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으로 일본을 말하다
2023년 05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4월 2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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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98255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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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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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잡한 자국의 문화유산을 보충하기 위해 중세 왜구에서 시작된 일본의 문화재 약탈 관행은 근대화와 산업화가 이루어진 제국주의 일본에서 보다 철저하고 더 큰 규모로 되살아났다. 메이지유신 이래 근대화에 성공하고 본격적인 제국주의 길로 들어선 일본은 이웃나라들에 대한 침략을 계획하며 전쟁 중 문화재 약탈 계획을 치밀하게 준비했다.
오늘날 일본에는 은폐되고 밀봉되어 접근할 수 없는 문화재가 무수히 존재한다. 이러한 일본문화재는 일본 역사뿐 아니라 한일관계사와 동아시아 역사, 나아가 세계문명사 보완을 위해 더없이 귀중한 잠재적 사료이다. 이 책을 통해 일본문화재가 인류 역사의 복원에 이바지하고 역사의 진실에 응답하도록 문화재의 공개, 학문적 연구와 비판을 수용하는 정책을 촉구한다.
한반도와 중국의 다대한 영향을 받은 고대 일본의 문화재들이 어떻게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독보적 문화로 대접받는지를 추적하는 역사인문서
-무수히 많은 한반도의 문화유산들이 일본의 국보가 된 이유는 무엇일까?
반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썼다. ‘내 모든 작품은 일본 미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일본 미술은 일본 자국에서는 퇴폐해졌어도 프랑스 인상주의 작가들 사이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고 있다.’ 1800년대 중후반, 유럽의 예술가들에게 일본미술은 충격적이었다. 특히 일본 풍속화 우키요에는 1867년 파리 만국박람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일본 붐, 소위 자포니즘(Japonism)은 미지의 국가 일본에 다대한 홍보 효과를 안겨 주었다.
일본의 국보 1호는 우리나라 국보 반가사유상과 놀랍도록 닮았다. 그밖에도 수많은 한반도 문화유산들이 일본의 국보로 둔갑되었다. 여기서 보듯이 오늘날 한일 갈등의 기저에 흐르는 양국 간의 고대사 분쟁에는 역사의 물증으로서의 문화재가 필히 개재되어 있다. 그렇기에 우리와는 차원이 다른 일본인들의 문화재에 대한 독특한 감정을 파악하는 일은 문화재에 얽힌 양국 간의 갈등을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이제 일본인들은 문화재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거나 문화재에 얽힌 거짓 전승과 조작된 해석을 버리고 이를 학술적으로 연구하여 그 고유한 가치를 해명해야 한다. 존재하지 않는 문화재를 갈망하여 이웃나라 문화유산을 탐하지 말고 타국의 문화재를 존중하여 약탈문화재를 반환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일본의 역사와 문화를 상징하고 밝혀 줄 일본 고유의 문화재를 일본과 인류의 문화유산으로 보전, 계승하기 위한 일본의 참된 문화재 정책을 촉구한다.
1장 일본의 근대화와 문화재의 탄생
1. 일본의 근대화, 그 서막과 문화재 파괴
2. 폐불훼석에서 고기물 보존 정책으로
2장 일본의 보물
; 시대별 보물의 수집, 제작과 축적
1. 보물의 시작
2. 신보에서 현세적 보물로 - 고분의 부장품
3. 일본의 불교시대와 아스카 불교문화
4. 아스카불교의 전령 - 한반도 불상의 존재 방법
5. 호류지法隆寺 - 일본 고대문화의 표상
6. 일본의 탄생과 나라시대
7. 헤이안시대의 국풍문화
8. 중세 무가시대 - 전쟁과 선문화의 시대
9. 일본의 근세 - 센코쿠시대, 에도시대, 메이지시대의 문화유산
3장 근대일본과 문화재 정책
1. 박람회와 문화재
2. 미술의 부상 - 국가적 대사업으로서의 미술
3. 일본 국립미술관의 설립과 종착점
4. 일본문화재 제도의 완성
5. 이웃나라 문화재의 약탈과 활용
6. 전시 일본문화재의 소개
4장 오늘날 일본의 문화재, 문화유산
1. 패전과 문화재
2. 일본 약탈문화재의 반환
3. 일본의 세계유산
마치며
세계를 통틀어 가장 대표적인 복제 문화재는 일본의 이세신궁이다. 이곳은 7세기 창건 때부터 20년마다 정기적으로 교체하는 식년천궁을 꾸준히 시행해왔다. 이세신궁의 기존 목조건물을 해체하고 새로운 목재를 이용해 새 건물로 교체하는 것이지만 신궁 본래의 건축 양식과 기법을 고수하여 원래 신궁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는 것이라 신궁의 철저한 복제라고 할 수 있다.
메이지 유신정부는 1873년 5월부터 6개월간 개최된 스위스 빈 박람회에서 세계에 충분히 알려지지 않은 일본의 존재감을 터트리고 수출품 확대라는 실리를 챙긴다는 전략을 짰다. 이에 따라 이국적인 문화를 갈망하는 서구국가들의 기호에 영합하여 극히 일본적인 제품을 선보여 신비하고 독특한 문화의 나라라는 이미지 연출에 주력했고, 서양인들의 이국 취향과 오리엔탈리즘에 강렬히 어필했다.
일본의 보물창고라 불리는 쇼소인은 1년에 한 차례 50-60개의 물품을 공개하는 데 그치며 학술적인 조사나 사진 촬영, 대여를 철저히 금지한다. 그 의도는 무엇일까? 일본의 고분이나 고대 보물을 조사하면 할수록 일본의 고대역사와 문화의 형성 과정에 내재된 한반도의 절대적인 영향력이 드러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사실이 밝혀진다면 메이지유신 때 조작된 한반도 식민사관을 아직도 유지하고 있는 일본의 정치와 사회, 교육에 엄청난 파문을 던질 것이고 일본사회는 그런 충격을 견딜 수 없는 것이다.
도요도미 히데요시는 오사카의 상인 출신으로 선종 풍의 다도인 와비차의 완성자인 센리큐를 다회 담당자에 임명하여 다기 감정을 맡겼다. 센리큐가 부르는 값대로 히데요시 소유의 다기는 엄청난 가치를 지니게 되어 이들의 전쟁 비용을 충당했으며 무장들은 고가의 다기를 무사들에게 하사하여 무사들을 장악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다. 이때 사용된 대다수 다기들은 한반도에서 건너갔거나 한반도 출신 장인들이 만든 것이었다.
도쿄대학에서 정치와 철학, 미학을 강의하며 일본 전통미술에 대해 남다른 감식안을 구비했던 미국인 어니스트 페놀로사는 일본 고대미술품의 탁월함에 주목하면서, 중국미술과는 다른 일본 고대 불교미술품의 독자성과 예술성을 높이 평가해 왔다. 일본미술의 우수성과 보호 필요성이 일본인이 아닌 미국인에 의해 촉구되었던 점에서, 또한 서구에 못지않은 문화대국으로서 일본의 존재감을 깨우쳐 준 그의 평가를 통해 페놀로사는 일약 일본미술의 지도자로 부상했다.
괴뢰국 만주국을 세운 일제는 점령지가 날로 확대되자 중국문화재를 최대한 탈취하고자 했다. 일본군은 난징 점령 1개월 동안 도서관, 대학, 연구소, 박물관을 뒤져 막대한 문화재를 접수하거나 약탈하여 중요 물품은 일본으로 반출했다. 그들은 구석기시대와 청동기시대 유적을 비롯해서 당나라 고분 등 점령지의 유서 깊은 유적지를 무단 발굴하여 출토품을 대부분 일본으로 반출했다. 그 결과 오늘날 일본은 세계 최고의 중국 고대 청동기, 갑골문자 소장처가 되었다.
작가정보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하고 우리나라 여성 최초로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도쿄, 뉴욕, 파리(유네스코), 뉴델리, 브뤼셀 등지에서 외교관 생활을 했으며 튀니지 대사를 역임했다. 외교통상부 문화외교국장을 지내며 문화재 반환 문제에 관한 국제적 시각을 갖게 되었으며 프랑스와의 외규장각 도서 반환 협상 당시 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저서로는 우리나라의 몇 안 되는 문화 전문 외교관으로서 문화외교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연구를 토대로 《약탈문화재의 세계사(1)(2)》를 발표했으며 그밖에 《사라진 몽유도원도를 찾아서》, 《서산 부석사 관음상의 눈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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