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명정 -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2 죽음의 미학
2021년 08월 23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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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일 정보 ePUB (8.06MB)
- ISBN 9791191433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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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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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문열을 사로잡았던 세계의 명작, 작가를 꿈꾸는 이들의 필독서!
1996년 처음 출간된 이래 이십여 년간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이 새로운 판형과 현대적인 번역으로 다시 독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간 변화해온 시대와 달라진 독서 지형을 반영해, 기존에 수록된 백여 편의 중단편 중 열두 편을 다른 작가 혹은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으로 교체하고, 일본어 중역이 포함된 낡은 번역도 새로운 세대의 번역자들의 원전 번역으로 바꾸어 보다 현대적인 책으로 엮었다. 바뀌거나 더해진 것이 30퍼센트에 달할 정도로, 새로워진 개정판이 되었다. 여기 세련된 장정과 판형으로 소장가치까지 한층 높였다.
“좋은 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마음속에 다양하면서도 잘 정리된 전범(典範)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래서 젊은 시절 작가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작품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주요 문학잡지의 해외 특집란을 검토해 추린 후, 주제별로 세계의 다양한 나라의 작품들을 엮어내고 각 작품에 대한 해설을 다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모두를 납득시킬 만한 객관성을 확보하는 데는 별수 없는 미진함이 남을지라도(혹은 그런 것이 불가능할지라도), 작가는 이 선집이 작가 자신의 문학 체험의 한 결산임을 분명히 밝히고,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문학 체험이 독자들에게도 전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이문열의 세계명작산책>은 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창작의 한 전범이자 기준이 될 것이며, 소설 연구자들에게는 주제별 비교가 가능한 텍스트로서, 그리고 대중 독자들에게는 수준 높은 세계명작들의 풍성한 세계를 접하는 첫 책으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수록된 소설을 읽는 것만으로도 세계 수준의 문학 교양을 쌓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2권 “죽음의 미학”은 죽음을 주제로 한 중단편 9편을 모았다. 죽음은 우리 모두의 중요한 관심사이다.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닥쳐오기 때문이다. 또한 바로 그런 이유로 죽음은 삶을 삶답게 하는 전제가 되는 법이다. 죽음이 찾아온다는 것이 모든 인간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면, 다만 모두에게 다른 것은 죽음을 대하는 태도일 뿐이다. 우러를 것인가, 예비하고 다가갈 것인가, 혐오하고 두려워할 것인가, 할 수 있는 한 기피할 것인가. 우리 삶의 무수한 선택이 죽음에 대한 이 선택지에 달려 있다. 그래서 좋은 소설은 자주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워 삶을 이야기한다. 2권에 수록된 9편의 중단편을 통해 문학이 다루는 “죽음의 미학”을 살펴보는 것은 인간 삶의 가장 본질적인 순간들을 체험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스티븐 크레인의 <구명정>과 마르셀 프루스트의 <발다사르 실방드르의 죽음>을 새로이 번역해 실었고, 기존에 중역했던 헤르만 헤세의 중편 <크눌프>는 원전을 재번역해서 수록했다. 그 외에 레프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 잭 런던의 <불 지피기>, 셔우드 앤더슨의 <숲속의 죽음>,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킬리만자로의 눈>, 샤를 루이 필리프의 <앨리스>, 바이올렛 헌트의 <마차>와 같은 세계적 문호들의 작품을 문장을 다듬어 새롭게 소개하고 있다. ‘죽음’과 ‘삶’이라는 거대한 주제가 거장들의 손길을 거쳐 독자들에게 ‘미적 체험’으로 다가오는 독특한 순간들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명작산책』 초판 서문
머리말
스티븐 크레인
구명정
죽음과 맞서는 인간의 태도 또는 자세
만일 운명이 여신이 나를 물에 빠뜨려 죽일 작정이었다면, 왜 진작 그렇게 함으로써 내가 겪은 온갖 수고를 덜어주지 않았단 말인가! 모든 게 다 터무니없다……. 하지만 아니, 그럴 수는 없어. 운명의 여신이 나를 물에 빠뜨려 죽일 작정이라니, 그럴 수야 없지. 나를 물에 빠뜨려 죽이려 하다니, 감히 그럴 수는 없지. 나를 물에 빠뜨려 죽일 수는 없어. 이렇게 온갖 고생을 다 했는데 말이야.’ 그렇게 생각한 다음, 사람들은 구름을 향해 주먹을 휘두르고 싶은 충동을 느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자, 나를 물에 빠뜨려 죽여봐라! 그리고 내가 퍼붓는 욕이 어떤 건지 한번 들어봐라!’ - 스티븐 크레인 ‘구명정’ 중에서
자연의 여신은 인간에게 잔인하지도 자비롭지도 않았으며, 그를 배반하거나 그의 앞에서 현자인 척하지도 않았다. 다만, 무심할 뿐이었다. 철저하게 무심할 뿐이었다. 아마도 이런 상황에서 인간은 우주의 냉담함에 압도된 채 자기 삶의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결함을 직시하고는 짓궂게도 마음속으로 그 맛을 하나하나 음미한 다음, 다시 한 번 기회가 주어지기를 갈망할 가능성이 매우 컸다. 곧이어 닥칠 죽음의 위기에 대해 이처럼 여전히 무지한 상태에서도, 옳은 것과 그른 것 사이의 구분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그에게 명백한 것처럼 느껴질 터였다. 그리고 만일 기회가 다시 한 번 주어진다면, 품행과 어투를 바르게 고칠 수 있을 것이며, 남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자리나 함께 차를 마시는 자리에서 좀 더 선량하고 똑똑하게 처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었다. - 스티븐 크레인 ‘구명정’ 중에서
작가정보
저자(글) 스티븐 크레인
미국의 소설가 겸 시인, 신문기자. 1871~1900년. 스물아홉 살의 짧은 삶을 살았지만 생생하고 강렬하며 독특한 방언과 아이러니가 넘치는 글을 썼다. 사회적 고립이나 인간의 두려움 같은 주제에 천착했던 그는 사회적 사실주의 소설과 이미지즘 시의 선구자로 불리며, 헤밍웨이를 비롯한 현대 미국 작가에게 큰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받는다. 주요 작품으로는 『붉은 무공훈장』, 『거리의 여인 매기』 등이 있다.
번역 장경렬
서울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스틴 소재 텍사스대학교 영문과 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서울대학교 영문과의 교수직을 거쳐, 현재 명예교수로 있다. 주요 번역서로 『내 사랑하는 사람들의 잠든 모습을 보 며』, 『야자열매술꾼』, 『아픔의 기록』, 『선과 모터사이클 관리술』, 『젊은 예술가의 초상』, 『라일라』, 『학제적 학문 연구』 등이 있다.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향인 경북 영양, 밀양, 부산 등지에서 자랐다.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에서 수학했으며 1979년《동아일보》신춘문예에 중편「새하곡」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이후「그해 겨울」,「황제를 위하여」,「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등 여러 작품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다양한 소재와 주제를 독보적인 문체로 풀어내어 폭넓은 대중적 호응을 얻었다. 특히 장편소설『사람의 아들』은 문단의 주목을 이끈 초기 대표작이다.작품으로 장편소설『젊은 날의 초상』,『영웅시대』,『금시조』,『시인』,『오디세이아 서울』,『선택』,『호모 엑세쿠탄스』등 다수가 있고,『이문열 중단편 전집』(전 6권), 산문집『사색』,『시대와의 불화』,『신들메를 고쳐매며』, 대하소설『변경』(전 12권),『대륙의 한』(전 5권) 등이 있으며, 평역소설로『삼국지』,『수호지』,『초한지』가 있다.오늘의 작가상,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 호암예술상 등을 수상하였으며, 2015년 은관문화훈장을 수상했다. 그의 작품은 현재 미국, 프랑스, 독일 등 전 세계 20여 개국 15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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