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조각보
2013년 12월 04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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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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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들의 행간 속에, 저자가 하고 싶었던 숨겨둔 말은 우리의 삶과 가슴속에 놓여있는 감성의 샘을 깊게 깊게 파면 직관이 나온다는 것이다. 직관은 이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감성에서 나온다는 것인데, 그 직관도 또 깊어지고 깊어지면 일상의 삶의 영역을 넘는 우주적 직관이 될 것이다. 우주적 직관이란 곧 깨달음을 이루는 초월적인 영적 직관을 말한다. 저자가 궁극적으로 가고 싶은 곳은 이런 우주적이고 영적인 깨달음의 직관이다. 직관이란, 만유 속에 내재되어 있는 삶과 우주의 법칙(이치)이나 질서를 관(觀)하는 것이다. 그래서 반드시 그 높은 자리는 깨달음과 맞닿아 있다.
탄소의 결정은 다이아몬드로 깨어나고, 언어의 결정은 시로 깨어나고, 허공의 결정은 우주로 깨어나고, 영혼의 결정은 깨달음으로 깨어난다. 이 글은 이런 맥락에서 사유의 뜰을 거닐며 주워 모은 직관적 사유의 편린들이기도 하다. ‘시적 직관’이란 비유의 비늘을 단 직관일 것이다. 저자는 시적 직관과 영적 깨달음을 하나로 잇는 다리, 이 영혼의 다리에서 독자들을 만나고자 했다.
저자는 1부를 쓰고 나서는 한동안 이런 글을 쓰지 않았다. 1부를 하나의 작품집으로 완결시키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글을 쓰지 않으니 삶의 진실을 직관하고자 하는 마음도 태만해지고 글을 쓰는 감성이나 감각 또한 무뎌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1부(401편)를 쓴 지 9년 만에 2부(599편)를 더해 모두 1,000편이 되었다.
시적 직관력을 기르기 위해 시작한 글쓰기가, 계속 쓰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아포리즘으로 철학하기’가 되기에 이르렀다. 이 글들엔 시적 운치를 지닌 구절도 있고, 사색의 빛이 어린 격언과 같은 구절이나 깨달음을 함축하는 게송과 같은 구절도 있다. 그런데 이런 여러 특징은 모두 아포리즘이 가지고 있는 본질적 특성이다. 아포리즘은 니체가 말한 “말은 짧게 의미는 깊게”에 가장 부합되는 글쓰기일 것이다.
글은 글쓴이의 마음의 그림자와 같아서, 글쓴이의 내면을 따라가고 또 그것을 반영하게 마련이다. 저자는 이 아포리즘을 통해, 시와 철학이 맞물리고, 감성과 이성이 조우하며, 지성과 영성이 소통되는 글을 쓰고 싶었다. 진리와 깨달음을 찾아, 내면을 밝히고 삶의 길을 찾고자 하는 마음, 이것이 이 글을 쓴 저자의 뜻이었다. 앞으로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인류의 의식이 깨어날 것이기에 문학과 철학은 반드시 영성(깨달음)과 만나 하나가 되어갈 것이다.
2부(599편)
사색하는 영혼의 편력에 부쳐
읽어 내려가는 도중에 그의 수상록적인 글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그의 글은 道를 터득하거나 道에로 입문하기 위한 글들인 것으로 보인다. 道에의 입문으로 들어간 道人의 풍모를 진하게 풍기는 그의 글은 학문적이기보다는 道를 자기화하기 위하여 사유하는 진지한 도인의 성격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그래서 이 좋은 사색의 단편들은 도에로 접근해 나가는 한 젊은이의 진지하고 통찰력 있는 사색의 편력을 말하는 것이라고 이해되어야 하겠다.
사색하는 영혼은 본질적으로 편력적이다. 왜냐하면 사색하는 영혼은 소유하는 영혼이 아니라 존재의 충만을 끝없이 희망하는 영혼이기 때문이다. 소유하는 영혼은 탐욕스러워서 외부의 것을 자기 중심적으로 정복하려 하나, 존재의 충만을 찾는 영혼은 외부의 것을 자기가 먹으려 하지 않고 자기의 마음을 오히려 비우려고 하기 때문이다.
자기의 마음을 비우기 위하여 영혼은 끝없이 자기를 비우는 순례의 여행을 떠나야 한다. 각자가 자기의 고정된 자리를 차지하는 것에만 급급한 영혼은 외부의 것을 소유하고 먹기에 정신이 없다. 자기를 결코 떠나지 않고 다만 외부의 것을 점유하기에 바쁘다. 그러나 존재의 충만을 찾으려는 영혼은 자아를 지우는 것이 도와 자신의 영혼이 합일하는 존재의 길임을 깨닫고 구도의 길을 떠난다.
이 글들은 아마도 그가 꽤 오랫동안 남몰래 修道의 입문을 위한 여행의 편력을 했다는 것과 같으리라. 영혼의 입문을 나타내는 글들은 하루아침에 솟아나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이 단편들은 김주수의 인생편력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으리라.
지혜는 젊은이의 것이라기보다 오랜 인생의 숙성 과정에서 피어난다. 학문적 천재는 젊어서도 가능하나, 성자는 그렇게 속성되지 않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젊은 시절의 이 진지한 사색의 고백을 거울 삼아, 그가 더 깊은 마음의 길을 계속 닦아 나가가길 바란다.
사색하는 젊은 구도자의 글을 읽으면서 학문만이 있고 사색이 결핍된 요즈음의 학문을 반성하는 기회를 삼아보자.
- 김형효(한국학중앙원, 한국학대학원 철학과 명예교수)
깊은 사유와 성찰의 명상록
깊은 사유와 성찰의 명상록이다. 한 구절 한 구절이 힘들여 발굴한 보석처럼 빛난다. 어떤 것은 한 겨울날의 살가운 바람처럼 후벼들고, 어떤 것은 얼음장을 녹이는 봄물처럼 따사롭게 스며든다. 깨달음의 즐거움은 이 책이 갖는 소중한 가치다. 탐독과 함께 명상을 권한다.
- 김현수(문학평론가)
작가정보
저자(글) 김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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