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그녀
2019년 04월 23일 출간
- eBook 상품 정보
- 파일 정보 pdf (0.54MB)
- ISBN 9791190044325
- 쪽수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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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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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그녀는 한쪽 다리 때문에 발레리나
를 포기해야 했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아직도 발레리나의 꿈을 버리지 못 하고
있었다.
“내가 이렇게 내 꿈을 쉽게 포기할 수
는 없지..그렇게 할 수는 없는 거야...”
그녀는 다시 그녀의 인생을 되찾고 싶
었다. 그게 얼마가 걸리든지 간에 말이다.
그러다 그녀는 우연히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1 발레리나 포기 12
2 피아노를 치다 26
3 그 단어는 제발 꺼내지 좀 마 39
4 피아노 대회에서 벌어진 일 53
5 유학을 떠나버리다 73
6 낯선 길과 낯선 사람들 84
7 그 사람과의 첫 만남 97
8 다시 피아노 앞에 서다 117
9 과거로의 여행 136
10 그녀와의 재회 150
“희진씨라고 해야 하나요?
17살이면 고등학생이네요. 희진양
이라고 할 게요 그냥. 그니까 지금
희진양의 수술은 잘 됐습니다. 출
혈도 잡혔고 의식도 이제 돌아왔습
니다. 아직 오른쪽 다리에 마비 증
상이 있는데 그건 조금 더 지켜봐
야할 것 같아요. 그럼 편히 쉬세
요.”
좀 더 지켜본다는 말은 드라마에서 보통
안 좋은 경우에 많이 쓰이는데 내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한 달이 지났는데
도 불구하고 내 오른쪽 다리의 감
각은 돌아오지 않았다. 나는 목발
을 써야만 했고 의사선생님 말로는
일시적일 수도 있다고 했는데 그게
일 년이 되고 이 년이 되었다.
“희진아! 밥 먹어!”
“어! 잠깐만! 곧 내려가!”
“얘는 꼭 밥 때 되면 뭘
하기 시작하더라. 좀 밥 먹기 전에
하면 안 되니?”
“어! 미안! 곧 내려가!”
“에휴..딸이라곤..”
엄마는 항상 밥 때마다 나
와 실랑이를 벌였다. 물론, 대부분
내 탓이 컸지만 밥 때만 되면 이
상하게 새로운 영감이 떠올랐다.
“엄마! 엄마! 이거 들어봐!”
나는 엄마에게 들려주려고
새로운 곡을 만들어 연주했다.
“야! 내가 밥 먹을 시간에
피아노 치지 말라고 했지? 밥 먹
을 때는 밥만 먹어. 그 이후에 얼
마든지 시간 있잖아. 이것저것 하
면 시간 없어.”
엄마는 내가 시간을 효율
적으로 써야한다고 항상 강조를 했
다. 나는 아직도 목발을 쓰지 않으
면 걸어 다닐 수 없었고 보통 다
른 내 또래의 아이들보다 체력소모
가 컸기 때문에 나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알았어! 알았어! 나 이거
연주하려고 면접때!”
“무슨 면접? 대학 입시 얘
기하는 거야? 너 맘대로 그렇게
해도 돼? 선생님은 뭐라 하시고?”
“선생님은 무슨? 선생님이
대학 가? 내가 가는 거지. 나 이
곡 연주할 거야!”
“넌 또 고집 피운다. 여태
까지 니가 고집 피워서 일 망친
게 한두 번이 아니잖아. 너 저번
에..어..그 일도 그렇고. 또 너 그
러다가 니 발도 그..”
엄마는 해서는 안 될 금기
어를 본인도 모르게 꺼내버렸다.
“됐어! 나 안 먹어! 엄마는
실컷 먹어!”
“야! 야 희진아...엄마가 실
수했어..미안해..야!”
유일하게 우리가 꺼내서는
안 되는 그 말 ‘다리.’ 보다 정확
히 말하면 내 ‘오른쪽 다리’이다.
사고 이후로 그냥 그렇게 금기어가
돼 버렸다.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거다. 엄마나 나나. 그러나
오늘은 엄마가 분명 그 얘기를 꺼
냈고 용서받지 못하는 행동을 한
것이다.
한번의 잘못된 사고로 인해 그녀는 거의 모든 걸 잃어버릴 뻔 하지만..그녀에게
다시 찾아온 기적같은 일...꿈은 한 개가 아닌 여러 개일 수도 있다!
<건반 위의 그녀>는 그거에 대해 아주 세세하게 가르쳐주고 있다!
“어허! 또 똑같은 실수 되
풀이하네! 너를 어떻게 하면 좋
니?”
원장님은 나를 계속 지적
했다. 내가 똑같은 실수를 계속 했
기 때문이다. 발레리라가 처음부터
되고 싶었던 건 아니었다. 우연히
엄마가 내가 어렸을 때 선화예고
근처에 나를 데려간 게 시작이었
다.워낙 선화예고 발레리나
꿈나무들이 예쁘게 하고 다녀서 나
도 모르게 그냥 발레리나를 내 미
래의 꿈으로 설정해 버렸고 그걸
그냥 엄마에게 통보했다.
“엄마! 나 발레리나 될래!”
“얘가 또 무슨 헛바람이 들
어서 그러는 거야?”
“아니야! 나 이번에는 진심
이야! 믿어줘 제발!”
엄마는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었던 게 내가 발레리나로
내 최종 꿈을 정하기 전에 여러
번 꿈을 바꿨기 때문이다.
“엄마 나 화가가 될래! 피
카소가 너무 멋있어!”
“엄마 나 의사가 되고 싶
어! 저 드라마에서 나오는 외과의
사 너무 멋있어!”
“엄마 나 변호사 될래? 톰
크루즈가 법정에서 변호하는 데 나
너무 감동 받았어!”
이렇게 정확히 세 번 바뀐
셈이었다. 그런데 또 막상 따지고
보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엄
마 눈에는 그게 꽤 거슬렸던 모양
이다.
“너 이번에는 정말로 안 바
꿀 거지? 엄마가 너 때문에 머리
가 너무 아파!”
“그럼..그럼! 이번에는 진심
이야!”
그리고 나는 약속을 지켰
다. 내가 말한 대로 나는 그 이후
로 단 한 번도 발레리나의 꿈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나는 그게 내
운명이라고 알고 살아왔다. 그 사
고가 있기 전까지 말이다.
“엄마 나 저거 타고 싶어!
빨리 가자! 사람들 몰려들잖아! 빨
리!”
“아휴..얘가 또 왜 그래?
어차피 빨리 가도 그게 그거야. 벌
써 저렇게 사람들이 줄서있는데
뭘?”
“그러니깐!! 더 늦으면 더
오래 기다려야 한다니깐! 빨리 좀
걸어!”
엄마와 내가 일본 도쿄에
있는 디즈니랜드에 갔었을 때였다.
나는 스릴 넘쳐 보이는 한 놀이기
구에 많은 일본인들이 몰릴까봐 엄
마에게 빨리 줄서자고 닦달을 하고
있었다. 바로 그 때 그 사고가 일
어나고 만 것이다. 서로 누가 더 빨리
놀이기 구 타는 줄에 도달하는지 시합을
하는 두 소년이 굉장히 빠른 속도
로 나를 덮쳤다. 그 당시에 나는
끝이 뾰족한 나무막대에 꽂힌 핫도
그를 들고 있었는데 소년들의 충격
으로 인해 그 나무막대가 내 머리
를 관통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쓰
러졌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이지
김이지는 소설가이다. 소설을 쓴다기보다는 사람
의 마음을 감싸주는 느낌을 포괄적으로 선사해주기
위해 펜을 잡는다. 평상시에는 시사나 뉴스에도 관
심을 갖는다. 그리고 거기서 영감을 받는 경우도 많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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