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장갑
2023년 02월 20일 출간
국내도서 : 2022년 12월 26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PDF (11.02MB)
- ISBN 9791165733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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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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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늘 함께였지만, 다시 만나지 않아도 괜찮아
세상에는 많은 장갑 그림책이 있습니다. 장갑처럼 둘씩 짝지어 사용할 수밖에 없는 물건도, 그 물건에 대한 그림책도 많지요. 책들 속 많은 주인공은 짝꿍을 잃어버리거나 헤어지게 되어, 짝꿍을 찾기 위해 노력해 다시 만나곤 합니다.
이 책 속 빨간 장갑들도 비슷합니다. 언제나 꼬마의 손을 함께 따뜻하고 폭신하게 만들어주며 늘 함께, 나란히 지내왔지요. 그러던 어느 날, 꼬마가 오른쪽 장갑을 잃어버려 장갑들은 헤어집니다. 여전히 꼬마의 손을 따뜻하고 푹신하게 만들어주는 왼쪽 장갑, 그리고 동물들이 주워가 다양한 모습, 다양한 용도로 쓰이는 오른쪽 장갑. 두 장갑은 서로가 잘 지내고 있을지 걱정하지만, 서로를 찾아 나서지는 않습니다. 주인 꼬마도 열심히 찾아보지만, 어쩔 수 없이 포기하지요. 결말에서도 서로 짝꿍이었던 오른쪽 장갑과 왼쪽 장갑은 따로따로 각자의 주인 옆에서 지내게 됩니다.
〈그 소문 들었어?〉의 하야시 기린 작가는 짝꿍이었던 두 장갑이 다시 짝꿍이 되지 못한 채 끝나는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습니다. 기존의 책들과는 결이 다른, 하야시 기린 작가만의 이야기지요. 그럼에도 〈빨간 장갑〉은 마냥 쓸쓸하거나 슬프게 끝나지는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행복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지요.
● 많은 게 바뀔지라도 행복은 찾을 수 있어
꼬마의 손을 폭신하고 따뜻하게 해주던 빨간 장갑들. 서로가 헤어지고 나서도 빨간 장갑들은 자신의 할 일을 합니다. 누군가를 폭신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일이지요. 왼쪽 장갑은 여전히 꼬마의 손을 따뜻하게 감싸고. 오른쪽 장갑은 찻주전자 덮개, 모자, 침낭, 스웨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다양하게 쓰입니다.
어쩌면, 〈빨간 장갑〉은 오른쪽 장갑이 속상하거나 슬픈 일을 극복하는 이야기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주인 꼬마를 잃어버렸고, 외형도 너무나 많이 바뀌었고, 사이좋은 왼쪽 장갑과도 떨어지게 되었으니까요. 하지만 오른쪽 장갑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슬퍼하지 않았습니다. 꼬마의 장갑일 때처럼 누군가를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그로 인해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주인도 만났지요. 그래서 빨간 장갑은 왼쪽 장갑을 찾으러 떠나지 않고, 왼쪽 장갑이 잘 지내고 있을지 생각하곤 합니다. 그에 화답하듯 왼쪽 장갑도 오른쪽 장갑의 안부를 기원하지요. 눈밭에 떨어져 혼자가 되었던 오른쪽 장갑은 자신의 능력도 십분 발휘하고, 주인에게 소중히 여겨졌으며, 멀리서도 자신을 생각하고 자신도 멀리서 생각하는 친구가 있었기에, 많이 달라진 상황에서도 행복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누군가와 이별하고 상실감에 슬퍼할 수 있습니다. 오랫동안 친하리라 믿었던 친구와 어느 순간 멀어지게 되는 것처럼 말이지요. 하지만 빨간 장갑이 행복했던 것처럼, 행복은 사소한 것에서 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빨간 장갑〉은 힘든 상황에 많은 것이 바뀔지라도 행복을 찾아내는 마음을 넌지시 알려주고 있습니다.
● 진짜 장갑을 보는 것처럼 생생한 그림
〈빨간 장갑〉은 표지에서부터 하얀 눈밭 위의 빨간 장갑이 보입니다. 푸르고 하얗게, 눈의 질감이 금방이라도 느껴질 것 같은 배경에 하트 모양의 빨간 장갑이 조심스럽게 놓여있지요. 제목은 굵고 동그란 데다가, 푸르스름한 글자 위에는 눈이 내린 것처럼 하얗게 눈이 엉겨 붙어 있습니다. 빨간 장갑을 끼고 글씨를 쓴 것처럼 말이지요.
오카다 치아키 작가는 털실로 만든 장갑의 무늬 하나하나를 연필로 세밀하게 묘사해, 독자가 진짜 장갑처럼 느낄 수 있도록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표지뿐만 아니라 본문도 동일하게 진행되어, 독자들은 면지부터 시작해 실감 넘치는, 글에 묘사된 것처럼 폭신폭신해 보이는 장갑을 만날 수 있습니다.
떨어진 오른쪽 장갑을 주워간 건 엄마 토끼였습니다. 하지만 빨간 장갑의 주인은 계속해서 바뀝니다. 장갑을 귀까지 가리는 모자로 쓰는 쌍둥이 아기 토끼, 몸이 쏙 들어가 옹기종기 붙어 잘 수 있도록 침낭으로 쓰는 아기 들쥐 삼 형제, 몸을 덮는 스웨터로 입고 다니는 청설모까지. 장갑을 각기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동물들도 생생하고 귀엽게 묘사했습니다. 눈, 눈에 새겨진 푸른 발자국, 빨간 장갑, 아이와 동물들까지 살아있는 듯 생생하게 묘사한 아름답고 따뜻한 겨울 그림책입니다.
작가정보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2003년부터 일본에서 살고 있습니다. 세상 모든 고양이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도쿄에서 고양이 책방 겸 갤러리 ‘necoya books’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옮긴 책으로 〈매미 씨, 드디어 오늘 밤입니다〉, 〈우리 집 고양이〉, 〈난로 앞에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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