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하진 않습니다
2023년 03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3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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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6785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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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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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장애인의 기준에 미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맞춰 살아온 시간이 버겁고 외로웠다. 이 책을 통해 사회 구조의 기준값이 소위 정상 범주에 속한 이들에 맞춰 있다는 것을 밝히고 싶다. 사회적인 인식, 문화, 편견, 시스템이 장애인을 비정상으로 만든다. 장애인이 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한 게 아닌, 누구나 살기 편한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_본문 ‘책을 내며’ 중에서
이 책에 쓰인 용어 _ 8
책을 내며 _ 9
PART 1 소위 말하는 정상의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
늦깎이 초등학생이 되다 _ 21
당신이 웃음거리로 사용한 소재는 누군가의 삶입니다 _ 27
나도 이제 편안하게 투표하고 싶다 _ 32
장애인은 왜 기계치일 수밖에 없는가? _ 38
아픈 손가락 대신 그냥, 자식 _ 43
당신에게는 일상이지만, 나에게는 체험이라고 말하네! _ 48
출발선부터 다르다 _ 54
우리가 반말할 만큼 친한 사이인가요? _ 58
저의 목표는 피아니스트가 아닙니다 _ 62
나에게 검사란 아픈 증상보다 장애 특성을 말하는 것 _ 70
저는 빨대를 들고 다녀야 하는 사람입니다 _ 75
빛 좋은 개살구 같은 장애인편의시설 _ 80
셀프라고 쓰고 이용 제한이라고 읽는다 _ 84
시설에 산다는 이유로 _ 88
장애인다움을 강요하는 것도 차별입니다 _ 92
네 인생이나 신경 써 _ 97
10cm의 턱은 생각보다 높다 _ 100
내 돈 주고 밥 먹는데도 눈치가 보여요 _ 104
PART 2 다양한 기준이 필요한 사람들
장애인식 개선으로 추천하고 싶은 드라마 _ 111
그 선생님은 제 이상형이에요 _ 116
자립은 혼자서 밥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_ 120
모든 사람이 숫자를 다 안다는 착각 _ 126
세종대왕님, 저는 한글을 잘 몰라요 _ 130
골라 보는 재미를 느끼고 싶어요 _ 136
정보를 쉽게 제공받을 권리 _ 140
실패의 경험이 쌓이면 살아갈 힘이 생긴다 _ 144
이상함의 기준은 없다 _ 149
무관심에서 비롯한 편견 _ 154
우리 이제,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해요! _ 157
그 마이크 제가 잡아드릴게요 _ 161
기준의 다양성을 인정한 시선 _ 166
그곳은 경계선이 보이지 않았다 _ 170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 _ 174
보물 같은 곳을 발견했다 _ 177
느리지만 저도 일하고 싶어요 _ 182
분리가 아닌 공존을 꿈꾼다 _ 185
참고 문헌 _ 188
왜 장애인으로 살아가는 것이 불편한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40대 이전까지는 ‘나에게 장애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장애가 있으니 차별받거나 불편함이 있어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 장애인으로 사는 게 불편한 이유는 어딘가 부족하거나 무언가 잘못해서가 아니라, 비장애인 기준으로 돌아가는 사회 구조와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p10)
만약 모든 사람이 휠체어를 타고 출퇴근해야 한다면 이동권 보장 요구는 장애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가 된다. 아마 모든 지하철역에 당연히 엘리베이터가 설치될 것이다. (p11)
장애인을 비정상, 결핍과 동정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것도 수정 되어야 한다. 장애인을 비장애인의 기준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면, 이들은 어딘가 부족한 존재가 아닌, 있는 그 자체로의 존재가 된다. (p12)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의 입학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학교에 다녀도 학습 효과가 크지 않으리라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들을 학교에 보내려는 궁극적인 이유는 학업적 성취를 이루거나 자립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 속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연립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이다. (p23~24)
뇌병변장애인을 흉내 낸 개그맨은 누군가가 상처받는 일을 염려하기보다, 대중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 우선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 없이 한 그의 행동은 장애인에겐 삶이다. 그는 타인의 삶을 무례하게 침범했다. (p28)
대한민국 국민의 참정권은 누구나 보장받아야 하며, 개선점 요구 또한 당연한 권리이다. 다시 말하지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적장애인이 지지하는 후보를 정확하게 투표할 수 있도록 선거 공보 와 그림 투표용지를 제공해야 한다. 그리고 낯선 환경으로 인한 불안감을 줄이고 투표 과정에 불편함이 없도록 장애 당사자가 투표 사무보조원을 지정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실행될 수 있게 해야 한다. (p37)
세상이 살기 편리해질수록 장애인의 고립은 심화하는 것 같다. 장애가 있어서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발달하는 기술로 인해 더 고립되는 느낌이다. 약자라고 지칭되는 사람들이 어떠한 조건에 의해 배제당하는 일이 더는 없었으면 좋겠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 주체적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p42)
많은 사람이 장애인에게 친절히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과잉 친절과 과장된 호의를 보이는데 이 또한 너와 나는 다르다는 걸 알려주는 행위일 뿐이다. (p60)
사람들은 주유소를 선택할 때 무엇을 가장 많이 볼까? 아마 기름값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뇌병변장애가 있어 손을 떠는 특성이 있으므로 직원이 있는지부터 본다. 직원이 없으면 선택의 여지 없이 그냥 지나친다. 차에 기름이 떨어지지 않았는지 강박적으로 확인하는 습관도 여기에 기인한다. 휠체어 이용자 역시 나처럼 셀프 주유소를 이용하기가 어렵다. 주유하려고 휠체어를 내리고 싣다 시간이 지체되면 눈치 보이기 십상이다. (p86)
〈우리들의 블루스〉는 장애인의 삶이 비장애인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장애인이 주체적으로 살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를 계기로 많은 사람이 장애인을 하나의 집단으로 바라보기보다 한 사람 한 사람의 객체, 주체적인 삶을 살고 관계 맺으며 살아가는 사람으로 볼 수 있으면 좋겠다. (p114)
나는 장애인의 자립은 어느 정도 훈련이 된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기에 동식 씨의 홀로서기를 불안해했다. 퇴소가 동식 씨에게 도움이 되는 일인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었다. 그러나 동식 씨가 자립하는 모습을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장애 당사자의 독립 시기는 따로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것과 타인에 의해 결정되는 게 아님을 알았다. 독립은 본인이 원할 때가 가장 적절한 시기이다. (p122)
공연장의 장애인석은 보통 앞자리나 뒷자리에만 마련되어 있다. 객석이 계단식이라 휠체어 진입이 앞자리와 뒷자리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휠체어 이용자의 좌석 선택을 제한하고, 원하는 좌석에서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는 즐거움을 박탈하는 일이다. (p136)
장애인으로서 차별당하며 살아온 내가 또 다른 누군가를 편견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나의 외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매체를 통해 고착되었듯이, 사람들에게 장애인에 대한 이미지도 매체를 통해 불쌍하거나 혐오스러운 존재로 인식되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155)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통해 아이들은 장애인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개선되었으면 좋겠다는 부분을 스스로 찾아내었다. 이처럼 어릴 적부터 장애인에 대해 생각할 기회들이 좀 더 많아지면 아이들은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p176)
많은 사람이 사회적 약자 분리를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가끔 장애 당사자는 물 위에 뜬 기름 같은 존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약자는 약자로서의 배려를 원하는 게 아니다. 그저 사람으로서 의 존중 받기를 바란다. (p187)
“정상과 비정상, 그 기준은 누가 정했나요?”
약자로서의 배려를 원하는 게 아니라,
그저 동등한 사람으로서의 존중 받기를 바란다.
뇌병변장애인으로 태어난 저자는, 사회복지사로서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 구조의 비조리를 짚기 위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며 활동하고 글을 쓰고 있다. 첫 번째에 이어 두 번째 에세이인 《불편하게 사는 게 당연하진 않습니다》는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다양성이 존중하는 사회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책이다.
‘소위 말하는 정상의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상황을 예시로 담아 풀어낸 1부에서는 장애인의 비장애인에게 맞춰져있는 사회(일상) 안에서 느끼는 잠재되어 있는 차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어 2부에서는 ‘다양한 기준이 필요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을 담아, 우리가 조금씩만 더 생각하고 고민한다면 사회적인 관계로써 서로를 대하고 그렇게 서로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 수 있을 거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저자는 가끔 장애 당사자들은 자신을 ‘물 위에 뜬 기름 같은 존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을 분리하지 않고 공존하는 분위기로 바뀌는 것을 함께 상상하고 기대하고 있으며, 그에 해당하는 목소리가 사회 여러 면에 반영되어 어엿한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이 책에 모든 장애인의 시선을 담지는 않았지만, 저자가 장애인으로서 직접 겪은 경험담과 일터에서 함께 삶을 나누는 지적장애인들의 이야기를 충실히 담았으며, 이 책이 많은 독자들의 삶 안에서 장애인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스스로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의 틈을 열어줄 것이라 기대한다.
작가정보
저자 백순심은 뇌병변장애인으로 태어나 깍두기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내고, 한 가정의 엄마이자 워킹맘으로 살고 있는 20년 차 사회복지사이다. 한림대학교에서 가족 치료학을 전공했으며, ‘장애인 거주 시설 이용자 참여 매뉴얼’ 개발 연구원, 조선일보와 영화 잡지 〈프리즘오브(PRISM OF)〉의 칼럼니스트, 《시설별 우수 시범 사례집》의 공저자 등으로 활동했다. 또한 2022년에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필진으로 활동하였고, 꾸준히 비장애인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 구조의 부조리를 짚고 있다. 첫 번째 책 《불편하지만 사는 데 지장 없습니다》로 제5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및 문학나눔 도서보급사업 수필 부문을 수상했으며, 이 책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경계가 무너지고, 다양성이 존중되는 사회로 거듭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펴낸 책이다. 이 책이 많은 독자에게 장애인을 비정상, 결핍과 동정의 대상이 아닌 고유한 개성을 지닌 한 사람임을 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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