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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경의선공유지

빨간소금

2022년 10월 15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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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85.24MB)
ISBN 9791191383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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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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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의선공유지에 모인 사람들, 그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들의 기록

경의선이 지하화되면서 공덕역 부근 폐선부지에 늘장협동조합이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마포구, 한국철도공단의 협약 관계가 생겨나고 경의선 숲길 공원화가 진행된다. 시민들의 장터 늘장은 구청 및 철도시설관리공단의 일방적인 계약 종료로 퇴거 요청을 통보받는다. 늘장이 사라지게 되면서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이라는 이름으로 점거 운동을 한 2015년부터 자진 철거가 이루어진 2020년 4월까지 경의선공유지에는 예술가, 지역활동가, 연구자, 상인, 지역주민 등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이유와 목적을 가지고 모였다. 이들은 공연, 체육대회, 놀이터, 세미나, 토론회, 마을장터 등을 통해 공유지의 다양한 쓰임과 가치를 만들어 냈다. 이 책은 이 사람들의 이야기, 이 사람들이 만들어 낸 실험적이고 대안적인 활동들을 시간순으로 기록했다.
활동하는 동안 자료들을 넘길 여력조차 없이 치밀하지 못한 기록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 책을 내는 이유는 경의선공유지 운동이 실패로만 기억되지 않기 위해서이다. 또한 기록에 담긴 도전과 성취, 실패와 시행착오가 커먼즈 운동에서 이 활동을 뛰어넘는 시도와 도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 더욱 확장되어 나가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연표
백서를 발간하며 : 직장인과 활동가 그 사이 어딘가(김성은)

0. 공유지 이전의 공유지
경의선 철도폐선부지의 생성(정기황)
잘 놀았다, 2014@늘장(이슬)

1. 늘장에서 공유지로의 전환
늘장, 경의선 공유지 시민행동 베이스 캠프가 되다(박현진)
공유지의 기억(한돌)

2. 경의선공유지 26번째 자치구
26번째 자치구를 선언하다(김상철)
라이브 봉기봉기 : 입장료를 공연자에게(윤원필)
경의선공유지 사진전(김별휘)

3. 경의선공유지 추진위원회
경의선공유지의 사회화를 모색하다(박선영)
경의선공유지가 나에게 남긴 것(미어캣)

4. 안녕, 경의선공유지
안녕, 경의선공유지!(김상철)
미완의 회고(박상덕)

부록
경의선공유지 지도
공과금 사용내역
경의선공유지 소식지
공문
공유지가 만난 사람들
색인

한국에서 철도의 탄생은 공공교통으로서 뿐만 아니라 국·공유지 개념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조선시대까지 토지의 개인 소유구조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논·밭 등 생산가능 토지를 중심으로 왕이 사용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토지제도가 운영되었다. 특히, 국토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과 하천은 조선시대 산림천택(山林川澤)이라는 개념에서 잘 나타나듯 사적소유가 없는 공동자원(Commons)이었다. 따라서 철도부설권으로 만들어지는 토지 수용은 사적재산으로서의 국·공유지 개념이 형성되는 시작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당시 열강에 의해 철도부지가 조성되는 과정은 토지의 강제수용을 통한 사유화 과정이었으며, 약탈에 가까웠다. 당시 철도부설은 현재의 민간자본 활용사업인 민자철도, 민자도로, 민자역사 등과 유사한 방식이었다. 이렇게 조성된 모든 철도부지는 해방 후 국유화되었다. 그리고 철도가 폐선되거나, 지하화되면서 철도부지는 일반부지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돌아 온 철도부지는 철도부설 당시 논밭 등의 삶의 터전을 내놓고, 부역으로 노동력을 착취당한 농민 등의 백성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이는 철도부지는 폐선과 무관하게 국가 소유의 사유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긴 시간의 틈에 숨어 철도부지가 생성된 근간과 공공의 목적을 망각한 채 그때나 지
금이나 사유화하는 과정으로 반복되고 있다.
경의선공유지는 국가철도공단 소유의 폐선부지가 아니라 처음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변함없는 시민 공동 소유의 공유지(Commons)다.(17~18쪽)

2016년 11월 27일 26번째 자치구 선언 이후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은 그 자체로 26번째 자치구가 되었다. 이 자치권의 선언은 경의선공유지의 구체적인 맥락과 실체를 드러내도록 했고 누구나 감각할 수 있는 정동을 만들어 냈다. 이 때문에 중립적이고 안전한 경의선공유지의 이미지가 사라진 대신에 현실의 비껴선 틈을 칼날처럼 가로지르는 긴장감이 생겼다. 이 장의 글들은 이런 긴장감의 결과다. 하지만 우리의 선언문에서 밝힌 것과 같이 늘 인상을 쓰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는 웃고 즐거웠다. 전혀 관계가 없었던 삶들이 경의선공유지라는 공간을 통해서 겹쳐지고 서로 기대며 살아가는 구체적인 실존이 있었다.(103~104쪽)

“시민 주도의 공유지 활용은 가능한가?” 물론 가능하다.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의 지난 활동은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이자 이 물음에 대한 실천적 답의 제시였다. 공적 지원이 없었음에도 경의선공유지는 의외로 잘 굴러갔다. 없으면 없는 대로, 꼭 필요한 것은 직접 만들거나 외부의 도움을 받아 채우는 방식으로 공간을 활용하며 경의선공유지의 성격과 개성이 부여됐다. 누군가는 이를 부정적으로 보거나 혹은 경의선공유지의 사례만으로 공유지의 시민적 활용 가능성을 판단하기에는 그 근거가 빈약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열린 공간에서의 더 많은 경험과 실천들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또 다른
질문과 더 많은 물음으로 이어질 것이다.(300~301쪽)

작가정보

2016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경의선공유지 운동을 기획하고 지원하기 위해 만든 공동기구. 매주 정기 회의를 진행했으며 이원재(문화연대), 정기황(시시한연구소)의 2인 공동대표로 운영되었다.

저자(글) 김배리

2016년부터 경의선공유지에 머물며 카페 공간을 운영했다. 얼떨결에 활동가로서 홍보물을 도맡아 했다. 시원하고 따뜻한 공간에서 사람들과 부대끼다 또 얼떨결에 야매 예술가가 되었다.

저자(글) 김성은

‘늘장’에서의 인연으로 경의선공유지 상근활동가로 함께하게 되었고, 어쩌다 보니 장기 활동가가 되었다. 사무국에서는 없는 돈을 어떻게 쪼개 쓸까를 궁리하고, 경의선공유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파악해 동료들이 대처하도록 하고 그들을 닦달하는 일을 주로 했다.

저자(글) 김상철

사무국에서 정책팀장을 맡았으며, 경의선공유지와 관련한 대외적 대응과 제도적 문제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주로 논평과 보도자료를 작성하고 토론회나 기자회견을 준비했으며, 경의선공유지의 사회운동적 맥락을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26번째자치구의 초대 구청장으로 선출되었으며 마지막 구청장이 되었다.

저자(글) 박상덕

조각가. 작업 공간을 구하기 위해 2017년 경의선공유지로 흘러들어왔다.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 사무국의 활동가를 병행하며 4년여에 걸쳐 작업장 ‘닭장’을 만들었다. 경의선공유지 경험을 바탕으로 커먼즈로서의 예술을 상상하며 작업 중이다.

저자(글) 박선영

문화연대 활동가로 경의선공유지 운동 초기부터 참여했다. 사무국에서는 사무처장으로서 경의선공유지 운영 전반과 경의선공유지시민행동 활동의 운영·관리를 맡았다. 경의선공유지 활동을 통해 공유지 운동을 사회운동의 관점에서 접근함과 동시에, 시민의 삶의 차원에서 전환적인 실천 전략으로 확장하기 위해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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