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길 찾기
2022년 09월 13일 출간
국내도서 : 2021년 09월 1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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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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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의 가슴 설레는 이야기
나는 『너도 하늘말나리야』가 나온 뒤 11년 만에 『소희의 방』을, 그로부터 4년 뒤 『숨은 길 찾기』를 썼다. 첫 번째 이야기인 『너도 하늘말나리야』도 영감을 받은 순간부터 책을 내기까지 10년 가까이 걸렸다. 계속 다른 작품을 썼으면서도 미르, 소희, 바우 이야기는 왜 그리 더디게 써졌던 걸까. 그 애들이 내밀한 마음을 털어놓기엔 아직 내가 못 미더웠던 것 같다. 아이들은 내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온전히 이해하고, 제대로 표현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 주었던 거다. 돌이켜 보면 그 시간이 있어 나는 인간으로서, 작가로서 조금이나마 더 성장할 수 있었다.
(중략……) 개정 작업으로 새로운 옷을 입고 나온 3부작이 미르, 소희, 바우를 사랑해 준 분들께 작은 보답이 됐으면 좋겠고, 새로운 독자들께는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개정판 마지막 작가의 말을 쓰고 있는 지금, 나는 여전히 미르, 바우, 소희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작가의 말’ 중에서-
[줄거리]
달밭마을 느티나무 아래에서 헤어진 3년 뒤 서울 대학로에서 다시 만나 미르, 소희, 바우.
중학교 3학년이 된 세 청소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여전히 서로 애틋하고 정겹지만, 각자가 처한 문제로 고민한다. 미르는 갑자기 신데렐라가 되어 보이는 소희 모습에 당황스럽고, 그 감정이 질투심일까 두려워하다가, 소희 앞에서 뭔가 특별해 보이고 싶은 욕심 때문에 뮤지컬 배우가 되려 한다고 선언해 버린다. 그러나 뮤지컬 배우가 되는 길은 멀고 험하기만 하다. 미래에 대한 확신도 없이 포트폴리오를 위해 평소 미워했던 재이가 주최하는 연극에 참여하게 된 미르지만, 재이의 행동이 늘 아니꼬운데다가, 연기 학원에는 보내주면서 한 번도 응원의 말을 해 주지 않는 엄마에게는 섭섭한 마음만 쌓인다.
여전히 말없이 과묵한 바우는, 소희가 살던 빈집에 비밀 정원을 가꾸며 남몰래 외로움을 달래지만,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다. 게다가 어느 날부터 바우의 눈에 들어온 재이, 배경을 맡게 되고, 이를 계기로 화초와 정원을 가꾸는 농업고등학교 진학을 희망한다. 그러나 농사를 생업으로 삼으면서도 농사에 부정적인 아빠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고, 아빠의 이중적 태도에 크게 실망한다. 미르와 바우는 자신의 앞날을 잘 헤쳐 나갈 것인가?
달밭마을에 남은 미르와 바우의 뒷이야기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의 요청에 의해 쓰인 이 이야기는, 청소년들의 꿈과 사랑, 불안한 미래에 대한 고민을 현실적으로 잘 담아내었다.
비밀 정원
낮 꿈
제라늄
오디션
팬지
한여름 밤의 꿈
은방울꽃
재이네 집
삶의 정수
인생의 시험의 연속
고백
숨어 있는 길
작가의 말
* [첫 문장] 금요일 저녁, 미르와 바우는 대학로에서 뮤지컬을 보고 소희를 만났다.
* “저기가 내 방이야.”
소희가 2층을 가리켰다. 불행을 걱정해 주는 것보다 행운을 진심으로 기뻐해 주는 사람이 더 진정한 친구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무슨 소린가 싶던 그 말이 단번에 이해됐다. 친구에게 닥친 불행을 함께 슬퍼해 주는 건 행운을 내 일인 양 기뻐해 주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다. _8쪽
* “강미르, 솔직하게 말해 봐. 너, 바우랑 사귀지?”
느닷없는 말에 미르는 슬리퍼를 신지 않은 발을 바닥에 디뎠다 다시 깨금발을 했다.
“뭐? 그 답답이랑 내가 미쳤냐?”
소희가 떠난 뒤 미르는 선택적 함구증을 앓고 있는 바우를 돌봐 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겼다. 하지만 아주 스스럼 없는 사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상태에서 중간 역할을 하던 소희가 떠나 버리자 둘은 어정쩡한 사이인 채로 중학생이 되었다. _10쪽
* 소희가 말한 외고 이름에 미르는 깜짝 놀랐다. 초등학교 때 성적이 좋긴 했지만 그때는 미르도 뒤지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자신은 3학년 전체 67명 중에서도 10등 안에 못 드는데, 소희는 전국의 최상위권 아이들이나 갈 수 있다는 특목고를 준비하고 있다. 집이나 엄마를 두고 비교했을 때와는 차원이 다른 열패감이 밀려왔다. _19쪽
* 미르는 활기차게 움직이는 그 아이가 어쩐지 신나거나 즐거워 보이지 않았다. 이상했다. 내 마음 때문일까. 이 세상 무엇이든 눈이 먼저 보는 건 없는 것 같았다. 아니, 눈이 먼저 보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는 건 마음이다. 내 기분이 좋았으면 저 아이도 신나 보였을까. 남자애는 나뭇가지에 혼자 앉아 있는 새처럼 외로워 보였다. 미르, 자신의 모습이기도 했다. _39쪽
*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재이가 서울에서 온 걸 알곤 특별한 감정을 갖기도 했다. 이사 온 이유를 알기 전부터 그랬다. 뭔가 아픈 사연이 있을 테고 재이의 명랑함은 그 아픔을 감추기 위해서라고 생각했다. 미르는 재이가 마음을 꽁꽁 닫아걸고 가시를 세웠던 자신보다 더 안돼 보여 이런저런 소문이 돌 때도 재이를 적극적으로 감싸 주었다. 하지만 재이는 별로 고마워하지 않았고 미르를 특별하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미르가 동질감을 불러일으키고자 슬며시 꺼낸 서울 이야기에도 시큰둥했다. _50쪽
* 소희가 떠나고 둘만 남자 더 친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중간 역할을 하던 소희가 없으니 걸핏하면 삐치거나 토라지는 미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사촌들도 모두 형이나 누나만 있고 가장 가까웠던 소희도 나이보다 어른스러웠던 터라 미르 같은 아이는 처음이었다. 스트레스 받던 바우는 미르를 한참 어린 동생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자 미르가 하는 행동이나 말들이 신경에 덜 거슬렸다. _76쪽
* 바우는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고 있었다. 말 없음을 생각까지 없는 걸로 여기며 무시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런 평가에 무심한 척했지만 사실은 억울하고 속상했다. 그러면서도 스스로가 생각하는 자신과 남들이 생각하는 자신 중 선택해야 할 때가 있으면 대부분 후자를 따랐다. 주목받는 게 더 힘들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정원에서는 낯가릴 일도,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할 일도, 생각을 말로 바꿔야 할 때 느끼는 어려움도 없었다. 그냥 자기 자신으로 충분하고 충만했다. 그런 공간이 이제 사라진다. _103쪽
* 재이가 끼자 미르는 오래된 동네 친구처럼 바우가 편해졌다. 그리고 예전, 바우와 자기 사이에서 소희가 하던 역할을 맡게 됐다. 바우가 왔다. 바우는 소희가 살 때는 물론 그 뒤에도 제 집처럼 드나들었으면서 낯선 곳에 온 양 쭈뼛거렸다. 이런 애가 어디가 좋다고. 미르는 둘 모르게 고개를 저었다.
“뭐 할까?”
부산스레 먹을 걸 내온 재이가 상기된 얼굴로 물었다. 바우는 뭘 해도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다. _121쪽
* 엄마가 살아 계시다면 어땠을까, 나도 재이처럼 엄마하고 영화를 보았을까. 영화를 보고 나서 대화도 나누었을까.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위안받는 느낌이 들었다. 바우는 엄마가, 자신이 잊고 있을 때에도 여전히 지켜보며 어루만져 주고 있음을 깨달았다. _129쪽
독자들과 함께 성장한 ‘너도 하늘말나리야’ 시리즈를 완결 짓다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1999년에 초판이 출간되었고 이후 열렬한 독자들의 염원으로 『소희의 방』, 그리고 『숨은 길 찾기』가 세상에 나오면서 총 세 권의 시리즈로 완성되었다. 작가는 이 책의 초판 ‘작가의 말’에서 처음부터 연작을 쓰려는 계획은 없었지만 오히려 연작에 대해 고민하고 구상하고 집필하며 자신도 작품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의 가치와 의미 있는 지점이 바로 여기이다. 한 작품을 중심으로 작가와 독자 모두 짧지 않은 세월 동안 서로 성장하고 함께해 왔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집필 과정이나 독자들이 책을 접하는 방식을 생각해 보면, 이 작품은 작가와 독자 모두에게 흔치 않은 경험을 선사했다고 할 수 있다. 독자와 작가의 소통으로 미르, 소희, 바우는 마치 실제 인물들처럼 생생하게 독자와 작가와 함께 호흡한다.
‘너도 하늘말나리야’ 시리즈 완결작 『숨은 길 찾기』가 출간되었으므로 이 이야기를 끝으로 미르, 소희, 바우의 성장 이야기는 잠시 멈춰진다. 시리즈는 끝났을지 몰라도 세 아이들은 여전히 우리 가슴속 어디선가 열심히 성장 중이고, 앞으로도 삶에 맞서 성장하며 자라고 있을 것만 같은 긴 여운을 남겼다.
? 청소년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꿈에 대한 아름답고 솔직한 여정을 담다
청소년은 사회적으로 가장 불안정한 위치에 있다. 어린이는 아니지만 어른도 아닌 존재. 하지만 그 경계에서 역설적으로 우리는 아름다움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청소년문학은 무조건적인 교훈이나 해피 엔딩이 불가능하다. 예민한 감수성, 사랑과 우정에 솔직하고 거침없는 마음은 세대불문하고 청소년문학만이 가지는 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숨은 길 찾기』의 주인공들 역시 사랑과 우정에 솔직하고 때때로 찾아오는 위기에 피하지 않고 맞선다. 청소년문학은 늘 독자들에게 ‘웃픈’ 위로와 뜻밖의 감정적 해소를 전달한다. 어딘가 서투르고, 때로는 과격하고, 가식을 덮은 가면을 쓸 때도 있고, 진심을 다해 솔직할 때도 있다. 청소년는 완성되지 않은 존재, 그래서 그 자체로 아름답다.
『숨은 길 찾기』 의 청소년들은 현실의 청소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미르와 바우가 겪는 사랑과 길에 대한 갈망이나 삶에 대한 어설픈 대처는 곧 우리들의 이야기니까. 독자들이 이 아름답고 솔직한 여정에 울고 웃으며 함께하길 바란다.
? 이금이 작가가 정성스럽게 매만진 2021년 미르 x 바우의 ‘숨은 길 찾기’
『숨은 길 찾기』는 2014년에 출간됐다. 앞의 책들에 비해 최근에 쓴 작품이니 크게 수정할 일이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 책도 대폭 수정이라고 할 만큼 전 문장을 손보다시피 했다. 처음엔 중요하게 생각하며 썼던 부분들이 이제는 군더더기처럼 여겨지는 곳도 있었고, 그 당시엔 별 문제의식 없이 했던 표현들이 지금은 걸리는 곳도 많았다. 바뀌고 발전해 가는 시대적 인식을 놓치지 않고 작품에 반영하는 것도 작가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세세히 본다고 했지만 놓친 부분이 있거나, 이 책 이후에 깨우친 게 있다면 다음 작품에 담기게 될 것이다.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의 설득력 있는 주제 의식과 감정적 공감은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새롭게 개정판을 준비하면서 작가가 특히나 심혈을 기울인 부분이 있었다. 예를 들면 시대에 맞는 문제의식, 평등언어 사용, 성인지 감수성을 더 철저히 반영하였다. 불과 7년이 지나서 나온 개정판임에도 작가는 작품의 전 문장을 하나하나 꼼꼼히 검토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적 감수성을 정확히 알아채고 반영한 작가의 노력으로 인해, 과거의 독자들이 느꼈듯 현재의 독자들에게도 가슴 따뜻하고 긍정적인 작품으로 남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미르와 바우는 이제 2021년의 독자들과 가장 생생하게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 이금이 청소년문학 시리즈 소개
『유진과 유진』의 개정판을 첫 책으로 출발한 이 시리즈는 작가가 그동안 출간해 온 청소년문학 작품을 새로이 갈무리하고 개정해서 내는 것으로, “경계에 선 청소년의 ‘지금 여기’를 살피고, 꿈과 상처가 엉킨 마음과 공명하며, 밝아야 할 미래를 응원하는 이금이 작가의 청소년문학 시리즈”이다.
이 개정 및 시리즈화는 단순히 책의 옷을 갈아입히는 일에 그치지 않고, 시대가 변할수록 개선되고 기준이 높아지는 인권의식과, 시대감각, 젠더 의식 등을 입히는 작업이다.
『숨은 길 찾기』 는 ‘너도 하늘말나리야’ 시리즈의 완결작이다. 초등학생 때 만난 미르, 소희, 바우는 어느새 중학생이 되었다. 세 아이들과 독자들이 만나는 마지막 작품으로서 성인이 되기 전, 청소년들의 아슬아슬한 감정과 내밀한 속마음을 고스란히 담았다.
작가정보
어린이청소년문학 작가. 1962년 충북 청원군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다. 1984년 단편동화 「영구랑 흑구랑」으로 새벗문학상에 당선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너도 하늘말나리야』는 70만 부 이상 판매된 스테디셀러로, 열광적인 독자들의 요청으로 등장인물의 청소년기를 다룬 『소희의 방』 『숨은 길 찾기』를 출간하여 ‘너도 하늘말나리야’ 3부작을 완성했다.
작가는 이 시리즈와 함께 최근 뮤지컬 공연 중인 청소년소설 『유진과 유진』, 창작동화 ‘밤티 마을’ 3부작 등으로 어린이-청소년-어른 모두의 사랑을 꾸준히 받고 있다. 최근엔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알로하, 나의 엄마들』 등 역사를 바탕으로 한 장편소설로 작품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2007년 소천아동문학상, 2012년 윤석중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2020년엔 국제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의 한국 후보로 지명되었다.
* 작가 홈페이지 leegeumy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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