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십야' 열가지 기묘한 꿈 이야기

나쓰메 소세키 지음

북카페 2017년 12월 07일 출간

작품소개

책소개

일본의 대표적 작가 나쓰메 소세키의 단편중 대표작인 몽십야는 열흘밤 동안에 꾼 몽상적 꿈 이야기로 조금은 기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 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무의식을 꿈이라는 소재를 빌어 풍자하고 있는 이야기 입니다.

목차

나쓰메 소세키
첫 번째 꿈
두 번째 꿈
세 번째 꿈
네 번째 꿈
다섯 번째 꿈
여섯 번째 꿈
일곱 번째 꿈
여덟 번째 꿈
아홉 번째 꿈
열 번째 꿈
END

책 속으로

첫 번째 꿈

∴ 이런 꿈을 꾸었다. 팔짱을 끼고 베게 밑에 앉았다. 그러자 반듯이 누워있던 여자가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이제 곧 죽어요"
여자는 달걀과 같은 갸름한 얼굴로 긴 머리카락을 베개에 늘어뜨리고 그대로 누워있다. 하얀 뺨에는 발 그라 하니 혈색이 돌았고, 입술 또한 붉었기에 도저히 죽을 사람 같지 않아 보였다.
"곧 죽다니?" 여자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지 갑자기 눈을 뜨고 이렇게 말했다.
"네 죽어요" 촉촉하게 젖은 눈망울과 긴 속눈썹 사이에 검고 깊은 눈동자가 있었고, 그 검고 깊은 눈동자 속에는 자신의 모습이 선명하게 보였다. 남자는 여자의 깊은 눈동자를 보면서 정말로 죽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정말로 죽는 건 아니겠지?” 다시 물었다. 그러자 여자가 검은 눈을 감았다가 뜨며 조용한 목소리로 다시 답했다.
"죽을 거예요, 이제 어쩔 수 없어요"
"그럼 내 얼굴이 보여요?"
"보이다니요! 저기 하늘에 이미 비치고 있잖아요! 잠시 후 여자가 다시 이렇게 말했다.
"만약 내가 죽으면 큰 조개로 무덤을 만들어주고, 하늘에서 떨어진 별들의 조각을 주워다 묘비에 세워 주세요. 그리고 무덤 옆에서 저를 기다려 주세요. 그러면 반드시 만나러 다시 올게요"
"언제 다시 올 건가요?"
"해가 뜨고 나서 해가 질 거예요, 그리고 또 해가 뜨고 다시 해가 지겠죠, 붉은 해가 동쪽에서 서쪽으로, 또 동쪽에서 서쪽으로 지는 동안 저를 기다릴 수 있겠어요?"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조용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백 년을 내 무덤 옆에서 기다려 주세요, 꼭 만나러 올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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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작가정보

저자(글) 나쓰메 소세키

1867년 2월 출생, 출생 당시는 애도 막부의 교체기여서 이런 환경이 성장 과정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가정 문제 때문에 양자로 입양되기도 하는 등 어린 시절 많은 풍파를 겪게 되는데 이러한 양부모와의 관계가 소재화되어 소설로 나온 것이 ‘길 위의 생’이라는 작품입니다. 도쿄 부린 제일중학교를 다녔지만 여러 가지 영어와 한문에 대한 개인적인 이견으로 중도에 중퇴하게 됩니다. 1892년에는 도쿄전문학교 강사로 출강했으며, 1893년에 동경제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이후 대학원에 진학하며 중고등학교 선생님과 대학 강사로 일하게 됩니다. 그리고 1900년 문부성의 국비 유학생 1호로 영국 유학을 가게 되었으며 이때 영국에 체류하면서 보고 들은 내용으로 단편소설 ‘런던탑’을 쓰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