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바디우 세미나: 프리드리히 니체
2023년 01월 30일 출간
국내도서 : 2023년 01월 10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ePUB (14.66MB)
- ISBN 9788931023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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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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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체는 ‘유럽이 플라톤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치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철학자를 ‘범죄자 중의 범죄자’로 일컫기도 했다. 무엇보다 ‘진리, 선, 미, 정의’ 등 철학의 보통명사에 진정으로 분노했다. 때문에 니체는 철학을 구성하는 모든 가치를 전복하여 완전히 끝장내버리기를 작정한 듯 자신만의 사유를 전개했다.
그러나 ‘철학자’인 바디우는 ‘반철학자’인 니체와 대화하기를 포기하지 않고 니체 텍스트를 면밀히 독해하여 자신만의 니체론을 펼친다. 나아가 바디우는 ‘철학자’로서 니체를 어떻게 이해할지를 고민한다. 그리고 철학이 반철학의 유산 위에서 혹은 그 잔해 위에서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현대 철학은 반철학을 가로질러야 한다’는 바디우의 말이 의미하는 바다.
1강 1992년 11월 18일
2강 1992년 12월 9일
3강 1992년 12월 16일
4강 1993년 1월 6일
5강 1993년 1월 13일
6강 1993년 1월 20일
7강 1993년 4월 7일
8강 1993년 4월 28일
9강 1993년 5월 5일
10강 1993년 5월 26일
11강 1993년 6월 2일
12강 1993년 6월 9일
감사의 말
참고문헌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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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바디우 세미나 목록
■니체는 철학과 예술의 관계라는 문제를 제시한 결정적인 창시자로 확인되며, 이 문제는 하이데거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집니다. (21쪽)
■니체의 텍스트는 결코 변증법적이지 않습니다. 그는 대화로서의 철학이라는 플라톤주의적 형상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니체는 자신을 변증법적 성격이나 변증법에서 벗어난 모습으로 드러내는 사상가입니다. (22쪽)
■확실한 것은 그가 자신의 철학적 행동을 인류 전체의 역사를 두 토막으로 부수는 이미지를 통해 이해하며, 그러한 행동을 새로운 시대의 절대적인 열림으로, ‘새로운 달력’으로, 그러니까 프랑스 혁명이라는 새로운 달력을 실제로 구성하는 데 성공한 유일한 기획에 필적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는 점입니다. (47쪽)
■저는 니체가 의심의 여지 없이 철학을 혁명의 경지로 가져가고자 노력했던 사상가라고 주장할 것입니다. (47쪽)
■니체는 철학의 보통명사들에 대한 진정한 증오를 느낍니다. 진리, 선, 미, 정의, 부정의, 술어 등, 요컨대 철학을 구성하는 보통명사들의 그물망 전체에 대해, 그는 모든 가치의 전복이라는 몸짓을 통해 완전히 끝장내버리기를 작정하는 것이지요. (63쪽)
■니체는 혁명과 전적으로 다른 관계를 맺는 사상가입니다. 그의 질문은 결코 혁명 이후의 정세를 안정시키거나 이 사건 너머 사유의 새로운 시대를 권장하는 따위의 것이 아니지요. (79쪽)
■니체의 관점에서 프랑스 혁명은 그것이 스스로 되기를 열망했거나 공표했던 것-즉 세계의 역사를 둘로 쪼개는 것-을 넘어서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그의 테제는 프랑스 혁명이 아무것도 둘로 쪼개지 못했다는 것으로, 그 중요한 근거는 세계의 역사가 여전히 기독교적인 것으로 유지되었고, 그것이 기본적으로 오래된 가치들의 요소에 머무르게 되었다는 데 있습니다. (80쪽)
■프랑스 혁명은 혁명이 아니며, 철학적 행동이라는 요소로 보자면 니체적 혁명만이 하나의 혁명이 될 터인데, 그 이유는 니체적 혁명은 알려지지 않은 폭발물을 사용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81~82쪽)
■한편으로 《안티크리스트》와 기독교에 반대하는 법의 기획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 마르크스의 《공산당 선언》 말미에 제시되는 강령(계획)의 개선들 사이에서, 감히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 저는 어떤 모방적 유사성을 감지합니다. (88쪽)
■여명이 드러나는 그 지평의 황홀함에 사로잡혔던 1888년, 니체의 철학적 행동은 절대적인 단절이었습니다. 그것은 순수한 사건, 인류의 역사를 둘로 쪼개는 균열을 생산하는 것이며, 오래된 세계 또는 오래된 가치들의 해석이라는 관점에서 완전하고도 긍정적인 새로움이 도래하게 하는 것입니다. (93쪽)
■원정치적 행동이 창조해야 하는 것은 곧 세계를 긍정하는 역량입니다. … 그것은 바로 원정치적 행동이 모든 잠재적 주권에 내재하는 긍정적 역량의 해방이라는 점입니다. (138쪽)
■철학이란 거짓 이름들을 동원하여 우리가 거기 있는 것을 기쁘게 긍정하지 못하게 막는 우울증적 징후라는 것이 바로 반철학의 결정적인 평결이지요. (170쪽)
■파르메니데스 이후로, 철학과 반철학 사이의 전투가 시작되었습니다. (185쪽)
■모든 반철학은 데카르트의 긴 추론의 연쇄로부터 하이데거의 은밀한 시론에 이르기까지, 어떠한 형태로 주어짐에 상관없이 적합한 언어의 가정에 이의를 제기합니다. (204쪽)
■니체가 고지하는 것, 즉 그가 원하는 것-그가 주창자가 되는 단절-은 정확히 근대성과의 단절, 근대성의 교정, 근대성으로부터의 탈출입니다. (290~291쪽)
■위대한 예술의 기원적 주형은 그리스의 비극입니다. (292쪽)
■에우리피데스는 예술을 철학에 종속시키는 자입니다. 그의 범죄는 바로 그런 것이며, 이는 또한 동시에 연극의 탄생이기도 합니다. 비극의 삭제와 소멸을 통한 연극의 범죄적인 탄생이 있는 것입니다. (299쪽)
■니체는 연극과 철학의 기원적 공속성을 완벽하게 인식합니다. 철학은 비극의 연극화에 책임이 있으며, 또한 비극의 종말 혹은 ‘비극의 자살’에 책임이 있습니다. (301쪽)
■위대한 예술은 음악적으로 신화를 떠받치거나 혹은 시적으로 행위를 떠받치는 것이 되며, 보다 근본적으로 볼 때 도취로 꿈을 감쌀 수 있는 것이 될 것입니다. (305쪽)
■니체는 바그너의 음악이 신화들로부터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합니다. 디오니소스적 가곡은 신화의 복귀를 고지한다고 하지만, 그는 바그너의 음악이 신화적 꿈의 도취를 간직할 피난처가 아님을, 그의 음악이 사실상 신화의 시뮬라크르를 만들어내며, 그 본질은 퇴폐적인 심리학임을 확신하게 될 것입니다. (312쪽)
■위대한 예술의 복귀에 대한 전망은 영원회귀의 교설을 은밀하게 지탱하는 것임을 저는 깊이 확신합니다. 그 ‘복귀’는 본질적으로 위대한 예술이 복귀할 수 있다는 것으로부터 입증됩니다. (320쪽)
■만일 위대한 예술의 예술가가 원정치적 단절의 전형이 아니라면(이 예술가가 바그너적 의미의 협잡꾼이기는 하지만), 그리고 더 이상 독일이 원정치의 현장이 될 수 없다면, 두 가지 질문이 제기됩니다. 다른 전형이, 이 행동의 다른 장소가 있는가(어느 나라, 어떤 형세의 나라들)? 바로 거기서 니체는 방황할 것이며, 엄격한 의미에서 그는 이 유럽의 방랑자가 될 것입니다. (359쪽)
■여하튼 20세기 내내 니체의 사유로부터, 즉 그의 반철학으로부터 다음 질문의 심각성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예술과 철학 사이의 관계에 있어 우리는 어디에 있는가? (385쪽)
“세계의 역사를 둘로 쪼개라!”
빈곤하지만 결정적인 반철학의 군주, 니체
하이데거와 들뢰즈의 해석을 경유하여
마침내 예술과 철학에 관한 니체의 독창성에 도달하는
알랭 바디우의 지적 여정
《알랭 바디우 세미나: 프리드리히 니체》는 알랭 바디우가 1992~1993년에 진행한 세미나를 엮은 책이다. 바디우는 니체를 비트겐슈타인, 라캉, 성 바울로 이어지는 위대한 반철학자 계보의 첫 번째에 놓고 그의 텍스트를 독해한다. 서구 사유의 역사를 철학과 반철학의 전투사로 보는 바디우는 니체를 ‘빈곤하지만 결정적인 반철학의 군주’라 명명한 후 니체의 여러 텍스트를 살피며 니체 반철학을 정초해나간다.
니체는 ‘유럽이 플라톤이라는 질병으로부터 치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철학자를 ‘범죄자 중의 범죄자’로 일컫기도 했다. 무엇보다 ‘진리, 선, 미, 정의’ 등 철학의 보통명사에 진정으로 분노했다. 때문에 니체는 철학을 구성하는 모든 가치를 전복하여 완전히 끝장내버리기를 작정한 듯 자신만의 사유를 전개했다. 니체의 사유는 철학에 대한 ‘망치질’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철학의 논증 체계를 망가뜨리고 기존 철학 논증과는 다른 방식으로 사유를 벼려냈기 때문이다. 대화로서의 철학이라는 플라톤주의적 형상을 거부하기, 변증법이 아닌 방식으로 사유하기 등이 대표적이다.
‘반철학자’ 니체에 대한 ‘철학자’ 바디우의 독해
니체 반철학의 급진성에 주목하다
그러나 ‘철학자’인 바디우는 ‘반철학자’인 니체와 대화하기를 포기하지 않는다. 바디우는 니체를 형이상학과 비극의 틀로 해석한 하이데거와 들뢰즈의 주장을 검토한 후 본격적으로 자신만의 니체론을 펼친다. 먼저 니체와 혁명에 관한 바디우의 해석을 살펴보자. 바디우는 니체가 철학을 혁명의 경지로 가져가고자 노력한 사상가라고 평한다. 여기서 혁명의 의미는 기존 용례를 초과한다. 니체는 자신의 사유가 프랑스 혁명처럼 ‘새로운 달력’을, 즉 새로운 시대의 절대적 열림을 초래하기를 고대했다. 여기서 더 나아가 프랑스 혁명보다 자신이 해낸 사유의 혁신이 더 위대하다고도 확신했다. 니체가 보기에 프랑스 혁명은 처음의 공언과 달리 ‘세계의 역사를 둘로 쪼개기’에서 크게 실패했다. 구 세계의 상징인 기독교적인 것과 완전히 단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면 니체의 사유, 즉 혁명적 급진성을 품은 사유는 ‘절대적인 단절’, 즉 ‘인류 역사를 둘로 쪼개는 균열’을 생산해내며 완전한 새로움을 도래하게 한다는 점에서 급진성을 잃지 않는다는 것이 바디우의 해석이다.
바디우는 니체의 사유가 프랑스 혁명과 모방적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니체에게서 ‘원元정치적’ 차원을 읽어낸다. 니체의 원정치적 사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세계를 긍정하는 일이다. 세계를 긍정함으로써 모든 잠재적 주권에 내재하는 긍정적 역량을 해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긍정하면 ‘있을 수도 있는 세계’를 긍정할 가능성도 열린다.
니체와 바그너 그리고 그리스 비극
예술과 철학에 관한 20세기의 가장 중대한 물음
철학이 대변하는 근대적 합리성을 거부하는 니체는 그리스 비극으로 나아간다. 바디우는 니체의 그 유명한 개념 ‘영원회귀’를 그리스 비극, 즉 위대한 예술로의 복귀와 연결한다. 니체에게 그리스 비극이 복귀해야 할 위대한 예술인 이유는 그리스 비극이 철학에 종속된 예술의 가능성을 다시 꽃피워 사유와 정념에 속박된 꿈, 환상, 도취를 되돌려주기 때문이다. 즉 철학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삶에 부과된 우연을 있는 그대로 긍정하기 위한 깨달음의 장치인 신화를 인류에게 돌려주기 위한 예술이라는 데 그리스 비극의 의의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니체와 바그너의 일화(그리고 비참하게 마무리되는 니체의 생애)를 독해하는 바디우는 위대한 예술과 원정치적 행위를 연결하여 니체 반철학의 위상을 제고한다. 바디우는 니체의 예술론이 예술과 철학의 관계에 대한 20세기의 중대한 물음을 촉발했다고 평가한다.
니체 반철학의 흐름과 의의를 면밀히 살핀 바디우는 ‘철학자’로서 니체를 어떻게 이해할지를 고민한다. 그리고 철학이 반철학의 유산 위에서 혹은 그 잔해 위에서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바로 ‘현대 철학은 반철학을 가로질러야 한다’는 바디우의 말이 의미하는 바다.
작가정보
1937년 모로코에서 태어난 프랑스의 철학자이자 정치 활동가다. 장 폴 사르트르, 루이 알튀세르 등과 직간접적으로 교류했으나 모두 결별했고 68혁명 이후 1970년대에는 마오주의 운동에 투신했다. 이후 프랑스에서 마오주의 운동이 쇠락하자 새로운 정치적, 철학적 대안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 결과 1982년 《주체의 이론》, 1988년 《존재와 사건》 을 출간하여 자신만의 사유 체계를 확립했다.
자신을 ‘포스트 레닌-마오주의자’라 칭하는 바디우는 철학뿐 아니라 정치, 사랑, 문화, 민주주의, 혁명,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등 광범한 주제에 관한 폭넓은 글쓰기로 동시대 혁명의 가능성을 진단 및 설파하고 있다. 파리 8대학, 파리 고등사범학교 교수 역임, 프랑스현대철학연구소(CIEPFC) 창설, 다양한 정치 집회 및 활동 참여 등 이론과 현실 모두에서 활발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생물학 전공자였으나 지금은 철학 및 신학 관련 책을 번역하고 있다. 알랭 바디우의 《철학을 위한 두 번째 선언》, 《수학 예찬》, 《정치는 사유될 수 있는가》, 《참된 삶》, 《검은색》, 《메타정치론》(공역), 《비트겐슈타인의 반철학》(공역), 《행복의 형이상학》, 피터 홀워드의 《알랭 바디우: 진리를 향한 주체》, 올리버 펠섬의 《알랭 바디우》, 테드 W. 제닝스의 《무법적 정의: 바울의 메시아 정치》, 《예수가 사랑한 남자》, 《데리다를 읽는다/바울을 생각한다》, 지그문트 바우만의 《이것은 일기가 아니다》(공역)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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