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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그린

버지니아 울프 단편집
버지니아 울프 지음 | 민지현 옮김
낭독자 AI 주하
더퀘스트

2023년 06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4월 26일 출간

총 시간
1시간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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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북 상품 정보
듣기 가능 오디오
제공 언어 한국어
파일 정보 mp3 (210.00MB)
ISBN 979114070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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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그린 총 13회
1회. 블루&그린

2분 6.00MB

2회. 밖에서 본 여자 대학

11분 25.00MB

3회. 과수원에서

7분 18.00MB

4회. 전화

0분 1.00MB

5회. 프라임 양

5분 13.00MB

6회. 홀본 고가교

1분 2.00MB

7회. 불가사의한 V 양 사건

8분 18.00MB

8회. 탐조등

13분 31.00MB

9회. 동감

13분 31.00MB

10회. 행복

10분 24.00MB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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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대학생이 가장 많이 읽은 책, BBC에서 뽑은 위대한 영국소설 25편 중 세 편을 싹쓸이한 유일한 작가, 뉴욕타임스 선정 인류의 필독서, 서울대학교 도서관 대출순위 TOP100에 언제나 올라 있는 작가. 이처럼 백년이 넘는 시간 동안 버지니아 울프는 독자들의 사랑과 놀라운 기록을 한몸에 몰고 다니는 주인공이었다. 그 위대한 문학에 가장 친근하고 깊숙이 다가갈 수 있는 베스트 단편집 《블루&그린》이 출간되었다.

울프는 사망 직전까지 50여 편에 달하는 단편 소설을 썼으며, 《블루&그린》은 지금껏 소개되지 않았던 스케치글을 포함하여 총 18편의 보석 같은 최고작을 엄선하여 담았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에게 버지니아 울프는 우울이나 어둠의 정서로만 비쳤던 오인의 그늘을 벗어던진다. 페미니즘, 여성 퀴어 등 시대를 초월한 주제의식을 포함해 다정함, 따듯한 사랑, 유머와 위트, 그리고 인간의 “마음의 비행”을 끝없이 추적하는 열정에 놀라운 온기를 느낄 것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영문학의 거장이다. 하지만 그의 작품을 읽은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번에 더퀘스트 출판사에서 내놓은 울프의 단편 모음은 깔끔하고 매끄러운 번역으로 독자들을 울프의 작품세계로 안내하는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_영문학자 손현주

《자기만의 방》에서 더 나아가 그녀가 창조한 언어의 낙원으로 나아가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이해도 높고 충실한 번역에 심혈을 기울였으며 한국버지니아울프학회 임원으로 서울대학교에 출강 중인 영문학자 손현주 박사의 세심한 해설을 곁들였다. 울프의 소설을 접해본 적 없는 입문자부터 오랫동안 사랑해온 마니아 독자까지, 그동안 비범했던 그녀의 삶 자체에 가려진 순수한 소설의 재미와 감동을 맛볼 수 있는 더없는 기회다.

“사람의 평생을 단 하루에 담아 묘사할 거야.” 영화 《디아워스》에서 버지니아 울프(니콜 키드먼 분)는 〈댈러웨이 부인〉을 쓰며 이렇게 말한다. 뇌리에서 잊을 수 없는 언어, 장면 만들기의 마술사, 여성 삶과 문학의 혁신가인 울프의 진가는 그래서 더욱, 짧은 단편에 있을지 모른다. “블루&그린은 세차게 터져 나온 자유의 함성이다.”(버지니아 울프의 일기 중에서) 문학계에 다시 있을 수 없는 거장의 내면이 직조한 유려하고도 생생한 외침 속에 당장 빠져보자.
블루&그린
밖에서 본 여자 대학
과수원에서
전화
프라임 양
홀본 고가교
불가사의한 V 양 사건
탐조등
동감
행복
상징
월요일 또는 화요일
유령의 집

카드가 돌려지고 손들이 바삐 오르내렸다. 빨갛고 노란 얼굴이 그려진 카드들이 테이블 위에 펼쳐졌다. 굿 버사는 의자에 머리를 기댄 채 깊은 한숨을 쉬었다. 당장이라도 단잠에 빠져들 것 같다. 하지만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밤이 펼쳐져 있는데 어떻게 그 속으로 들어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름다운 보석으로 장식을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밤은 은밀하게 공유되었고, 낮은 무리 전체에게 뜯어 먹혔다.
---p.24

장갑을 파는 일은 그녀의 일이었고, 그녀는 자신의 슬픔을 그와 별개로 감당하고 있었다. ‘세상의 때로 서서히 물들어가는 오염으로부터.’ 클라리사는 팔을 힘주어 뻗은 채로 생각했다. 모든 게 허무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지 않은가. (장갑이 벗겨지면서 팔에 칠했던 분가루가 날렸다.) 더 이상 신을 믿을 수 없을 것 같은 순간들 말이다.
---p.65

구두닦이 소년은 손풍금으로 멜로디를 자아내고, 노란 빵과 하얀 앞치마, 잼 단지가 있는 주방의 식탁은 세상의 중심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그런데 왜 보도에 피 묻은 종이가 날아다니는 거지? 한 번에 세 계단씩 올라가 융성한 응접실에 들어서면…… 물론, 물론, 난롯불이 테리어의 뒷다리에 따스한 그림자를 일렁이고, 초록 용무늬가 그려진 뺨이 볼록한 찻주전자가 맞이한다.
---p.81

그들은 15년 정도 런던 거리를 조용히 오가며 살았다. 당신도 그들을 누군가의 응접실에서, 미술관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당신이 마치 그녀와 매일 마주친 듯이 “안녕하세요, V 양”이라고 인사를 건네면, 그녀도 “날씨가 참 좋지요?”라거나 “오늘은 날이 궂네요”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리고 당신이 걸음을 옮기면, 그녀는 마치 안락의자나 서랍장 속으로 스며든 듯 모습을 감출 것이다.
---p.87

커튼이 젖혀진 창문을 통해 보랏빛 저녁 하늘이 보였다. 음악실에 있는 갓 없는 전등에 불을 밝히니 창문 밖에 펼쳐진 보랏빛이 한층 더 짙어졌다. 꽃을 쥔 채 몸을 조그맣게 말아 앉은 줄리아 크레이는 마치 망토를 뒤로 펄럭이듯 런던의 밤을 벗어던진 사람처럼 보였다. 그런 채 홀연히 앉아 있는 그녀의 둘레에는 영혼에서 흘러나온 강렬한 기운, 그녀가 만들어 자신을 둘러싸게 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p.113

하지만 그는 죽었다. 그가 나의 감성을 건드릴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끔찍한 일이야! 너무나! 그렇게 무정했다니! 저기 그가 앉았던 노란색 안락의자가 있다. 낡았지만 여전히 견고한 저 의자는 우리를 능가하여 세상에 남을 것이다. 그리고 벽난로 위 선반에 진열된 유리와 은 장식물도. 그의 생명은 벽과 카펫에 줄무늬를 그리는 햇빛 속에 떠도는 먼지처럼 덧없다. 내가 죽는 날에도 태양은 그렇게 잔디와 은 식기를 비추겠지. 그리고 앞으로도 수백만 년간 노랗고 넓은 오솔길, 이 집과 마을을 지나 무한히 먼 곳까지 비추겠지.
---p.170

그러나 우리가 여행하는 이 도시에는 돌도 대리석도 없다. 다만 견디며 버틴다. 흔들림 없이 서서. 인사를 건네거나 맞아주는 얼굴도 깃발도 없다. 그렇다면 희망을 버리고, 사막처럼 기쁨을 말려야 한다. 벌거벗은 진군. 누구에게도 상서롭지 않고, 그늘조차 드리우지 않는 헐벗은 기둥이 지독히 반짝인다.
---p.230

‘소설은 거미줄이다.
실낱같을 순 있지만 삶의 네 귀퉁이에 여전히 붙어 있다’
_버지니아 울프

따듯한 사랑, 유머와 위트, 행복의 태도까지
잊을 수 없는 언어의 마술사가 포착한
섬세한 감정을 음미해볼 시간!

정이현 작가는 “나는 버지니아 울프가 이 소설을 ‘썼다’가 아니라 ‘쓴다’라고 쓸 것이다. 영원한 현재형으로. 이 시대의 가장 현대적인 고전이다.”라는 찬사를 바쳤다. 특히 강렬하고 생생한, 생명 그 자체로 살아 움직이는 여성들에 대한 포착이 뛰어나다는 추천의 글을 전했다.
〈본드 가의 댈러웨이 부인〉은 장갑을 사러 가는 한 부인의 마음속에 지나가는 수많은 생각을 따라가는 역작으로, 공감은 물론 웃음마저 이끌어내는 신기를 보인다. 〈밖에서 본 여자 대학〉 〈존재의 순간들〉은 여성퀴어 서사에 목마른 독자들에게 단비가 되어줄 고전 중의 고전이다. 마주하는 눈동자의 떨림만으로 가슴속에 파장을 일으킨 영화 〈캐롤〉에 못지않은 사랑의 미학을 맛볼 수 있다. 〈프라임 양〉〈불가사의한 V 양 사건〉〈라핀과 라피노바〉 역시 다양한 여성의 세계를 차가울 정도로 똑바로 바라보는 눈과 묘한 유머센스, 가슴 한구석이 아려오는 아픔이 교차한다. 그 짧은 문장과 장면에 순간을, 삶을, 세계를 담아내는 것은 오직 버지니아 울프만이 가능한 일이다.

“사람은 자기를 위해 살아가는 게 아니니까.”
“밤은 은밀하게 공유되었고, 낮은 무리 전체에게 뜯어 먹혔다.”(본문 중에서)

강화길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를 읽을 때면 늘 시간이 정지한다. 짧지만 강렬한 묘사들 앞에서 나는 오래도록 머물렀다.”라고 추천했다. 그 말처럼 분명 1881년부터 1941년까지를 살다간 인물인데 그의 한 줄은 지금의 영혼에까지 일렁임을 일으킨다.
표제작 〈블루&그린〉은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같은 언어에 젖어 푸르디푸른 파랑과 초록을 감각하게 만든다. 〈과수원에서〉는 카메라에 몽환적 필터를 씌운 것 같은 묘사를 자랑하고, 〈월요일 또는 화요일〉〈현악 사중주〉〈유령의 집〉은 비일상과 일상, 외부와 내면이 섞인 혼돈 속에 진실을 탐험한다.
천선란 작가는 “단정하고 정갈하지만, 모순적이게도 그것은 혼돈의 속삭임처럼 느껴진다.”라고 이 책을 추천했다. 타오르지만 은근하다. 조각났지만 전체다. 어둡지만 빛이다. 차갑고도 따스하다. 어쩌면 우리의 삶 자체일지도 모르는 모순을 꿰뚫는 총 18편의 단편을 통해, 울프는 훌륭한 스타일리스트로서의 문장, 그녀가 영향받은 그림과 음악의 접목, 퀴어를 포함해 평생 관심을 기울인 여성문제와 전기문 형태의 글쓰기 등 어느 형식에 안주하지 않고 한 작품 한 작품마다 서로 다른 시도를 감행한다. 버지니아 울프가 선물하는 형형색색의 꽃다발을 받아들 준비는 언제든 되어 있다.

작가정보

Virginia Woolf

20세기 문학의 혁신을 이룬 영국의 작가. 잊을 수 없는 언어, 역사·정치·페미니즘·예술 문제에 관한 시대를 초월한 문제의식, 놀랍도록 왕성한 작품활동, 소설의 기존 형식을 깨부순 그녀의 실험은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의 진로를 바꾸어 놓았다.
본명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Adeline Virginia Stephen)으로 1882년 1월 25일 영국 런던의 중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은 저명한 문인이자 영국 국가인명사전의 초대 편집자로, 어렸을 적부터 문학적 재능을 보인 울프를 지도했다. 어머니 줄리아 덕워스는 빼어난 미모와 빅토리아 시대가 요구하는 자기희생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또한 19세기 최고의 인물 사진가인 줄리아 마거릿 카메론을 숙모로 둔 만큼 저명한 사회적, 예술적 인맥을 가지고 있었다. 1895년, 1905년 어머니와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이때 발병한 울프의 신경질환이 평생을 괴롭힌다.
그녀가 회복하는 동안 네 남매(바네사, 토비, 버지니아, 아드리안)는 런던의 보헤미안적인 블룸즈버리 지역으로 이사했고, 그곳에서 자유롭게 공부하고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고 즐겁게 지냈다. 곧 미술·문학·사회경제 분야를 아우르는 급진적인 젊은이들의 주간 모임 ‘블룸즈버리 그룹’을 주최하는데 거기서 교제한 레너드 울프와 1912년 결혼한다. 1917년 울프 부부는 인쇄기를 구입하고 ‘호가스 출판사’를 설립한다.
“사람들을 조각과 모자이크로 드러낼 것입니다. 그들은 예전처럼 깨끗하고 획일적이며 일관된 전체가 아닙니다.” 그녀는 일기에 쓴 것처럼 현실을 “떨리는 조각들로 이루어진 전체”로 창조하고 “마음의 비행을 포착하는 데 전념”했다.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등 그녀 최고의 소설들은 깔끔한 해결책이나 명확한 구분 없이 인간의 내면과 외부 사이를 오가며 시간, 경험, 성격의 불확정성과 의식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환경에 대한 미적 탐구로 우리를 초대한다. 또한 예술 이론, 문학사, 여성의 글쓰기, 권력의 정치에 관한 선구적 에세이 《자기만의 방》을 남겼으며 전기문과 일기, 서신도 썼다. 정신 질환이 재발하면서 1941년 3월 28일 서섹스 우즈강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향년 59세).

이화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학교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뉴욕에 살면서,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의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어메이징 브루클린》, 《베러티》, 《너와 마주할 수 있다면》, 《동물농장》, 《카피캣》, 《갤럭시》, 《앨비의 또 다른 세계를 찾아서》, 《할아버지의 위대한 탈출》, 《불법자들: 한 난민 소년의 희망 대장정》, 《무시무시한 고모》, 《메이슨 버틀이 말하는 진실》, 《애자일 마인드》, 《공감》, 《감정의 역사》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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