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정류장들

김덕영 지음

다큐스토리 2022년 05월 22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개인적으로 유럽의 문화를 동경해온 덕분에 지금까지 10여 차례 유럽을 여행하고 집중적으로 탐색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대략 20년 넘은 시간 동안 유러피안 라이프 스타일의 본질이 무엇이며, 그런 삶의 조건을 가능케 하는 생활 문화적 조건은 무엇인지 탐색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잠정적이지만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과연 무엇이 유럽의 문화를 독특하게 만들어내고 있는가?’라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것이다. 대답은 바로 ‘유럽의 기차 정류장들’에 있었다.

유럽은 실핏줄처럼 기차 노선들로 연결되어 있다. 어느 곳이라도 기차로 연결할 수 있을 만큼 철도가 발달되어 있다. 그리고 그런 기차 노선들을 대동맥으로 하여 곳곳에 기차 정류장들이 자신들의 문화를 창조해냈다. 유럽의 수백 개 도시를 기차로 연결하는 유럽 기차들은 바로 유럽의 과거에서 현재를 통해 미래로 나아가는 문화의 숨통들이다. 대립과 공존이 교차했던 유럽의 역사와 문화를 유럽 철도를 통해 살펴본 교양서적.

목차

프롤로그: 유럽의 개성을 창조하는 유럽 기차역들

1. 유럽통합 루트를 시작하다
프랑스의 원점, 파리 동역
유럽연합 수도 스트라스부르그의 새로운 명물
사라진 유럽의 국경선
철도, 항공기와 경쟁을 시작하다
따로 또 같이

2. 유럽의 자전거 루트
자전거의 천국, 암스테르담
몸과 영혼을 살린 자전거, 어느 화가의 자전거 예찬
자전거를 타고 사랑을
유럽을 점령한 ‘자전거 투어’
자전거와 기차의 공생
‘Bike ergo sum’ 자전거를 탄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

3. 스토리 메이킹
스토리를 얻고 싶으면 기차역으로 가라
유럽 최초의 야간열차, ‘푸른 기차’ 이야기
‘푸른 기자’에서 영감을 얻은 예술가들
‘유러피언 나이트’, 바르셀로나 특급
파노라마 뷰 Panorama View
유럽 작가들은 기차를 좋아해
바르셀로나는 어떻게 세계 관광 1등이 되었나?
세계인을 사로잡은 건축물, 사그라다 파밀리아
상상력은 낡고 오래된 것에서 나온다

4. 역사 루트
동서냉전의 상징 체크포인트 찰리
유대인 송환에 앞장섰던 안홀트 역의 고백
베를린 유대인 홀로코스트 기념관
전쟁의 상처를 보존한 카이저 빌헬름 교회

5. 유럽 북스토어 루트
유럽문화의 토양 북스토어(bookstore)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bookstore를 가다
‘세익스피어 & 컴퍼니’, 어느 중고서점의 이야기
5만명의 헤밍웨이를 키우려 합니다
중고책방 ‘애비 북샵(abby bookshop)’
‘베를린 스토리’에는 없는 게 없다
‘북스토어 가이드’

6. 유러피언 그린 루트
우리 마을이 사라지고 있어요
전등이 사라진 벨기에 리에쥬 기차역
유럽 산악 트레인
빙하특급 철도(The Glacier Express)

에필로그. 기차역에서 만난 유럽의 진실

책 속으로

사람들은 유럽의 문화가 다른 어떤 지역과 다른 독특하고 개성있는 수준 높은 문화라고 말을 한다. 깨끗하면서도 다양성을 품고 있는 내츄럴한 감각, 환경을 중시면서 동물과 사람의 조화를 추구하는 미래적인 도시 디자인, 편안하고 품격 있으며 전통을 품은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문화라고 정의를 내린다. 한마디로 사람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다양한 조건을 충족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10년간 수준높은 삶의 질과 생활문화, 창의적인 교육, 지속가능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한 유럽의 노력과 활동을 그들의 기차역을 통해 살펴보겠다는 각오를 하게 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였다. 다른 어떤 곳보다 유럽의 도시들은 시각적인 편안함과 즐거움을 주었고 낭만과 이야기를 간직한 채 나에게 다가왔다. 자연스럽게 나는 ‘유럽 매니아’가 되어 있었다. 그럼 도대체 유럽의 도시들은 무엇이 다르길래 나를 매혹시키고 있는 것일까? 이 물음에 답을 하기 위해 다시 유럽 여행길에 올랐다. 그리고 무작정 유럽의 도시들을 탐색하는 것에서 벗어나서, 이번에는 뭔가 주제를 갖고 유럽 도시를 경험해 보기로 결심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한 개성 있고 아름다우면서 의미 있는 ‘유럽의 정류장들’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보려고 한다.

출판사 서평

사람들은 이제 삶의 질을 따지며 살고 있다. 보다 쾌적하고, 보다 아름답고, 보다 멋스러운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그런데 삶의 질을 이야기할 때 빼놓지 않고 거론되는 것이 ‘유러피언 라이프 스타일’이다. 많은 돈을 지출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 맞는 개성있고 독창적인 삶을 디자인하려는 마인드, 유행이나 화려함 보다는 옛 것을 되살리고 단순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생활 문화가 유럽에는 살아 있다. 그것은 거대한 화물을 싣고 고속도로를 정신없이 질주해 달려가는 트레일러에서 내려 여유롭게 차창을 열고 신선한 공기를 얼굴에 듬뿍 들여 마시며 달려가는 것 미니 스용차로 바꿔 탄 듯한 느낌을 주었다.

<유러피언 드림>이란 책을 썼던 제레미 리프킨은 이런 유럽 문화의 차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개인의 자유보다는 공동체 내의 관계를, (강제적) 동화보다는 문화적 다양성을, 부의 축적 보다는 삶의 질을, 무제한적 발전보다는 환경보존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무자비한 노력보다는 심오한 놀이를, 재산권보다는 보편적 인권과 자연의 권리를, 일방적 무력 행사보다는 다원적 협력을 중시하는 것이 유러피언 드림의 특징이다...포괄성, 다양성, 삶의 질, 심오한 놀이, 지속가능성, 보편적 인권, 자연의 권리, 지구상의 평화로 상징되는 유러피언 드림이야말로 삶을 추구할 가치가 있게 해주는 우리의 꿈이다.”

나는 솔직히 이 글을 읽고 한 순간에 그동안 유럽을 취재하면서 느껴왔던 물음표의 퍼즐들이 하나로 맞춰지는 듯한 느낌을 얻었다. 왜 유럽의 까페에서 마시는 커피가 더 낭만적이고 편안하게 다가왔는지, 왜 유럽에서 찍은 사진들은 더 세련된 이미지를 지니고 있는지, 왜 더 친환경적으로 디자인 제품들이 유럽에서 인기를 얻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만들어낸 전통이자 철학이었다. 그것은 편안하게 유럽의 유명 관광지를 아무리 많이 돌아다닌다고 해서 얻어질 수 없는 것들이었다. 나에게 유럽 도시들은 그래서 루트로 다가왔다. 어차피 살면서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의 루트를 갖고 있다. 그리고 성공에 이르기 위해서는 자신만의 루트를 개척해내야만 한다. 그리고 우리는 저마다 고유한 자기만의 루트를 갖고 세계를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이번에 내가 유러피언 드림 루트를 찾아나선 이유이자 목적이었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덕영

저자: 김덕영 (영화감독, 작가)저자는 한국전쟁 이후 1950년대 동유럽에서 생활했던 북한 전쟁고아들의 행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감독했다. 저작으로는 〈뒤늦게 발동걸린 인생들의 이야기〉, 〈하루키에겐 피터캣, 나에겐 통의동 스토리가 있다〉, 〈세상은 모두 다큐멘터리였다〉, 〈내가 그리고 갈게〉 (장편소설), 〈유레일 루트 디자인〉, 〈뒤늦게 발동걸린 인생 투〉 등의 작품이 있다. 2012년 발표한 〈그리스의 시간을 걷다〉는 2012년 문화관광부 우수교양 도서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책과 영화를 인생의 도구 삼아 활발한 창작활동을 하며 세상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발굴하고 있다. 2009년 처음 글을 쓰면서 저자는 1년에 1권의 책을 쓰겠다고 결심을 했다. 현재까지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