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치과기공사의 수기

치기공업계에 대한 오해와 진실

김근삼 지음

북랩 2023년 01월 31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1월 2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치기공사를 꿈꾼다면 반드시 읽어야 할 이야기
그리고 현직 치기공사라면 공감으로 눈물지을 이야기


항간에서는 돈 걱정 없는 전문직이라고 오해하지만
현실은 사시사철 쪼들리는 일개 노동자일 뿐

반평생을 치기공사로 일해온 저자가 들려주는
치기공업계의 민낯과 그들의 속사정

젊은 시절의 저자에게 치기공사가 되겠다는 거창한 목표는 없었다. 그가 치기공과에 입학한 것은 지원한 대학에서 커트라인이 가장 높은 과가 치기공과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 입학 후 기공소에 현장 견학을 갔을 때 그는 그 세계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현장 실습을 통해 실무를 배웠고, 보조기사 생활을 거쳐 메인기사로 승격되기까지 끊임없이 기술을 연마했다. 업계에서 소위 말하는 ‘A급’이 되기 위해 그토록 노력했건만 돌아오는 것은 박봉, 그리고 끝없는 철야근무였다.
이 책은 항간에서 돈 걱정 없는 전문직이라고 오해하는 치기공업계의 속사정을 낱낱이 보여주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치기공사를 꿈꾸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이야기이자, 현직 치기공사라면 공감으로 눈물짓게 될 이야기다.

목차

수기 1
수기 2
수기 3
수기 4
수기 5
수기 6
수기 7
수기 8
수기 9
수기 10
수기 11
수기 12
수기 13
수기 14
수기 15
수기 16
수기 17
수기 18
수기 19
수기 20
수기 21
수기 22
수기 23
수기 24
수기 25
수기 26
수기 27

책 속으로

늘도 어김없이 이곳이 기공소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굉음을 내고 있다. 이제는 조용한 분위기에서 일하는 걸 포기한 지도 어언 이십 년도 더 넘는구나.
공중에 날아다니는 메탈 가루, 레진 가루, 돌가루 먼지 등등 여러 가지 인체에 해로운 이물질들에 맞서 우리 기공사들은 마스크 하나에 의지하면서 하루 12시간 내외로 근무하면서 버티고 있다.
폐암을 걱정하는 건 사치다. 이걸 업으로 수없는 세월을 기술 연마에 힘쓰며 살아오면서, 밥을 먹고 살려면 기공사 일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p. 6

하지만 기공소는 수익이 거의 없습니다. 적자 아니면 다행이지요…. 기공사들이 바쁘게 최소 8시까지 해야 소장들은 생활비 벌어 간답니다…. 소장이 천만 원 이상 꾸준히 가져가야 직원들 보너스도 주고 잔업 수당도 줄 텐데 직원 입장에서는 일을 많이 한 것 같은데도 소장들은 봉급 주고 재료값 주고 사무실 월세, 유지비 등등 주다 보면 남는 게 별로 없답니다. 그리고 달마다 매출이 달라서 적자인 달도 있고 흑자인 달도 있습니다. 적자일 땐 가진 돈이 없는 소장은 대출을 받아 그달을 메꾸는 소장도 있고 흑자가 난 달에는 적자인 달들을 메꾸면 또 남는 게 없지요….
흑자의 달들이 적자인 달들보다 많으면 그 기공소는 번창하는 것이 아니라 유지하는 것이고 그 반대의 상황인 기공소는 그냥 버티는 겁니다…. 그래서 운영할수록 빚만 늘어나게 되니 직원 감축하거나 규모를 줄이게 되지요…. 기공사는 야간 일을 하고 힘이 드니 불만이 있을 테고 소장은 그걸 훤히 알면서도 대처를 못 하는 그런 상황이 오지요….

p. 82

이삼십 년 전의 소장들은 어느 건물을 살까 하고 고민했다면 요즘 소장들은 생계형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치과기공소가 너무 많이 생겼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무리 휴일 반납하고 일을 치더라도 매출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만큼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일의 양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치과를 더 늘릴 수 없는 입장으로 답답할 뿐이다.

p. 102

작가정보

저자(글) 김근삼

1971년에 강원도 속초에서 태어나 평범하게 살고 있는 치기공사다. 험난하다면 험난하게 반백 년 살다 보니 이제야 조금 성숙해진 것 같다. 한 편의점 앞에 앉아 맥주를 마시다가 우연히 만난 분의 권유에 의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글을 쓰면서 느꼈던 건 글이란 아름다운 꽃과 같다는 것이었다. 물을 정성으로 뿌려주면 꽃이 시들지 않고 아름답게 잘 자라듯이, 글도 성심을 다해 쓰다 보면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