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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치킨전

정은정 지음
따비

2014년 10월 07일 출간

종이책 : 2014년 07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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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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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소울푸드, 치킨을 탐구하다!
음식의 계보와 지난 과정에 대한 탐구에 그치지 않고, 음식을 통해 우리를 둘러싼 세계와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는 「따비음식학」 제1권 『대한민국 치킨전』. 이 책은 치킨의 역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면면과 서민음식, 문화, 애환을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는 치킨을 단지 ‘조각내 튀긴 닭’이 아닌 산업, 문화, 웃음, 눈물, 비애, 기쁨, 축제가 배어있는 대상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몇 십 년 전만해도 우리나라에서 닭요리는 백숙, 삼계탕 같은 귀한 음식이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닭은 전용축산에서 수천, 수만 마리를 키우는 산업형 축산으로 변모했고, 밀가루는 미국의 원조로 풍부한 양을 확보했다. 게다가 미국의 곡물복합체가 대량 생산한 콩이 국내에 반값으로 들어와 국내의 식품기업이 식용유를 값싸게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닭, 밀가루, 식용유의 산업화로 양과 가격에서 합리적인 ‘치킨’이 되었다.

치킨은 아이들의 생일, 소풍, 운동회에서, 어른들은 소소한 회식과 월드컵 응원을 치맥과 함께 해왔다. 저자는 치킨이 공동체와 축제의 음식으로 얼마나 적합한지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지금 2014년, 치킨은 전문점뿐만 아니라 편의점에서 조각으로 팔리며 혼자서도 먹을 수 있는 일상의 음식이 되어가고 있다고 밝히며 어느덧 치킨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책은 물의 맛에서 기름의 맛을 탐하는 것으로 바뀐 한국인의 입맛과 함께 치킨을 둘러싼 대한민국의 풍경을 꼼꼼히 그렸다. 1997년 이후 외식 메뉴 1등 자리를 한 번도 내준 적 없다는 치킨의 위엄을 농촌, 농업 사회학을 공부하며 강의하고 있는 저자가 유쾌하고 흥미로운 접근으로 풀어내었다.
책을 내며
들어가며

1. 치킨은 어떻게 한국인의 소울푸드가 되었나

101 나의 ‘통닭 기억’ 투쟁기
아버지의 이름으로
봄날의 치킨
선택된 소울푸드, 프라이드치킨

102 축제의 음식에서 일상의 음식으로
칠면조 대신 치킨?
기분 좋은 날은 치킨과 함께
문화, 음식, 치킨
이벤트음식에서 식사로의 전환
편의점 치킨의 탄생

103 후라이드에서 파닭까지, 당신의 치킨을 찾아드립니다
무림고수의 세계, 영원한 1등은 없다
당신의 치킨을 찾아드립니다
당신의 후라이드는 무엇입니까
후라이드의, 후라이드에 의한, 후라이드를 위한

2. 치킨집 사장으로 산다는 것은

204 치킨집은 아무나 하나
‘급’이 다른 프랜차이즈 치킨의 높은 문턱
해외 창업을 반긴다, 치킨 검정고시 학원
가맹비보다 오븐 팔기, 오븐치킨 프랜차이즈가 사는 길
요람에서 무덤까지, 삶의 프랜차이즈화

205 통제가 이윤이 되는 시장, 프랜차이즈
좋은 갑, 나쁜 갑, 이상한 갑
만 마리는 아무나 튀기나
그래도 사장님은 본사가 두렵다

206 한국에서 치킨집 사장으로 산다는 것
통큰치킨, 치킨공화국의 심장부를 쏘다
‘통큰느님’을 허하라
사장이라 쓰고 노동자라 읽는다
배달에 울고 배달에 산다, 알바느님 모시고 살기
누구를 위한 서비스인가, 배달 대행과 배달 앱 서비스
더 강한 통제가 더 많은 이윤으로, 한국 치킨 프랜차이즈의 변모

3 치킨은 무엇으로 사는가

307 치킨의 이름으로? 모델의 이름으로!
코미디언에서 아이돌로, 치킨 모델의 역사
여주인공은 치킨집 알바생
진짜 연예인 치킨의 등장
연예인 브로마이드는 누구 돈으로 만드나

308 스포츠와 치맥
대~한민국 치맥
배달보다는 현장, 야구장 치킨
치킨을 뜯으며 여왕을 맞이할 수는 없다

4. 대한민국 치킨약전 略傳 1

411 백숙에서 양념치킨까지
국민기억 전기구이통닭
통닭과 치킨 사이, 켄터키를 상상하며 튀겨 먹다
KFC화, 오리지널을 압도한 크리스피의 신세계
IMF, KFC를 강타하다

412 양념치킨은 힘이 세다
양념치킨에도 원조가 있는가
‘매콤달콤’ 양념치킨의 시대, 진짜 KFC의 시대
양념, 우리가 사랑해마지 않는 맛

413 치킨 없인 못 살아, 한국 맥주
초짜 알바는 못한다!
더 차갑게 더 톡 쏘게, 타는 목마름으로 찾는 맥주
후라이드치킨은 한국 맥주와 함께

*독점의 맛, 한국 맥주의 계보학

309 조류독감, 죽거나 나쁘거나
조류독감, 악재와 호재 사이
독감보다 무서운 것

310 치맥시대에 부쳐
치킨과 맥주가 만나면 페스티벌
치맥, 선점할 수 없는 시대의 보통명사
치킨이 맥주를 부르고, 맥주가 치킨을 부르고
맥주와 치킨, 어른들의 ‘콜라’보레이션

5. 대한민국 치킨약전 略傳 2

514 치킨의 조건
복날은 간다, 백숙의 운명
물에서 나온 암탉, 기름에 빠지다

515 콩-식용유-사료의 트라이앵글
콩의 무한변신은 무죄?
‘콩닭’ 먹는 세상
옥수수 전성시대, 콩닭에서 콘닭으로

516 양계유감
‘하림 닭’ 씁니다
그 많은 닭은 누가 다 키웠을까
오늘도 ‘하림’하셨습니까?
양계유감은 현재진행형

* 2014년 양계유감 보고서 - 계약농가라 쓰고 하청노동자로 읽는다

크리스마스가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종교와 상관없이 온 국민이 ‘누리는 날’이 되었고, 소비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시즌’이 되었다. 누리는 방식에서 가장 대표적인 의례는 통닭을 먹는 것이었다.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들은 자신들의 제일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 때 고국에서 공수한 칠면조요리를 먹었다. 하지만 미군(국) 밖의 우리는 칠면조를 먹을 방법이 없고, 크리스마스는 미국식으로 기념해야겠어서 ‘칠면조 대신 치킨’을 먹기 시작했을 것이다. ‘그들처럼’ 우리도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고, 크리스마스 카드를 썼다. 그리고 무언가를 먹어야 한다면 바로 ‘치킨’이었다. (43쪽)

반면 민무늬치킨은 양념치킨용으로 최적이다. 어떤 양념을 만나느냐에 따라, 아무개답게 그 변신은 무궁무진하다. 간장소스를 만나면 간장치킨으로, 마늘소스를 만나면 마늘치킨으로 수더분하게 변한다. 좀더 작게 잘라서 물엿이 훨씬 더 많이 들어간 소스와 만나면 ‘닭강정’으로도 변신 가능하다. 그래서 후라이드보다는 양념치킨으로 승부를 거는 브랜드나 일반 호프집, 닭강정을 취급하는 업장에서는 민무늬치킨을 튀겨낸다. 물론 크리스피치킨은 크리스피치킨대로 팔고, 민무늬치킨을 따로 파는 경우도 있다. (73쪽)

프랜차이즈 치킨점 창업에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다. 100만 원짜리 과외와 10만 원짜리 동네학원 수업으로 진입할 수 있는 대학 레벨에 차이가 나듯, 치킨점도 마찬가지다. 돈이 있다면 메이저 브랜드 치킨점을 차리지만, 그 사다리의 끝에는 노점 형태의 ‘닭강정’과 ‘장작구이통닭’이 있다. (87쪽)

같은 브랜드로 통일되어 있지만, 사실 업장이 어디에 입점해 있느냐에 따라서 각 치킨점의 영업 양상은 크게 달라진다. 일례로 지방의 대학가에 자리 잡은 치킨점의 경우 가장 큰 변수는 ‘방학’이다. 주요 소비자인 대학생들이 뿔뿔이 흩어지는 방학이면, 브로마이드가 아니라 소녀시대가 직접 와도 소용이 없다. 그리고 전통적으로 치킨 판매의 비수기인 3월, 9월에 대학가 치킨점들은 오히려 바쁘다. 개강 행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치킨이기 때문이다. 또한 대학생들이 시험 기간에 가장 간단하게 시켜 먹는 메뉴가 치킨이기 때문에 시험 특수도 반짝 누릴 수 있다. 그러니 본사에서 기획하는 판촉 행사가 각 점포의 시기와 맞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본사가 판촉 행사 의무이행을 강요하고, 경품 제작비나 할인 행사 손실을 점주들에게 떠넘겨서 본사와 가맹점 간 분쟁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160쪽)

치킨의 참을 수 없는 느끼함은 탄산으로 극복되어왔고 중독되어왔다. 콜라와 맥주의 도움으로 ‘1인 1닭’도 가능해졌다. 탄산음료는 짜릿하게 식도와 혀를 자극, 혹은 마비시키면서 계속 치킨을 먹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음료이기도 하다. 치킨을 시키면 이제 굳이 따로 주문하지 않아도 콜라가 따라온다. 백반을 시키면 김치가 당연히 나와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콜라에서 멈추는 경우는 없다. 우리는 추가로 맥주를 시키게 될 것이다. 콜라는 맥주를 부르는 가장 강렬한 유혹의 ‘매개’이다. 콜라의 탄산과 맥주의 탄산이 톡 쏘는 본질은 같기 때문이다. (195쪽)

마지막으로 KFC를 케이오시킨 마지막 강펀치가 하나 남았다. 바로 ‘치맥’이다. 치킨은 맥주와 떨어질 수 없는 짝꿍이다. 그런데 KFC 매장에서는 술을 취급하지 못한다. 청소년 아르바이트를 고용하는 업소는 주류 취급이 제한된 것이 사실 KFC의 발목을 잡은 가장 강력한 족쇄였던 것이다. 한국 사람은 맥주를 먹기 위해 치킨을 먹고, 치킨을 먹기 위해 맥주를 마시는 ‘치맥시대’를 살아간다. 안방에서 치맥하기. 이것이야말로 글로벌 기업 KFC가 넘을 수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였다. (212쪽)

50여 년이 지난 지금, 1,000마리의 병아리로 쩔쩔매는 시대가 아니라 수만 마리를 키워내는 시대가 되었지만 양계유감은 끝나지 않았다. ‘만용이’가 하던 일을 이제 이주노동자들이 대신하고 있을 뿐이다. 1인 1닭 시대이지만 양계 농민들의 처지가 나아지진 않는다. 양념치킨을 많이 먹는다고 해서 양념채소를 키우는 농민들의 처지가 나아지지 않은 것처럼.

백숙은 어떻게 치킨이 되었나
대한민국의 풍경을 치킨을 통해 묘사하다

‘불타는 금요일’에 동료들과 가볍게 한잔하려 할 때, 나이도 미각도 제각각인 가족을 모두 만족시키는 식사 겸 안주를 고를 때, 가격으로 봐서도 양으로 봐서도 치킨은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다. 게다가 기본인 후라이드를 변주한 고추장양념, 간장양념, 파닭, 마늘치킨 등 다양한 메뉴는 매주 시켜 먹는다 해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메뉴가 너무 다양해 고르기가 난감하다면 반반이라는 비장의 무기를 쓰면 된다. 1997년 이후 외식 메뉴 1등 자리를 한 번도 내준 적 없는 치킨의 위엄은 바로 여기서 비롯되었을 것이다. 도서출판 따비의 신간 《대한민국 치킨전展 ―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는 어느덧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자리매김한 치킨을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다.

치킨, 축제의 음식에서 일상의 음식으로

농촌·농업 사회학을 전공한 젊은 학자 정은정은 표준 표기인 ‘프라이드치킨’ 대신 ‘후라이드치킨’을 고집한다. 그가 이 책에서 그리고자 하는 치킨은 서양에서 유래한 프라이드치킨의 역사나 맛이 아니라 한국인의 삶과 역사가 녹아 있는 치킨의 풍경이기 때문이다.
닭을 조각 내 기름에 튀긴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긴 하지만, 닭튀김이라는 말도 튀긴 닭이라는 말도 치킨을 대체할 수 없다. 일본을 거치지 않고 직수입된 서양음식인 프라이드치킨은 미국식 크리스마스 문화를 향유하려는 한국인의 욕망을 자극했고,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겨낸 조리법은 백숙이나 전기구이통닭은 따라올 수 없는 고소한 기름 맛은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그렇게 치킨은 소풍이나 운동회의 필수음식으로 자리를 굳혔고, 드디어 2002년 ‘대~한민국’의 함성과 함께 치맥시대를 열었다. 운동회와 소소한 회식, 월드컵 응원은 맥주와 결합한 치킨이 공동체와 축제의 음식으로 얼마나 적합한지를 보여준다. 그러나 2014년의 치킨은 치킨 전문점이 아니라 편의점에서 조각으로 팔리면서 혼자서, 식사로 먹을 수 있는 일상의 음식이 되어가는 중이다.

산업이 선택한 소울푸드, 치킨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치킨 맛, 백숙이나 삼계탕, 전기구이통닭과는 차별되는 튀김의 기름 맛은 한편, 한국의 산업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다. 외식 메뉴로 정착하려면 닭이 더 이상 귀한 식재료가 아니어야 했다. 농가에서 달걀을 얻기 위해 한두 마리 키우는 것이 아닌, 전용 축사에서 수천, 수만 마리를 키우는 산업형 축산으로 양계가 정착한 데는 1960년대 복합사료공장이 세워진 덕이다. 튀김옷의 재료인 밀가루는 진작에 미국의 원조로 풍부한 상태였고, 남은 것은 닭을 튀길 만큼 풍부한 기름. 비록 조각을 냈다고는 하지만 작지 않은 크기의 닭을 솥에 넣고 튀겨낼 만큼의 풍부한 식용유가 없다면 가능하지 않은 음식이 바로 후라이드치킨이다. 그리고 그런 요리법을 가능하게 하고 바깥음식으로 팔릴 수 있게 한 것은 바로 미국의 곡물복합체가 주목한 콩의 양산과 국내의 내로라하는 식품기업이 생산한 식용유였다.
한편 대두에서 식용유를 추출하고 남은 대두박은 가축에게 먹일 사료로서의 가치가 높았는데, 결국 우리가 먹는 치킨은 콩을 사료로 먹고 자라 콩기름에 튀겨진 ‘콩닭’이다. 지금은 콩보다 더 활용가치가 높은 옥수수가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옥수수 씨눈에서 기름을 짜내 닭을 튀기고 그러고 남은 옥수수는 닭의 사료로 먹이며, 양념치킨의 핵심 재료인 물엿은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것이니 콩닭은 이제 콘닭으로 진화했다.

완전경쟁 시장 치킨 프랜차이즈와 독점시장 양계 사이에서

조촐한 회식자리의 만만한 메뉴이자 독신자들의 끼니로 자리 잡은 치킨이지만, 한 마리의 치킨이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가기까지는 수많은 사람들의 눈물과 땀, 그리고 마케팅이 복잡하게 작용하고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상적인(?) 완전경쟁 시장이다. 브랜드 인지도 1위의 치킨 프랜차이즈조차 시장 점유율 10퍼센트를 겨우 차지하는 것이 치킨시장이다. 치킨 브랜드 간의 경쟁은 그야말로 전쟁 수준이고, 그 최전방에서 선 치킨점 ‘사장님’들은 때로는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에 눈물짓고, 때로는 ‘알바느님’ 모시기에 노심초사하고, 왜 ‘5,000원짜리’ 치킨을 팔지 않느냐는 소비자의 눈총에 한숨 쉰다.
반면 그 치킨의 원재료인 닭은 기업의 수직 계열화가 거의 완료된 상태라 상위 5개의 대형 육계기업, 그중에서도 1등 양계기업이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 시장이다. 양계기업의 하청 노동자나 마찬가지인 양계 농민의 처지도 갑의 횡포에 우는 건 치킨집 사장님과 다름없다. 계열 본사의 기준에 맞추느라 최신식 계사를 지어야 하고, 본사의 상대평가에 따라 사육수수료는 적절한 수매가격에 미치지 못하고, 해마다 반복되는 조류독감에 키우던 닭은 물론 사료까지 파묻어야 하는 것이다.

팽목항의 슬픈 치킨

물의 맛에서 기름의 맛을 탐하는 것으로 바뀐 한국인의 입맛, 막장인생의 새로운 대명사가 된 치킨집 사장의 처지와 21세기의 양계유감까지, 치킨을 둘러싼 대한민국의 풍경을 꼼꼼히 그려온 저자의 시선은 진도 팽목항에 닿는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자녀의 주검을 기다리는 부모들이 차려놓은 음식이 바로 치킨이었던 것이다. 가장 기쁠 때 가족과 함께 즐기는 음식인 치킨은, 바로 그런 이유로 가장 슬픈 음식이 되었다.
완전경쟁에 내몰린 치킨시장과 독점이 공고한 육계시장을 잇고 있는 치킨, 축제의 음식에서 일상의 음식으로, 또한 슬픔의 음식이 된 치킨. 이처럼 치킨은 문제적 음식이다. 그리고 바로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추천사

“내가 먹는 게 나다.” 치킨공화국 대한민국 국민은 치킨이다. 정은정의 발랄한 문장 덕에 ‘치킨-국민’의 삶은 언뜻 희극이나, 그 발랄함으로 행간의 눈물이 도드라져 ‘치킨-국민’의 비극은 오히려 분명해진다. 마침내 제 살을 발라 먹는 잔혹극의 ‘치킨-국민’을 직시하게 하는 정은정은 모질다. 아프다.
― 황교익(맛 칼럼니스트)

작가정보

저자(글) 정은정

저자 정은정은 1977년 충주에서 태어나 서울 변두리에서 자랐다. 스무 살이 되어 중랑교 밖을 처음 나갔을 때, 강남과 강북의 우주적 차이를 깨달았다. 같은 서울 사람이어도 촘촘하게 갈린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같은 시공간에 산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하여 내가 접선할 수 있는 시공간에 대한 연구가 공부라고 여기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시 인근에서 시설채소 농사를 짓던 부모님 덕분에 김매기, 농약줄 잡기, 토마토 따기는 또래보다 월등한 기량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농활에서 김매기나 포도봉지 싸기 실력을 뽐냈다. 신입생 때부터 ‘농활의 여왕’으로 살았고, 그때 농촌의 큰언니, 큰형님들을 만났다. 그 넉넉하고 촘촘한 마음들 덕분에 공부의 길로 들어섰다. 공부를 통해 부모님의 삶을 좀더 깊게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다. 그래서 사회학 중에서도 내 시공간인 농촌·농업 사회학을 공부하고 있다. 대학교에서 시간강사로 농촌사회와 먹거리 산업화 문제를 배우며 가르치고 있는 중이다. 강사 구하기 어려운 지역 시민단체와 생활협동조합에 ‘싼 맛’에 종종 불려다닌다. 오늘도 학교에서 ‘치킨과 맥주’의 최적 만족도를 찾는 것으로 자본주의의 효용함수를 설명하다, 제풀에 꺾여 치킨 뜯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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