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인

임상섭 지음

파란사진 2020년 08월 15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인천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견 사진가 임상섭이 지난 6년여간 촬영해 온 인상사진 시리즈를 소개한다. 대한민국의 40대 초반의 인물들을 촬영한 중간인 시리즈는 작가가 막 40대에 접어들기 시작할 때부터 40대 중반에 이른 지금까지 오랜 기간 기록한 사진들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평균 기대수명은 약 80 정도라고 한다. 이에 임상섭은 작가 본인이 우리나라 인구의 중간적 위치에 접근함을 인식하고 사진가의 사유로 40대의 인물들을 기록하는 기획을 진행하였다고 한다.

목차

중간인
작가노트
권영우
황수진
김민정
배찬일
유수연
박해정
장수선
이수연
장서식
에필로그

책 속으로

10년이 거의 다 되어 만났다.
낯설 줄 알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변한 것도 없었다.
그 모습과 그 성격이 드러났다.
종종 낯설어 보이기도 했지만 돌이켜보면 전에도 그랬던 것 같다.
찬일이는 두 평 남짓한 원룸에 살면서 꼭 니트족이 되어보겠다는 다짐을 내비친다.
담배 연기 찌든 좁은 방이 편안해 보긴 처음이다.
같이 점심을 먹고 오리지널 맥심을 마시고 눈을 걷고 공사판을 찾았다.
반소매를 입고 돌아다니던 20년 전의 겨울을 이야기하며 추위에 떨었다.
아픈 다리가 안쓰럽기도 했지만 금세 사라졌다.
찬일이는 마흔이지만 마흔 같지 않았다.
마흔 같다는 것은 무엇인지 얘기를 해본다.
얘기는 떠돌다 정치꾼들 욕으로 끝난다.
다음 만남을 기약해본다.
몇 년이 걸릴지는 또 모르겠다.
오랜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가 엉켜서 헷갈리기도 한다.
과거에 꿈꾸었을 미래가 현재이다.
지금의 현재가 과연 과거의 미래와 같을까.
친구와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걸음을 걸으며 같은 술잔을 기울이던 과거는 없다.
어쩌면 이 녀석은 변한 게 없었다.
그저 내가 이 녀석을 보는 게 변한 것 같다.

출판사 서평

중간인 시리즈는 우리 시대의 40대들이 품고 있는 삶의 스토리와 그 스토리를 바라보는 작가의 관점을 같이 읽을 수 있으며, 작품의 크기가 인물의 실제 크기만큼이나 크게 제작되어 꾸며지지 않은 우리 주변인들의 맨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임상섭은 40년이라는 시간이 가진 깊이가 각각의 인물들에게 어떻게 작용했으며, 어떤 외형적 표상으로 드러나는지를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큰 포맷의 형식을 취했다고 한다. 그로 인해 사진을 보는 감상자들에게 40년이라는 시간을 시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인물정보

저자(글) 임상섭

사진작가 임상섭은 사진을 매개로 세계관을 표출하고 있는 작가이다. 이번 작업은 평균나이 80의 시대에서 40이라는 중간의 ？을 살아온 사람들의 인물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