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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공간과의 대화

박기원 , 류병학 지음
케이에이알

2022년 04월 08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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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상품 정보
파일 정보 ePUB (31.53MB)
ISBN 9791192364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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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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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있는 사람은 오시요, 나는 빈~의자~”


“가장 좋은 장소는 몸과 마음이 휴식하는 곳, 마치 풀밭 위에 있는 것처럼, 앉아서 또는 누워서 잠시 쉴 수 있는 곳, 그리고 넓고 끝없는 삶의 여정이 느껴지는 그런 곳이다. 작품에 대한 생각은 언제나 장소에서 출발한다. 그 공간을 가장 공간답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이며, 장소의 먼지를 털고, 청소를 하고, 환기를 시키는 게 두 번째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그곳에 들어온 사람들이 마치 넓은 풀밭에 누워 쉬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끼길 원하는데, ‘장소와 작품 그리고 사람 간의 균형’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선으로 그들을 자연스럽게 이끌고자 한다.”

- 박기원의 ‘작가노트’ 2015


나는 현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한다. 하나는 흔히 말하는 다양한 미술이 혼재하는 일명 ‘다원주의’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생각하는 ‘급진적인 미술(radical art)’로 이루어진 흐름이다. 이 두 흐름 중에서 필자가 주목하는 것은 후자의 흐름, 즉 급진적인 작업들로 이루어진 현대미술의 흐름이다.

급진적인 작업? 우리는 그것을 흔히 ‘아방가르드(Avant-garde)’로 부르곤 한다. ‘아방가르드’는 흔히 ‘전위적(前衛的)인 것’을 뜻한다. 그것은 한 마디로 ‘앞서가는 작업’이다. 무엇을 앞서간다는 것인가? 그것은 기존 미술의 부정 혹은 넘어섬, 즉 지금·여기라는 시대를 앞서간다는 것을 뜻한다.

나는 ‘퍼블릭 아트(public art)’를 ‘레디컬 아트’의 하나의 형식적 사례로 든다. 대한민국 전국 방방곳곳에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공공미술' 작품들이 있다. 그런데 그 대부분의 공공미술 작품은 땅 덩어리도 좁은 대한민국의 귀한 땅을 ‘예술작품’이란 이름으로 버젓이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작은 땅 덩어리의 대한민국에 적절한 공공미술 작품은 어떤 형식으로 등장할 수 있을까?

나는 이 잘문에 답하기 위해 ‘퍼블릭 퍼니처(public furniture)’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2000년 나는 서울특별시 주최의 국제미디어아트비엔날레인 『미디어시티_서울 2000(media city_seoul 2000)』의 커미셔너로 선정되어 ‘퍼블릭 퍼니처’ 개념으로 <서브웨이 프로젝트(subway project)>를 기획했다. 당시 나는 국내외 작가들에게 공공영역에서 사용가능한 작품들인 ‘퍼블릭 퍼니처’를 요청했다.

머시라? ‘퍼블릭 퍼니처’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언급해 달라고요? ‘퍼블릭 퍼니처’는 우체통이나 공중전화, 공중화장실, 버스정류장, 화단, 분수대 등 도시학에서 말하는 ‘스트리트 퍼니처(street furniture)’에 흔히 미술계에서 말하는 ‘공공미술(public art)’를 접목시킨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퍼블릭 퍼니처’는 기존의 일상세계와 단절된 미술작품을 일상세계로 돌려보내는 일종의 ‘가구-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가구-작품’이란 표기는 시민이 직접 손으로 만지고 사용할 수 있는 가구로서 실질적인 ‘기능’도 하지만 동시에 ‘작품’인 이중적인 의미를 지닌다.

우리는 흔히 '미술작품' 하면 '손대지 마세요!'라는 금지문을 먼저 떠올린다. 그런데 ‘퍼블릭 퍼니처’는 오히려 손으로 만져야만 혹은 당신의 이쁜 엉덩이로 앉아야만 실질적인 기능을 하는 공공미술작품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퍼블릭 퍼니처’는 일종의 ‘생활 속의 아트(art in life)’을 지향하는 셈이다.
contents


PROLOGUE_서 있는 사람은 오시요, 나는 빈~의자~_류병학


PART I_부피, 수평, 깊이, 더운 곳, 감소, 파멸, 가벼운 무게, 넓이, 진공, 마찰, 부유, 부메랑

나는 특별하지 않은 대상을 좋아한다.
팔의 솜털이 움직이듯 한 미세한 바람...
방금 지나친 한 행인의 기억할 수 없는 모습
모든 것이 다 없어지고 난 후의 본질적 모습
근본적인 내부로의 접근


PART II_배경, 희미한, 에어월, 낙하, X, 플래쉬 월, 온도, 만개, 물결, 사색적 허공, 안개

누가 미술관을 두려워하랴?
누가 관객을 두려워하랴?
모든 잠재된 가능성들이 시작되고 자라는 성장의 공간
누가 ‘붉은 방’을 두려워하랴
지금까지 이런 것은 본적이 없다. 이것이 벤치인가 작품인가?
차 스튜디오(CHA studio)
찬 공기(Cold Air)
넓이(Width)
웍스 퍼니처(Works Furniture)

epilogue_예술작품의 최종적 의미는 ‘죽음’_류병학


profile
credit

작가정보

저자(글) 박기원

박기원(1964년생)은 1989년 충북대학교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했다. 1990년 그는 리움미술관의 전신인 호암갤러리의 ‘중앙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10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었다.박기원은 1996년 가인화랑에서 『움직임』이란 타이틀로 처음으로 공간작업을 하고, 1997년 호주 멜버른의 컨템포러리 포토그래피 센터에서 『센스』라는 타이틀로 두 번째 공간작업을 했다. 이후 그는 서울의 아르코미술관과 마드리드의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 그리고 취리히의 미키윅킴 컨텀포러리 아트와 베이징의 갤러리아 콘티누아 또한 과천의 국립현대미술관과 서울의 313아트프로젝트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박기원의 주요 그룹전은 다음과 같다. 2000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한일현대미술의 단면전』, 2004년 마로니에 미술관의 『구름』,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2007년 리움 삼성미술관의 『한국미술 : 여백의 발견』, 2008년 몽인아트센터의 『Contextual Listening,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의 『신호탄』,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의 단색화』, 2012년 OCI 미술관의 『순간의 꽃』, 2013년 부산시립미술관의 『한국미술 대항해 시대를 열다』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Reverscape』 그리고 싱가포르 현대미술파운데이션(Institute of Contemporary Arts Singapore)의 『Daam-hua』.2014년 독일 베를린 갤러리(East Side Gallery Outdoor Space)의 『Beyond the Border』와 상하이 미술관(SPSI Museum)의 『Empty Fullness』 그리고 2014 프랑스 갤러리(Galleria Continua)의 『Spheres 7』, 2015년 금호미술관의 『옅은 공기속으로』와 DDP의 『Esprit Dior』, 2016년 국립현대미술관의 『달은, 차고, 이지러진다』, 2019년 청주시립미술관 오창관의 『레디컬 아트』와 제주도립미술관의 『생활』,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의 『신나는 빛깔마당』, 국립현대미술관의 『수평의 축』.박기원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루이비통 화운데이션, 청주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과 개인 컬랙터들이 소장하고 있다.

저자(글) 류병학

류병학은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예술대학(Staatliche Akademie der Bildenden Kunste Stuttgart)을 졸업하고 미술평론가(art critic) 및 독립큐레이터(Independent curator)로 활동하고 있다.독립큐레이터 류병학의 대표적 기획전시는 다음과 같다. 1994년 폴란드에서 기획한 <피스모 이 오브라스(pismo i obras)>, 1997년 독일 구체예술을 위한 파운데이션(Stiftung fur Konkrete Kunst, Reutlingen)의 윤형근(YUN Hyong-keun) 개인전, 1998년 금호미술관(Kumho Museum)의 <그림보다 액자가 더 좋다(The frame is better than the picture)>, 2000년 서울시 주최의 미디어시티_서울(mediacity_seoul)의 ‘서브웨이 프로젝트(Subway project)’, 2006년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Busan Biennale Sea Art Festiva), 2010년 인천국제디지털아트페스티벌(Incheon International Digital Art Festival)의 ‘모바일 아트(Mobile art)’, 2012년 여수세계엑스포(EXPO 2012 YEOSU KOREA) SK 파빌리온(Pavilion)의 아트디렉터를 맡아 국내외 대형전시들을 기획했다.미술평론가 류병학은 1994년 <이우환의 입장들들(Positions of Lee Ufan)>(씨네월드), 1998년 <그림보다 액자가 더 좋다>(금호미술관), 2001년 <일그러진 우리들의 영웅(Our Distorted Her)>(아침미디어), 2002년 <이것이 한국화다(This is the Korean painting)>(아트북스) 등 50여권의 단행본이 있다.연출가 류병학은 2001년 입체영화(three-dimensional film) <도자기전쟁(War of Ceramics)>의 시나리오 작가 및 감독, 2012년 아르코예술대극장에서 공연한 총체극 <더 라스트월 비긴스(The Last Wall Begins)>의 연출도 맡았다.류병학의 대표적인 수상은 1990년 독일 금속노조상(IG Metall Prize), 2008년 노무현 대통령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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