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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MBTI

임수현 지음 | 이슬아 그림
디페랑스

2023년 03월 15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3월 3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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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73.78MB)
ISBN 9791185264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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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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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펼쳐 든 독자라면 적어도 한 번쯤은 MBTI 테스트를 해봤을 것이다. MBTI 유형이 자신의 실제 모습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시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실제로 상대방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데 있어 MBTI로부터 많은 도움을 얻었는지, MBTI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 수 있는지,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문학 작품 속 등장인물의 언행과 심리를 분석함으로써 MBTI가 개인의 성향에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작품의 완결성이 뛰어나고 인류에게 널리 읽혀 온 고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극의 전개에 기여하는 나름의 역할과 함께 창조되었기 때문에 현실 인물보다 MBTI 유형의 특성을 뚜렷하고 일관되게 드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이 책은 세계인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온 고전 속 인물들의 MBTI 유형을 분석하고 있다. 레프 톨스토이, 헤르만 헤세, 조지 오웰, 장폴 사르트르, 마르셀 프루스트,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밀란 쿤데라, 스탕달, 마크 트웨인 등 위대한 작가들의 대표작에서 총 32인의 등장인물들을 선별하였다. 각 유형을 대표하는 캐릭터들이 어떠한 언어습관과 행태, 정서와 심리 상태를 드러내며 그것이 어떠한 결과를 야기하는가를 살펴봄으로써 타산지석의 깨달음은 물론 자아 성찰의 계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롤로그 _ 나는 고전 속 어떤 인물일까?

1. ENFJ
『레 미제라블』, 장 발장
『주홍글씨』, 헤스터 프린

2. ENFP
『돈키호테』, 돈키호테
『크눌프』, 크눌프

3. ENTJ
『1984』, 오브라이언
『멋진 신세계』, 무스타파 몬드

4. ENTP
『적과 흑』, 쥘리엥 소렐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토마시

5. ESFJ
『위대한 유산』, 조 가저리
『허클베리핀의 모험』, 짐

6. ESFP
『그리스인 조르바』, 조르바
『전쟁과 평화』, 나타샤

7. ESTJ
『리어왕』, 리어왕
『이반 일리치의 죽음』, 이반 일리치

8. ESTP
『롤리타』, 돌로레스 헤이즈
『톰 소여의 모험』, 톰 소여

9. INFJ
『죄와 벌』, 라스콜니코프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알렉세이

10. INFP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베르테르
『죽은 시인의 사회』, 존 키팅

11. INTJ
『구토』, 앙트완 로캉탱
『위대한 개츠비』, 제이 개츠비
12. INTP
『햄릿』, 햄릿
『호밀밭의 파수꾼』, 홀든 콜필드

13. ISFJ
『변신』, 그레고르 잠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마르셀

14. ISFP
『데미안』, 에밀 싱클레어
『수레바퀴 아래서』, 한스 기벤라트

15. ISTJ
『안나 카레니나』, 알렉세이 카레닌
『오만과 편견』, 다아시

16. ISTP
『노인과 바다』, 산티아고
『향수』, 장 바티스트 그르누이

에필로그 _ 완벽한 사람은 없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다.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수많은 실수를 저지르고,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도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정당화하기도 하며,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핑계를 대며 바람직하지 못한 선택을 하기도 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이다. 헤스터가 평생 가슴에 새겨야 하는 ‘A’라는 글씨는 다름 아닌 인간 존재로서의 나약함과 불완전성의 증거다. -p37

이처럼 상상을 통해 만들어 낸 가상의 이미지에 스스로를 투영하여 자기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돈키호테의 모습은 ENFP의 주기능 외향직관(Ne)의 왜곡된 작용에 기인한다. 외부 세계에 대한 호기심과 창의성의 발현이 도를 지나친 나머지 상상과 현실을 혼돈하는 이상증세로 나타난 것이다. 주변인들에게 각각의 내러티브를 부여하여 이름을 붙이고 스스로를 영웅으로 떠받들어 주인공 서사를 써나가려는 움직임은 주기능 외향직관과 3차 기능인 외향사고(Te)의 합작에 의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외향사고가 미숙한 관계로, 목적 지향적 사고와 행위는 타인의 처지나 감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일방적이며 공격적인 형태로 나타난다. - p48

그는 체제를 정당화하고 대중을 선동하기 위한 탄탄한 논리 체계를 내부에 구축하고 있다. 부기능인 내향직관(Ni)에서 비롯된 깊은 통찰력으로 문제의 핵심을 간파하고 자신만의 대응 체계를 수립하는 것이 바로 ENTJ의 특징이다. 무스타파 몬드는 체제의 흠결을 가리고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와 설득 수단을 언제나 준비해 두고 있기에 그 어떤 누구와 논쟁이 붙더라도 조근조근 논박하여 상대를 꺾어 버린다. - p82

물질적이고 유한한 목표에는 반드시 끝이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계속해서 더 많은 양을 원하며 갈증을 느끼게 하지만, 이를 끝없이 충족하기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내적인 좌절감을 증폭시킨다. 허영과 허세의 끝은 허무일 뿐이다. 그보다는 내면적 성장과 자기 발전, 그리고 진정한 사랑과 같은, 눈에 보이진 않지만 고귀하며 영속적인 가치를 성취하며 살아가는 것이 훨씬 의미 있다는 것을 『위대한 유산』은 우리에게 말해 주고 있다. - p125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책임과 의무에 사로잡혀 현재를 저당잡힌 채 살아간다. 미래를 계획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을 만끽하는 조르바의 모습은 흥미롭기도 하지만 ‘저렇게 살아도 되나’ 하는 우려와 의구심을 자아내는 것이 사실이다. 무엇 하나 제대로 이룬 것 없이 이곳저곳을 부유하며 살다 간 조르바의 생애는 성과와 효율에 집착하는 산업사회의 관점에서는 분명 실패한 삶이 맞다. 하지만 외부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기준에 따라 주체적으로 완성한 삶이라는 측면에서는 나름 의미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 p153

이반 일리치는 자신을 냉랭하게 바라보는 주변인들의 모습에서 자신의 모습을, 또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확인한다. 경험과 성찰을 통해 자아를 찾은 것이 아니라 타인들의 차디찬 시선 속에서 비로소 자기 모습을 본 것이다. 그는 열등기능인 내향감정(Fe)의 결여로 인해 스스로의 감정과 정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며 이러한 빈자리는 이해득실을 따지는 외향사고 작용이 거의 전적으로 지배해 왔다. 그는 스스로를 잘 안다고 착각했지만 사실 그의 정체성은 철저히 타인의 시선에 갇힌 채 주조된 것이었다. - p186

그럼에도 불구하고 『롤리타』가 ‘노벨 연구소 선정 최고의 책’을 비롯해 세계 유수 언론과 대학의 추천도서로 꼽히고 있는 건 작품의 뛰어난 문학적 가치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질문은 남는다. 아름다운 예술을 창조하기 위해서라면 그 어떤 비윤리적인 주제를 다루어도 상관없는가? 정치적, 사회적, 인륜적인 고민 없이 단지 예술을 위해서라면 비도덕적인 주제가 용인되는가? 금기를 다루는 예술의 딜레마는 오늘날까지도 이어져오고 있다. - p201

우리 모두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죄를 짓고, 죄의식을 느끼고, 벌을 받으며 살아간다. 라스콜니코프의 허황된 상념과 충동성은 사실 우리 모두의 내부에 잠재해 있는 인간 존재로서의 보편적인 치부일지도 모른다. 독일의 대문호 헤르만 헤세가 ‘더 이상 견딜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울 때, 인생 전체가 타는 듯한 상처처럼 느껴질 때’ 도스토옙스키를 읽으라고 이야기한 건 바로 이런 의미에서일 것이다. - p223

결국 이렇게 키팅은 떠났지만, ‘카르페 디엠’, 즉 ‘오늘을 즐겨라’라는 가르침은 학생들뿐 아니라 독자들의 마음에 강한 울림과 함께 남아 있다. 내 삶의 주인은 오로지 나이며, 내 삶의 무대는 지금 현재라는 사실은 그가 떠나도 조금도 변하지 않는다. 내게 주어진 한 번뿐인 인생을 즐길 수 있는 주체 또한 나뿐이며, 내 선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 또한 나임을 깨달아야만 우리는 좀 더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 바로 이것이 궁극적으로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키팅은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다. - p260

개츠비는 변질된 ‘아메리칸 드림’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뉴잉글랜드에 도착하여 위대한 국가 건설을 꿈꾸었던 청교도들의 정신은 본디 근면과 성실로 무장한 건전한 것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눈부신 발전과 지속적인 성공 신화 이면에 ‘아메리칸 드림’은 세속적, 물질적인 방향으로 치달아 비인간적이고 비도덕적인 사회상을 낳으며 타락하는 어두운 결과를 야기하기도 했다. 개츠비를 형용하는 ‘위대한’이라는 단어에는 얼마간의 반어법과 비판의식이 녹아들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p283

이처럼 분노에 찬 격한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며 폭주하는 햄릿의 모습은 열등기능인 외향감정(Fe)의 결여에 기인한다. INTP는 보통 자신의 감정을 숨기기를 원하기 때문에 그것이 바깥으로 나올 때에는 미성숙한 어린아이처럼 분출하듯 폭발하는 경향이 있다. 즉 통제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감정의 선을 넘게 되면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흑백 논리에 사로 잡혀 이성을 잃고 감정에 온전히 지배당하는 상황이 펼쳐지는 것이다. - p293

아이들이 자라서 어른이 되는 것은 누구도 막을 수가 없다는 건 우리 모두가 알고 있다. 아무리 파수꾼이 호밀밭에서 열일 해도 어린이들은 자연스럽게 나이 먹으며 어른이 될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어린 아이들이 순수성을 잃고 어른으로 타락하는 걸 막는 파수꾼이 되고 싶다.’라는 홀든의 독백이 쓸쓸하고 공허하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p305

전반적인 소설의 서사를 이끌어가는 주된 동력은 주인공 마르셀의 기억력이다. 과거의 경험과 상황의 디테일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곱씹는 경향은 ISFJ의 주기능인 내향감각(Si)에서 비롯된다. 심리학자 마리루이제 폰 프란츠가 언급했듯 강한 내향감각은 ‘고도로 예민한 사진건판(寫眞乾板)’과 같아서 사람이나 풍경의 세밀한 빛깔과 형태의 세밀한 부분까지 꼼꼼히 지각하고 기억하게 한다. -p325

싱클레어는 전쟁터에서 데미안의 가르침을 곱씹게 된다. 이 세계라는 거대한 알이 깨어진 뒤 새로운 탄생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인가. 비정한 전쟁터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상황들을 통해 싱클레어는 자신의 통찰을 완성해 나간다. 내적인 판단과 성찰을 외부 발산적으로 확립해 나가는 ISFP의 부기능 외향감각(Se)의 면모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p344

한때 수레바퀴 아래에 짓눌려 힘겨워했던 헤세의 실제 경험이 녹아있기 때문일까. 한스의 이야기는 가슴 저밀 정도로 생생한 아픔으로 다가온다. 억압적인 체제와 규제를 의미하는 ‘수레바퀴’, 누구도 이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수레바퀴를 굴리며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중력을 견뎌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인생의 숙명이라면, 우리는 좀 더 강하고 단단해져야 한다. 실패를 딛고 위대한 작가로 거듭난 헤세처럼 말이다. -p357

오늘은 반드시 커다란 고기를 낚을 수 있을 거라는 긍정적인 생각과 함께 그는 고기의 입질을 기다린다. ISTP의 경우 내향직관(Ni)이 3차 기능으로 약한 편이기에 미래 지향적인 사유보다는 지금 눈앞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집중하는 유형이다. 쓸 데 없는 상념이 적다. 바로 이것이 산티아고가 좌절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게 만드는 힘이다. -p391

고전을 읽으면서 MBTI를 이해하다!

MBTI 성격유형검사는 스위스의 정신분석학자인 칼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 도구이다. MBTI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어 왔다. 심리학 비전공자가 만들었다는 사실에 대한 지적에서부터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반론에도 불구하고 대중적 인기와 관심은 식지 않고 있다.
융은 철학자 니체의 ‘디오니소스형/아폴론형Apollinisch’ 인간 유형 분류에서 인사이트를 얻어 고유의 심리 유형 이론 체계를 발전시켰다. 따라서 MBTI의 기반은 과학이 아닌 철학에 가깝다. 엄밀하고 객관적으로 개인의 성격을 진단하는 과학적 도구로서보다는, 스스로의 내면을 돌아보고 삶의 방향을 바로잡는 철학적 길잡이로서의 가치를 더 크게 가질 수 있다.
최초로 MBTI를 만든 마이어스-브릭스 모녀는 ‘주변 사람들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그리고 세상 사람들이 서로를 파괴하지 않고 존중할 수 있는 수단을 찾도록 돕기 위해 MBTI 검사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우리가 MBTI를 통해 각자의 타고난 성향과 선호를 인정하는 열린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 MBTI의 기본적인 존재 의의라는 의미다.
사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MBTI를 통해 나 스스로를 제대로 이해하는 작업이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성향과 선호를 가지고 있는지, 내 무의식 속에 어떤 열등감과 방어기제가 작동하고 있는지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인생의 중요한 순간에 더 나은 판단과 선택의 자양분으로 삼는다면 더욱 현명하고 지혜로운 삶이 가능해질 것이다. 저자는 문학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간 군상에 비추어 스스로를 성찰하고 타인과의 조화로운 공존을 모색하는 소중한 시간 가져 보길 권하고 있다.

북 트레일러

https://youtu.be/zgi8S4arkMc

작가정보

저자(글) 임수현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외교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정치학과에서 정치사상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리서치 애널리스트로 근무했고, 대한민국 국회에서 비서관으로 재직하며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북한학(경제 전공)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MBC 교양 프로그램 「내 손 안의 책」을 진행하며 다양한 베스트셀러와 스테디셀러를 대중에 알리는 역할을 했으며, 현재 유튜브 채널 「써니피디아 SUNNYPEDIA」를 통해 인문학, 사회과학 분야 도서 리뷰 및 국제정치 시사 이슈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투스닷컴 인문학, 사회과학 교양 강의, 클래스101 「장르별 독서법」 강의를 통해 문해력과 교양 수준을 높여 주는 흥미롭고 유익한 강의들을 선보이고 있다. 저서로 『임수현의 친절한 인문학』(2022), 『임수현의 친절한 사회과학』(2023)이 있다.

그림/만화 이슬아

일상의 순간들에서 사유하게 되는 삶의 모양을 포착해 그림으로 기록한다. 순간의 모습을 포착하는 행위는 아름답지만, 곧 사라짐을 인정함과 동시에 반드시 다시 만날 것이라는 쓸쓸하면서도 따듯한 안부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좀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숨은 의미를 찾으며 삶의 순간들을 표현하는 작업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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