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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샤넬

앙리 지델 지음 | 이원희 옮김
작가정신

2023년 04월 07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4월 0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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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6.05MB)
ISBN 9791160263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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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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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샤넬은 말했다. “나는 내 삶을 창조했다. 이전까지의 삶이 싫었기 때문에.”
이 책은 고아 소녀에서 ‘황금의 손’을 가진 패션 디자이너로서 전 세계 여성의 로망이 되기까지, 자신만의 삶을 살다 간 코코 샤넬의 일대기를 입체적으로 재창조해낸 책이다. 그동안의 전기들에서 전 세계에 널리 이름을 떨친 패션계의 신화적 인물로 샤넬을 다뤘다면, 공쿠르상 수상에 빛나는 탁월한 전기 작가 앙리 지델은 방대한 조사와 연구, 증언을 바탕으로 코코 샤넬의 삶을 내밀하게 조명하고 있다.
생전에 샤넬은 여러 차례 회고록을 펴내려 했지만 실패로 돌아갔다. 자신의 음울한 유년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을 속이거나 미화하는 등 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만을 담았기에 회고록 출판이 무산되었던 것이다. 그 후 작가를 교체하여 다시 한번 회고록 출판을 시도하나 이 또한 좌절된다. 앙리 지델은 코코 샤넬 사후 30여 년 만에 그녀의 삶과 내면을 가감 없이 낱낱이 되짚는다.
20세기 여성 복식의 자유와 해방을 선도했다는 평가를 받는 샤넬이지만, 그녀의 가정환경은 불우했다. 샤넬의 태생부터가 장돌뱅이 아버지와 순진한 시골 처녀의 불장난으로 비롯된 것이었다. 그녀는 12살에 병으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수녀원 부속 고아원에 맡겨지게 된다. 이후 뮤직홀의 마스코트 가수 ‘코코’ 시절을 거쳐, 사업가 아서 카펠을 만나 모자 디자이너로 출발한 샤넬은, 제1차 세계 대전으로 인한 사회 변화를 반영하여 ‘일하는 여성을 위한 옷’이라는 패션 철학을 가지고 자유롭고 간편한 복장을 창출했다. 또한 디아길레프, 니진스키, 스트라빈스키, 피카소, 달리, 콕토, 라디게, 리파르, 르베르디 등 당대 최고의 예술인들과 교유하고 그들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러시아의 드미트리 대공,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공작, 초현실주의 시인 르베르디, 광고 디자이너 폴 이리브와 사랑을 나누기도 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는 평화 협상을 위해 처칠을 설득하는 일을 맡아 역사를 바꿀 뻔하기도 했던 그녀는 15년을 쉬었다가 일흔한 살의 나이에 패션계에 성공적으로 복귀해서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처량하고 비참한 어린 시절과 이후 이어지는 갖은 시련과 역경을 딛고 화려한 성공을 이루지만 그럼에도 평생을 고독과 싸워야 했던 삶. 샤넬의 굴곡 많은 인생은 강한 자의식과 고정관념을 뒤집는 창의적 발상, 일과 사랑에 대한 끈질긴 열정과 만나 디자인이라는 총체적 예술로 화하면서 현대 여성 복식사에 독보적인 한 획을 긋게 된다.
프롤로그

제1장 샤넬가 - 타고난 방랑 기질
제2장 가브리엘의 어린 시절 - 열두 살에 모든 것을 빼앗긴 아이
제3장 인생의 문턱 - ‘코코’라고 불리게 되는 보조 양재사
제4장 성공의 첫발 - 모자 디자이너로 파리에 입성하다
제5장 도빌에서 비아리츠까지 - 패션 디자이너로서의 대성공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비극적 죽음
제6장 1920년대, 광란의 해 - 샤넬N。5의 탄생과 전후 최고 예술가들과의 교유
제7장 웨스트민스터 공작 - 결혼의 포기와 할리우드 진출
제8장 이리브와 함께한 시절 - 눈부신 성공 뒤의 고독
제9장 최후의 시작 - ‘메종 샤넬’의 문을 닫다
제10장 아주 긴 휴식 - 샤넬이 처칠을 설득했다면 역사는 바뀌었다
제11장 은퇴인가, 망명인가? - 자신의 건재를 알리고 싶었던 샤넬
제12장 일흔한 살, 샤넬의 화려한 복귀 - 현대 여성의 의상에 일대 혁신을 일으킨 ‘올드 레이디’
제13장 최후의 순간까지- 20세기 불멸의 여인

옮긴이의 말

며칠 전에 아내를 잃었기 때문에 그는 그 무거운 짐을 내버렸던 것이다. 그리고 그 딸들은 다시는 아버지를 보지 못한다……. 딸들의 이름은 열세 살의 쥘리아, 열두 살의 가브리엘과 여덟 살의 앙투아네트이다. 가브리엘, 20년 후에 전 세계인은 바로 이 소녀를 코코 샤넬이란 이름으로 부르게 된다.
_8쪽

‘C’라는 철자 두 개가 교차되어 있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때는 아직 소녀에게 코코Coco라는 별명이 붙지 않았을 때였으니…… 어떻게 그녀가 예측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어쨌든 12세기 스테인드글라스에서 보았던 두 개의 C가 오늘날 가장 유명한 로고들 중 하나가 되었으니 운명의 과정이란 이처럼 묘한 것인가.
_41~42쪽

가브리엘의 체격 또한 비난거리가 되었다. 풍만한 육체를 높이 평가하는 시절에 깡말랐다고 할 수 있는 그녀의 날씬한 몸매가 구설수에 올랐던 것이다. 그녀에게는 ‘춘희’의 운명이 예정되어 있었다. 당시의 신문들이 보도해서 세인들을 경악하게 했던 앙상한 몸을 찍은 사진들, 그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인도의 기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사실 가브리엘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대를 많이 앞서서 훗날 전 세계를 지배하게 되는 스타일을 창조하고 있었다.
_63쪽

여러 해가 지난 후 가브리엘은 이렇게 말한다. “발장과 카펠은 나를 동정했다. 그들은 나를 버림받은 불쌍한 참새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맹수였다. 나는 차츰차츰 삶을 배우고, 삶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싶다.”
_152쪽

“나는 여성의 몸에 자유를 주었다. 그동안 여성의 몸은 레이스, 코르셋, 속옷, 심을 넣어서 몸매를 강조하는 옷을 입고 땀을 흘리고 있었다.” 샤넬이 자신이 싫어하는 의상을 없애고 아주 새로운 여성의 실루엣을 만들어내면서 사람들은 다른 세기로 접어들게 된다.
_157~158쪽

디아길레프를 돕는 것으로 예술 후원 활동을 시작하게 된 가브리엘은 이어서 이고르 스트라빈스키가 경제적으로 곤경에 처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 작곡가 부부와 네 명의 자식이 ‘벨 레스피로’에서 지내면서 안락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래서 2년 동안 그 별장은 스트라빈스키의 격렬한 에너지가 넘치는 음악으로 가득 차게 된다.
_208쪽

첫 번째 발표회가 끝났을 때, 샤넬은 친구들 앞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그렇게 하는 것으로 그녀는 친구들로 하여금 그 난처한 상황을 면하게 해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는 끝까지 냉정함을 유지했다. 그녀와 아주 가까웠던 마농은 샤넬이 그다음 날 보일 반응을 몹시 걱정했다고 회상했다. 그건 불굴의 의지를 가진 여자를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가브리엘은 간단하게 말했다. “두고 봐! 다시 시작할 거니까…….” 그리고 그녀는 곧바로 일을 다시 시작했다.
_449쪽

사실 가브리엘에게는 고독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이 세상에 그녀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르베르디가 죽은 이후로 이 세상에서 그녀를 생각해주는 사람이 누가 있는가? 그녀의 친구들 중 대부분이 세상을 떠났다. 그렇게 부자였는데도 마지막 가는 길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가족을 포함해 가까이 지내던 사람들에게마저 외면당한 이들의 운명을 그녀는 똑똑히 보아왔었다.
_475~476쪽

‘코코 샤넬’이라는 이름 뒤에 가려진
인간 ‘가브리엘 샤넬’을 만나다

떠돌이 행상이었던 아버지와 병약한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가브리엘(본명)은 12살에 부모로부터 버려진다. 남편의 무관심과 방랑벽에 시달리던 어머니는 폐병으로 죽었고, 가정에 소홀했던 아버지는 아이들을 키울 경제적 능력은 물론 의지조차 없었다. 언니, 여동생과 함께 오바진의 수녀원에 맡겨진 가브리엘은 그때부터 몽유병을 앓기 시작해 죽을 때까지 모르핀 주사약 ‘세돌’을 맞아야 잠을 이룰 수 있었고, 심지어는 가죽끈으로 몸을 묶은 채 잠을 자야 했다.
그녀 나이, 스무 살. 샤넬은 낮엔 양재 보조사로, 밤엔 뮤직홀에서 가수들이 쉬는 막간에 ‘마스코트’ 가수로서 노래를 불러 큰 인기를 얻는다. 이때 얻은 ‘코코’라는 애칭은 죽을 때까지 그녀를 ‘코코 샤넬’로 불리게 했지만, 그녀는 이 이름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가수로서의 성공을 꿈꾸며 샤넬은 곧 대도시 ‘비시’로 옮겨가지만 그녀에게 쏟아진 것은 냉대와 무관심뿐이었다. 좌절한 그녀는 물랭 시절에 사귄 에티엔의 도움으로 승마를 배우게 되고, 이때 남성용 승마 바지를 여성용으로 개조하는 기지를 발휘하게 된다. 그때만 해도 치렁치렁한 레이스 치마에 호화로운 모자가 유행하던 시절이었지만 샤넬의 심플한 디자인은 예기치 못한 행운을 불러왔다. 이를 본 폴로 선수 출신 사업가 아서 카펠이 그녀에게 모자샵 운영을 제의한 것이다. 그녀의 단순하면서도 개성적인 모자는 화려한 치장에 집착하던 많은 여성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그때부터 샤넬은 이전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들은 나를 버림받은 참새쯤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맹수였다.”
‘열두 살에 모든 것을 빼앗긴’ 소녀는
20년 후 전 세계인이 ‘코코 샤넬’이라고 부르게 된다

불우했던 어린 시절을 극복하고 모자 디자이너로 새롭게 출발한 샤넬은 타고난 장사꾼의 수완과 뛰어난 재능, 독창적인 심미안으로 짧은 머리, 언제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바지, 샤넬 라인 스커트, 향수 샤넬 N°5, 인조 보석으로 만든 장신구 등 현대를 상징하는 패션을 주도했다. 그러나 샤넬은 눈부신 성공 외에는 운명으로부터 모든 것을 거부당했다.
사랑하는 사람은 사고로 죽고 결혼을 원하는 남자와는 아이를 낳을 수 없었으며 지독한 외로움에 결혼을 결심했을 때는 연인이 죽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대공, 영국의 웨스트민스터 공작, 초현실주의 시인 르베르디, 광고 디자이너 폴 이리브와 사랑을 나누었지만 그들 중 누구도 그녀를 지켜주지 못했다. 제2차 세계 대전 때는 평화 협상을 위해 처칠을 설득하는 일을 맡아 역사를 바꿀 뻔하기도 했던 샤넬은 15년을 쉬었다가 일흔한 살의 나이에 성공적으로 복귀해서 자신의 건재를 과시했다. “허무에 빠져 있기보다는 차라리 실패하는 편이 더 낫다”라는 그녀다운 당찬 선언과 함께. 그리고 샤넬은 패션계의 흐름을 또 한 번 뒤바꾸며 검정 드레스와 뒤꿈치가 훤히 드러나는 샌들을 전 세계적으로 유행시킨다.

디아길레프, 니진스키, 달리, 콕토, 에릭 사티 등
당대 최고의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2차 대전 당시 첩보원의 임무를 맡기까지……
‘파리는 샤넬을 사랑했고, 또 경멸했다!’

샤넬은 디아길레프, 니진스키, 스트라빈스키,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콕토, 르베르디, 막스 자코브, 에릭 사티 등 동시대 최고의 예술가들과 교유하고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사회의 변화를 누구보다 먼저 간파했다. 특히 제1차 세계 대전으로 남자들이 전장에 나가면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졌는데, 이때부터 그녀는 ‘일하는 여성을 위한 옷’이라는 일관된 패션 철학을 갖고 여성의 실루엣을 고려한 자유롭고 간편한 복장을 창출해냈다. 샤넬이 디자인한 옷들은 당시에 여성의 몸을 가두고 혹사하던 복식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켰다. 코르셋을 착용할 필요도 없었고, 스커트의 길이는 활동성을 고려해 무릎 길이로 짧아졌다. 품이 낙낙한 옷들은 곧 육체의 자유를 의미했다. 단순함과 정확함, 우아함과 실용성 모두를 아우르는 디자인을 추구했던 샤넬은 혁신적인 여성의 실루엣을 만들어낸다.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마스코트 가수로 인생을 시작했으나 명실상부한 부와 명성을 쟁취한 코코 샤넬. 성공만큼이나 실패 또한 거듭했던 여인. 상대가 누구든 가차 없이 독설을 날리고, ‘복제’를 옹호하며 파리 의류조합과 논쟁을 벌이는 등 지나치게 솔직한 발언과 진취적인 행보로 인해 때로는 주변 사람들, 나아가 시대와 불화했던 사람. 그러나 샤넬은 주어진 운명의 굴레를 벗어 자신만의 삶을 창조했으며 마침내 시대를 디자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1971년 1월 11일, 샤넬은 리츠 호텔 방에서 숨을 거둔다. 일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던 그녀가 가장 싫어하던 일요일이었다. 그녀는 혼자서 죽음을 맞이했고, 로잔 묘지에 묻혔다. 전기 작가 앙리 지델은 그녀의 죽음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아버지가 오바진의 차가운 잿빛 담 안에 딸을 버리고 간 뒤로 그녀는 언제나 홀로가 아니었던가?”

▶ 가브리엘 샤넬에 대한 평가

매력적이면서 호감을 주고 인간적인가 하면 혐오감을 주기도 하며 때론 너무 지나쳐 보이기도 하는 여성. 분노, 짓궂은 말, 창작력, 변덕스러움, 극단적 성격, 친절함, 유머, 관대함 등이 샤넬이라는 독특한 인물의 바탕을 이루고 있다.
_장 콕토

그 유명한 코코가 왔는데, 그 여자에게 홀딱 반해버렸다. 유능하고 유쾌한 여자다.
_처칠

금세기로부터 프랑스는 세 명의 이름을 잊지 않을 것이다. 고다르, 피카소, 그리고 샤넬.
_앙드레 말로

작가정보

저자(글) 앙리 지델

Henry Gidel
1925년에 콩데-쉬르-레스코에서 출생하여 고등학교에서 고전문학을 가르쳤으며, 오트-알자스 대학과 오를레앙 대학에서 정교수로 재직했다. 지은 책으로 『페이도의 희곡론』 『페이도 희곡집』 『보드빌』 『라비쉬 희곡집』 『콕토』가 있으며, 1991년에 『페이도』를 비롯한 그의 모든 작품에 수여하는 문예비평 국제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1995년에는 『기트리 부자父子』로 전기 부문 공쿠르상을 수상했다.

프랑스 아미앵 대학에서 「장 지오노의 작품 세계에 나타난 감각적 공간에 관한 문체 연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마르크 레비의 『그녀, 클로이』 『고스트 인 러브』, 엠마뉘엘 베르네임의 『그의 여자』 『금요일 저녁』 『커플』 『잭나이프』 『다 잘된 거야』 『나의 마지막 히어로』, 장 지오노의 『영원한 기쁨』 『세상의 노래』, 아민 말루프의 『사마르칸드』 『타니오스의 바위』, 장자크 상페의 『사치와 평온과 쾌락』 『각별한 마음』 『돌풍과 소강』, 알랭 뒤카스의 『디저트를 만드는 아이』, 다이 시지에의 『발자크와 바느질하는 중국소녀』,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의 『타라 덩컨』 시리즈, 마린 카르테롱의 『분서자들』(전 3권), 카트린 클레망의 『테오의 여행』 『세상의 피』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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