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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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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3월 30일 출간

종이책 : 2022년 04월 01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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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 정보 ePUB (10.95MB)
ISBN 9791159095993
쪽수 2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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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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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참신하고 완성도 있는 이야기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 탄생을 알리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2년판이 출간되었다. 해를 거듭해 성장하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은 2021년 9회를 맞아 2,195인의 작가가 2,301편의 작품을 응모하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단편은 응모된 작품들의 완성도가 전체적으로 상승해 다섯 편을 선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심사위원들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고른 다섯 편의 참신하고 기발한 단편을 소개한다.
네 딸을 데리고 있어
조립형 인간
웬즈데이 유스리치 클럽
밸런타인 시그널
너에게

심사평

P. 18
수린이 어디서 살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직접적으로 집 주소를 노출하지는 않았지만, 그녀의 인스타그램 해시태그와 팬들의 댓글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다.
잠실에 있는 유명 브랜드 아파트. 동호수까지야 알 수 없었지만 그걸로 족했다. 대단지가 아니라 돌아다니다 보면 금세 찾을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사실 마음속 한편에는 정말 만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있었다.
그래, 차라리 못 만나면 좋겠다. 집 앞까지 찾아가는 주제에 무슨 말이냐 싶지만, 진짜로 수린을 만나면 어떻게 해야겠다는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런 마음가짐으로 민영은 동네 구경 온 사람처럼 아파트 단지 안을 어슬렁거렸다. 새로 지은 아파트라서일까. 단지 안이 마치 공원처럼 잘 꾸며져 있었다. 걷다 보니 산책을 나온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P. 64~65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여자는 남자의 비밀에 대해 함구하게 되었다. 애초에 누군가에게 말한다고 해서 믿어줄 만한 얘기도 아니었다. 사람들은 여자가 같은 인턴인 남자의 평판에 흠집을 내려고 말도 안 되는 얘기를 지어냈다고 생각할 것이다. 아니면 정신과를 찾아가보라고 등을 떠밀지도 모른다. 여자의 생각은 더욱 확장되어, 어쩌면 이 회사 내부에 남자와 같은 부류의 인간들이 존재해 서로의 비밀을 지켜주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데까지 나아갔다. 여자에게는 그들의 비밀을 폭로할 용기가 없었다. 오히려 그들의 존재를 인정하자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인간들이 있었던 것이 납득이 갔다. 다만 그런 인간들이 여자가 앞으로 살아갈 세계에서는 부디 소수이기를, 여자는 순수하게 바랐다.
남자는 비밀을 지킨 대가를 여자에게 주었다. 시작은 남자가 마련한 인턴들의 저녁 모임에서였다.

P. 85
1년 전, 작은 기업이지만 취업에 성공했을 때 취준생 딱지를 뗐다는 기쁨으로 날아갈 것만 같았는데 다시 돌아올 줄 몰랐다. 애꿎은 문자 기록을 뒤적거리며 사장이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를 몇 번이고 읽는다. 살면서 가장 많이 읽은 단문이 아닐까. ‘상황이 좋지 않은 탓에 불가피하게 결정된 사항이고 우리도 애석하게 생각하고 있으니 나쁜 마음은 먹지 말길, 건승하고 다음에 밥이라도 먹자.’ 해고를 명확히 알리는 이 문자는 해고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 참 많이도 빙빙 돌려졌다. 또한 어디에도 미안하다는 말이 없다. 사장이 문자를 타이핑할 때 속내를 빙빙 돌리기 위해 투자했던 노력을 상상해본다. 그 과정으로 사과를 대신한다. 한 번도 받은 적 없는 사과지만, 그가 이 정도로 노력했다는 사실만으로 사과를 받은 셈 치는 거다. 이 배려는 수요 없는 공급이다. 그의 마음을 필사적으로 대변하면 할수록 어째서인지 가슴이 시큰해진다.

P. 144~145
[얘기 좀 하시죠.]
주말에는 남자가 찾아왔다. 조가 와인 병따개를 찾고 있었을 때였다. 10월 7일 자, 우주 지능체가 지구를 지나친 바로 그 날짜의 데이터 검토를 마치고 그 놀라운 결과를 자축하려고 와인과 치즈를 주문해둔 주말이었다. 이전 날짜의 전파 강도는 3에서 4 정도로 그렇게 세지도, 지속적이거나 반복적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10월 7일, 지구에서 가장 가까웠던 그날 갑자기 전파 강도가 평상시의 30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주파수도 1천 420기가헤르츠에 가까웠다. 천문학자들이 외계인이 통신해올 때 선호할 것이라고 예측한 바로 그 주파수였다. 위층 남자는 이 감격의 순간을 깬 것도 모자라 문을 똑똑, 두 번 더 두드렸다. 분위기가 깨져 기분이 꺾인 데다 위층 남자의 풍채가 좋아 보여 더 언짢아졌다. 조는 어깨가 넓어 보이는 티셔츠로 갈아입고 문을 열었다.
“무슨…….”
기어들어가려는 목소리에 힘을 더 줘보려 괜한 어깨에 힘을 들였다.

P. 191~192
여전히 붕 뜬 마음으로 집에 돌아오니 손님이 있었어. 아빠의 집에 손님이라니, 처음 있는 일이었지. 중년의 아주머니였어.
그녀는 나에게 따뜻한 미소를 지어 보였어. 하지만 그 미소는 아주, 아주 지쳐 보였어.
안녕, 나도 로봇이란다. 박사

매년 참신하고 완성도 있는 이야기로 한국문학의 새로운 작가 탄생을 알리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단편 수상작품집’ 2022년판이 출간되었다.
해를 거듭해 성장하는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은 2021년 9회를 맞아 2,195인의 작가가 2,301편의 작품을 응모하는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특히 단편은 응모된 작품들의 완성도가 전체적으로 상승해 다섯 편을 선정하는 데 고민이 많았다는 후문이다. 심사위원들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해 고른 다섯 편의 참신하고 기발한 단편을 소개한다.

〈네 딸을 데리고 있어〉(정욱) 프리랜서 웹디자이너 민영은 쇼핑몰 홈페이지 디자인 의뢰를 받은 뒤 복통에 시달리고 있다. 의뢰인이 고교 시절 자신에게 폭력을 행사했던 수린이었기 때문이다.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온 민영과 달리,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인플루언서로 승승장구하는 수린을 본 순간 민영은 무언가에 이끌린 듯 수린이 사는 동네로 향한다. 그녀와 마주칠 것을 두려워하면서.
학교 폭력과 아동 학대라는 현대사회에 만연한 이슈를 한데 엮으며 독자의 호기심을 잘 자극해서 이끌어간 작품.

〈조립형 인간〉(김이담) 천신만고 끝에 대기업 인턴에 선발된 희주. 10명의 인턴 중 절반만 정규직이 될 수 있다! 서로를 경계 대상으로 삼아야 하는 삭막한 회사에서 가장 우수하고 인품 좋은 남자 인턴과 우연히 함께 일하게 되었을 때, 그녀는 남자에게서 자연스럽지 않은 무언가를 목격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모든 면에서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에게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는 작품으로, 작가의 독특한 스토리텔링 방식과 시종일관 서늘한 분위기가 재미를 배가시킨다.

〈웬즈데이 유스리치 클럽〉(청예) 어렵게 취업한 중소기업에서 코로나19로 인해 문자로 해고당한 지우는 다시 취준생 신분이 된다. 어차피 월급쟁이로 부자가 될 수 없으니, 더 도전적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젊은 부자를 목표로 하는 스터디 ‘웬즈데이 유스리치 클럽’에 오늘 투자로 성공한 진짜 부자가 특별 게스트로 온다는데….
도서관을 닭장으로 표현하며, 그 닭장에서 함께 공부하는 닭들과 자신은 다르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은 시궁창인 주인공이 우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응원하게 되는, 지금 우리의 모습을 가장 잘 비추는 이야기.

〈밸런타인 시그널〉(오승현) 천문학 전공자 조. 온종일 우주만 바라보고 있다가 어느 날 현실에 고개를 돌려보니 고학력 백수가 되어 있었다. 다행히 어머니가 물려준 수도권 요충지의 재개발 아파트가 그의 뒷배가 되어주고 있다. 그런데 윗집에 이사 온 꼬마들이 너무 시끄러워서 최근 외계에서 들어온 신호를 분석하는 조의 일이 엉망이 되어가고 있다.
자존심만 남은 주인공이 행복해 보이는 위층 가족에게 열등감이 폭발해 벌이는 소심한 복수는 화가 나면서도 우습다. 여기에 외계인을 끌어와서 부동산 투기를 풍자하는 발상이 무척 참신한 작품.

〈너에게〉(임수림) 아픈 조카를 간병하고 함께 놀아줄 목적으로 이 박사가 만든 로봇. 그에게는 치명적인 오류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감정을 느낀다’는 점이었다. 이 박사는 고민 끝에 로봇을 자신의 아들, 즉 인간으로 위장해 세상에 내놓는다. 이제 ‘태훈’이라는 이름을 얻은 로봇은 같은 반에서 ‘수안’이라는 아이를 만나고 매일매일 더 인간다워진다.
인공지능의 윤리 문제는 최근 떠오르고 있는 이슈인데, 이 작품에서는 오히려 인간성을 보여주는 방법으로 사용되었다. 시종일관 담담한 서간체는 이야기 속 사건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인간의 비극과 고뇌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준다.

우리는 이야기가 넘쳐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좋은 이야기는 항상 부족한 느낌이고, 또 많으면 많을수록 더 좋다. 이번에 선정된 이야기들은 소재도 다양하지만, 독자가 느끼는 감정 또한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어리석고 어설프며, 열심히 노력하지만 현실을 벗어나기 힘든 등장인물의 모습은 우리와 닮았고,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사건들 속에 빠져들면 안쓰럽다가도 우습고, 으스스하다가 통쾌하기도 하고 또 짜증이 났다가도 마음이 따뜻해진다. 그야말로 마음을 움직이는(感動) 이야기들이다.

- 심사평

네 딸을 데리고 있어 왕따와 아동 학대라는 두 무거운 소재를 글 안에서 하나로 결합한 방식이 흥미롭고, 두 소재가 주는 긴장감을 소설이 끝날 때까지 놓지 않는 솜씨 또한 좋았다.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하는 독자를 정확한 타이밍에 놀라게 하고 이어질 사건을 궁금하게 만드는 솜씨가 돋보였다. - 김이환

조립형 인간 사람을 조립한다는 소재는 무서우면서도 흥미롭고, 또한 최고 효율만을 추구하다가 인간미를 잃은 현대사회의 어두운 면을 정확하게 은유하고 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소재, 깔끔한 구조, 예상치 못한 반전까지 단편소설이 가져야 할 장점을 고루 갖춘 작품. - 김이환

웬즈데이 유스리치 클럽 선택의 여지가 없는 MZ세대의 분투기를 위트 있게 그려낸 작품. 젊고 가난하다는 것이 이토록 처절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했던 시간이었다. 매끄러운 문장력과 대화술, 비유법 등 소설이 가져야 할 매력을 고루 갖춘 좋은 작품으로 기억된다. - 강지영

밸런타인 시그널 재개발과 층간 소음과 외계인이 글 안에서 충돌하는데, 전혀 만나지 못할 것 같은 소재를 이야기 안에서 재치 있게 하나로 엮는다. 분노와 빈정거림과 자기 합리화를 오가는 뻔뻔한 주인공의 입담도 작품의 블랙 코미디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다. - 김이환

너에게 가스통 바슐라르의 과학 철학론이 던진 질문과 해답이 작품 안에 잘 녹아 있다. 합리, 객관, 과학 중심으로 향하는 현대의 문명에 대한 비판 의식이 돋보였다. SF 소설이고 로봇이 주인공이지만 응모작 중 인간에 대한 깊은 탐구의식이 가장 잘 드러난 작품이었다. - 강지영

작가정보

저자(글) 정욱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났고 한양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 회사를 다니던 중 문득 글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제9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에서 〈네 딸을 데리고 있어〉로 입상했다.

저자(글) 김이담

1990년 부산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일상적으로는 과학을 다루는 기사를 쓰며, 간헐적으로 소설을 쓴다. 계명대학교 계명문화상, 영남대학교 천마문화상, 한국외국어대학교 외문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김이담은 필명으로, 본명은 김수진이다.

저자(글) 청예

부산 출생으로,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상경했으나 얼떨결에 공공기관에 취업해 낮과 밤을 분주히 살고 있다. 교보문고 스토리크리에이터 4기에 선정돼 《틀니와 싹수》를 출간했으며, 영상화 계약이 체결됐다. 제1회 K-스토리 공모전에서 〈편식식당: 트라우마를 치료해드립니다〉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저자(글) 오승현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광고 카피라이터로 10년, 화장품 마케터로 8년 일했다. 아이를 낳았더니 이야기가 함께 태어나 43세에 글쓰기를 시작했다. 장편소설 《꼰대책방》을 썼고, SF 앤솔러지 《책에 갇히다》에 참여했으며 에세이 《아이를 만나고 나는 더 근사해졌다》를 공동 집필했다.

저자(글) 임수림

서울 출생. 경희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2021년 독립출판 에세이 《거꾸로 해도 임수림》을 냈다. 소설, 에세이, 공연대본 등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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