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몽요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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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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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序)
1. 입지장(立志章)
2. 혁구습장(革舊習章)
3. 지신장(持身章)
4. 독서장(讀書章)
5. 사친장(事親章)
6. 상제장(喪制章)
7. 제례장(祭禮章)
8. 거가장(居家章)
9. 접인장(接人章)
10. 처세장(處世章)
부록_제의초(祭儀抄)
출입의(出入儀)
참례의(參禮儀)
천헌의(薦獻儀)
고사의(告事儀)
시제의(時祭儀)
기제의(忌祭儀)
묘제의(墓祭儀)
상복중행제의(喪服中行祭儀)
율곡 이이 행장기
연보
학문을 하지 않은 사람은 마음이 막히고 소견이 어둡게 마련이다. 그 때문에 사람은 반드시 글을 읽고 이치를 궁리해서 자기 자신이 마땅히 행해야 할 길을 밝혀야 한다. 그런 뒤에야 조예(造詣)가 정당해지고 행동도 올발라진다. 그런데 지금 사람들은 이런 학문이 날마다 행동하는 데 있음을 알지 못하고 공연히 이것은 까마득히 높고 멀어서 보통 사람으로서는 행하지 못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이 학문을 자기는 하지 못하고 남에게 밀어 맡겨 버리고서 자신은 스스로 이것을 만족스럽게 여기고 있으니 어찌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 -14쪽
말을 많이 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해로운 것이다. 그러니 일이 없을 때는 마땅히 조용히 앉아서 자기의 올바른 마음을 간직하도록 하고, 사람을 접대할 때는 자기가 할 말을 가려서 간단하게 하며, 또 자기가 말할 때가 된 뒤에야 말을 한다. 이렇게 하면 그 말이 간단하게 되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 간단하다는 것이 바로 정당한 도이다. -56쪽
입으로만 글을 읽을 뿐 자기 마음으로는 이를 본받지 않고, 또 몸으로 행하지 않는다면 책은 책대로 있고 나는 나대로 있을 뿐이니 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 -74쪽
부모의 뜻이 만일 의리에 해로운 것이 아니면 마땅히 먼저 그 뜻을 이어받아서 순순히 행하고 조금이라도 어기지 말아야 한다. 만일 부모의 뜻이 의리에 해로우면 화평한 기운과 즐거운 안
색, 부드러운 목소리로 부모에게 간해서 여러 가지로 사유를 말씀드려 기어이 부모가 이를 듣도록 한다. -96쪽
재물을 사양하는 것과 받는 것, 그리고 남에게서 취하고 남에게 주는 일에 있어서는 반드시 정밀하게 그것이 의리에 맞는가, 의리가 아닌가를 생각해서 의리에 맞는 것이면 취하고 의리가 아니면 취하지 말아서 터럭만큼도 그대로 지나치지 말 것이다. -156쪽
소리가 같은 사람끼리는 서로 응하는 법이요. 기운이 같은 사람끼리는 서로 구하게 마련이다. -174쪽
남이 나를 헐뜯는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는 반드시 자기 몸을 돌이켜 보아서 스스로 반성해야 한다. 만일 실제로 남에게 헐뜯음을 받을 만한 행동을 했을 때는 스스로 자기 몸을 책망하고 마음속으로 꾸짖어서 그 허물을 고치기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 -175쪽
“오직 한 가지 변할 수 있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마음과 뜻이다” - 「입지장」 중에서
자신을 갈고닦는 법의 전범을 보여 준 율곡 이이의 명저
『격몽요결(擊蒙要訣)』은 조선 시대의 대학자이자 정치가인 율곡 이이가 1577년(42세, 선조 10년)에 후학 교육을 위해 집필한 정신 수양서로, ‘격몽’은 몽매한 자들을 교육한다는 의미고 ‘요결’은 그 일의 중요한 비결이란 뜻이다. 이 책은 저술 당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로 간행되었고, ‘이이 수고본(手稿本) 격몽요결’은 보물 제602호로 지정되어 있다. 유학자들의 필독서였던 이 책은 오랜 세월 동안 그 빛을 잃지 않고 현대 독자에게도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이번에 을유문화사에서 발행되는 이민수 번역의 『격몽요결』은 오랫동안 고전 분야 부동의 베스트셀러로 저력을 발휘해 온 번역본의 표지를 바꾸고, 내용을 좀 더 가독성 있게 다듬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이 책은 『격몽요결』 원전을 충실하게 번역하고, 한문 원문도 함께 실었으며, 다른 동양 고전의 내용을 함께 곁들인 해설을 통해 본문에 대한 이해를 높인다. 또 제의에 관한 ‘부록’도 빼놓지 않고 실어 이 책의 모든 것을 고스란히 전달하고자 노력했다.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
가까이하고 실천할 만한 지침들로 이루어진 책
이이는 「서문」에서 이 책의 목적은 학문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뜻을 세우고 몸을 삼가며 부모를 모시고 남을 대하는 방법을 가르쳐 마음을 바로 닦고, 도를 향하는 기초를 세우도록 노력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이는 이와 함께 학문을 닦지 않고서는 올바른 사람이 될 수 없다고 하면서, 다만 학문이란 까마득히 높고 먼 것이 아니라 날마다 행동하는 데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 책은 우리와 멀리 떨어져 있는 격언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가까이하고 실천할 만한 유효한 지침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이 스스로도 오랫동안 우물쭈물하던 자신을 반성하면서 이 책을 썼다고 밝히고 있듯이, 품격 있는 마음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한 선각자가 후학을 위해 남기고 싶었던 진실한 조언이 녹아 있다.
책의 탄생 배경을 살펴보면 이 책은 성리학을 바탕으로 한 사림파가 정권을 잡고 국정 전반에 본격적으로 나서던 시기에 학문을 통해 사림파의 이념을 사회 저변에 확산하기 위한 근본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도 할 수 있다. 당시 유학을 공부하는 사람은 반드시 읽어야 했던 유학 입문서로 자리 잡았고, 1635년 왕에게 이이를 문묘에 종사할 것을 건의한 유생들이 이 책을 『성학집요』와 함께 그의 대표적인 저술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유학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격몽요결』이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읽히는 이유는 시대를 관통하는 삶의 진실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뜻을 세우는 일부터 사회에 나가 처신하는 일까지, 예나 지금이나 단순하게 설명하기 어렵고 녹록지 않은 일들을 하나하나 다루고 있다. 때로는 학문의 엄숙함이나 성인(聖人)이 되어야 한다는 포부를 이야기하기도 하고, 때로는 말을 많이 하고 생각을 많이 하는 일이 마음에 해롭다는 울림 있는 조언을 던지기도 하고, 자세를 반듯하게 하고 눈을 똑바로 뜨라는 구체적인 지침까지 아끼지 않는다. 특히 삶의 마디마디에서 힘겨운 한 걸음을 떼고자 하는 이들에게 와닿을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지침들이 담겨 있다.
마음을 세우고 삶의 품격을 높이는 열 가지 덕목
이 책은 모두 열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입지장」에서는 학문하는 모든 사람이 뜻을 세우고 성인(聖人)이 되기를 목표로 하여 물러서지 말고 나아갈 것을 당부한다. 2장 「혁구습장」에서는 학문 성취를 향해 용감히 나아가기 위해 떨쳐 버려야 할 것에 대하여 말한다. 3장 「지신장」에서는 몸을 지키는 방도를 제시하여 뜻을 어지럽히지 말고 학문의 기초를 마련할 것을 권한다. 4장 「독서장」에서는 책 읽는 방법을 가르치고 독서의 순서를 알려 준다. 5장 「사친장」에서는 부모를 섬기는 방법을 얘기한다. 6장 「상제장」과 7장 「제례장」에서는 주희의 『가례』에 따라 상제와 제례를 할 것을 권한다. 8장 「거가장」에서는 부부간의 예를 비롯하여 집안을 다스리고 가산을 관리하는 방법을 말한다. 9장 「접인장」에서는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교양을, 10장 「처세장」에서는 과거를 거쳐 벼슬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자세를 싣고 있다. 그리고 부록 「제의초」에서는 각종 제례의 내용을 상세히 다루고 있다.
작가정보
(李珥, 1536~1584)
조선의 대표적 학자인 율곡(栗谷) 이이는 1536년(중종 31년) 강릉 오죽헌에서 아버지 이원수(李元秀)와 어머니 사임당(師任堂) 신씨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본관은 덕수(德水), 아명은 현룡(見龍), 자는 숙헌(叔獻), 호는 율곡(栗谷)·석담(石潭)·우재(愚齋)이며, 1624년(인조 2년)에 문성(文成)이라는 시호가 내려졌다. 학문과 입신의 도를 배움에 있어 어머니 사임당 신씨 외에는 사사를 한 바 없으나, 독학과 수도로 심오한 학문의 경지에 이르렀다. 특히 영남학파의 거두인 퇴계 이황과 쌍벽을 이루며 기호학파(畿湖學派) 형성을 주도하여 조선 시대 성리학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이러한 학문 경향을 바탕으로 정치, 경제, 교육, 국방 등에 걸쳐 구체적인 개선책을 제시하여 경세가로도 큰 업적을 남겼는데, 사창(社倉) 설치, 대동법 실시, 십만양병설 주장 등 그의 획기적인 사회 정책 선견은 조선 후기 실학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저서로 『성학집요』, 『동호문답』, 『학교모범』, 『소학집주』, 『경연일기』, 『인심도심설』, 『성리학설』, 『율곡전서』 등이 있다.
충남 예산에서 태어나 예동사숙에서 한문을 수학하고, 사서연역회 편집위원과 독립운동사 편찬위원회 집필위원을 역임하였다. 민족문화추진회·세종대왕기념사업회 국역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저서로 『아계선생약전』, 『윤봉길의사약전』, 『사서삼경입문』, 『논어해설』, 『양명학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으며, 역서로 『동의수세보원』, 『명심보감』, 『공자가어』, 『삼국유사』, 『연려실기술』, 『양반전』, 『당의통략』, 『연암선집』, 『효경』, 『순오지』, 『징비록』, 『천자문』, 『부모은중경』, 『목련경』, 『오륜행실도』, 『동국붕당원류』, 『주역』, 『관혼상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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