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사랑

엄마가 딸에게, 언니가 동생에게

강주희 지음

아미가 2020년 07월 30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평범하디 평범한 ‘가족’이라는 단어 앞에 ‘내’라는 표현이 더해지는 순간, 그 의미는 더없이 사적이고 특별해진다. <내리사랑>은 대한민국에서 공기업 직원으로 살아가는 20대 후반의 평범한 여성이 누군가의 하나뿐인 딸, 하나뿐인 언니로서 가족에게 느끼는 사랑을 풀어낸 책이다. 두 딸을 키워내며 어느덧 하얗게 샌 엄마의 흰머리를 직접 염색해준 이야기, 동생과 함께 옛날에 살던 동네로 추억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 등 강주희 작가가 책을 통해 전하는 다양한 에피소드는 가족 간에 오고 가는 사랑의 형태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엄마에서 딸로, 언니에게서 동생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연결고리를 따라가며 이 책을 읽어 보자.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채워진 행간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은 물론, 머릿속에는 어느새 당신의 소중한 가족이 떠오를 것이다.
-이정미 에디터

목차

목차
프롤로그 : 기억을 잃어가는 어르신이 기억하는 것
PART 1. 엄마가 딸에게 주는 내리사랑
엄마의 플레이리스트
서운함의 장벽
떠나요, 둘이서
흰머리
여기, 소주 한 병 더 주세요!
PART 2. 언니가 동생에게 주는 내리사랑
나의 쉼을 뒤로 미룬다는 것
100원짜리 불량식품에도 감동하던 그 시절, 내 동생
언니는 호랑이 같은 사람이야!
동생이 나를 차단했다
우리가 화해하는 방법
에필로그 : 우리 세 식구 잘 살 수 있을까?

책 속으로

분명 또 엄마에게 서운한 일이 생길 것이다. 하지만 서운함의 장벽은 오늘처럼 금방 무너질 것이다. 우린 ‘엄마와 딸’이니까.

이 나이 먹도록 동생에게 질투를 느끼는 못난 언니라서, 엄마가 동생의 행동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으면 신나서 말이 술술 나온다. 엄마는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부끄럽지만, 엄마가 동생보다 나를 딱 한 뼘만 더 사랑해 줬으면 좋겠다.

소주를 한 병 이상 마시면 묻어둔 서운함이 밖으로 나와 눈물이 된다. 지인들과 마실 땐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데, 유독 엄마와 동생에겐 감정의 밑바닥을 드러낸다. 눈물 범벅된 상태로 "엄마는 나만 미워해."라는 유치한 멘트를 하지 않기 위해선 다섯 잔이 딱 적당하다.

동생은 "그때가 언니가 나에게 가장 잘해줬던 시절이야."라고 농담 반, 진담 반 이야기를 한다. 농담이길 바란다. 100원짜리 불량식품에도 감동하던 동생은, 지금도 아주 작은 것에 고마워한다. 밥 한 끼를 사줘도 오늘 너무 즐거웠다고 말하고, 여행갈 때 사준 삼천 원짜리 방수팩에도 행복해한다

동생이 나를 차단했다. '내가 뭘 잘못했나?' '나한테 상처받은 게 있나?' 여러 생각이 들며 마음이 복잡해졌다.

나는 항상 '우리 세 식구 잘살 수 있을까?'를 걱정했다. 언젠가 결혼해서도, 엄마와 동생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꽉 채우고, 나를 짓눌렀다. 일상생활을 하다가도 숨이 턱 막혔고, 열심히 살아도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작가정보

저자(글) 강주희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는 그저 평범해 보이는 사회복지전공 공기업 직원입니다. 그대로 머무는 것에 불안함을 느끼고, 서운함의 잔여물을 쌓아 단단한 벽을 만들기도 하는 불완전한 사람입니다. 책과 드라마 속 인물의 삶에 이입해 눌려있던 감정을 분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