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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빨강, 노랑 그리고 파랑을 두려워하랴?

최상흠 , 류병학 지음
케이에이알

2022년 09월 17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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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44.93MB)
ISBN 979119236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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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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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빨강, 노랑 그리고 파랑을 두려워하랴?(Who's afraid of Red, Yellow and Blue?) 그것은 2022년 9월 갤러리 R에서 오픈하는 최상흠 작가의 개인전 타이틀이다. 그는 갤러리 R 전시장에 신작 ‘무제(UNTITLED)’ 시리즈 12점을 전시해 놓았다. 갤러리 R의 전시장은 크게 4파트로 구분될 수 있다. 전시장 출입구에 위치한 전시공간과 천고가 높은 메인 전시장 그리고 사무실로 이어지는 전시공간 또한 사무실 전시공간이 그것이다.

최상흠은 갤러리 R의 출입구에 위치한 전시공간에 노랑에서부터 스카이블루와 파랑 그리고 빨강과 보라 또한 밝은 녹색에 이르는 7점으로 구성된 작품 <무제 I>을 전시해 놓았다. 그리고 그는 작품 <무제 I> 맞은편 벽면에 옛집의 ‘문패’ 크기를 닮은 30개의 조각으로 이루어진 작품 3점이 설치해 놓았다.

최상흠은 갤러리 R의 메인 전시장에 대작 4점을 전시해 놓았다. 첫 번째는 4점으로 구성된 검정 페인팅 작품이다. 그리고 두 번째는 파랑과 녹색 그리고 검정 등 3점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대작 1점, 세 번째는 녹색과 파랑으로 구성된 대작 1점이다. 네 번째는 전시장 바닥에 18점으로 구성된 박스 형태로 제작된 대작 1점이다.

최상흠은 사무실로 이어지는 전시공간에 각각 3점으로 구성된 작품 <무제 IX>와 <무제 X>을 전시해 놓았다. 그는 <무제 IX> 3점을 좌/우 옆으로 나란히 배치한 반면, 그는 <무제 X> 3점을 위/아래로 나란히 설치해 놓았다. 따라서 그의 <무제 IX>와 <무제 X>은 시각적으로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최상흠은 사무실 전시공간에 2점의 작품을 전시해 놓았다. 하나는 녹색 계열로 작업한 7점을 일정한 간격을 두고 옆으로 배열해 놓았다. 이를테면 그는 밝은 녹색에서부터 차츰 진한 녹색으로 배열해 마치 그라데이션(Gradation) 효과를 표현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이다. 다른 하나는 빨강과 노랑 그리고 파랑의 3점을 옆으로 나란히 비치한 작품 <무제 XII>이다.

그런데 최상흠의 <무제 XII>는 엄밀하게 말하자면 빨강과 노랑 그리고 파랑 등 원색(Primary colour)이 아니라 다홍색(cherry red)과 연두색(Yellow Green) 그리고 옥색(light blue)에 가까운 일종의 ‘간색(間色)’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를테면 그의 컬러들은 화려하고 부드러우며 맑고 밝은 화사한 일종의 ‘파스텔 컬러(pastel color)’라고 말이다.

최상흠의 <무제 XII>는 3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따라서 그 3점(Three Pieces)은 각각 독립적인 작품이면서 동시에 한 점의 작품이기도 하다. 따라서 그 3점은 조셉 코슈스(Joseph Kosuth)의 목소리를 빌려 말하자면 ‘하나 그리고 세 점의 회화(One and Three Paintings)’라고 할 수 있겠다.

최상흠의 ‘하나 그리고 세 점의 회화’는 2015년부터 오늘날까지 꾸준히 업그레이드하고 있는 일명 ‘인더스트리 페인팅(Industry_painting)’이다. 왜냐하면 그의 그림은 미술용 물감으로 그려진 것이 아니라 공업용 도료(塗料)로 제작된 작품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인더스트리_물감’은 산업용 투명 레진 몰탈(resin mortar)에 아크릴물감으로 조색한 다음 경화제를 혼합한 것을 뜻한다.

그런데 최상흠이 투명 레진 몰탈에 아크릴물감으로 조색할 때 매번 미소(微小)한 차이를 갖도록 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는 물감을 붓에 묻혀 캔버스에 그리는 것이 아니라 물감을 캔버스에 부어서 제작한다. 그렇다! 그는 우선 캔버스를 이젤이나 벽면에 기대어 작업하지 않고 바닥에 펼쳐놓고 작업한다. 그는 바닥에 뉘어놓은 캔버스 표면에 물감을 부은다. 그러면 물감은 스스로 서서히 캔버스 가장자리로 퍼질 것이다.

최상흠은 물감이 스스로 캔버스의 ‘경계’를 넘어서 굳을 때까지 기다린다. 그는 물감이 굳고 나면 그 위에 다시 경화제를 혼합한 레진 몰탈에 또 다른 아크릴물감을 넣어 조색하여 만든 ‘인더스트리 물감’을 붓는다. 그는 캔버스에 물감 붓기를 수십 번 반복한단다. 물론 그는 물감 붓기와 마르기 사이에 기다림도 반복할 것이다. 두말할 것도 없이 그는 자신의 반복된 행위를 어느 순간 멈춘다.

최상흠의 작업과정은 ‘블랙 페인팅’을 작업한 스텔라(Frank Stella)의 진술을 떠오르게 한다. “나는 물감통에서 캔버스로 페인트를 꺼내고 싶었다.(I wanted to get the paint out of the can and onto the canvas.)” 물론 스텔라는 물감통에서 물감을 캔버스로 옮길 때 붓을 사용했다. 그 점에 관해서 칼 앙드레(Carl Andre)는 <줄무늬 회화에 대한 서언(Preface to Stripe Painting)>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앙드레는 스텔라의 ‘줄무늬 회화’를 “캔버스 위의 붓의 통로들(the paths of brush on canvas)”이라면서 “그 통로들은 오직 회화 속으로만 향할 뿐(these paths lead only into painting)“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스텔라가 ’블랙 페인팅‘을 그릴 때 물감통에서 붓에 물감을 묻혀 캔버스에 줄무늬를 그려놓았던 반면, 최상흠은 물감통에서 물감을 캔버스 위에 부어놓았다.

최상흠의 ‘인더스트리 페인팅’은 일종의 ‘컬러-필드 페인팅(Color-Field Painting)’이다. 그런데 그것은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가 명명한 ‘회화적 이후의 추상(Post-Painterly Abstraction)’을 한 걸음 더 밀고 들어간 작품이다. 이를테면 그의 ‘인더스트리 페인팅’은 모리스 루이스(Morris Louis)의 ‘줄무늬’나, 케네스 놀란드(Kenneth Noland)의 ‘원형’들, 엘스워스 켈리(Ellsworth Kelly)의 ‘색면 덩어리’, 쥴스 올리키(Jules Olitski)의 ‘가장자리 띠’마저도 없는 문자 그대로의 ‘컬러-필드 페인팅’이라고 말이다.
들어가는 글
최상흠의 ‘누가 빨강, 노랑 그리고 파랑을 두려워하랴?’_류병학 | 미술평론가


道可道 非常道
작가노트_道可道 非常道 / 集字_최상흠
최상흠의 ‘도가도 비상도(刀枷刀 匕?刀)’’_류병학 | 미술평론가

名可名 非常名
작가노트_사물 ’실루엣‘ 작업, 친숙한 기물들의 사각지대_최상흠
최상흠의 ‘형가형 비상형(形可形 非常形)’_류병학 | 미술평론가

Who's afraid of Red, Yellow and Blue?
작가노트_’불가촉(不可觸)‘ 회화_최상흠
최상흠의 ‘인더스트리_페인팅(Industry_painting)’_류병학 | 미술평론가


나가는 글
최상흠의 ‘그리지 않고 그리기’_류병학 | 미술평론가


profile

credit

작가정보

저자(글) 최상흠

최상흠 작가는 계명대학교 미술대학에서 회화과를 졸업했다. 그는 봉산문화회관과 구지 갤러리(Goozi Gallery), 이포 갤러리(yfo gallery), 굿 스페이스(good space), 을 갤러리(EUL gallery), 갤러리 분도(Gallery Bundo) 그리고 스페이스 자모(space jamo)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바 있다. 그는 다수의 그룹전에도 초대되었다. 대표적인 그룹전은 다음과 같다.

1988년 『대구독립작가 리그』(태백화랑), 1991년 『프린트 메시지』(백화랑), 『인카운터 1991년』(계명대 갤러리), 1994년 『4인전』(시공갤러리, 인공갤러리), 1996년 『트레커』(신라갤러리), 2015년 『1587전』(스페이스 B, 봉산문화회관), 『강정-대구현대미술제』(강정보), 2016년 『Neti Neti』(갤러리 소소), 2017년 『대구예술 생태보감』(대구예술발전소), 2018년 『회사후소(繪事後素)』(세컨드 에비뉴 갤러리), 2019년 『그 이후(Since then)』(시안미술관)이 그것이다.

최상흠 작가는 2016년 이포 갤러리에서 열린 개인전에서 일명 ‘인더스트리 페인팅(Industry painting)’ 시리즈로 미술계로부터 주목을 받는다. 그의 ‘인더스트리 페인팅’은 산업용 투명 레진 몰탈(resin mortar)에 아크릴물감으로 조색한 다음 경화제를 혼합한 일종의 ‘인더스트리 물감’으로 작업된 것이다. 따라서 그의 ‘인더스트리 페인팅’은 전통적인 회화의 ‘손맛’이나 회화의 ‘정면성’을 넘어선 독특한 작품이다.

저자(글) 류병학

류병학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예술대학(Staatliche Akademie der Bildenden Kunste Stuttgart)을 졸업하고 미술평론가(art critic) 및 독립큐레이터(Independent curator)로 활동하고 있다.

독립큐레이터 류병학의 대표적 기획전시는 다음과 같다. 1994년 폴란드에서 기획한 『피스모 이 오브라스(pismo i obras)』, 1997년 독일 구체예술을 위한 파운데이션(Stiftung fur Konkrete Kunst, Reutlingen)의 윤형근(YUN Hyong-keun) 개인전, 1998년 금호미술관(Kumho Museum)의 『그림보다 액자가 더 좋다(The frame is better than the picture)』, 2000년 서울시 주최의 미디어시티_서울(mediacity_seoul)의 ‘서브웨이 프로젝트(Subway project)’, 2006년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Busan Biennale Sea Art Festiva), 2010년 인천 국제 디지털아트 페스티벌(Incheon International Digital Art Festival)의 ‘모바일 아트(Mobile art)’,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EXPO 2012 YEOSU KOREA) SK 파빌리온(Pavilion)의 아트디렉터를 맡아 국내외 대형전시들을 기획했다.

미술평론가 류병학은 1994년 『이우환의 입장들들(Positions of Lee Ufan)』(씨네월드), 1998년 『그림보다 액자가 더 좋다』(금호미술관), 2001년 『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Our Distorted Her)』(아침미디어), 2002년 『이것이 한국화다(This is the Korean painting)』(아트북스) 등 50여권의 단행본이 있다.

연출가 류병학은 2001년 입체영화(three-dimensional film) 『도자기 전쟁(War of Ceramics)』의 시나리오 작가 및 감독, 2012년 아르코예술대극장에서 공연한 총체극 『더 라스트월 비긴스(The Last Wall Begins)』의 연출도 맡았다.

류병학의 대표적인 수상은 1990년 독일 금속노조상(IG Metall Prize), 2008년 노무현 대통령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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