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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어른

에쿠니 가오리 지음 | 김난주 옮김
소담출판사

2021년 06월 10일 출간

국내도서 : 2013년 1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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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6027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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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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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어른』은《울지 않는 아이》를 발표한 후 5년 동안 쓴 에세이를 모은 것으로, 작품 활동을 처음 시작할 무렵부터 십여 년 동안 조금씩 성장해가는 작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친근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작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즐거움과 더불어 작가의 모습이 소설 속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를 찾아볼 수 있어 재미를 더한다.

에쿠니 가오리는 ‘울지 않는 아이’였던 자신을 다소 듬직하게 여겼지만 ‘우는 어른’이 되어 기쁘다고 책에서 담담하게 고백한다. 항상 일이 닥쳐야 허둥대고 ‘닥치는 대로 대충’ 살아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모른다는 그녀는 ‘울 수 있는’ 어른이 되어 기쁘다고 말하는 그녀에게서 ‘’진짜 어른‘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웅크린 어린아이를 가슴속에 품고 있는 어른에게 작은 위로를 전하는 책이다.
<b>Ⅰ 비가 세계를 싸늘하게 적시는 밤</b>
고독한 여자와 비 · 10
호사스러운 덩어리 · 17
있을 곳이 있다는 기분 · 21
비가 세계를 싸늘하게 적시는 밤 · 27
우아한 따분함 · 29
음악에 대해 · 32
외국의 놀이공원 · 38
뒤집힌 현실 · 41
옆에 있어주었다 · 44
그 도시의 저력 · 47
델라웨어 주 뉴어크 래드클리프 거리 409번지 · 49
동그란 곤약과 빨간 벌레 · 50
행복한 취미 · 54
오피스 거리 피크닉 · 60
손수건 · 62
깊은 밤의 아오야마 북 센터 · 66
가을꽃 같은 여자 · 70
선물 · 72
설날의 경계 · 75
호쾌한 숙녀 · 78
우노 아키라 씨 · 83
문학 전집에 대하여 · 86
하지만 세인트 잭스 호텔에는 아직 돌아갈 수 없다 · 88

<b>Ⅱ 남성 친구의 방</b>
얻기 어려운 남성 친구 · 92
빌려주기와 빌리기 · 99
금기 · 105
까칠한 두 사람 · 110
칭찬 · 116
남자다움의 정의 · 121
찰나 · 127
시간의 흐름 · 132
판타지 · 137
친구가 하는 가게 · 142
재회 · 148
자그마한 돌이 박힌 귀걸이 · 153

<b>Ⅲ 갖고 싶은 것들</b>
세 가지 소원 · 160
우물 · 163
상어 이빨 · 167
모자 · 170
하늘이 내려준 가창력 · 173
당나귀 · 176
능수버들 같은 허리 · 179
운전 능력 · 182
아침 먹는 방 · 186
언제나 옆에 있어주는 남자 · 190
하이디처럼 선한 마음 · 194
용기 · 197

<b>Ⅳ 햇살 내음 가득한, 어슴푸레한 장소</b>
어느 겨울날의 독서 일기 · 202
조각 같은 촉감의 행복한 소설집 · 206
나그네의 마음 · 209
행복한 다이애나 · 213
커포티의 유작, 그 아찔한 외설과 속도 · 216
햇살 내음 가득한, 어슴푸레한 장소 · 218
고독, 사람 하나분의 무게와 마주하는 일 · 223
늙은 여자 셋의 에너지와 청결함, 그리고 여자다움 · 227

작가 후기 · 229

열두 살 때 일이다. 집에서 강아지를 키우게 되었다. 강아지가 있으면 좋겠느냐고 묻기에 그렇다고 대답했더니 아빠가 딱 한 가지만 약속해달라고 했다. 그런 때 부모는 보통 날마다 산책을 시켜야 한다, 먹이를 주고 대소변 치우는 것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등, 살아 있는 동물을 키우는 데 필요한 책임을 가르치려 한다고 소설이나 텔레비전, 드라마를 통해 읽고 보았는데, 아빠는 다른 말을 했다.
외로움 타는 외톨이 여자처럼 강아지에게 지나치게 애정을 쏟아서는 안 된다. 강아지는 언젠가는 죽는다. 그때, 고독하고 히스테리컬한 여자처럼 울고불고 호들갑을 떨어서는 안 된다. 아빠는 그렇게 말했다.
9년 후 그 강아지가 죽었을 때, 약속을 기억하고 있던 나는 아빠 앞에서는 울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이 되어서야 나는 깨닫고 말았다. 열두 살 때나 지금이나 나는 외톨이는 아니지만 외로운 여자고, 고독하고 히스테리컬한 여자이기도 하다는 것을.
_「고독한 여자와 비」 중에서

칭찬이란 하는 사람의 자질을 묻는 것이다. 문장력이 없는 사람에게 글을 잘 썼다고 칭찬을 받아봐야 기쁘지 않고, 미각이 둔한 사람이 어느 레스토랑의 음식을 칭찬한들 신빙성이 없다. 평소 감각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옷차림을 칭찬받는 날은 슬퍼지고 만다. 그러니 그 칭찬이 그토록 기뻤던 것은, 내게는 그가 그야말로 여행의 신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여행에 익숙하다는 것과는 다르다. 그는 프랑스 어도 능숙하고 역사와 문화에도 조예가 깊다. 여행을 많이 해서 여행지에서 갈팡질팡하지도 않는다. 그런 점에서 그는 여행에 익숙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것이 아니다. 시각이 흐려지지 않고 자기의 원래 모습을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그는 절대 여행에 익숙한 사람이 아니다. 그는 다만 거기로 간다. 유유하게, 라 하자니 그 말이 너무 부드러워서 표표하게, 라 표현하고 싶은 모습으로.
_「칭찬」 중에서

하루하루를 사는 데 용기는 반드시 필요하다. 증명할 수 없지만, 용기는 소모품이다. 날마다 필요하니까 날마다 공급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점이 배짱과는 다르다. 배짱은 아무리 부려도 줄어들지 않는다. 뒤집어 말해서 공급할 수 없다.
용기를 공급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책을 읽거나 친구를 만나고, 맛있는 것을 먹는다. 모두 용기가 샘솟는 일이다. 행복한 시간을 많이 가지면 사람은 용감해진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인생에 대한 신뢰, 그것이 없으면 용기도 생기지 않는다. 무언가의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 그래서 종교가 있는 사람은 용감해지기 쉽다. 부럽다.
_「용기」 중에서

소설, 동화, 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가 이번에는 작가의 맨얼굴과도 같은 에세이 두 권을 들고 독자들 곁을 찾았다. 『울지 않는 아이』는 에쿠니 가오리가 작품 활동 초기에 쓴 8년 치 에세이를 모은 것이며, 『우는 어른』은 『울지 않는 아이』를 발표하고 나서 5년 동안 쓴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십여 년 동안 조금씩 성장해가는 작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친근하면서도 매력적이다.
에쿠니 가오리는 ‘울지 않는 아이’였던 자신을 다소 듬직하게 여겼지만 ‘우는 어른’이 되어 기쁘다고 책에서 담담하게 고백한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작가의 말처럼 ‘진정으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웅크린 어린아이를 가슴속에 품고 있는 어른이라면, 그래서 울 곳을 찾아 헤매는 중이라면 에쿠니 가오리의 『울지 않는 아이』, 『우는 어른』을 읽으면서 공감과 위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웅크린 어린아이를 가슴속에 품고 있는,
울 곳을 찾아 헤매는 어른을 위한 공감 에세이

에쿠니 가오리는 『울지 않는 아이』 작가 후기에서 “나는 잘 우는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도중에 울지 않는 아이가 되었죠. 초등학교 때입니다”라고 언급하며 유년 시절의 자신을 ‘어리광을 피우거나 아부하지 않는’ 어른스러운 아이었다고, 그런 자신을 다소 듬직하게 여겼다고 말한다. 그랬던 그녀가 ‘우는 어른’이 되어서야 눈물의 의미를 깨닫는다. 그동안 그녀가 어른스러움이라 믿었던 것은 ‘울지 않음’이 아닌, ‘울 수 없음’이었다는 것을. 에쿠니 가오리에게 성장이란 육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다. 그녀에게 성장이란, 진정으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곳을 찾았는지에 대한 물음이자 대답이다.

“울 수 있다는 것은 아마도
진정으로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장소를 찾았다는 뜻이겠지요.”
_에쿠니 가오리

항상 일이 닥쳐야 허둥대고 ‘닥치는 대로 대충’ 살아가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을 모른다는 그녀지만, ‘울 수 있는’ 어른이 되어 기쁘다고 고백하는 모습 속에는 혼란스런 세상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착실히 구축해가는 ‘진짜 어른’의 모습이 비친다. 『울지 않는 아이』, 『우는 어른』은 어른을 위한, 몸 어딘가에 여전히 불안정한 어린아이의 모습이 남아 있는 어른을 위한 에세이다.

에쿠니 가오리의 맨얼굴을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하고도 설레는 경험

에세이에는 소설과는 다른 특별한 매력이 있다. 작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다는 즐거움 이면에, 작가의 모습이 소설 속에 어떻게 투영되었는지 찾아보는 재미 또한 있다. 『울지 않는 아이』, 『우는 어른』은 에쿠니 가오리가 작품 활동을 처음 시작할 무렵부터 십여 년 동안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에세이집으로, 그녀의 초기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보물 창고 같은 책이다. 그녀의 데뷔작 「409 래드클리프」는 델라웨어 유학 당시 지내던 주소를 그대로 딴 것이며, 소설 『반짝반짝 빛나는』에서 술잔을 들고 욕조에 들어가는 여주인공 쇼코의 모습은 밤새 욕조에서 책을 읽는 에쿠니 가오리와 닮았다.
이 두 권의 책을 읽다 보면 그녀를 에워싸고 있던 공기가 순간적으로 바람을 타고 이쪽으로 불어오는 것 같다. 에쿠니 가오리가 소설 속에서 뿜어내는 매력이 어디에서 어떻게 나온 것인지 그녀의 일상을 기록한 두 권의 에세이를 통해 충분히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무슨 생각으로 글을 쓰는가, 하고 다그쳐 물으면
어떻게든 그곳에 내 발로 가보고 싶어서, 라고 대답할 수밖에 없다.
좀 더 복잡하게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다른 이유는 생각나지 않는다.
아무리 짧은 이야기라도, 그 이야기를 쓰는 동안 나는 거기에 혼자 있다.
지금까지 아무도 온 적 없는 곳, 아무도 본 적 없는 풍경.
그 끝없이 넓은 곳에 덩그러니 서 있고 싶어서 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_에쿠니 가오리

작가정보

저자 에쿠니 가오리えくにかおり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에쿠니 가오리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나 미국 델라웨어 대학을 졸업하고,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다.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으로 무라사키시키부 문학상(1992), 『나의 작은 새』로 로보노이시 문학상(1999), 『울 준비는 되어 있다』로 나오키상(2004), 『잡동사니』로 시마세 연애문학상(2007), 『한낮인데 어두운 방』으로 중앙공론문예상(2010)을 받았다. 일본 문학 최고의 감성 작가로서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 작가로 불리는 그녀는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도쿄 타워』,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좌안 1?2』, 『달콤한 작은 거짓말』,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등으로 한국의 많은 독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역자 김난주는 경희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문학을 공부했다.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 에쿠니 가오리의 『냉정과 열정 사이 Rosso』,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당신의 주말은 몇 개입니까』, 『웨하스 의자』,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홀리 가든』, 『차가운 밤에』, 『장미 비파 레몬』, 『취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좌안 1?2』, 『소란한 보통날』, 『부드러운 양상추』, 『수박 향기』, 『하느님의 보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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