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
2023년 07월 3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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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98940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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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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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화기를 분수령으로 고전문학과 현대문학으로 나누어진다.
현대 문학은 개인에 대한 집중, 마음의 내적 작용에 대한 관심, 전통적인 문학적 형태와 구조에 대해 거부하며 작가들은 종종 정체성, 소외, 인간의 조건과 같은 복잡한 주제와 아이디어를 탐구하는 게 특징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듯, 과거의 현대문학을 보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투영된다.
1
유모 제도(?)에 대한 아무런 비판도 없이 나는 유모를 두었다. 아내한테 쪼들리는 것도 쪼들리는 것이려니와 첫째 나 자신이 아이한테 볶여서 못살 지경이었다.
어떤 편이냐면 아내는 사대사상(事大思想)의 소유자였다. 아내 자신은 자기는 그렇게 크게 취급하지도 않는 것을 내가 되게 크게 벌여놔서 자기가 사대주의자가 되는 것처럼 푸우푸우 하지마는 입덧이 났을 때부터 벌써 산파 걱정을 하는 것이라든가, 아직 피가 엉기지도 않았을 때건만 아이가 논다고 수선을 피우는 것이라든가, 당신 친구 부인에 혹 산파가 있는지 알아보라고 아침마다 한마디씩 주장질을 하는 것이라든가, 그것을 나이 어린 탓으로 돌리면 못 돌릴 것도 없기는 하지마는 어쨌든 사대주의자라는 것만은 면할 도리가 없었다. 물론 나이 어린 탓도 있기는 했다. 그런데다가 어머니 아버지가 등잔덩이처럼 살아 있으면서도 군더더기 식구가 꿀벌처럼 엉겨들어서 버젓한 외딸이면서도 아기자기한 부모의 정을 모르고 자라난 아내였고, 나 자신이 또한 이렇다는 이유는 없으면서도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눈을 못 맞추고 십여 년을 제멋대로 굴러다닌 사람이라 아내라기보다는 친구의 누이에게 대하는 것 같은 애정으로 아내에게 대해온 관계로 아내는 나를 어려워하는 대신 응석을 한다.
--- “유모(乳母)”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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