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정 단편집-세계인의 고전문학 29
2014년 02월 26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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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SBN 979118589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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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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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어적 어조와 토착적 유머로 깊은 비애의 잔혹한 즐거움을 그려내다
김유정 소설에 나오는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고향을 잃은 실향민들이며 마름 밑에서 소작논을 부치는 머슴이나 소작인들이다. 그만큼 그의 소설은 의식적이건 심층적이건 자기 통일화의 구심점을 잃고 방황하는 주변인적 반응으로 점철되어 있다.
순박하고 착하기 때문에 오히려 비인간적 대우를 받는 무지하고 티 없는 사람들(<봄봄> <산골>), 굶기를 밥 먹듯 하는 가난 때문에 좌절과 절망을 곱씹는 사람들(<가을> <안해>), ‘농사는 열심히 하는 것 가운데 알고 보면 남는 건 남의 빚’ 때문에 농촌을 등져야 한다고 몸부림하면서도 그곳에 살 수밖에 없었던 사람들(<소낙비> <만무방> <산골 나그네>)일 수밖에 없었다. 굶주림을 면키 위해 아내의 몸을 지주에게 파는 남편의 행위 또한 주변인적 반응의 연장으로 파악된다.
<만무방>의 ‘기호’는 아내를 팔아 그 돈으로 노름을 하고, <소낙비>의 ‘춘호’는 노름 밑천 2원을 장만키 위해 아내의 매춘을 강요한다. 그러면서도 아내나 남편이 다 같이 아무런 윤리적 수치감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오히려 마치 아내를 회사에 첫 출근이나 시키듯이 엄숙성조차 지니고 있다.
1930년대 한국 농민의 비참한 삶의 양태를 보여 주면서 작가 김유정은 울분하지도 않고 오열하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 그의 소설은 당시 참혹한 현실과 수탈당한 농민의 자포자기적인 생존 양식을 독자로 하여금 부단히 상기시켜준다.
김유정의 문학
소낙비
봄봄
안해
만무방
동백꽃
작가정보
김유정
(金裕貞 1908~1937)
한국 소설가. 강원도 춘천 출생. 휘문고보(徽文高普)를 거쳐 연희전문(延禧專門) 문과를 중퇴, 한때는 일확천금을 꿈꾸며 금광에 몰두하기도 했다. 1935년 소설 <소낙비>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노다지>가 <중외일보>에 각각 당선됨으로써 문단에 데뷔하였다. 폐결핵에 시달리다 29세를 일기로 요절하기까지 불과 2년 동안의 작가생활을 통해 30편에 가까운 작품을 남겼다.
강원도 산골 실례에서 태어난 그의 짤막한 생애는 그 자체로서 감동적인 것이지만, 병과 실연, 가난과 파산의 생애를 통해서 그가 끝까지 지켜낸 현실에 대한 리얼리스틱한 작가적 시선과 그의 의연하고 독특한 반어적 어조는 가히 근대 소설의 귀감이 될 만하다.
김유정 소설의 매력은 독특한 반어적 어조와 토착적 유머를 통하여 유감없이 발휘된다. 그는 거침없는 방언, 육담, 비유를 종횡무진으로 구사하는 작중 인물을 통해서 그들을 살려내고, 또한 걸고 질기고 투박하면서도 생기에 차 있는 입심을 통해서 세부의 진실을 현시하는 데 성공하고 있다. 그러한 방법을 통하여 일상의 좌절을 훌륭하게 극복하고 있었던 셈이다. 여기에는 비애가 동반하는 쾌감이 깃들어 있고 잔혹한 즐거움이 깃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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