 1930년대 이래 발굴되고 조사된 발해 유적지의 실체를 낱낱이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진열실 첫머리부터 발해를 설명하는 문구는 “당나라의 속국 중 하나. 속말말갈 중심의 지방 민족 정권”이라고 되어 있다. 고구려계가 왕실을 구성하며 고구려의 후계국가로 존립했다는 진실과 당에 형식적으로 조공했더라도 결코 속국이라 할 수 없는 독립국가 해동성국이었다는 사실, 보다 나아가 발해가 한국사의 일부라는 정체성을 깡그리 부정하는 문구인 것이다. 이는 동북공정이라는 말 자체가 나오기 전부터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었다. 따라서 이곳을 들르는 한국 연구자와 관광객들의 항의가 끊이지 않고, 발해 관련 국제학술대회가 열릴 때마다 ‘발해사는 한국사인가? 중국사인가?’를 두고 두 나라의 학자들 사이에 치열한 공방전이 거듭 벌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엉뚱하게도 러시아 쪽에서 두 나라의 과도한 민족주의적 시각을 중재한다며 발해사는 중앙아시아 역사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는 관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중앙아시아의 초원 지대와 만주의 삼림 지대는 생활환경, 문화환경이 모두 판이하건만, 그렇게 주장하는 까닭은 중앙아시아의 맹주가 러시아라는 의식 때문이다. 한반도를 비롯해 만주 땅 전부가 일본의 터전이라 여긴 일본의 만선사관처럼 말이다.
_닝안, 685~686쪽

한국인도 몰랐던 도시 속에 숨겨진 새로운 역사 이야기
“도시의 역사를 알면, 반드시 그곳과 사랑에 빠질 것이다!”

‘한국사’라 하면 흔히 삼국 시대, 고려 시대, 조선 시대처럼 시대순으로 역사적 사건이 설명되기 마련이다. 이런 역사서는 교과서 같은 이야기만 나열되어 재미를 찾아볼 수 없고, 달달 외우지 않는 이상 시대와 시대를 잇는 전체적인 역사적 흐름을 알 수 없다.

『30개 도시로 읽는 한국사』는 틀에 박힌 역사적 서술에서 벗어나 숱한 세월 속에서도 그 자리에 남아 축적된 도시 속 숨은 이야기를 풀어낸다. 사람이 모여 만들어낸 문화의 결정체인 ‘도시’는 세월이 흘러 모습이 바뀌어도 자기 역사를 간직한 채 그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친숙한 도시를 중심으로 한반도의 역사를 풀어내면 ‘역사는 어렵다’는 통념이 무너지고, 익숙하지만 몰랐던 우리 도시의 이야기까지 한 번에 알 수 있다.

오늘날 고층 빌딩과 아파트가 들어서고 지하철이 놓인 우리가 사는 이 도시가 바로 교과서에서만 보던 역사 속 배경이었다. 독특한 도시 기행 스토리텔링을 따라 전국 8도의 대표 도시 및 개성, 평양 등 북한 도시를 여행하다 보면 한국인도 몰랐던 생생한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고대부터 근현대까지 굵직한 역사적 사건부터 골목골목에 숨어 있는 전설과 설화를 느끼며 30개 도시를 산책해 보자. 자연스레 한국사를 관통하는 우리 도시들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오늘날 평양과 가장 비슷한 도시는 워싱턴이다?!
다른 어느 책에서도 다루지 않았던 북한의 도시 이야기!

오늘날 평양과 가장 비슷한 도시가 어디인지 아는가? 놀랍게도 세계의 심장, 미국의 수도 ‘워싱턴’이다! 어떻게 대표적인 자본주의 국가와 사회주의 국가의 수도가 같을 수 있냐고 생각하겠지만, 지구상에서 평양과 가장 비슷한 도시는 누가 뭐래도 워싱턴이다.

워싱턴은 이집트 파라오의 오벨리스크를 본뜬 워싱턴 기념탑을 중심으로 넓고 긴 도로가 마름모꼴을 그린다. 그리고 마름모의 귀퉁이마다 국회의사당, 백악관, 링컨 기념관, 제퍼슨 기념관이 위치해 있다.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은 미국 정치권력의 두 정점이며, 링컨과 제퍼슨 기념관은 건국의 아버지와 현대 미국의 아버지이자 노예 해방자를 모신 신전이다. 고고한 백색으로 빛나는 건물을 넓고 푸른 잔디밭과 포토맥강이 둘러싸고 있다. 전후 평양시를 재건할 때 워싱턴을 참고했는지는 모르지만, 대동강이 도는 도시 공간을 일정하게 구획하고 거대 기념물들을 배치한 점에서 워싱턴만큼 비슷한 도시는 없다.

또 북한의 도시 중 외국의 손길이 닿은 곳이 있다. 바로 ‘함흥’이다. 현대의 함흥은 독일풍의 도시다. 잿더미가 된 도시의 전후 복구 과정에서 동독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함흥은 근대 서구의 도시처럼 반듯하게 정리된 도시로 재탄생했고, 이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새로 닦은 가로의 이름을 ‘빌헬름피크대로’라고 짓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슬그머니 그 이름을 바꾸고 전후의 재건도 천리마운동 등 자체 노력의 산물이라 선전하고 있다.
호시탐탐 우리 땅과 우리 역사를 노리는 외세에 맞서기 위해
반만년 역사를 한 권으로 독파하는 필수 여행 역사서!

중국은 ‘동북공정’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전부터 발해가 ‘당나라의 속국 중 하나, 속말말갈 중심의 지방 민족 정권’이라고 주장해 왔다. 형식적인 조공이 있더라도 해동성국은 독립된 국가였으며, 고구려의 후계국가로 존립했기 때문에 중국의 이러한 주장은 한국사의 일부인 발해사의 정체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최근에는 엉뚱하게도 러시아가 중국과 한국 사이에 끼어든다. 두 나라의 과도한 민족주의적 시각을 중재한다며 발해사를 중앙아시아 역사의 일부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생활·문화·환경이 모두 다르건만, 러시아가 중앙아시아의 맹주라는 의식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상경 유적지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발해사가 유네스코에 등재되는 것은 환영이나, 등재 시도의 주체가 중국이기에 중국의 ‘속국’이라는 역사적 인식이 세계적인 인식으로 굳어지진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현실을 살아간다. 중국은 발해사를 탐내고, 일본은 독도를 일본 땅이라고 우긴다. 세계 속에서 한국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잘 안다고 생각했던 우리 도시의 우리 역사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역사에 무관심한 현재를 반성하며 조상들이 지켜온 우리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자. 도시 속에 남아 있는 역사가 우리를 지키는 방법과 깨달음, 그리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함규진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
한국사는 물론 세계사와 사상사까지,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지식을 유려하게 풀어낸 그의 책은 역사 독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역사와 그 속의 인간’이라는 주제를 품고 역사와 인간사를 탐구하고 분석하는 작업을 이어나가고 있는 그는 방송, 저술, 온라인 강의 등 다방면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역사의 재미를 대중에게 전파하고 있다.
196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성균관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정약용의 정치사상을 주제로 정치외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성균관대학교 국가경영전략연구소 연구원을 거쳐 현재는 서울교육대학교 윤리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보수와 진보 등 서로 대립되는 듯한 입장 사이에 길을 내고 함께 살아갈 집을 짓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조약으로 보는 세계사 강의』, 『리더가 읽어야 할 세계사 평행이론』, 『세계사를 바꾼 담판의 역사』, 『영조와 네 개의 죽음』, 『조선의 마지막 왕, 고종』, 『유대인의 초상』, 『정약용』, 『왕의 밥상』(2010년 조선일보 논픽션 대상, 2010년 책따세 추천도서), 『역사를 바꾼 운명적 만남: 한국편』, 『고종, 죽기로 결심하다』, 『왕이 못 된 세자들』 등의 책을 썼고,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 『정치 질서의 기원』, 『대통령의 결단』, 『나는 죄없이 죽는다』,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죽음의 밥상』, 『팔레스타인』 등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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