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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4
이디스 워튼 지음 | 신승미 옮김
앤의서재

2023년 05월 05일 출간

종이책 : 2023년 05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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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07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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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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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는 1870년대 초 뉴욕을 배경으로 이른바 구세대 상류층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허위와 모순을 날카롭게 드러낸다. 그들은 시대의 변화와 진보를 눈앞에 두고도 이를 체득하지 못했고, 계급주의와 관습을 극복하지 못해 우스꽝스러운 겉치레에 힘을 쏟았다.
소설의 주인공 뉴랜드 아처는 자신이 속한 사회에 염증을 느끼면서도 벗어날 방법을 찾지 못한다. 그런 그의 앞에 한 여자가 나타난다. 엘런이 ‘제대로 말할 줄 아는 여자’였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그녀는 모두가 숨기는 말, 입만 벙긋거리고 마는 말, 두려움에 차마 하지 못하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그 말들이 뉴랜드의 견고했던 세계를 무너뜨린다. 엘런은 뉴욕을 벗어나 더 넓은 세계까지 가보았고, 그보다 많은 것을 경험한 여자였다. 뉴랜드는 그녀로 인해 딱딱한 일상 너머 있는 삶의 본질에 대해 깨닫는다. 가장 뜨겁고 강렬한 앎, 사랑의 방식으로.❞
_소설가 정한아, 「추천의 글」 중에서

『순수의 시대』는 1921년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여성 문학계의 새로운 장을 연 이디스 워튼의 대표작이다. 여성 작가에 대한 편견을 말끔히 씻어낸 계기가 된 작품이라는 점, 더불어 1862년 뉴욕 상류 사회에서 태어나 관습과 의무에 따라 사교계의 일원이 되어 불행한 결혼 생활을 유지해야 했던 작가 본인의 자전적 이야기가 바탕이 되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른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는 사회가 요구하는 규범대로 살아온 뉴랜드와 메이, 예술과 자유를 사랑하는 매력 넘치는 여인 엘런, 이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을 통해 강요된 순수와 관습으로 점철된 1870년대 뉴욕 상류사회의 모순과 삶의 아이러니를 정교하게 포착한다. 무엇보다 당시보다 더욱 빠른 ‘변화의 시대’를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전통과 변화,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의무 사이에서 ‘진정한 나’를 놓치지 않고 조화를 이루는 삶을 꾸릴 수 있을지, 삶의 본질을 꿰뚫는 물음을 던지게 한다!
특별히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에서는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여성 문학가의 추천의 글을 함께 실었다. 추천의 글을 통해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시대에 글을 쓰며 창조적 삶을 살았던 그녀들의 작품’이 지금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와 삶의 영감을 한층 생생하게 전달한다.
추천의 글
1부
2부
작가 연보

올렌스카 백작 부인의 일 때문에 오래전에 정착된 굳은 신념이 흔들려 그의 마음속을 위험하게 표류했다. “여자들도 자유로워야 합니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자유로워야 해요”라는 그 자신의 외침은 그의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간주하기로 합의된 문제를 뿌리까지 뒤흔들었다.
_64쪽

그는 친구들의 (행복해 보이는) 결혼 생활을 되짚어 보았지만, 메이 웰랜드와 오랫동안 유지하고 싶은 관계로 상상한 열렬하고 다정한 동지애와 일치하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상 속 관계가 이루어지려면 그녀에게 경험과 융통성과 판단의 자유가 있어야 하지만, 그녀는 그런 것들을 갖추지 않도록 세심하게 교육받았다. 자신의 결혼이 다른 대부분의 결혼처럼 한쪽의 무지와 다른 한쪽의 위선으로 지탱되는 물질적, 사회적 이해관계의 무미건조한 결합이 되리라는 불길한 예감에 몸을 떨었다.
_65쪽

“아, 나도 알아요, 안다고요! 하지만 불쾌한 말은 듣지 않는다는 조건이 따르죠. 내가 말하려고 하니 웰랜드 이모가 딱 그렇게 말하시더군요…. 여기서는 아무도 진실을 알려고 하지 않나요, 아처 씨? 진짜 외로운 건 가식적으로 행동하라고만 요구하는 이런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 거예요!”
_110쪽

그렇지만 아처도 그런 온갖 문제에 대해 확고하고 약간 공격적인 의견을 지녔을 때가 있었다. 그의 소규모 일족의 예절과 관습에 관련된 모든 것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처럼 보이던 때가 있었다.
‘그러는 내내 어딘가에 진짜 사람들이 살았고 진짜 일이 그들에게 일어났겠지….’ 그는 생각했다.
_253쪽

아처는 대대로 물려받은 결혼에 대한 케케묵은 생각으로 돌아갔다. 전통을 따르고 그의 모든 친구들이 아내를 대하듯이 메이를 대하는 것이 족쇄를 차지 않은 총각 시절에 막연히 그리던 이론을 실천하는 것보다 덜 골치 아팠다. 본인이 자유롭지 않다는 생각이 손톱만큼도 없는 아내를 해방시키려고 애쓰는 것은 부질없는 짓이었다.
_270~271쪽

“내 결혼은… 당신을 여기에 있게 할 구경거리가 아니에요.” 그녀는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고 그는 말을 이었다.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당신은 나한테 처음으로 진짜 삶을 보여줘 놓고 동시에 가짜 삶을 이어가라고 부탁했어요. 인간이 견딜 수 없는 일이에요. 그뿐입니다.”
_334쪽

“난… 난 어떻게든 그런 말이… 그런 범주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으로 당신과 달아나고 싶어요. 그저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으로, 서로가 삶의 전부인 두 사람으로 살 수 있는 곳으로요. 다른 것은 무엇도 중요하지 않는 곳으로요.”
_395쪽

뭔가 놓쳤다는 것은 알았다. 삶의 꽃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것은 너무나 달성하기 힘들고 일어날 성싶지 않은 일로 여겨져 그 일로 푸념하는 것은 복권에 일등으로 당첨되지 않았다고 절망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의 복권은 수억 개가 발급되었고 일등은 단 하나였다. 그가 당첨될 가능성은 아예 없었다. 엘런 올렌스카를 생각하면 책이나 그림에서 상상의 연인을 생각하듯 추상적이고 담담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는 그가 그리워하는 모든 것이 혼합된 환상이 되었다.
_473~474쪽

관습의 굴레에 묶여 ‘삶의 꽃’을 놓쳐버린 한 젊은이의 사랑과 회한의 이야기,
그리고 의무와 열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든 이들에게 던지는 삶의 본질을 꿰뚫는 질문!

매력적이고 성공한 젊은 변호사 뉴랜드 아처는 자신이 사는 뉴욕 상류사회의 규칙과 기준에 따라 행동한다. 그는 예쁘고 자신만큼 관습적인 메이 웰랜드와 약혼한 사이이고, 이 엄격한 엘리트 세계에서 그녀와의 결혼은 그의 평탄한 앞날과 지위를 보장할 터였다. 그렇지만 메이의 사촌인 이국적이고 매력적인 올렌스카 백작 부인이 유럽에서 돌아오면서 삶은 온통 혼란에 빠진다. 관습보다 개인의 자유, 사회에서 요구하는 의무보다 자신의 열정에 더 충실했던 올렌스카 백작 부인의 등장은 관습에 얽매여 그간 억눌러 온 뉴랜드의 감정과 욕망을 일깨우며 삶을 송두리째 뒤흔든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줄 아는 여자였던 올렌스카와의 만남으로 뉴랜드는 결혼을 약속한 메이가 상상하지 못하게 정신을 밀봉하고 경험하지 못하게 마음을 밀폐하는 강요된 순수의 결정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럼에도 진정 원하는 것은 포기해야만 했던 관습의 굴레에 묶여 ‘삶의 꽃’을 놓친 채 구세대의 전통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워튼은 변화를 거부한 채 그들만의 문화에 집착하는 상류사회와 그 사회에 염증을 느끼고 괴로워하면서도 결국 ‘구시대의 모래성’을 무너뜨리지 못한 채 관습적인 삶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뉴랜드의 선택을 섬세하고 우아한 문체로 생생하게 그려낸다.
『순수의 시대』는 작가를 거장의 반열에 서게 한 대표작이자 문학의 표본으로까지 일컬어지는 작품이다. 그 이유는 이 소설이 구시대의 위선을 수면 위로 끌어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의 전통과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융합하려 했다는 데 있다. 즉, 진정 원하는 것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구시대의 상징 뉴랜드뿐 아니라, 운명을 동등한 존재로 보는 자신감 넘치는 그의 아들을 새로운 시대의 상징으로 묘사함으로써 관습과 자유, 이성과 감정, 의무와 열정의 융합을 꿈꾸었다는 데 있다. 다가올 시대를 향한 희망과 함께!
이런 점에서 『순수의 시대』는 관습과 자유, 의무와 열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삶의 본질을 꿰뚫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그리고 이 질문은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어 변화의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하다.

***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위험한 시대에 글을 썼던 여성들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은 고전 작품 중 여성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옮기는 행위만으로도 ‘용감하다’, ‘무모하다’ 평가받았던 시대에 펜을 들어, 수많은 독자들에게 영감을 준 여성 문학가의 책들만을 엄선해 소개합니다. 그저 욕망에 충실하고 자유로운 삶을 꿈꾸던 평범한 사람 중 하나였을 그들의 글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용기가 필요한 독자들, 꿈꾸는 삶을 향해 오늘도 도전을 주저하지 않는 독자들에게 시대를 초월하여 큰 울림을 줄 것입니다.

작가정보

1862년 미국 뉴욕의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1866년부터 6년간 유럽에서 머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가정교사 밑에서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공부했다. 아버지의 서재에서 문학, 철학, 과학, 예술 등 광범위한 분야의 책을 탐독하며 문학적 재능을 키워나가다 1878년 처음으로 시집을 출간했다. 1885년 열두 살 연상의 에드워드 워튼과 결혼했다.
이후 첫 단편집 『더 큰 성향』, 첫 번째 장편소설 『심판의 골짜기』, 그녀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환락의 집』, 『이선 프롬』, 『암초』 등을 출간했다. 1913년 불행했던 결혼 생활을 정리하고, 파리 근교에 저택을 구입하여 사망할 때까지 프랑스에서 살았다. 남편과 이혼한 뒤 유럽과 아프리카 등을 여행하고 돌아와 전쟁 구호 활동을 펼쳤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레지옹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1920년 집필한 『순수의 시대』로 여성 최초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순수의 시대』는 1870년대 뉴욕의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한 소설로, 순수와 관습을 이유로 개인의 감정과 욕망을 억압해야 했던 위선의 시대를 정교하게 그려내 찬사를 받은 이디스 워튼의 대표작이다.

조선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6년 동안의 잡지 기자 생활과 전공인 국문학을 바탕으로 한 안정된 번역 실력으로 다양한 분야의 책을 번역하고 있다. 현재는 출판 번역 에이전시 베네트랜스에서 전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파친코 1』, 『파친코 2』, 『살인 플롯 짜는 노파』, 『삶, 죽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신비로운 물고기』, 『진홍빛 하늘 아래』, 『궁정론』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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