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을 공부할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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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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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떤 지역 집값이 크게 오른다거나 개발호재 엑스파일로 유망 투자처를 콕 짚어준다는 기존 부동산 도서들이, 고금리와 고환율, 인플레이션이 휘몰아치는 변곡점의 순간에 얼마나 무책임한 억측을 쏟아내고 있는지 조목조목 파헤친다. 아울러 시종일관 “공급절벽”에 방점을 찍어온 언론기사들, “서울 아파트값은 결국 오른다!”는 지론을 굽히지 않는 이해관계자들의 공허한 주장을, 적확한 데이터와 촌철살인 내러티브로 팩트체크한다. 급변하는 장세에서는 예측보다 대응이 중요한 법! 원인을 모르거나 잘못 알고 있다면 제대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의 제호에서 알 수 있듯이, ‘마침내’ 찾아온 ‘부동산 붕괴’의 시대에는 상승장에서나 품어야 할 ‘야수의 심장’이 아니라 자산시장의 대외여건을 꼼꼼하게 ‘공부할 결심’이 절실한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부동산 그 자체에만 매몰되어서는 집값의 추세를 읽어낼 수 없음을 강조한다. 한 채에 수억에서 수십억에 이르는 집값의 오르내림이야말로 한두 가지 요인에 좌우되지 않는다. 부동산을 다른 시장과 산업으로 확장해 공부하다보면 주택이란 자산이 얼마나 다양한 분야와 얽히고설켜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이 책이 주식/채권/암호화폐는 물론, 인플레이션과 환율 등 일견 부동산과 무관해 보이는 주제들을 통해 부동산시장을 분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책을 읽다보면 우리 동네 집값이 단지 집주인의 호가나 공인중개사의 맞장구로 결정될 수 없음을 수긍하게 된다.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고환율과 유동성 위기는
어떻게 당신의 집과 돈을 침탈하는가?
‘마침내’ 찾아온 부동산 ‘붕괴’의 시대에
‘야수의 심장’을 거두고 ‘공부할 결심’을 품어라!
*부동산과 시장을 더 깊이 공부할 결심(자산시장 인사이트 심화학습)
chapter 1 공급 : 네 머릿속의 지우개와 말할 수 있는 비밀
01 무엇이 집값을 좌우하는가? : ‘공급’의 함정에 빠진 집값에 대한 심각한 오해
02 너희가 피(P)맛을 알아? : 공급의 Q가 아닌 P×Q를 생각하기
*전세가격이 오르내리는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면?
03 공급절벽인가, 공급폭탄인가? : 서울과 대구의 아파트 공급 사례 살펴보기
*‘착공’과 ‘분양’의 개념, 정확하게 이해하기
04 무주택자를 절벽으로 내모는 것들 : 아파트 공급에 관한 언론 기사의 함정
05 잘못 아는 것은 병이다! : 근거 없는 집단믿음의 오류, 그리고 균형 찾기
06 집값은 변해도 변치 않는 너 : 매매가격지수 실태보고 [1] IMF 때 집값은 얼마나 떨어졌나?
07 집값 통계의 배신, 그 대안을 찾아서 : 매매가격지수 실태보고 [2] 대단지 신축 아파트 실거래가로 대체하기
08 정부는 거들뿐, 공급을 좌우하는 건 따로 있다! : 알고 보면 영향력이 제한적인 정부정책
09 ‘내집마련’해 주겠다는 달콤한 공수표 : 정권별 시한부정책의 한계
10 정부와 맞서지 말라? 시장과 맞서지 말라! : 정권별 매크로 환경과 부동산정책 기조 돌아보기
11 집값의 향방을 가늠하는 2개의 나침반 : 부동산 가격추이 분석 [1] ‘2×2 매트릭스’로 생각해보기
*공급과 유동성, 인구와 소득 변수에 대한 고찰
12 금리가 낮을수록 작은 변화에도 시장이 민감한 이유 : 부동산 가격추이 분석 [2] 기업신용평가 모형과 채권의 볼록성
*달동네는 어떻게 확 뜰 수 있었나?
chapter 2 금리 : 인플레이션의 중심에서 ‘고금리’를 외치다!
13 금리가…… 어떻게 변하니? : 채권의 가격은 시장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14 아는형님들, 금리로 우정에 금 가나? : 금리 인상과 인하가 시중 유동성과 투자수요에 미치는 영향
15 애덤 스미스의 다이아몬드를 바라보며 아침을 : 돈의 희소성을 좌우하는 금리의 속성
16 부동산투자로 인플레이션을 방어한다굽쇼? : 인플레이션과 투자에 대한 조급증
17 500일의 썸머와 WINTER IS COMING : 계절의 변화를 의미하는 금리의 움직임
18 전세, 네 안에 채권 있다! : 채권의 속성으로 분석한 아파트가격 추이
*집값의 거품은 어느 정도이고, 얼마나 더 떨어질까?
19 집값을 잡기 위해 걸리버가 된 미 연준 : 한국 vs 미국, 집값과 주거비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
20 얼마면 되겠니, 갖고 싶은 너의 가치는? : 주식과 금의 속성으로 분석한 아파트가격
*누군가에게는 신앙이었던 자산들
21 ‘마침내’ 종교적 신념의 ‘붕괴’ : 가치저장수단으로 살펴보는 아파트가격 형성의 메커니즘
*다시 짚어보는 공급 확대 키워드
22 기세와 함께 춤을(현자타임을 추억하며) : 우리나라 자산시장의 가격변동성이 심한 이유
23 내릴수록 집 사고 싶어지는 금리의 마력 : 금리가 집값에 미친 영향 분석
24 아파트가격은 풍선을 타고 : 유동성 풍선효과, 지방의 사례
*거품의 진행과정 : 폭락은 폭락의 요건이 갖춰진 뒤 발생한다!
25 금리인상에 얽힌 서로 다른 추억 : 초두효과로 바라본 금리인상의 실체
* 토지보상금이 집값 상승의 주범일까?
chapter 3 유동성 : 그 많던 돈들은 누가 다 먹었을까?
26 전세냐 월세냐, 그것이 문제로다! : 전ㆍ월세를 둘러싼 미묘한 신경전
27 가장 완벽한 계획은 무계획이다? : ‘임대차2법’이 왜곡한 전·월세 시장
*대선 결과에 부동산 투영하기(종부세와 ‘임대차2법’)
28 아직 만난 적 없는 너를 찾고 있어, 너의 원리금은? : 유동성 리스크의 의미와 똘똘한 한 채의 위험
* 부실의 사각지대 ‘개인사업자대출’
29 서서히 물들다 파도처럼 덮친다! : 영구채라 여겼던 전세보증금의 반격
*초저금리, ‘임대차2법’과 갭 투자 비중[2020~2021] vs 금리상승과 상생임대인제도[2022~2023]
30 소 잃기 전에 외양간 고치기 : 금융선진화를 위한 고난의 길
31 한·중·일 부동산 삼국지 : 한국과 중국이 전 세계 임대수익률 꼴찌인 이유
chapter 4 타이밍 : ‘그래서 언제?’ _저점(Buy the Dip)을 기다리며
32 너의 미소가 나의 계좌를 녹아내리게 할 때 : 공급자 시그널 [1] 소비자잉여 관점에서의 건설사 실적분석
*부동산과 제2금융권의 화양연화
33 형님이 기침을 하면 아우는 독감에 걸린다 : 공급자 시그널 [2] HDC현대산업개발이 적자를 기록할 때
34 개인투자자의 봄날은 간다 : 크립토 겨울에서 겪었던 악몽의 데자뷔 분석
35 사랑의 반대말은 무관심이다 : 수요자 시그널 [1] 수요자의 외면이 극에 달할 때
36 가장 인기 있는 것이 가장 먼저 비싸진다 : 수요자 시그널 [2] 서울 최선호지 신축 아파트의 반등 초입
37 잃어버린 균형감각을 찾아서 : 휘둘리지 않고 부동산 경기순환주기 이해하기
38 하락장의 두 얼굴, 그 해 우리는 : 단기 조정인가, 장기 침체인가?
39 패자의 귀환, Mean Reversion을 기다리며 : 환율은 부동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국가신용도와 부동산의 물고 물리는 위기
[에필로그] 무엇이 그들을 전사(戰士)로 만들었을까요?
시장과 금리, 돈의 흐름을 읽는 안목을 키워야 부동산 투자에서 낭패를 보지 않는다!
무분별한 정보 취합만으로 부동산 투자에서 승리할 수 없는 이유
이 책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은 첫 장에서부터 부동산시장의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부순다. 지난 수 년 동안 시종일관 ‘공급 부족’, ‘공급 절벽’이라 우겨온 언론 보도를 적확한 통계와 분석으로 팩트체크한다. 실제로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오랜 기간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 집값의 전례 없는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핵심 논리로 삼아온 것은 다름 아닌 ‘공급 부족’이었다.
당연히 주택의 공급은 부동산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하지만, 공급지표인 착공 및 입주 물량은 서울/수도권 집값이 약세였던 이명박정부 시기에 가장 적었고, 문재인정부 시기에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는 것(20쪽), 그토록 공급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근거로 삼는 향후 입주물량 통계는 엉망이라는 것(48쪽) 등에 비춰보면,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바와 달리 공급은 가격을 좌우해온 결정적인 요인이라 보기 어렵다(24쪽 이하).
이 책은 1장에서 선동적인 정보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첫걸음으로 부동산시장의 맥거핀(MacGuffin)이 되어버린 ‘공급’의 허와 실을 집중 해부한다.
금융(부채와 금리)은 어떻게 미래 집값의 추세를 읽는 가늠쇠가 되었나?
금리가 부동산시장의 수요를 좌우할 수밖에 없는 이유
금융기관의 대출 없이 모아둔 현금만으로 집을 살 수 있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주택을 구입할 때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로부터 적지 않은 규모의 대출을 일으킨다. 뿐 만 아니라 대출은 전세계약을 할 때도 빈번하게 활용된다. 문제는 ‘대출이 곧 부채’라는, 너무나 당연하기에 간과하기 쉬운 위험천만한 현실이다. 지금처럼 금리가 폭등하면서 이자부담은 회색코뿔소(지속적인 경고를 통해 예상은 하고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위험)가 아닌 블랙스완(예상치 못하여 한번 발생하면 큰 충격을 주게 되는 위험)이 되어버렸다. 이 책이, 가계부채발 리스크가 나라경제를 나락으로 떨어트리는 트리거가 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이유다(277쪽).
그런데 부동산 전문가들의 주장은 이상하리만치 ‘금융(부채와 금리)’이 주택수요를 좌우한다는 점을 무시해왔다. 즉, 대부분의 국민이 서울 요지의 신축 아파트를 원하지만 정부가 그에 대한 공급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집값이 치솟았다는 주장을 무한반복해온 것이다. 하지만 집을 살 때 레버리지(차입, 대출)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수요 측 금융을 무시할 수 없다(7쪽). 결국 급격한 금리인상으로 ‘마침내’ 집값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 ‘금리’였음을 목도하게 된 것이다. 이 책이 두 번째 챕터에서 ‘금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통해 집값의 추세를 조망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책은, (아파트가 전체 주택시장을 지배하는 국내 현실을 반영하여) 시장금리와의 밀접한 역학관계를 바탕으로 아파트의 가치를 구하는 모듈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179쪽).
아파트가격=A+B+C
A : 현재의 사용가치, 전·월세(채권), B : 향후 임대수익 상승 기대(주식)
C : 소유 프리미엄 및 희소성 가치 부여(금)
즉, 국내에서 주택, 특히 아파트에 내재한 채권과 주식, 금의 속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이는 향후 부동산시장의 향방을 가늠하는 새로운 접근법이라 할 수 있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로서 매크로 관점에서 오랫동안 국내 부동산시장의 특이점을 연구해온 저자만의 탁월한 해석능력이다.
유동성 위기는 어떻게 악화되고 또 언제 수그러들 것인가?
집값의 오르내림이 결국 돈의 흐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유
이 책이 3장에서 다루는 유동성(liquidity)은 쉽게 말해 ‘현금’ 혹은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부동산시장에서 현금흐름이 막혔다는 것은, 단편적으로는 이자부담을 감당할 수 없어 가격을 낮춰 보유한 집을 팔아야 하거나 세입자에게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수 없는 경우를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이 급증하면, 유동성 위기국면에 처했다고 말할 수 있다.
팬데믹을 전후로 미국과 한국 중앙은행은 양적완화 정책을 통해 시중에 엄청난 돈을 풀었고, 사람들은 돈뭉치를 들고 레버리지 효과를 꿈꾸며 부동산과 주식, 암호화폐 시장으로 달려갔다.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이른바 ‘영끌족’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다. 물론 초저금리 유동성 파티가 지속된 500여 일 동안 급등한 자산가격이 단기 거품일 거라는 경고음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파티에 취한 사람들에게 “그만 정신차리세요!”라는 메시지를 힘주어 전하기에는 경고음의 볼륨이 턱없이 작았다.
그런데, 중앙은행을 비롯한 금융/통화 당국과 자산시장 전문가들은 ‘500일의 썸머’의 끝자락에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지정학적 리스크, ESG 이슈 등으로 인한 ‘유동성 혹한기’가 찾아올 것임을 진정 예견할 수 없었을까?(134쪽) 이 책은, ‘500일의 썸머’가 지난 2022년에 ‘Winter is coming’이라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은 너무 늦은 처사라고 일갈한다(144쪽).
‘마침내’ 찾아온 ‘붕괴’의 마침표는 언제 찍힐 것인가?
저점과 반등의 시그널을 포착하는 안목 키우기
500일 넘게 이어져온 썸머 페스티벌은 어느새 막을 내렸다. 그리고 짧은 가을은 온데간데없이 서리발 차가운 겨울이 불쑥(!) 찾아왔다. 바로 지금 우리 앞에 놓인 현실과 대외 여건을 차분히 분석하건대, 이 책은 초고금리와 고환율, 인플레이션의 고통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길 것이라고 관측한다. 아울러 국내 부동산시장에 국한해 전망하자면, 침체의 강도가 2009~2013년의 흐름과 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379쪽).
아무튼 어느덧 긴 겨울이 찾아왔으니 이제부터 한동안 아예 투자 마인드를 접어야 할까? 저자는 이 책 마지막 챕터의 도입부에서 투자계 구루 존 템플턴 경의 문장을 인용한다(321).
“실수를 피하는 유일한 길은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가장 큰 실수다.”
이번 혹한기는 매우 길고 매섭겠지만, 저점(buy the dip)의 시간이 반드시 찾아온다는 불변의 시장원리를 부정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반등의 시그널을 포착해 적확한 투자 타이밍을 잡는 것이다. 이 책은, ‘오류투성이의 수요/공급 팩트체크’(1장)에서 시작해 ‘금리와 집값의 함수관계’(2장) 및 ‘유동성 위기의 원인과 해법’(3장)을 거쳐, 마지막 챕터에서 한발 앞선 투자 타이밍을 잡는 혜안을 터득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부동산을 포함한 자산시장 전체를 이해하는 힘을 키운다!
아는 것이 힘이다! 이기는 투자는 힘에서 비롯한다!
독자들은 이 책을 읽는 내내 시중에 쏟아져 나온 부동산 도서들처럼 ‘어느 지역 집값이 얼마나 오를지’ 등의 정보를 찾는다면 다소 실망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도서들에 적힌 정보들이 진즉 옳았다면, 해당 도서를 쓴 저자와 읽은 독자는 모두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었어야 하지 않을까? 한 채에 수억에서 수십억에 이르는 집값에 담긴 메커니즘은 그런 식의 정보취합으로 쉽게 얻어지는 게 아니다. 공부를 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정보가 널려있다 해도 어떤 게 맞는 것인지 알아낼 도리가 없다. 이 책이 제시한 39가지 항목은, 전례 없는 상승과 하강, 그 변곡점의 순간에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모범답안이다. 39가지 투자덕목(!)은 부동산에 국한하지 않고, 자산시장 전체를 ‘이해하는 힘’을 키워준다.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프랜시스 베이컨이 주창한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격언은 이 책 〈부동산을 공부할 결심〉에 그대로 투영된다. 물론 시장을 읽어내는 힘을 기르는 ‘결심’은 독자의 몫이다.
〈봄날은 간다〉 이영애, 〈아는 형님〉 아형들과 함께 부동산 공부를!
영화, 드라마, 문학 그리고 투자계 구루들을 통해
예측이 어려운 부동산시장에서 혜안을 터득하는 즐거움!
서점에서 이 책의 표지를 접한 사람들은 다소 의아해 할지도 모르겠다. 부동산 책 표지에 웬 곰?! 그렇다. 책의 제호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표지는 영화 〈헤어질 결심〉의 포스터를 패러디했다. 탕웨이의 자리에 곰 한 마리가, 박해일 대신 타노스의 모습을 한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이 보인다. 책장을 펼치면 본문은 한술 더 뜬다. 드라마 〈태조 왕건〉의 궁예(김영철)가 주택시장을 과열로 이끈 주범으로 잘못 지목된 다주택자의 비애를 이야기하고(23쪽), 영화 〈봄날은 간다〉의 순박한 상우(유지태)가 급등한 금리와 얼어붙은 주택시장에, “어떻게…… 금리(시장)가 변하니?”라며 되뇌는 장면을 통해서는 고금리 시대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우리 모두의 자화상을 투영한다(116쪽). 금리 변동에 담긴 복잡한 메커니즘을 영화 〈500일의 썸머〉와 미드 〈왕좌의 게임〉에 등장하는 스타크가문의 가언(家言) ‘Winter is coming’을 동원해 풀어내는 저자 특유의 위트 넘치는 서술방식을 접하다보면, 부동산 책이 아니라 마치 흥미진진한 블랙코미디 대본집을 읽는 착각마저 든다.
뿐 만 아니라 ‘금리 변동이 유동성과 투자수요에 미치는 영향’ 같은 딱딱하고 복잡한 주제들을 설명하기 위해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의 아형 캐릭터들을 재밌는 캐리커처로 담아낸 장면(128쪽), 아파트 분양시장의 신조어가 된 ‘선당첨 후고민’을 뜻하는 ‘선당후곰’을 묘사한 곰 캐릭터(223쪽), 히스토리 채널의 〈전당포 사나이들〉을 통해 자산마다 제각각인 유동성의 특성을 분석(56쪽)해내는 등 기상천외한 얘기들로 가득하다.
작가정보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기업평가, 한국수출입은행을 거쳐 외국계 자산운용사 채권운용본부에서 크레딧 분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신용평가사 재직 기간(2008~2015) 건설업 애널리스트로서 부동산 하락 사이클을 심도 있게 연구했고, 국책은행(2015~2021)에서 국내외 여러 업종의 심사평가 및 여신업무를 수행하고 〈개도국은행편람〉을 발간하며 글로벌 경제와 은행시스템에 관한 인사이트를 키웠다. 이후 고금리의 귀환과 채권의 시대를 전망하며 2021년 말 채권시장에 뛰어들었고, 시장에서 금리와 밀접하게 호흡하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기업/산업 분석과 리스크 관리 중심으로 경력을 쌓으며 2013년에는 아파트를, 2016년에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등 다수가 외면할 때 저점에서 투자하는 안목을 발휘하기도 했다. 경제적 자유를 운운하지만 실상은 투자의 고(苦)에 시달리는 이들로 가득한데, 금리와 자산의 상호작용을 깨우치는 것이 투자의 고에서 벗어나는 길이라 여기고 있다.
시중에 나온 부동산 책들이 상승기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대출 방법과 입지 소개, 정부정책 비판, 투자 성공담에 편중된 현실이 안타까웠다. 다수가 잊고 지낸 부동산 사이클의 실체와 더불어 금융과 리스크 관리에 대한 담론이 필요한 시기, 오랜 경험과 연구의 산물로써 금리와 유동성 중심의 부동산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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