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인
- 오디오북 상품 정보
- 듣기 가능 오디오
- 제공 언어 한국어
- 파일 정보 mp3 (725.00MB)
- ISBN 9791139710861
15분 35.00MB
3분 8.00MB
50분 115.00MB
78분 179.00MB
74분 170.00MB
56분 129.00MB
10분 25.00MB
28분 64.00MB
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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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2년 독일 점령하에 놓인 잿빛 파리에서 눈부신 알제리의 태양이 지배하는 소설 『이방인』이 출간되었다. 이 소설은 출간 즉시 반향을 일으켜, ‘이방인’ 같은 존재였던 카뮈를 일약 문단의 총아로 만들어주었다. 『이방인』은 끊임없이 독자들에게 저항하면서 단일한 해석을 거부하는 까닭에, 출간 이후 줄곧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며 지금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이방인』은 주인공 뫼르소의 엄마가 죽었다는 전보로 시작된다. 뫼로소는 전보를 받고 마렝고의 양로원으로 간다. 무심한 그의 태도에 양로원 사람들은 놀란다. 이튿날 그는 해변에서 옛 사무실 동료 마리를 만나고, 함께 코미디 영화를 보고 해수욕을 즐긴다. 어느 날, 이웃 레몽을 우연히 만나 그의 아랍인 애인을 벌주려는 음모에 끌려들어간다. 얼마 후 레몽 친구의 초대로 놀러간 해변에서 아랍인 일행과 싸움이 벌어진다. 싸움은 끝났으나 강렬한 햇빛을 피해 혼자 그늘진 샘을 찾아갔던 뫼르소는 그곳에서 싸움이 붙었던 아랍인을 마주하고, 팽팽한 대치 속 뜨거운 태양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자신도 모르게 방아쇠를 당긴다.
현대지성 클래식 48번째 책 『이방인』은 수십 년간 강단에서 학생들과 함께 이 책을 읽어온 유기환 교수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카뮈의 문체를 되살리는 일과 주인공 뫼르소의 성격을 원전 그대로 드러내는 일에 힘썼다. 간결하고 일상적인 카뮈 특유의 문체를 유지하면서도, 읽는 사람마다 그 의미를 다르게 느낄 수 있는 『이방인』의 특징을 밝히 드러냈다. 주인공이 실존적으로 경험했던 이방감을 그대로 살려내기 위해 접속사 하나하나까지 치열하게 고민한 역자의 흔적이 가득하다. 이렇듯 원전에 가장 가깝게 되살려낸 번역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카뮈의 문체를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탁월한 상상력으로 글의 분위기를 잘 담아낸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의 컬러 일러스트가 독자의 몰입을 한층 돕는다.
번역 개정판을 위한 옮긴이의 말
『이방인』의 미국판 서문
제1부
제2부
『작가 수첩』에 나오는 『이방인』 관련 노트
해제 | 유기환
알베르 카뮈 연보
물론 내용의 심화에 몰두하는 작가의 작품을 번역하는 일도 힘겹지만, 문체의 조탁에 전념하는 작가의 작품을 번역할 때는 번역 무용론까지 떠오를 정도로 고통스럽다. 사르트르, 바르트, 블랑쇼 등 동시대를 풍미한 프랑스 지식인들이 공히 『이방인』의 문체를 상찬하고 있다는 사실은 카뮈가 거기에 얼마나 심혈을 기울였는가를 짐작하게 해준다. 적어도 『이방인』의 경우, 문체를 온전히 옮기려고 애쓰지 않는 번역은 그것이 아무리 잘 읽힐지라도 최선의 번역이라고 할 수 없다. 이런 맥락에서 『이방인』 번역의 성패를 가르는 관건은 두 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작가의 스타일, 즉 카뮈의 문체를 되살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인공의 스타일, 즉 뫼르소의 성격을 되살리는 것이다. -p.9
오늘, 엄마가 죽었다. 어쩌면 어제, 잘 모르겠다. 양로원으로부터 전보 한 통을 받았다. “모친 사망. 내일 장례식. 근조.” 그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 아마 어제였으리라. _p.25
하늘은 벌써 태양으로 가득 차 있었다. 태양이 대지를 짓누르기 시작했고, 열기가 빠르게 올라왔다. 나는 왜 우리가 출발하기 전에 그토록 오래 기다렸는지 모른다. 어두운 상복을 입은 탓에 나는 더웠다. 모자를 쓰고 있던 키 작은 노인이 다시 모자를 벗었다. 내가 약간 몸을 틀어 노인을 보았을 때, 원장이 내게 노인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는 저녁이면 엄마와 페레 씨가 간호사를 동반한 채 마을까지 산책하곤 했었다고 말했다. 나는 주위의 벌판을 바라보았다. 하늘에 맞닿은 언덕까지 줄지어 늘어선 사이프러스 나무들, 적갈색과 초록색의 대지, 드문드문 흩어져 있으나 윤곽이 뚜렷한 집들을 보았을 때, 나는 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고장에서 저녁이란 우수에 찬 휴식과도 같았으리라. 오늘은 풍경을 일렁이게 하는 끓어 넘치는 태양이 이 고장을 비인간적이고 위압적인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p.39
잠시 후 영감의 발걸음 소리가 들렸고, 그가 내 방문을 두드렸다. 내가 문을 열었을 때, 그는 들어오지 않고 문턱에 서서 말했다. “미안합니다, 미안합니다.” 내가 들어오라고 권했지만, 그는 들어오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자기 구두 끝만 바라보며 딱지투성이인 두 손을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나를 마주하지도 않은 채, 그는 내게 물었다. “그 사람들이 나한테서 개를 빼앗지는 않겠지요, 그렇지요, 뫼르소 씨. 나한테 개를 돌려주겠지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어떻게 되겠소?” 나는 그에게 동물보호소가 주인이 찾아갈 수 있도록 개를 사흘 동안 돌본다는 사실, 그런 다음 개를 적당히 좋을 대로 처분한다는 사실을 일러주었다. 그는 말없이 나를 바라보았다. 뒤이어 내게 말했다. “잘 있어요.” 그가 자기 방문을 닫는 소리가 들렸고, 방안을 왔다 갔다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의 침대가 삐걱거렸다. 그리고 벽을 통해 들려오는 작고 기이한 소리로 나는 그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때 왜 엄마 생각이 났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는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다. 나는 배가고프지 않았고, 저녁 식사를 거른 채 잠자리에 들었다. -p.69
나를 보자마자 그는 몸을 약간 일으켰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나도 자연스럽게 웃옷 속에 있는 레몽의 권총을 움켜쥐었다. 그러고서 그가 다시 뒤로 누웠지만, 주머니에서 손을 빼지는 않았다. 나는 그에게서 꽤 멀리, 10미터가량 떨어져 있었다. 간간이, 반쯤 감은 두 눈꺼풀 사이로 새어 나오는 그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러나 대개는 불타는 대기 속에서 그의 이미지가 춤을 추었다. 파도 소리가 정오보다 훨씬 더 나른했고, 훨씬 더 잠잠했다. 똑같은 모래 위의 똑같은 태양, 똑같은 햇빛이 지금 여기까지 이어지고 있었다. 한낮이 운행을 멈추고, 끓는 금속의 바다에 닻을 내린 지 벌써 두 시
간이 지났다. 수평선 위로 조그마한 증기선 하나가 지나갔고, 나는 아랍인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기에 그 증기선이 눈가의 검은 얼룩처럼 느껴졌다. -p.91
내가 돌아서기만 하면 모든 것이 끝날 터였다. 그러나 태양으로 진동하는 바닷가 전체가 내 뒤로 밀려들었다. 나는 샘을 향해 몇 걸음 옮겼다. 아랍인은 움직이지 않았다. 어쨌든 그는 여전히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의 얼굴에 드리워진 그늘 탓인지, 그가 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나는 기다렸다. 불타는 태양이 두 뺨을 엄습했고, 땀방울이 눈썹 위에 맺히는 것이 느껴졌다. 엄마의 장례식 날과 똑같은 태양이었다, 그때처럼 특히 이마가 아팠고, 이마의 모든 핏줄이 살갗 밑에서 한꺼번에 뛰었다. 더 이상 불타는 열기를 참을 수 없었기 때문에, 나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나는 그것이 어리석은 짓이며, 한 걸음 움직인다고 해서 태양을 떨쳐버릴 수 없음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한 걸음, 단지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_p.92
내 변호인이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두 팔을 높이 쳐들며, 소매가 내려오면서 풀 먹인 셔츠의 주름이 드러날 정도로 두 팔을 높이 쳐들며 소리를 질렀다. “도대체 피고인은 어머니를 매장했기 때문에 기소된 겁니까, 사람을 죽였기 때문에 기소된 겁니까?” 방청객들이 웃었다. 그러나 검사가 다시 일어났고, 법복을 고쳐 입으며 존경하는 변호인만큼 순진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두 사실 사이에 존재하는 심오하고, 비장하고, 본질적인 관계를 느낄 수밖에 없으리라고 단언했다. “그렇습니다.” 하고 그가 힘주어 외쳤다. “저는 이 사람이 범죄자의 가슴으로 어머니를 매장했기 때문에 유죄를 주장하는 바입니다.” -p.136
당신은 몹시도 확신에 차 있어, 안 그래? 하지만 당신의 확신은 여자 머리카락 한 올만 한 가치도 없어. 당신은 죽은 사람처럼 살아가고 있으니, 살아 있다는 것조차 확신하지 못해. 나, 나야 겉보기에는 두 손이 텅 빈 것 같지. 그렇지만 내게는 나에 대한 확신, 모든 것에 대한 확신, 당신보다 더 깊은 확신, 내 삶과 다가올 그 죽음에 대한 확신이 있어. 그래, 난 가진 게 이것밖에 없어. 하지만 적어도 나는 이 진리를 굳게 붙들고 있어, 이 진리가 나를 굳게 붙들고 있는 만큼 말이야. 나는 전에도 옳았고, 지금도 옳고, 언제나 옳을 거야. 나는 이런 식으로 살았지만, 저런 식으로 살 수도 있었겠지. 나는 이런 일을 했고, 저런 일을 하지 않았어. 나는 이런 짓을 저지른 반면, 저런 짓을 저지르지는 않았어. 그래서 어떻다는 거야? 마치 나는 늘 그 순간을, 내가 정당화될 그 이른 새벽을 기다리며 살아온 것만 같아. 아무것도,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아, 그리고 나는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어. 당신 또한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어. 내가 살아온 이 부조리한 생애 전체에 걸쳐, 내 미래의 심연으로부터, 한 줄기 어두운 바람이 아직 도래하지 않은 세월을 거쳐 나를 향해 올라오고 있고, 바로 그 바람이 지나가면서,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정히 현실적이지도 않은 세월 속에서 사람들이 내게 제안한 모든 것을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만들고 있어. 다른 사람들의 죽음,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뭐가 중요해, 당신의 하느님, 사람들이 선택하는 삶, 사람들이 선택하는 운명이 뭐가 중요해, 오직 하나의 운명이 나를, 또한 나와 함께 당신처럼 내 형제를 자처하는 수많은 특권자를 선택하게 되어 있으니 말이야. 이제 이해가 돼, 이해가 되느냐고? -p.166
아무도, 아무도 엄마로 인해 눈물을 흘릴 권리가 없었다. 그리고 나 또한 모든 것을 다시 살아볼 준비가 되었음을 느꼈다. 마치 그 커다란 분노가 내게서 고뇌를 씻어주고 희망을 비워준 듯, 신호와 별들이 가득한 밤의 어둠 앞에서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다정한 무관심에 가슴을 열었다. 세계가 그토록 나와 닮았고 그토록 형제 같으매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행복하다고 느꼈다. 모든 것이 완결되도록, 내가 외로움을 덜 느끼도록, 내게 남은 일은 처형일에 모쪼록 많은 구경꾼이 와서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이해주기를 소망하는 것뿐이었다. -p.169
여전히 부조리와 인간 소외로 가득한 현대사회,
소설 『이방인』이 우리에게 던지는 끝없는 물음표
1942년 출간된 부조리 소설 『이방인』은 프랑스를 넘어 전 세계 청년들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대중성과 짧은 분량, 간결한 문체에도 불구하고 『이방인』은 읽기 쉬운 소설이 아니다. 어떻게 하면 『이방인』을 제대로 읽고, 카뮈가 『이방인』을 통해 우리에게 던지는 물음과 울림을 발견해낼 수 있을까?
『이방인』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질문에 어느 것 하나 시원하게 대답해주지 않는다. 부조리란 무엇일까? 누가 이방인일까? 소설 『이방인』은 단일한 의미로만 해석되지 않는다. 수사학적으로 절제된 문체와 연결사의 생략은 문장과 문장 사이 인과관계를 희박하게 하고, 독자들의 해석 부담을 키운다. 사르트르는 이런 이방인의 서술을 마치 ‘유리 칸막이’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방인』은 주인공 뫼르소의 시선으로 이끌어가는 1인칭 소설이지만 치우치지 않는 객관성을 유지하며, 독자로 하여금 여러 갈래의 해석이 가능하게 한다.
『이방인』을 읽는 독자는 누구나 마르지 않는 성찰과 탐구로 빠져들 수 있다. 이방인은 답하는 소설이 아니라 질문하는 소설이다. 독자는 뫼르소가 겪은 일련의 사건을 통해 그동안 옳다고 믿어왔던 관습과 세계가 정말로 그러한지 돌아볼 기회를 얻는다. ‘파리에서의 삶이 알제리에서의 삶보다 훌륭한 것인가?’, ‘어머니의 장례식에 울지 않는 사람은 살인자와 다름없는가?’…
소설 『이방인』은 이해해달라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의심해달라고 말한다. 늘 익숙하고 안정된 세계가 돌연 나의 고향, 나의 왕국이 아니라는 느낌, 이 느낌을 얻는 자가 바로 카뮈가 말하는 ‘부조리 인간’, 즉 ‘부조리를 인식하는 인간’일 것이다.
익숙하고 관습적인 세계를 의심하던 닮은 듯 다른 두 ‘아웃사이더’,
알베르 카뮈와 뫼르소를 통해 읽는 『이방인』
소설 『이방인』을 제대로 읽기 위해서는 카뮈가 어떤 인물인지를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카뮈는 그 자체가 알제리 태생의 프랑스인, 즉 ‘피에 누아르(pied noir)’로서 운명적으로 알제리에서나 프랑스에서나 뿌리 없는 이방인이었다. 학교에서는 빈민이어서 이방인이었고, 집에서는 지식인이어서 이방인이었다.
카뮈는 프랑스와 프랑스의 지배하에 있는 알제리 사이에 낀 애매한 인물이다. 이런 이중의 정체성에도 불구하고 지중해는 그에게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었다. 그는 알제의 바다와 태양에서 행복을 느꼈고, 죽은 후에도 그곳에 묻히길 원했다. 이런 카뮈에게 부조리란 숙명과도 같은 것이었다. 부조리 감정은 온갖 애매한 것으로 물든 세계와 인간 사이의 대립과 분리, 그로 인한 충돌에서 태동하기 때문이다. 소설 『이방인』, 에세이 『시시포스 신화』, 희곡 『칼리굴라』에 이런 카뮈의 부조리 인식이 잘 드러난다.
뫼르소는 어떨까? 육체와 감각에 충실한 주인공 뫼르소는 장구한 기독교 역사를 가진 프랑스 독자들의 눈에 패륜아에 가까운 이방인으로 보였다. 어머니를 양로원에 보냈고, 어머니의 시신을 보려 하지도 않았고, 어머니의 시신 앞에서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우고 잠을 잤고, 장례식 이튿날 해변에서 만난 여자와 코미디 영화를 보고 섹스를 즐겼고, 동네 건달을 친구로 사귀고 수상한 치정 사건의 증인 역할을 수락한 뫼르소를 우리는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뫼르소는 기존 사회가 규정하는 대로 행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형당한다. 카뮈는 『이방인』을 이렇게 해설한 바 있다. “우리 사회에서 모름지기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울지 않는 사람은 사형 선고를 받을 위험이 있다.” 독자는 어떠한가? 『이방인』의 사법적 기준으로 보자면, 우리 또한 사회적 의례를 무시하고 진실한 감정을 가감 없이 밖으로 드러내면 언제든지 사법적 유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다. 부조리를 인식하고 반항하는 누구나 ‘이방인’이 될 위험이 있다.
현대적이고 세련된 문체를 살린 가장 카뮈다운 번역과
탁월한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일러스트로 만나는 최고의 『이방인』 번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8번째 책 『이방인』은 수십 년간 강단에서 학생들과 함께 이 책을 읽어온 유기환 교수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이 책은 무엇보다도 카뮈의 문체를 되살리는 일과 주인공 뫼르소의 성격을 원전 그대로 드러내는 일에 힘썼다. 간결하고 일상적인 카뮈 특유의 문체를 유지하면서도, 한 가지 해석으로만 읽히지 않는 『이방인』의 특징을 살리고자 애썼다. 주인공이 실존적으로 경험했던 이방감을 그대로 살려내기 위해 접속사 하나하나까지 치열하게 고민한 역자의 흔적이 가득하다. 이렇듯 원전에 가장 가깝게 되살려낸 번역으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카뮈의 문체를 보다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현대지성 클래식 『이방인』은 다양한 관점과 깊이를 더하는 부록으로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먼저, 카뮈가 직접 쓴 미국판 서문과 『이방인』 출간 직전 작성한 노트를 옮겨 실었다. 이 노트는 학문적 신뢰도가 가장 높은 판본으로 평가되는 갈리마르 출판사의 『플레이아드 총서』 판본에 수록된 것으로 카뮈가 『이방인』에 대해 가졌던 가장 원초적인 생각을 가감 없이 표출한 육성이다. 또한, 옮긴이의 말과 더불어 심도 있는 해제를 통해 독자들이 더욱 다양한 시각으로 『이방인』을 바라보도록 돕는다. 마지막으로 일러스트레이터 윤예지의 탁월한 상상력과 독창적인 시선으로 재해석한 컬러 일러스트 11점으로 소장가치를 더했다.
작가정보
Albert Camus
1913년 11월 7일, 알제리 소도시 몽도비에 살던 프랑스 혈통의 포도농장 노동자 뤼시엥 오귀스트 카뮈와 스페인 혈통의 하녀 카트린 생테스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제1차 세계대전에 징집되어 한 달 만에 전사하고, 어머니와 함께 가난하게 자랐다.
그의 삶은 그 자체로 ‘이방인’의 삶이었다. 알제리 출신 프랑스인은 알제리에서나 프랑스에서나 뿌리 없는 이방인이었다. 학교에서는 빈민이어서 이방인이었고, 집에서는 지식인이어서 이방인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담임교사 루이 제르맹의 각별한 총애를 받으며, 그의 추천으로 장학생에 선발되어 중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대학 진학 이후에는 고학하면서도 축구, 사랑, 연극 등 대학생 특유의 활동에 몰입했고, 대학 은사 장 그르니에의 권유로 1934년 공산당에 들어갔으나 이내 당의 명령에 반발하다 제명됐다. 1938년에는 신문 『알제 레퓌블리캥』에 들어가 신문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파리 수아르』를 거쳐, 레지스탕스 신문 『콩바』의 편집장 자리를 끝으로 기자 생활을 마감하고 작가 생활에 매진한다.
그의 작품 세계는 부조리, 반항, 사랑이라는 세 개의 주제로 요약되며, 각 주제는 에세이, 소설, 희곡으로 형상화된다. 부조리 계열 작품으로는 소설 『이방인』, 에세이 『시시포스 신화』, 희곡 『칼리굴라』, 『오해』가, 반항 계열 작품으로는 소설 『페스트』, 에세이 『반항인』, 희곡 『정의의 사람들』, 『계엄령』이 있다. 사랑 계열 작품으로는 그의 죽음으로 인해 미완성으로 남은 소설 『최초의 인간』이 있다.
1957년, 마흔네 살의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지만 3년 후 1960년 1월 4일에 친구 미셸 갈리마르의 차에 동승했다가 파리 근교 빌블뱅에서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를 졸업했고, 프랑스 파리 8 대학교에서 ‘노동소설의 미학’ 연구로 불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알베르 카뮈』, 『조르주 바타이유』, 『노동소설, 혁명의 요람인가 예술의 무덤인가』, 『에밀 졸라』, 『프랑스 지식인들과 한국전쟁』(공저) 등을 썼고, 카뮈의 『반항인』, 바르트의 『문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바타이유의 『에로스의 눈물』, 졸라의 『나는 고발한다』, 『실험소설 외』, 『목로주점』, 『돈』, 『패주』, 외젠 다비의 『북 호텔』, 그레마스/퐁타뉴의 『정념의 기호학』(공역)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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